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Chapter 2251 - Chapter 2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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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1화

소우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조심스레 물었다.“그럼… 저희도 이만 가볼까요?”이육진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소우연과 단둘이 지낸 지 고작 열흘도 채 되지 않았다. 이제 막 둘만의 시간이 무르익으려는 참인데, 벌써 능운종으로 가자니. 혹여… 용강한이 그리운 것인가?그 생각이 스치는 순간, 이육진의 가슴 깊은 곳에서 전례 없는 질투가 들끓었다. 그는 얼굴을 굳힌 채 아무 말없이 홱 고개를 돌렸다.소우연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입술을 달싹이다가, 사정을 깨닫고는 급히 그의 뒤를 따랐다. 그러나 그녀가 다가설 때마다 이육진은 팔짱을 낀 채 몸을 휙 돌려 등을 보였다.한 번, 두 번, 세 번.같은 행동이 반복되자 소우연은 결국 한숨을 내쉬고는 그의 등 뒤로 다가가 허리를 두 팔로 꽉 끌어안았다.“왜 그러세요? 혹시… 오라버니가 생각나서 질투하시는 건가요?”부드러운 목소리로 몇 번이나 달래자, 이육진은 한참을 더 버티다가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그럼 며칠만 더 있다가 가겠느냐?”“좋아요.”소우연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은 어차피 흐른다. 그의 기분이 풀릴 수만 있다면 며칠쯤 늦어지는 건 아무 일도 아니었다.두 사람은 유람하듯 천천히 길을 걸었다. 들꽃이 핀 언덕을 지나고, 물안개 어린 강가에 머물며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렇게 며칠이 흐른 뒤에야 법력을 써서 능운종으로 향했다.능운종은 이미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소문을 듣고 몰려든 이들로 산문이 들썩였다. 용강한이 수선계 최강자임이 만천하에 드러난 이상, 과거의 헛소문 따위를 따질 이는 없었다.상신이 세워 두었던 결계는 사라졌으나, 지금은 용강한과 마존이 함께 세운 결계가 마족의 침입을 막고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그가 악인이 아니라는 증거로 충분했다.이길 수 없다면 합류하라. 난세에서 살아남는 가장 현명한 법칙이었다.이육진과 소우연이 능운종 대전에 들어섰을 때, 이미 수십 명의 남녀 제자들이 모여 있었다. 대전 중앙에는 용강한이 서 있었다. 마치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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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2화

모든 신기를 하나하나 살펴본 이육진은 더 머무르지 않았다.“마계에 처리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짧게 말한 그는 미련 없이 대전을 나섰다. 문밖으로 멀어져 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동안, 소우연의 가슴은 칼날에 저미듯 아려왔다. 발걸음 소리가 점점 희미해질수록 통증은 더욱 또렷해졌다.그때 등 뒤에서 나직한 음성이 들려왔다.“연아 네가 정녕 폐하와 함께 마계로 돌아가고 싶다면… 남은 일은 내게 맡겨도 된다.”용강한이었다.소우연은 작게 쥔 주먹에 힘을 주었다. 그녀는 이육진이 화가 나 떠난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오히려 세 사람 사이에 흐르던 암묵적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자리를 비켜준 것이었다.그녀는 천천히 몸을 돌려 용강한을 바라보았다.“사부님, 정말 제가 떠나도 괜찮으신 거예요?”장난스럽게 던진 말이었으나, 그 안에는 시험하는 마음이 스며 있었다.용강한은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를 보내고 싶을 리 없지 않은가. 그러나 두 남자 사이에서 괴로워하는 그녀의 모습 또한 보고 싶지 않았다. 수려한 미간이 미묘하게 찌푸려졌을 뿐, 입술은 굳게 다물렸다.소우연이 한 발 더 다가서며 말했다.