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Chapter 2291 - Chapter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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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1화

조삼은 귀인이 손홍을 아끼는 것인지, 아니면 손홍의 뱃속 아이를 아끼는 것인지 따질 생각도 없었다. 그저 눈앞의 일을 처리하면 그만이었다.“일이 성사되면 두둑한 포상금을 기대해도 좋다.”산파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소인, 감히 여쭙고 싶습니다. 어찌하여 이토록 잔인한 일을 시키시는 것입니까?”“알 필요 없는 일에는 고개를 들이밀지 말거라.”곁에 서 있던 조삼이 싸늘하게 덧붙였다.“천한 목숨 주제에 감히 귀한 분들을 독차지하려 든 것이 죄라면 죄지!”산파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귀한 분들을 독차지한다니. 대체 무슨 말인가.“내 미리 경고해 두겠다. 만약 조금이라도 기미를 누설하거나, 네 아들 내외와 손주들을 미리 도망치게 한다면 즉시 지부 대감께 고해 너희 일가를 능지처참하게 할 것이다. 온 가족이 나란히 저승길로 가게 해주마.”“아, 아닙니다! 절대로, 절대로 그럴 리 없습니다. 이 늙은이가 감히 어찌 그러겠습니까.”산파는 공포에 질려 울먹이며 대답했다.조삼과 하녀는 냉소를 흘리며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문이 닫히자 산파는 털썩 바닥에 주저앉았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고 두 손은 사시나무 떨리듯 흔들렸다.그녀의 아들과 며느리는 장로 거리에서 두부 장사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복래 객줏집에서는 늘 그들의 두부를 사주었고, 그 덕에 장사가 꽤나 수월했다. 그 인연으로 손홍이 아이를 낳을 때 산파를 부르기로 했던 것이다.그런데 이런 끔찍한 일에 휘말리게 될 줄이야.산파는 날이 어둑해질 때까지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얼마 뒤, 아들 내외와 손주들이 웃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손주들은 고사리 같은 손에 다과를 하나씩 쥐고 있었다.“할머니! 이거 드세요!”아이들은 자랑스럽게 내밀었고, 며느리는 싱싱한 두부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어머니, 오늘은 두부탕 끓여 먹어요.”평화로운 가족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그 모습을 바라보는 산파의 가슴은 갈기갈기 찢어지는 듯했다.그녀에게는… 선택지가 없었다.그 시각, 골목 지붕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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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2화

“아이구.”주인은 목소리를 낮추며 2층을 힐끗 올려다본 뒤 손홍에게 바짝 다가가 속삭였다.“방금 사신처럼 무시무시한 남자가 왔는데, 기세가 아주 흉흉하더군. 정말 무서워 죽는 줄 알았소. 그런데 말투를 들어 보니, 글쎄… 소 부인이 자기 부인이라지 뭔가?”“네? 그게 무슨 소리예요?”“쉿, 조용히 좀 하시오 부인!”남편은 황급히 손홍의 입을 틀어막았다.“소후가 발이 빠르니까 위에서 조금이라도 싸우는 소리가 나면 곧장 관아에 알리라고 일러뒀소. 당신은 안채로 들어가서 나오지 마시오. 내가 가서 상황을 좀 살펴볼테니.”손홍은 여전히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얼굴이었다.그동안 소우연과 함께 지내며 그녀가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겨 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소우연과 용 대인은 금슬 좋은 부부처럼 늘 함께 다니지 않았던가.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붙어 다니던 두 사람이었다.그런데 갑자기 밖에서 딴살림이라도 차린 것처럼 ‘남편’이라는 자가 나타나다니.하늘도 참 무심했다. 머릿속이 온통 뒤죽박죽이 되어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객줏집 주인은 다시 계산대로 돌아왔다.위층에서는 여전히 아무런 소동도 일어나지 않았다.주인은 제발 싸움만은 나지 않기를 바라며 중얼거렸다.“아이구, 제발 아무 일도 없어야 할 텐데….”한편, 2층으로 올라간 이육진은 소우연과 용강한이 머무는 방에 가까워질수록 가슴 한구석이 은근히 저려 오는 것을 느꼈다.그는 주먹을 꽉 쥐었다가 천천히 풀었다. 마음을 가라앉힌 뒤 문을 두드렸다.“누구세요?”방 안에서 소우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나다.”이육진이 짧게 답했다.방 안에 있던 소우연은 깜짝 놀라 용강한을 바라보았다.이육진이 여기까지 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서둘러 문을 열자, 문 앞에는 검은 현색 의복을 입은 이육진이 서 있었다.“언제 오신 거예요?”“온 지 얼마되지 않았다.”소우연은 그를 안으로 들였다.방 안 원탁에 앉아 있던 용강한이 찻주전자를 들어 이육진의 잔에 차를 따랐다.“앉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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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3화

