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2691 - Chapitre 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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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1화

심초운과 주익선이 자리에 앉으니 이육진이 절을 했고, 이육진도 답례를 한 후 모두가 자리에 앉았다.용강한이 말했다. “방금 초운이가 말했는데, 너희가 모레 떠날 준비를 한다고?”“그렇습니다. 다만 방금 어마마마와 아바마마를 뵈었는데, 어마마마께서 저희더러 며칠을 더 놀다가 떠나라고 하셨습니다.”이천이 솔직하게 대답했다.심초운이 이육진을 바라봤다. “그럼 저희도 며칠 더 늦춰 가는 게 어떻겠습니까? 폐하께서 지금 회임하신 몸이시니, 이곳을 떠나기가 더욱 아쉬우실 테고요.”이천이 말했다. “영이가 영남에 있고 싶으면 남겨두거라. 경성 쪽은 내가 있으면 충분하니.”“그럼 좋겠군요.”심초운이 고개를 끄덕였다.이진과 주익선 부부는 이미 영남에 정착하기로 결정했고, 이영은 그것이 부러워 견딜 수 없었다.이영은 상운국의 황제였으니, 계속 영남에만 머물 수는 없었던 것이다.하지만 이천이 경성으로 돌아가 정사를 맡아 돌본다면, 이영은 영남에서 한두 달 더 머물다 상운국으로 돌아가도 큰 문제는 없었다. 그때쯤이면 아이도 네댓 달이 되어 태중에서도 한결 안정될 터였다.화랑은 이천이 오자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가 찻잔과 찻물을 더했다.해가 저물 무렵이 되자 세 사람은 용강한에게 작별 인사를 고하고, 돌아가 이영과 이진, 심연희 세 사람을 데리고 와 함께 저녁을 들겠다고 했다.용강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너희들은 가거라.”“예.”세 사람이 떠난 후, 화랑이 들어와 얼굴가득 부러움을 띠며 말했다. “몇 분의 귀인께서 그리도 고귀한 신분이신데도 곁의 사람들을 특별히 살뜰히 돌보시니,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 이것이 귀인과 저희 같은 평민의 다른 점일까요?”용강한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맺혔다.“사람의 귀천이야 절반일 뿐, 결국은 제 본심에 달려 있는 법이지.”그는 화랑을 바라보며 말했다.“네가 네 부인을 잘 돌보는 것처럼, 네 부인 역시 마음속으로는 네가 가장 좋은 사람이라 생각할 테니까.”화랑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감사합니다, 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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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2화

이진이 웃음을 터뜨렸다. “언니, 이 과육은 하얀 것 같지만 즙이 많고 달다고 해도, 박 의원님이 말씀하시길 이것도 너무 많이 먹으면 열이 난다고 했어요. 남의 땅에 온 것이니 남의 말을 잘 들어야지, 많이 먹을 수는 없습니다.”이영이 손에 들었던 여지를 재빨리 한입에 먹었다. “응, 정말 많이 먹으면 안 되겠구나.”오라버니도 이미 수없이 당부한 일이었다.하지만 이진과 심연희가 계속 껍질을 벗겨 먹는 것을 보자 이영은 자꾸만 침이 고였다.그녀는 차라리 시선을 돌렸다.평생 살면서 못 먹어본 것이 무엇이겠는가. 그런데 요즘 들어 점점 욕심이 많아지는 것 같았다. 먹을 것이라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다 먹고 싶어졌다.“아, 그냥 저도 안 먹겠습니다.”이진이 손에 들었던 마지막 하나를 먹은 후 손을 헹궜다.심연희도 말했다. “맞아요, 저도 안 먹겠습니다.”이영이 서둘러 말했다. “어머, 그럴 필요 없다. 내가 못 먹는다고 너희까지 못 먹을 까닭이 있겠느냐?”바로 그때 심초운, 이천, 주익선이 들어왔다.“무슨 이야기라도 나누고 있는 것 같은데, 다들 무엇을 하고 계세요?” 이영이 여지를 가리키며 물었다.“음,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단다. 경성으로 돌아가면 이렇게 맛있는 여지를 또 어디서 먹겠느냐?”심초운은 이영이 진정으로 그리워하는 사람이 아바마마와 어마마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다가가 그녀를 살며시 안아주었다.“아까 형님께서 말씀하셨는데, 태상황 폐하와 태후 마마께서 저희더러 영남에서 며칠 더 머물다 가라고 하셨습니다.”“그게 정말이냐?”이영이 이천을 바라봤다. 아바마마와 어마마마께서 자신들이 오래 머무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으실 줄 알았는데, 생각해 보니 경성에는 아직 어린 이윤만 남아 있으니 자신들을 좀 더 곁에 두고 싶어 하시는 모양이었다.이천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정말이다.”그러고는 심연희를 바라보았다.“나도 며칠 더 머물다 경성으로 돌아갈 테니, 그때 함께…”“저는 부군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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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3화