“그럼 저, 정말 가요?”막 돌아설 듯한 기색에 용강한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는 순식간에 다가와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가지 마라.”다급함이 배어 나온 음성. 눈가에는 옅은 붉은 기운이 스쳤다.그 모습을 본 소우연은 웃음이 나면서도, 동시에 가슴이 저려왔다. 그가 어떤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는지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녀는 깊이 숨을 들이켠 뒤, 그대로 그의 품에 안겨들었다.“다시는 그런 말 안 할게요.”용강한의 큰 손이 그녀의 뒷머리를 감싸 쥐었다. 정수리에 조심스레 입술을 내리고, 마치 놓치지 않겠다는 듯 더욱 단단히 끌어안았다.“그래… 알겠다.”그녀가 떠난다는 말 한마디에 삶의 기둥이 무너지는 듯한 기분이었다.잠시 후, 분위기가 가라앉자 소우연은 다시 신기들을 둘러보며 몇 가지를 물었다. 용강한은 한 치의 성급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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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3화

소우연의 속마음은 이미 용강한에게 훤히 읽히고 있었다.그날 밤, 두 사람은 나란히 누워 한참을 이야기했다. 신기의 구조와 쓰임, 그리고 그가 그토록 많은 제자를 거둔 진짜 이유까지 말이다.산 아래로 내려가 ‘특수한 명격’을 지닌 자를 찾기 위함이라는 말에, 소우연이 고개를 기울였다.“특수한 명격이라니요? 어떤 사람을 말씀하시는 건가요?”용강한이 낮게 답했다.“소열이나 영이와 명격이 비슷한 자들이겠지.”“이 넓은 천지 아래, 영이나 소열과 명격이 비슷한 사람이 그리 흔하겠어요?”소우연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하늘 아래 그런 명격을 지닌 자가 몇이나 되겠는가.용강한은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아무 희망도 없이 손을 놓고 있는 것보다는, 설령 가느다란 실낱이라도 붙들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편이 나았다.그가 소매를 가볍게 휘두르자 침전의 촛불이 일제히 꺼졌다. 방 안에는 서로의 윤곽만 어렴풋이 비칠 정도의 어둠이 내려앉았다.정적 속에서, 그의 음성이 낮게 울렸다.“상운국으로 돌아가서도… 연이 너는 나를 그리워하겠느냐? 나를 원하겠느냐?”소우연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선뜻 답하기 어려운 물음이었다.이곳에서는 이영이 두 사람의 관계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상운국으로 돌아가면? 이천과 이진은 이 세계의 일을 전혀 알지 못하지 않은가. 아이들이 과연 그 관계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입술 위로 따뜻한 온기가 내려앉았다.어둠 속에서 뒤엉킨 숨결. 긴장과 설렘이 묘하게 얽히며 온몸이 저릿해졌다. 마치 영혼이 몸을 벗어나는 듯한 착각. 점점 능숙해지는 남자의 이끎에 그녀는 저항하지 못하고 깊은 심연으로 가라앉았다.그렇게 수개월이 흘렀다.어느덧 한여름.어느 날, 용강한은 소우연을 마계까지 배웅한 김에 이육진과 마주 앉아 차를 나누었다.처음 마주했을 때의 날 선 기세는 사라지고 없었다. 두 남자는 소우연을 곤란하게 하지 말자는 묵계 아래, 함께 그녀를 돌보기로 했다. 세 사람이 한자리에 모이면 겉으로는 제법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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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4화