소우연은 그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투정 섞인 질투를 부리는 그를 어떻게 달래야 할지 난감했기 때문이다. 곧 용강한이 돌아올 터였다.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다면 세 사람이 함께 마시는 술자리는 독주보다도 더 쓰디쓴 자리가 될 것이 분명했다.소우연은 이육진의 허리를 감싸 안은 손에 힘을 주며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부군, 제가 드리는 말씀은 한 점 거짓 없는 진심이에요.”‘부군’이라 부르는 목소리가 이육진의 귓가에 감미롭게 감돌았다. 그는 깊게 숨을 들이켠 뒤 고개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이곳에 온 지 벌써 이틀이 되었다. 조삼과 그 수하들이 무슨 수작을 꾸미는지 살피느라 이제야 모습을 드러냈지. 결국 내 짐작이 맞았다.”소우연이 고개를 끄덕였다.“과연 그랬군요.”“그래. 그 조삼이라는 여자는 오로지 너와 용강한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등에 업고 싶어 할 뿐이다. 그래서 손홍과 그 아이가 죽고 나면, 너희가 차선으로 자신과 자신의 아이를 더 귀하게 여겨 줄 것이라 믿고 있는 게지.”“정말 무서운 여자네요. 그날도 도사 한 명을 데려와 사부님과 제 앞길을 막았거든요. 저희를 귀인이라 하고, 자기 아들은 문곡성의 기운을 타고났다고 떠들어댔어요. 본인의 신분이 천해 아이의 운명이 기구할 수 있으니 저희더러 아이의 양부모가 되어 달라더군요.”“허무맹랑한 소리구나.”소우연이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저와 사부님은 절대 그런 말을 믿지 않아요.”이육진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용강한이 곁에 있다면 소우연에게 큰 변고가 생길 일은 없으리라는 사실을 그 역시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녀를 향한 그리움은 차가운 밤바람처럼 뼛속 깊이 스며들어 있었다. 그래서인지 소우연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는 애틋한 기색이 은은히 일렁였다.그 시각, 아래층.용강한은 객줏집 주인과 한가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주방에는 맛깔스러운 안주 몇 가지를 부탁해 두었고, 별다른 목적 없이 주인과 잡담을 이어 가고 있었다.주인은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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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4화

세 사람은 함께 식사를 하며 술잔을 기울였다. 이야기는 자연스레 조삼의 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로 옮겨갔다.먼저 입을 연 사람은 용강한이었다.“청 할멈에게 해산을 맡겨선 안 되겠습니다. 손홍의 산파를 바꿔야겠습니다.”이육진이 잔을 내려놓으며 물었다.“그 여자가 말을 듣지 않으면 어찌하시겠습니까?”용강한이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남의 생사에 함부로 끼어들고 싶지 않지만… 이 일은 지부 대감이 직접 처리하게 하는 편이 가장 깔끔하지 않겠습니까.”이육진이 고개를 끄덕였다.“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대인께서 직접 한 번 다녀오시는 게 좋겠습니다.”“알겠습니다. 제가 가보도록 하겠습니다.”바로 그때였다.이육진의 눈빛이 갑자기 날카롭게 번뜩였다. 그는 유명계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움직이는 것을 감지했다.이육진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유명계에 이변이 생긴 듯하네요. 잠시 다녀와야겠습니다. 이곳의 일은 대인에게 맡기겠습니다.”그는 용강한을 똑바로 바라보며 덧붙였다.“우연이를 반드시 잘 지켜주어야 합니다.”“걱정 마십시오.”이육진은 소우연을 바라보며 잠시 숨을 고른 뒤, 천천히 다가갔다.그리고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소우연의 귓가에 그의 낮은 목소리가 스며들었다.“기다리거라. 나를 그리워하는 것도 잊지 말거라.”소우연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다음 순간, 이육진의 모습은 눈 깜짝할 사이 사라져 버렸다.그제야 정신이 든 소우연이 용강한을 바라보며 말했다.“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유명계는 이미 정리된 것 아니었나요?”용강한이 손가락을 튕겨 간단히 점을 쳐 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그리 큰일은 아니다.”“그럼 식사를 마치는 대로 지부 관저에 가볼까요?”“좋구나.”식사를 마친 뒤, 용강한은 사람을 불러 객실을 정리하게 했다.객줏집 주인과 안주인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온갖 청소 도구를 챙겨 들고 위층으로 올라왔다.하지만 방 안 어디에도 검은 옷을 입은 사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주인이 두리번거리며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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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5화

