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의원은 소우연이 자신을 난처하게 만들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고서야 용기를 내어 일어섰다. 그리고는 공손히 자세를 가다듬고 그녀 앞에 섰다.소우연이 입을 열었다.“박 의원은 수많은 의원들 가운데서도 가장 젊고 앞날이 창창한 자이지 않느냐. 내 기대가 몹시 크니, 훗날 의술을 널리 펼쳐 백성들에게 큰 복을 베풀어 주길 바란다.”“소, 소인 왕 대인의 크신 은혜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반드시 성심을 다해 의술을 익혀 왕 대인의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좋다.”소우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그렇다면 이만 물러가 보거라.”“예, 예. 소인, 이만 물러가겠습니다.”박 의원이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막 물러나려던 찰나, 소우연이 다시 그를 불렀다.박 의원은 다급히 두 손을 모아 읍하며 말했다.“분부 내려 주십시오, 왕 대인.”“이따가 어쩌면 대왕께서도 군영에 오실지 모른다.”“예.”“그럼 이만 물러가 보거라.”“예.”박 의원은 재차 예를 올린 뒤 서둘러 물러났다.대왕은 하루가 멀다고 군영을 찾았고, 이들 의원들은 대왕이 왜 군영에 오는지 익히 알고 있었다. 이제야 왕 대인의 정체를 어렴풋이 짐작하게 된 박 의원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다. 자신을 위해서도, 소항을 위해서도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었다.상운국의 황태후가 의술에 능통하다는 소문은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눈앞의 왕 대인이 보여준 의술은 떠돌이 의원에 불과한 그들을 경탄하게 하기에 충분했다.게다가 입 모양을 읽어 알아낸 정보까지 더해지자, 박 의원은 왕 대인이 황태후 마마일 것이라고 거의 확신했다.작별을 고하고 떠난 이들의 신분 또한 예사롭지 않았다. 서로를 ‘폐하’, ‘전하’라 부르는 것을 보니, 하나같이 황족이 아니겠는가!박 의원은 방을 나서며 식은땀을 훔쳤다.그때 화랑이 웃으며 다가왔다. 박 의원님, 날이 몹시 더운가 봅니다?”박 의원이 어색하게 웃으며 답했다.“아, 날이 좀 덥구나.”황태후 마마를 지근거리에서 모시는 화랑과 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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