“용 대인, 태후 마마… 감사합니다.”소열이 은혜에 감읍한 목소리를 올렸으나, 그 호칭은 묘하게 두 사람의 귀를 거슬렀다.용강한은 손을 가볍게 저었다.“물러가 있거라.”그제야 소열은 자신이 실언했음을 깨달았다. 이곳에서의 관계를 생각하면 ‘태후 마마’라는 호칭은 지나치게 거리가 있었다. 그는 황급히 말을 고쳤다.“용 대인, 듣자 하니 명격이 특이한 자를 찾고 계신다지요. 외람되오나… 혹 저와 같은 명격을 지닌 자를 찾으시는 것입니까?”용강한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분명 그는 소열이나 이영과 비슷한 명격을 찾고 있었다.소열은 다시 한 번 바닥에 이마를 대며 엎드렸다.“이 소인,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필요 없다.”단호한 거절이었다.소열은 고개를 들고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자신과 이영의 명격을 닮은 자를 찾는다 하면서, 정작 당사자인 자신은 필요 없다니. 그가 찾아낸 대역들이 자신보다 낫단 말인가?한기가 어느 정도 가라앉자 소열은 조심스레 물었다.“그렇다면… 소인이 힘을 보탤 수 있는 곳이 정녕 없겠습니까?”“사고나 치지 말거라.”담담한 한마디. 그 말은 칼날처럼 가슴을 베어냈다. 자신을 그토록 믿지 못하는 것인가. 소열은 속이 텅 빈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일찍이 갈망했던 인정은 여전히 닿지 않는 욕망일 뿐이었다.그는 결국 어두운 얼굴로 물러났다.소열이 나간 뒤, 소우연이 용강한을 돌아보았다.“사부님, 왜 저 자의 힘을 빌리지 않으신 거예요?”용강한은 한동안 그녀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우리는 천도에 순응하여 장소검을 다시 세상에 내놓으려는 것이다. 감정도 없는 두 사람을 억지로 엮어 실험을 하려는 게 아니지 않느냐.”“……”“설령 온 세상을 뒤져 특수한 명격을 찾는다 해도, 그들이 진심으로 원해 함께해야 하는 법이다.”잠시 말을 멈춘 그는 엄숙히 덧붙였다.“연아, 우리는 무고한 사람을 해쳐서는 안 된다.”진정한 장소검이 다시 태어난다 해도, 그들은 그저 약간의 정혈만 취하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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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5화

용강한이 움찔하며 되물었다.“늙었다니. 마흔도 채 안 된 고운 부인이었거늘. 아무리 보아도 스물다섯, 많아야 여섯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잠시 말을 멈춘 그의 눈길에는 애틋함이 가득했다. 소우연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순간도 떨어질 줄 몰랐다.“연아, 너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사람이다. 그 누구도 너와 비할 수 없다.”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얽혔다.소우연이 나직이 입을 열었다.“이곳에서 사부님을 처음 보았을 때만 해도 사부님은 칠흑 같은 흑발이었지요. 그런데 그날, 한독이 발작하던 밤… 하룻밤 사이에 머리가 하얗게 세어버리셨어요.”용강한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어찌하여 하룻밤 만에 백발이 되었느냐고 묻는 것이냐.”그는 입술을 달싹였으나 차마 그녀를 바라보지 못했다. 대신 팔을 뻗어 소우연을 품에 안고, 턱을 그녀의 머리 위에 조용히 얹었다.그날을 떠올렸다.이성이 산산이 부서지고, 욕망과 탐욕만이 온몸을 지배하던 밤. 그는 소우연의 유혹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고, 끝내 그녀와 하나가 되었다. 자책이 밀려왔지만, 동시에 두려움도 그를 짓눌렀다. 훗날 그녀가 후회하거나 자신을 원망하지는 않을까.그러나 소우연은 몇 번이고 속삭였다. 그의 여자가 되고 싶다고.그 말에 그는 끝내 무너졌다.하지만 그 격렬했던 밤의 대가처럼, 소우연은 며칠 동안 깊은 잠에 빠져 악몽을 헤맸다. 그리고 꿈결에 상운국에서의 모든 기억을 되찾았다.꿈속에서 그녀는 몇 번이고 이육진을 ‘부군’이라 부르며 울부짖었다.가까스로 세속의 굴레를 끊고 자신을 설득해 마침내 소우연을 품에 안았건만, 행복은 찰나처럼 흩어졌다. 세상이 두 사람을 용납하지 않는 듯했다. 그의 정신은 처참히 무너졌고, 그녀가 원망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볼까 두려워 마주할 용기조차 나지 않았다.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이가 이육진임을 알면서도 욕심을 낸 자신이 견딜 수 없이 미웠다.그 고통과 자책이 하룻밤 사이 그의 머리칼을 하얗게 물들여 버렸다.대답 없는 그를 올려다보며 소우연이 조용히 물었다.피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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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6화