그리하여 화랑이 솜이불을 보내오자, 이천과 이영 등도 먼저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떴다.소우연과 이육진은 원래 용강한을 따라 그의 본채로 돌아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었다.그런데 용강한이 이육진에게 물었다.“연이에게는 말씀하셨습니까?”이육진이 고개를 저었다.“아직 말하지 못했습니다.”“이 무더운 여름에도 제 방에는 화롯불이 있어 몹시 덥습니다. 이렇게 춥고 더운 것을 오가다가 혹여 병이라도 나시면 고생이 아니겠습니까? 저를 따라 괜한 고생 하지 마십시오.”“그리 많이 고생하는 것도 아닙니다.”소우연이 말했다.“남국이 막 세워져 몸소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을 텐데, 무리하지 않는 편이 좋겠구나.”용강한이 다시 한번 사양했다.소우연은 입을 열려다 결국 그만두었다.용강한이 이육진을 바라보며 말했다.“방심하지 마십시오.”이육진이 뜻을 알아차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예.”두 사람이 눈짓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면서도, 소우연은 그들이 대체 무슨 무언의 대화를 나누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왕궁으로 돌아온 뒤.령이는 이미 뜨거운 물을 준비해두고 있었다.이육진이 직접 욕조에 물을 가득 채워 주고는, 둘이 함께 목욕을 했다.침소에 든 뒤.이육진의 손과 발이 슬슬 짓궂어지기 시작했다.소우연이 말했다.“부군은 조금도 피곤하지 않으신가 봐요.”“이전에 상운국 전체를 다스릴 때도 피곤한 줄 몰랐단다.”그가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연이는 겨우 며칠 다스렸다고 벌써 힘든 게냐?”“진짜 힘들다니까요.”그녀가 이육진을 바라보며 말했다.“부군과 오라버니, 두 사람 대체 음…”소우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육진이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춰 더는 말을 잇지 못하게 만들었다.다만 두 사람의 호흡이 서서히 맞아갈 즈음, 이육진이 소우연의 귓가에 나직이 속삭이며 은밀한 이야기를 전했다.처음에 소우연은 그저 옳지 않다고만 여겼다.하지만 그것이 용강한과 이육진이 함께 상의해낸, 유일한 살길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그녀는 하마터면 그 자리에서 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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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4화

