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명심하겠습니다.”“이제 마족들도 인간 세상에 나갈 수 있게 되었다. 허나 언젠가 신족이 간섭하려 들거든, 너희는 미련 없이 마계로 돌아오거라. 절대 신족과 맞서려 해서는 안 된다. 대적하는 순간, 마계 전체에 남는 것은 죽음뿐일 것이니라.”“예, 마존.”장로들과 강현은 이육진의 말을 깊이 새겼다. 그것은 품행이 단정한 마족들이 인간 세상으로 나가 유람하는 것을 허락하되, 혹여 신족이 개입하는 사태가 벌어질 경우 마계를 안식처로 삼으라는, 스승이자 군주로서 남기는 마지막 당부였다.이튿날, 이육진은 강현을 마계 지존의 자리에 올린 뒤에야 비로소 마음을 놓았다. 그가 옥새국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던 중, 용강한과 소우연이 그를 찾아왔다.“어찌 두 사람이 함께 왔느냐?”이육진이 묻자, 소우연이 품에서 혼돈주를 꺼내 보였다.“이 혼돈주는 이제 제게 필요가 없으니 마계에 선물로 드리려 합니다.”소우연이 법력으로 그 빛을 억누르지 않는다면, 혼돈주에서 뿜어져 나오는 광채는 실제 태양에 맞먹는 열기를 품고 있었다. 강현과 기 장로 일행은 혼돈주를 보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구슬만 있다면 마계의 농작물도 잘 자랄 것이고, 낮과 밤의 구분도 더욱 분명해질 터였다.이육진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의 물건은 이곳을 떠나는 순간 모두 허상이 된다는 사실을, 그들 역시 잘 알고 있었다.세 사람은 혼돈주를 들고 마계의 중심부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 하늘 높이, 거대한 보석을 박아 넣듯 진법을 펼쳐 혼돈주를 매달았다.순간, 어둠에 잠겨 있던 마계 전역이 눈부신 빛으로 환하게 밝아졌다. 소우연이 억누르고 있던 법력을 거두자 혼돈주는 갓 떠오른 금오처럼 붉게 타오르며 대지를 비추었다. 그 모습은 동쪽 하늘에서 떠오르는 태양과 다를 바 없었다.마계의 백성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터뜨렸다.용강한과 이육진, 소우연 세 사람은 소우연의 몸속에 있는 영염석의 힘을 빌려 혼돈주에 진법을 덧씌웠다. 그리하여 혼돈주는 실제 태양처럼 하루에 두어 시진 동안만 마계의 대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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