이육진은 한참이나 힘을 들여서야, 비에 젖은 배꽃처럼 처연히 울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을 보는 순간, 그의 가슴이 그대로 찢겨 나가는 듯했다.“연아, 내가 보고 싶었느냐?”소우연은 이미 목이 메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고개만 작게 끄덕였다.얼마나 그리웠는지 모른다. 다만 감히 깊이 떠올리지 못했을 뿐이었다. 그가 얼마나 아팠을지, 두 사람의 과거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생각하는 것조차 두려워, 그녀는 애써 기억을 밀어내며 제 마음을 도려내듯 버텨왔다.그러나 지금, 그의 넓고 따뜻한 품 안에 안겨 익숙한 체향을 맡는 순간, 억눌러 두었던 감정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결국 그녀는 엉엉 소리를 내어 울고 말았다. 눈물은 끊어진 진주 목걸이처럼 두 뺨을 타고 쉴 새 없이 흘러내렸다.이육진은 그녀를 더욱 단단히 끌어안은 채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그녀의 눈물 자국을 하나하나 입술로 닦아주었다.더는 말이 필요 없었다.두 사람은 그저 서로를 의지한 채 안고, 느릿하게 흔들리는 그네 위에서 한동안 아무 말없이 시간을 흘려보냈다.이육진은 낮은 목소리로, 그동안 그녀를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조용히 털어놓았다. 죄책감을 느끼지 않도록 일부러 가벼운 농을 섞으면서도, 그녀의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말들이었다.소우연은 그 다정한 음성을 들으며 점점 눈을 감았다.어느새 그의 품 안에서 깊이 잠들어 있었다.자신의 가슴에 기대어 곤히 잠든 소우연을 바라보며, 이육진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그는 그녀를 조심스레 안아 올리며 마음속으로 맹세했다.영원히, 영원토록 결코 그녀와 헤어지지 않겠노라고.설령 그녀가 더 이상 오직 자신의 여인이 아닐지라도, 설령 그녀의 마음속에 또 다른 누군가가 자리하고 있을지라도… 그는 기꺼이 그 모든 운명을 받아들이리라 다짐하였다.소우연이 눈을 떴을 때는 이미 깊은 밤이었다. 결계 너머로 비치던 태양은 산맥 아래로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내가 어찌 이리 오래 잠들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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