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진은 누군가와 소우연을 사이에 두고 다투는 상황을 바라지 않았다.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소우연을 내어주고 싶지 않다는 절규가 끊임없이 울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 상대가 용강한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졌다.그는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용강한이 소우연을 환생시켰고, 자신이 황권을 찬탈하는 길을 묵묵히 도왔으며, 소씨 가문의 후사가 끊기지 않도록 스스로 고통을 감내했다는 사실을 말이다.무엇보다도 잊을 수 없는 순간이 있었다.위금성이 혈충을 흩뿌려 자신을 함정으로 끌어들였던 날, 그때 그는 분명히 죽음을 직감했다. 피가 거꾸로 솟구치고, 의식이 서서히 꺼져 가던 그 순간, 그는 소우연과 나라, 그리고 아이들까지 모두 용강한에게 맡겼다.“연아, 아이들을… 부탁한다.”그 한마디에 모든 미련을 담았었다.만약 용강한에게 사심이 단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그저 그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해도 되었을 터였다. 그러면 소우연도, 천하도 자연히 그의 것이 되었을 것이다.그러나 용강한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그는 이육진이 죽으면 소우연과 아이들이 슬퍼할 것을 알았다. 소우연이 무너져 울부짖는 모습을 차마 보지 못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그를 구해냈다. 그날, 피로 물든 전장에서 살아 돌아온 것은 기적이 아니라 용강한의 선택이었다.이 모든 지난 일을 되짚어 보면, 용강한은 이육진과 소우연에게 있어 목숨을 다시 준 것이나 다름없는 은인이었다.그렇기에 이육진은 사랑하는 여인이 용강한과 함께 있을 때마다 가슴을 후벼 파는 상실감을 느끼면서도, 자신의 사랑이 그의 헌신보다 크다고는 차마 말할 수 없었다.진청산의 비열한 계략으로 소우연이 이 세계에서 용강한을 뼛속 깊이 사랑하게 된 것 역시, 진청산의 죄일 뿐이었다. 그것은 소우연의 변심도 아니었고, 용강한의 강요는 더더욱 아니었다.이육진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용강한을 원망하지 않았다. 소우연을 탓하지도 않았다. 차라리 지금처럼 셋이 얽혀 있는 현실이, 아예 그녀를 영영 잃는 것보다는 과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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