용강한은 조삼이 꾸민 일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읊어냈다.“내 말이 믿기지 않거든 사람을 보내 알아보거라. 조삼이 어찌나 간이 부었는지, 감히 사람을 해쳐 일시이명, 곧 임산부와 태아를 함께 죽게 할 음모를 꾸몄더구나.”“이, 이럴 수가…”소우연이 들고 있던 찻잔을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달그락하는 소리가 대청 안에 유난히 날카롭게 울렸다.용강한이 차갑게 덧붙였다.“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면, 내가 직접 폐하께 상소를 올려 네놈의 관직을 박탈하라 청할 것이니 그리 알아두거라.”순 지부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아이고, 대인! 제발 그것만은 참아주십시오. 대인의 말씀을 어찌 의심하겠습니까. 당장 돌아가 그 발칙한 계집을 엄벌에 처하겠습니다.”용강한이 담담하게 말했다.“어찌 처리하든 내 알 바 아니다. 다만 그 여자가 다시는 밖으로 나와 위세를 부리며 남의 목숨을 해치는 짓을 하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니라.”“예, 예! 명심하겠습니다. 명심하고말고요.”용강한은 순 지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그는 소우연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우더니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관저 밖으로 걸어 나갔다.두 사람이 떠나고 나자 순 지부는 그제야 크게 숨을 내쉬었다. 이마에는 어느새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그는 이를 갈며 중얼거렸다.“이 여편네가 대체 밖에서 무슨 화를 자초하고 다니는 게야… 감히 사람 목숨까지 해치려 들다니!”“대인?”그때 하인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왔다.순 지부의 눈빛이 번뜩였다.“가서 조 씨 첩년의 몸종을 끌고 오너라. 내가 직접 신문할 것이다.”하인은 당황해 물었다.“나으리,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러십니까?”“시키는 대로 사람이나 데려오너라!”순 지부가 호통쳤다.“그리고 조 씨의 처소에 감시를 붙여라. 절대로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오지 못하게 하거라. 또 무슨 대역죄를 저지를지 알 수 없으니!”대역죄라는 말에 집사는 얼굴이 굳었다.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 그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예, 예! 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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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6화

어느덧 시간이 흘러 구월 팔일이 되었다.깊은 밤, 고요를 찢듯 손홍의 산기가 시작되었다.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다급한 소란에 소우연과 용강한은 단숨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하지만 두 사람이 급히 아래로 내려갔을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객줏집 주인이 기어이 청 할멈을 집 안으로 들여보낸 뒤였다.소우연과 용강한은 잠시 서로의 눈을 마주보았다.배후에 있던 조삼은 이미 제압해 가두어 두었다. 그러나 저 청 할멈만큼은 절대로 믿어서는 안 될 인물이었다.후원에 마련된 산실에서는 여인의 처절한 비명이 끊임없이 터져 나왔다.소우연이 불안한 듯 마당을 서성이고 있자, 용강한이 다가와 그녀의 손을 가볍게 잡았다.“너무 긴장하지 말거라.”소우연의 입술이 살짝 달싹였다. 손바닥에 땀이 배어날 만큼 긴장이 되었다.아마 산모의 뱃속에 든 아이가 장소검의 혈육이기 때문일지도, 아니면 지난 시간 동안 손홍과 쌓아온 정 때문일지도 몰랐다.“……”“알고 있습니다.”그때 객줏집 주인도 산실 문 앞을 초조하게 서성이고 있었다. 안절부절못하며 문 앞을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었다.소우연은 용강한과 함께 그에게 다가갔다.“상황이 조금이라도 이상하다 싶으면 지체 말고 제게 알려 주십시오. 제가 직접 아이를 받겠습니다.”주인은 어색하게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아니요, 아닙니다. 그럴 것까지야…”소우연이 단호하게 말을 이었다.“저는 선도를 닦는 몸일 뿐 아니라 의술에도 정통합니다. 웬만한 산파보다 훨씬 믿을 만한 사람입니다.”“그게, 참…”소우연은 답답함에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 스스로 이런 식으로 실력을 내세워 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체면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저희는 절대로 당신들을 해치려는 사람이 아닙니다.”“예, 예. 잘 알고 있습니다요.”주인은 건성으로 대답하며 다시 산실 쪽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산모의 고통 섞인 비명이 들리면 들리는 대로, 잠잠해지면 또 잠잠한 대로 그의 얼굴은 점점 사색이 되어 갔다.소우연이 다시 용강한 곁으로 다가갔다.“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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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7화