그날 아침 조회가 끝난 뒤, 령이가 허둥지둥 대전으로 달려와 아뢰었다.“대왕, 어서 용 대인을 좀 살펴봐 주십시오.”“용 대인이 왜?”소우연이 물으며 용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용 대인께서 피를 토하셨습니다. 박 의원 등이 이미 가서 살펴보았지만 다들 속수무책이었습니다.”소우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용강한의 병세는 그녀조차 손쓸 방법이 없는데, 박 의원 등이야 당연히 더더욱 도리가 없을 터였다.비록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었지만,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걱정스러웠다. 이 모든 것은 결코 이육진이 말한 대로 걱정하는 척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그녀는 걱정하는 척을 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걱정되어 죽을 지경이었다.“이 대인께는 알렸느냐?”“이 대인께서는 민생을 살피러 지방에 나가 계셔서, 제가 미처 찾아뵙지 못했습니다.”령이가 사실대로 아뢰었다.“알겠다.”소우연의 발걸음이 점점 빨라져, 령이는 도무지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대왕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령이는 생각했다. 예전에는 마님이 여리고 가녀려 보였는데, 지금 보니 분명 무예를 익힌 몸이었구나.소우연이 용부에 도착했을 때, 이천 등은 이미 한발 앞서 와 있었다.그들이 용강한의 침상 앞에 무릎 꿇고 있는 모습을 보자, 소우연은 놀라 하마터면 정신을 잃을 뻔했다.그녀는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당황하면 안 된다, 당황하면 안 된다.’ 이런 상황은 이육진이 진작 일러준 것이니, 스스로 겁먹어서는 안 된다고.한편으로는 당황하지 말자 되뇌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놀라 쓰러질 듯한 모습을 연기해야 했다.소우연이 달려들며 외쳤다.“오라버니, 오라버니…”연기랄 것도 없이, 그녀의 눈물은 실이 끊어진 구슬처럼 뚝뚝 떨어져 내렸다. 그녀가 바닥에 무릎 꿇은 아이들을 향해 말했다.“다들 일어나거라, 다들 일어나거라. 너희 외삼촌께는 아무 일 없으실 거다, 어째서 무릎을 꿇고 있느냐?”그녀는 소리치면서 동시에 울었다.눈물이 도무지 멈추지 않았다!심장도 누군가에게 꽉 움켜쥐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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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5화

이천 등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다가, 결국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들도 어마마마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그들 모두 외삼촌에게 가르침을 받은 이들인 만큼, 외삼촌의 맥만 보고도 모든 답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이진이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어마마마, 저희는 그저 외삼촌이 걱정될 뿐이에요.”소우연이 고개를 돌려 이진 등을 바라보며 말했다.“너희 효심은 안다. 너희 외삼촌도 알고 있어. 하지만 너희가 무릎 꿇는 건 허락 못 한다. 너희 외삼촌은 아무 일 없을 게다!”마치 그들이 상을 치르며 조문이라도 하는 것 같지 않은가!용강한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연아, 그렇게까지 화낼 것 없다. 내 몸은 내가 잘 안다.”“그런 말씀 하시는 거 허락 못 합니다!”“알았다, 알았어, 말하지 않으마.”용강한은 그녀의 붉어진 눈을, 구슬처럼 뚝뚝 떨어지는 눈물을 바라보았다. 이것이 어찌 연기이겠는가, 분명 그녀는 진심으로 마음 깊이 상처받아 슬퍼하고 있었다!그가 떨리는 두 손을 들어 그녀의 머리를 어루만졌다.“나 때문에 슬퍼하지 마라.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열에 여덟아홉은 뜻대로 되지 않는 법이지. 만약 정말 그날이 온다 해도, 나는 영원히 너를 잊지 않을 것이다.”사람이 정말 죽고 나면, 과연 누가 누구인지 기억이나 할 수 있을까?전생에 죽은 뒤 다시 태어난 모든 것도 결국 그 작가가 조종한 것에 불과했으니, 나머지 사람들이야 의식의 잔재로 무엇을 기억할 수 있겠는가?소우연은 그만두려다가도, 만에 하나 이기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이 떠올랐다.이천이 먼저 일어섰고, 이영 등도 뒤따라 일어섰다.그들 마음속에도 어딘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외삼촌은 전부터 기력이 미약해 보였고 별조차 쇠약해지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급격히 무너질 정도는 아니었는데 말이다.어마마마가 무릎 꿇지 못하게 하시는 건, 그들이 상을 치르듯 굴고 있다 여기시기 때문이리라…소우연이 고개를 돌려 이천 등을 바라보며 말했다.“너희는 다들 돌아가 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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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6화