용강한은 입가에 옅은 미소를 머금고 답했다.“그래, 들었다.”그제야 소우연은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문득 예전에 용강한이 자신의 명운을 고쳐 써주었던 일이 떠올랐다. 어서 장소검만 찾을 수 있다면 좋으련만…“이제 장소검을 빨리 찾았으면 좋겠어요. 사부님, 제 바람이 이루어질까요?”용강한은 낮게 “음” 하고 응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능운종 제자들이 모두 흩어진 뒤, 두 사람 역시 옥새국을 향해 길을 떠났다.이영과 심초운이 다스리는 옥새국은 눈부실 만큼 번영하고 있었다. 나라 안팎으로 평온한 기운이 흐르고, 백성들의 얼굴에는 여유가 깃들어 있었다. 여인들이 학문을 닦고, 관직에 나아가며, 상업에 몸담는 일 또한 상운국에서처럼 점차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었다.이영은 용강한과 소우연이 함께 모습을 드러낸 순간, 이미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으나 복잡한 마음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 용강한이 소우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이육진에 못지않다는 것도, 그가 가족에게 베푼 은혜가 얼마나 깊은지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자식으로서 이육진을 향한 안쓰러움이 문득 치밀어 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이영은 소우연을 끌어안고 한참을 놓지 않았다.용강한은 모녀 사이에 할 이야기가 많으리라 짐작하고 입을 열었다.“초운이는 관성대에 있느냐?”“예, 그렇습니다.”“알겠다. 내가 가 보마.”그는 조용히 몸을 돌려 황의전을 나섰다.이영은 소우연의 손을 잡았다. 자신보다도 한두 살은 어려 보이는 소우연의 얼굴을 바라보며, 조심스레 물었다.“어마마마, 저희는 이제 평생 이곳에 머무는 것입니까?”그녀에게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제였다.소우연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글쎄다. 그럴 수도 있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을 듯하구나.”이영의 눈이 번뜩였다.“그 말씀은… 혹시 외삼촌께서 방법을 찾으신 겁니까?”소우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사부님이… 아니, 오라버니께서 방도를 찾고 계신단다. 어쩌면 이곳을 떠나 다시 상운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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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7화

소우연은 그에게 몇 번이나 은혜를 입었다. 어쩌면 자신은 그 마음을 알면서도, 그를 기대고 또 기대며 결과적으로는 이용하고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이영이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어마마마, 저는 이해합니다. 다만… 오라버니와 진이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아바마마께서 묵인하신다면, 저희가 감히 무어라 하겠습니까.”소우연은 달싹이는 이영의 입술을 바라보면서도, 정작 그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 듯했다.이곳을 떠나는 일은 그녀가 간절히 바라던 소망이었다. 이영과 심초운, 그리고 아이들을 이 낯선 세계에 가두어 둘 수는 없었다.“어마마마?”“어마마마?”이영이 그녀의 소매를 붙잡고 가볍게 흔들었다. 그제야 소우연은 퍼뜩 정신을 차렸다.“괜찮으세요?”후계자로 자라난 이영은 남자가 정실과 첩을 두는 것이 당연하듯, 여인 또한 여러 지아비를 둘 수 있다 여겼다. 그것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다만, 이육진과 소우연의 금슬이 워낙 깊었기에, 이육진의 처지에서 생각하면 그 고통이 얼마나 클지 짐작될 뿐이었다.소우연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나는 괜찮다.”그러나 그 말은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에 가까웠다. 