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삼은 귀인이 손홍을 아끼는 것인지, 아니면 손홍의 뱃속 아이를 아끼는 것인지 따질 생각도 없었다. 그저 눈앞의 일을 처리하면 그만이었다.“일이 성사되면 두둑한 포상금을 기대해도 좋다.”산파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소인, 감히 여쭙고 싶습니다. 어찌하여 이토록 잔인한 일을 시키시는 것입니까?”“알 필요 없는 일에는 고개를 들이밀지 말거라.”곁에 서 있던 조삼이 싸늘하게 덧붙였다.“천한 목숨 주제에 감히 귀한 분들을 독차지하려 든 것이 죄라면 죄지!”산파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귀한 분들을 독차지한다니. 대체 무슨 말인가.“내 미리 경고해 두겠다. 만약 조금이라도 기미를 누설하거나, 네 아들 내외와 손주들을 미리 도망치게 한다면 즉시 지부 대감께 고해 너희 일가를 능지처참하게 할 것이다. 온 가족이 나란히 저승길로 가게 해주마.”“아, 아닙니다! 절대로, 절대로 그럴 리 없습니다. 이 늙은이가 감히 어찌 그러겠습니까.”산파는 공포에 질려 울먹이며 대답했다.조삼과 하녀는 냉소를 흘리며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문이 닫히자 산파는 털썩 바닥에 주저앉았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고 두 손은 사시나무 떨리듯 흔들렸다.그녀의 아들과 며느리는 장로 거리에서 두부 장사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복래 객줏집에서는 늘 그들의 두부를 사주었고, 그 덕에 장사가 꽤나 수월했다. 그 인연으로 손홍이 아이를 낳을 때 산파를 부르기로 했던 것이다.그런데 이런 끔찍한 일에 휘말리게 될 줄이야.산파는 날이 어둑해질 때까지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얼마 뒤, 아들 내외와 손주들이 웃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손주들은 고사리 같은 손에 다과를 하나씩 쥐고 있었다.“할머니! 이거 드세요!”아이들은 자랑스럽게 내밀었고, 며느리는 싱싱한 두부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어머니, 오늘은 두부탕 끓여 먹어요.”평화로운 가족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그 모습을 바라보는 산파의 가슴은 갈기갈기 찢어지는 듯했다.그녀에게는… 선택지가 없었다.그 시각, 골목 지붕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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