그 기세는 마치 배 속의 아이를 짓눌러 죽이기라도 하려는 듯 험악하기 짝이 없었다.옆에서 지켜보던 대아는 겁에 질려 목소리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그, 그렇게 누르다가 우리 부인께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려고 그러세요!”청 할멈이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어쩔 수 없다. 나가서 나으리께 여쭤보거라. 아이의 태위가 뒤집혀 잘못하면 산모와 아이가 모두 죽는 일시이명이 될 판이니까!”“…!”대아는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을 뻔했다. 겨우 몸을 가누고는 허겁지겁 밖으로 뛰쳐나가 주인에게 상황을 알렸다.한편 청 할멈은 아이의 위치가 본래 좋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속으로 딴마음을 품고 있었다.여기서 조금만 더 손을 쓰면 오늘 안에 두 목숨을 끊어놓는 것쯤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지독한 갈등이 일었다.그날 이후 조삼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몰래 사람을 시켜 알아보니, 그녀가 지부의 첩인 조 씨라는 사실만은 분명했다.‘그대로 실행해야 하나… 아니면…’청 할멈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전전긍긍했다.그러면서도 손홍의 배를 평소보다 더 세게 눌렀다. 아이는 좀처럼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산모의 기력은 눈에 띄게 쇠해 갔다.‘이건 다 이 사람들의 팔자야.’그 사이 밖으로 뛰쳐나간 대아는 주인에게 청 할멈의 말을 전했다.그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정신이 아득해졌다.그는 즉시 하인 소호를 불렀다.“어서 가서 마을의 다른 산파를 찾아 데려와라!”소호는 곧장 뛰어나갔다.동이 트기 전, 소호는 다른 산파 한 명을 데리고 돌아왔다.그러나 손홍의 상태를 살핀 그 산파 역시 갯줏집 주인을 향해 고개를 가로저었다.“글렀습니다. 이건 두 사람 모두 다 살리기 힘든 상황입니다!”그 말을 들은 청 할멈은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자신이 손을 써서 벌어진 일이 아니라, 태위가 원래 좋지 않아 생긴 일이라며 스스로를 합리화한 것이다.순간 그의 눈앞이 캄캄해졌다.그제야 조금 전 소우연과 용강한이 했던 말이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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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8화

“알겠습니다, 좋습니다!”산파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뜻밖에도 이런 신묘한 정태지법을 배울 줄은 꿈에도 몰랐던 터라, 얼굴에는 감격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반면 청 할멈의 안색은 점점 굳어 갔다. 조삼의 노여움을 사게 되면 정말로 자신의 일가족이 몰살당하는 것은 아닐지, 불안과 공포가 가슴을 죄어 왔다.갈팡질팡하며 어찌할 바를 모르던 그때였다.문득 청 할멈은 소우연이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감히 고개조차 들지 못한 채 시선만 떨구고 있었다.소우연이 조용히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대에게 따로 부탁할 일이 있으니 잠시 나를 따라오거라.”“저, 저 말씀이십니까…”청 할멈이 멍하니 되묻는 사이, 소우연은 이미 병풍을 지나 외실로 향하고 있었다. 청 할멈은 마지못해 그 뒤를 따라나섰다.외실에 이르자 소우연은 품에서 작은 주머니 하나를 꺼내 청 할멈에게 내밀었다.“순주 지부의 조삼은 이미 관가에 하옥되었다. 그러니 이제 그대나 그대 가족에게 해가 미칠 일은 없을 것이다.”“…!”청 할멈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그, 그것을 어찌 아셨습니까?”“내가 어찌 아는지는 중요하지 않다.”소우연의 목소리는 담담했다.“그저 산모와 아이에게 나쁜 마음을 품지 말거라. 대신 내가 시키는 일을 하나만 해 준다면, 그대 가족의 안위는 내가 책임지고 보장하마.”그러고는 청 할멈의 귀에 대고 무언가를 조용히 속삭였다.이미 겁에 질려 정신이 반쯤 나가 있던 청 할멈은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눈앞의 이들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런 귀인이 가족을 지켜 주겠다는데 믿을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소우연이 요구한 것이 고작 ‘탯줄 피’, 곧 제대혈일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가서 일을 보거라.”청 할멈은 주머니를 받아 들었다. 굳게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산실 안으로 들어갔다.소우연 역시 산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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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9화