더는 이 문제를 이영과 논할 여력이 없었다. 머릿속이 온통 용강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네 외삼촌을 찾아가 보아야겠다.”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이영은 멀어지는 소우연의 등을 바라보며 한참이나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방금 스쳐 간 소우연의 표정은 분명 무언가로 가득 차 있었다. 저토록 다급히 용강한을 찾아가는 걸 보면, 마음이 기운 것일까. 아니면 두 사람 모두를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이영의 속이 복잡해졌다.‘에휴, 초운의 말대로 각자는 독립된 존재요, 저마다의 인생이 있는거겠지. 아바마마와 어마마마께서 내 삶에 과하게 개입하지 않으셨듯, 나 또한 두 분의 삶에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할 수는 없는 일이지.’소우연이 관성대에 이르렀을 때, 마침 심초운이 법진을 수호하고 있었다.관성대 한복판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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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8화

“연아, 대체 어찌 이러는 것이냐!”용강한은 소우연이 법진을 뒤흔드는 충격파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뛰어드는 모습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손을 뻗어 막을 틈도 없었다. 그녀는 이미 곁까지 다가와 있었고, 그는 심장이 덜컥 멎는 듯한 공포를 느꼈다.곁에서 법진을 수호하던 심초운이 다급히 외쳤다.“마마! 용 대인! 괜찮으십니까!”그는 용강한을 돕고 있었으나, 소우연이 이토록 무모하게 진 안으로 몸을 던질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절박하게 달려드는 그 뒷모습을 보는 순간 깨달았다. 소우연에게 용강한은 이육진 못지않게, 아니 또 다른 결로 깊이 새겨진 존재라는 것을 말이다.소우연은 용강한의 손을 필사적으로 붙잡았다.“오라버니, 제발… 가지 마세요.”어디로 간단 말인가.용강한은 충혈된 그녀의 눈시울과 그렁그렁 맺힌 눈물을 마주한 채 굳어버렸다. 소우연이 자신의 속내를 이미 알아차렸음을 그제야 깨달았다.그는 아무 말없이 소우연을 조심스레 안아 들고 관성대에 마련된 자신의 거처로 향했다.그 뒷모습을 지켜보던 심초운은 쿵쾅거리는 가슴을 좀처럼 가라앉히지 못했다.‘역시… 태후마마께서는 용 대인을 진심으로 은애하고 계셨구나.’침전으로 돌아온 용강한은 곧장 공력을 운용해 그녀의 내상을 다스리기 시작했다. 법진의 반탄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반 시진쯤 지나서야 그녀의 떨림이 잦아들었다.그때 소우연이 그의 손을 다시 꽉 움켜쥐었다.“오라버니, 이 세계를 다시 구축하려 하신 거지요… 아주 위험한 일이지요?”장소검을 찾지 못한다면, 이곳을 떠나기 위해 누군가는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했다.용강한은 그녀의 손등을 천천히 두드리며 부드럽게 웃었다.“그리 위험하지 않다.”“방금 법진 한가운데 계신 오라버니를 보았을 때… 금세라도 사라져 버릴 것 같았단 말이에요.”그 말에 용강한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그럴 리 없지 않느냐.”“그럼 맹세하세요.”단호한 요구였다.그는 입술을 달싹였으나, 자신을 꿰뚫듯 바라보는 눈빛 앞에서 차마 거짓 맹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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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9화

