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장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제부터 그들은 그저 우리와 같은 평민일 뿐이란다.”“어, 어째서요?”“아무튼 이것만 명심하거라. 이 집에서 너는 엄연한 주인이고, 그들은 손님이다. 넌 주인으로서 너그럽게 그들을 대접해야 하고, 손님 역시 마땅히 주인을 존중해야 하는 법이지.”경장명은 그리 말하며, 경풍이라면 이 뜻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예전에는 내가 널 너무 소홀히 대했구나. 앞으로는 네 학문을 내가 직접 챙길 것이다. 장차 과거에 응시하거라.”“과거 시험이라니요, 영남에는 과거 시험이 없는 거 아니었나요?”“아니, 상운국의 과거란다.”경장명은 자애로운 손길로 경풍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상운국의 과거 시험, 그것은 용강한이 그들에게 영남을 무사히 떠날 수 있게 해주며 약속한 바였다.경풍은 아무것도 몰랐다. 아이는 마치 하얀 백지장처럼 맑고 순수했고, 경장명은 황제가 이런 백지 같은 아이에게만큼은 기회를 줄 것이라 굳게 믿었다!“상운국이라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신 곳인가요?”경풍이 물었다.경장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하지만 우리는 이제 그 분들과는 남남이나 다름없단다. 풍이 네가 사람들 앞에서 출세하고 싶다면 내가 도와주마. 하지만 그 외에는 너 스스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이제 널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단다.”“네, 명심하겠습니다, 아버지!”경풍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아이를 잘 다독인 후, 경장명은 아달에게 경풍을 데려가 쉬게 하라고 일렀다.아달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럼 작은 도련님을 왕후 마마께 모셔다드리…”“그럴 필요 없다.”경장명은 단호하게 아달의 말을 자르곤, 그를 향해 계속해서 명했다. “이제부터 왕후 따위는 없다. 임 부인, 아니 소 부인이라 부르면 된다. 왕자니 공주니 하는 것도 없으니, 그냥 그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거라.”아달은 멍하니 입을 벌렸다. 주인의 입술이 달싹이는 것을 보면서도 도무지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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