청 할멈은 품속에서 주머니 하나를 꺼내 소우연에게 건넸다.“여기, 제대혈은 다 담아 왔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그런데 무엇입니까?”청 할멈이 머뭇거리며 말을 이었다.“제가 제대혈을 챙길 때 손 부인이 그 광경을 보았습니다. 그러더니 결국 기다리던 게 이 피였냐며 제게 물었습니다.”소우연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알겠으니, 그만 가 보거라.”청 할멈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소우연을 바라보았다.“정말로 약속하신 게 다 진짜입니까? 조삼이 정말로 저희 가족을 건드리지 못하는 게 맞느냐 말입니다.”“당장은 그럴 힘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만일을 대비해 다른 곳으로 거처를 옮기도록 하거라.”소우연이 그렇게 일러준 것은 단지 조삼의 위협 때문만은 아니었다.그녀와 용강한이 이곳을 떠난 뒤, 혹여 조삼이 손 지부에게 온갖 감언이설을 늘어놓아 풀려나기라도 한다면 그때도 청 할멈 일가를 가만두지 않을지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청 할멈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두려움과 함께, 혹시 소우연에게 속은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교차하는 얼굴이었다.소우연은 숨을 크게 들이켰다. 그리고 은자 한 주머니를 통째로 꺼내 그녀에게 내밀었다.“여기 은자 백 냥이 들어 있다. 그대 식구가 평생 먹고살기에 부족함은 없을 것이다. 손지부가 아직 우리를 두려워하고 있을 때 어서 노자를 챙겨 온 가족과 함께 이곳을 떠나도록 하거라. 그게 좋을 것이다.”“아이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은인님!”청 할멈은 더 이상 다른 방도가 없음을 깨달았다. 결국 소우연이 시키는 대로 하기로 마음먹었다.청 할멈이 떠난 뒤, 소우연과 용강한은 인적이 드문 한적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주위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용강한은 술법으로 만든 전서구를 불러냈다. 그리고 마계에 있는 이육진에게 보낼 소식을 적어 날려 보냈다.잠시 뒤, 두 사람의 신형이 골목 안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다.옥새국, 관성대.소우연과 용강한이 그곳에 내려섰을 때 태양은 이미 정수리 위에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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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0화

그의 눈동자에 서린 깊은 비애를 마주한 순간, 소우연의 심장이 가늘게 떨렸다.그녀는 용강한을 빤히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미안하다 하지 마세요. 다음부턴 조금만 살살 하시면 되니까요.”용강한이 엷은 미소를 띠며 답했다.“알겠다.”말을 마친 그는 다시 소우연을 품에 안았다. 그녀의 머리카락 사이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맑고 따뜻한 향기를 깊이 들이마셨다. 그 모습은 마치 세상 전부를 손에 넣은 사람 같았다.“사부님, 너무 꽉 안으셨어요. 숨이 막힐 것 같아요.”소우연의 입에서 연달아 흘러나오는 ‘사부님’이라는 호칭을 듣는 순간, 용강한은 문득 꿈에서 깨어난 듯한 기분이 들었다.그녀는 자신을 ‘오라버니’가 아닌 ‘사부님’이라 부르고 있었다.이곳의 모든 것이 결국 스쳐 지나가는 구름, 혹은 닿을 수 없는 꿈과도 같은 것임을 새삼 일깨워 주는 말처럼 느껴졌다.이 꿈속에서 그는 소우연의 손을 잡고 있었다. 그 감촉은 이토록 또렷한데도 말이다.소우연은 자신의 손등을 계속해서 어루만지는 그의 손길이 낯설어 고개를 들었다.“사부님, 오늘 정말 이상하세요.”용강한은 그저 웃으며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실없는 소리를 하는구나.”그의 미소에는 어딘가 신비로운 기운이 감돌았다.그녀에 의해 속세로 끌려 내려온 신명 같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여전히 멀리 떨어져 있는 존재 같기도 했다.용강한은 미소를 지은 채 그녀의 뒷머리를 감싸 쥐고 다시 붉고 부드러운 입술에 입을 맞췄다.이번에는 아주 조심스럽고 다정했다.변함없는 온기가 그녀의 마음 깊숙이까지 스며들었다.입맞춤은 소우연이 몇 번이나 가쁜 숨을 몰아쉴 만큼 길게 이어졌다.입술이 얼얼해질 정도가 되자, 소우연은 항의하듯 용강한의 가슴을 가볍게 두드렸다.“이제 그만요.”용강한의 짙은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리더니 그제야 눈이 떠졌다.골수에 새겨지듯 익숙한 눈앞의 얼굴을 바라보는 그의 입가에는 여전히 온화한 미소가 떠 있었다.그는 손을 들어 그녀의 입가에 맺힌 투명한 물기를 조심스레 닦아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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