그녀의 부드러운 정은 수만 갈래의 실이 되어 그를 촘촘히 감아들었다. 벗어나려 할수록 더 단단히 죄어오는 그 감정 앞에서, 용강한은 몇 번이나 스스로를 타일렀다. 상운국으로 돌아가는 순간, 자신과 그녀의 인연도 끝이 날지 모른다고. 이곳에서의 정은 여기까지일 뿐이라고.그러나 소용없는 일이었다.남녀 사이의 정이란 한 번 발을 들이면, 그 달콤함에 취해 스스로 끊어내지 못하는 법. 그는 이토록 또렷한 정신으로, 이토록 아릴 만큼 선명한 감각으로 그녀에게 깊이 잠겨들었다. 자신을 지극히 아껴주는 정인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 사랑을 피하지 않고 온몸으로 받아들였다.……심초운은 관성대에서 돌아와 곧장 황의전으로 향했다.평소와 달리 어딘가 넋이 빠진 듯한 그의 얼굴을 본 이영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어마마마께서 외삼촌을 찾아가시는 걸 보았느냐?”“예, 보았습니다.”짧은 대답에 이영의 눈빛이 더 또렷해졌다.“외삼촌께서 관성대에 가셔서 우리가 세운 태극팔괘진을 보셨느냐?”“보셨습니다.”“그다음에는? 어찌 되었느냐?”심초운은 그제야 생각을 정리하듯 이영을 바라보았다.“그다음에는… 용 대인께서 일꾼들을 모두 물리시고, 제게 보초를 서라 명하셨습니다. 그러고는 법진 한가운데 서서 영력을 시험하셨습니다.”이영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심초운은 마른침을 삼켰다.“그런데 태후마마께서 갑자기 법진 안으로 뛰어드셨습니다. 용 대인을 보내실 수 없다며, 크게 외치시면서 말입니다…”이영은 한순간 말을 잃고 멍하니 서 있었다.심초운이 씁쓸하게 덧붙였다.“태후마마의 마음속에는… 역시 용 대인이 계신 듯합니다.”이영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 용강한과 같은 사람이라면 소우연이 마음을 준다 해도 이해 못 할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육진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두 사람이 저토록 서로를 위하는데 결과가 이리 엇갈려 있다니 마음이 복잡해졌다.“이게 다 그 진 도사 때문이구나!”결국 이영이 분을 참지 못하고 터뜨렸다.심초운은 조용히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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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0화

“그럴 가능성이 크겠지요.”심초운의 낮은 대답에 이영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전각 안에 고요가 내려앉았다.“어마마마의 처지에서 생각해 보면… 아마 마음속으로 엄청난 압박을 느끼고 계실 것이다.”그 말에는 군주의 냉정함이 아니라 딸의 복잡한 심사가 담겨 있었다.“그건 당연합니다.”심초운이 조용히 받았다.한쪽은 태상황 폐하였고, 다른 한쪽은 수차례 목숨을 구해 준 용강한이었다.용강한은 상운국 전체는 물론, 이육진과 이영, 이천, 이진까지 모두에게 헤아릴 수 없는 은혜를 베푼 사람이었다. 애초에 그가 없었다면 이육진과 소우연도 없었을 터이고, 그 두 사람이 없었다면 자신과 이영 또한 이 세상에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이영이 다시 물었다.“네 생각에는… 어마마마와 외삼촌께서 이틀도 채 되지 않아 떠나실 것 같으냐?”“그럴 듯합니다.”이영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마치 부모 없는 아이가 된 기분이구나. 나를 보러 오셔도, 늘 스치듯 잠깐뿐이니.”그 푸념이 어딘가 어린아이 같아, 심초운은 안쓰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웃음이 나올 듯했다.“누님, 누님은 일국의 군주 아니십니까. 설령 폐하와 태후마마께서 곁에 계신다 한들, 시간의 절반은 대신들에게, 나머지 절반은 상소문에 써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중 아주 작은 조각을 제게 나누어 주고, 또 아주 조금은 누님 자신을 위해 써야 할 터이니… 폐하와 마마를 온전히 모실 시간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이영은 말문이 막혔다.틀린 말은 아니었다.하지만 두 분이 곁에 계시기만 해도 마음이 훨씬 든든하고, 세상이 조금은 덜 위태롭게 느껴질 것 같았다.“제가 곁에 있는데 무엇이 걱정되십니까?”심초운이 반쯤 농담처럼 말했다.“걱정이라기보다는… 그냥 어마마마가 보고 싶은 것이다.”그 한마디에 심초운도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저 역시 폐하와 마마, 그리고 집에 있는 가족들이 너무나도 그립습니다.”“그들뿐이 아니지, 저희 아이들까지도요.”잠시 추억의 이름들이 전각 안을 맴돌았다.이영은 크게 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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