문 밖.이육진이 막 도착했을 때, 소우연과 용강한이 나누는 그 말을 듣고 말았다.그 역시 마음속으로는 잘 알고 있었다. 문산에서 돌아온 후로 용강한은 몸이 차가워진 탓에, 이제는 보름이라는 기한조차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그는 들었던 손을 거두었다.그러고는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소우연은 바깥에 누군가 있는 듯한 기척을 느꼈으나, 살펴보아도 문을 두드리는 이도,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기색도 없었다. 그저 누렁이가 문 앞에서 두어 번 낑낑거리다가, 이내 다시 잠잠해졌을 뿐이었다.일각 후, 소우연은 추위에 못 이겨 재채기를 했다.용강한은 그제야 겨우 그녀의 품에서 몸을 떼어내고는, 소우연을 바라보았다. “폐하께서 이미 연이 너에게 뜻을 전했을 것이다. 연아. 그러니 이만 돌아가거라.”그랬다. 이육진은 그녀에게 그들의 계획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하지만 이 계획은 지극히 위험천만했다.그러나 이는 그들에게 남은 유일한 반격의 기회였으며, 달리 갈 수 있는 길은 없었다.용강한은 소우연이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고 있었다.그는 남은 힘을 다 쏟아 씁쓸히 웃어 보이며 말했다. “걱정 말거라. 설령 최악의 결과가 온다 해도, 적어도 내가 이 세상에 존재했었다는 사실만은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니.”최악의 결과란… 결국 용강한이 세상을 떠나고, 그에 관한 모든 것이 이육진의 한 가닥 기억으로만 남는 것이었다.그녀는 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반드시 성공해야 했다. 그들은 반드시 살아남아 승리자가 되어야만 했다!용강한은 옅은 미소를 머금었다. 한 가닥의 가능성이라도 남아 있다면, 그는 반드시 그 길을 택할 것이었다.*용부.이육진이 용부에 이르렀을 때, 이천을 비롯한 이들은 이미 이곳에서 한참을 기다리고 있었다.“아바마마.”“아바마마, 외삼촌의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모두가 이육진을 향해 예를 갖추었다.그들의 계획은 결코 작가에게 들켜서는 안 되었기에, 그가 연기를 하는 것이든 진심에서 우러난 것이든, 그저 풀이 죽은 모습으로 상석에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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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7화

하지만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심지어 훗날 그가 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아이들은 여전히 아무것도 모를 것이었다. 그때가 되면 그들은 얼마나 괴로울 것인가?그러나 하필 지금은, 이 사실을 조금도 드러낼 수 없었다. 만에 하나 발각되기라도 하면, 용강한은 살아남을 가능성이 거의 없어질 수도 있었다.심연희는 이영과 이진의 슬퍼하는 모습을 보다가, 자연히 이천 쪽으로도 눈길을 돌렸다. 그는 평소에도 얼굴에 표정이 별로 없는 사람이었지만, 오늘따라 그 얼굴빛이 유난히 더 싸늘해 보였다.이천은 어려서는 장공 스님 밑에서 자랐지만, 경성으로 돌아온 후로는 줄곧 외삼촌의 문하에 들어가, 외삼촌에게서 도술을 배운 시간도 결코 짧지 않았다.그 역시 이영, 이진과 마찬가지로 외삼촌의 일로 마음이 아팠을 것이다.그런 생각이 들자, 심연희는 손을 뻗어 이천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이천은 그 온기를 느끼고 고개를 돌려 심연희를 바라보았다.심연희는 옅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은 언제까지나 그의 곁을 지킬 것이라는 뜻이었다.화랑이 다과와 찻물을 받쳐 들고 정당 안으로 들어왔다. 다들 얼굴빛이 하나같이 무겁게 가라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잠시 아무 말도 꺼내지 못한 채 그저 조심스레 차를 올릴 뿐이었다.그가 물러나려 할 때, 이육진이 불러 세우며 말했다. “혹시 대왕께서 나오시거든, 우리가 정당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전해다오.”“예, 대인.”그렇게 시간은 흘러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다.소우연은 그제야 용강한의 방에서 나왔다.누렁이가 꼬리를 흔들며 소우연 곁을 한 바퀴 돌더니, 이내 본채 안으로 뛰어들어갔다.소우연이 고개를 돌려 보니, 누렁이가 용강한 앞에서 낑낑거리고 있었다. 마치 용강한의 몸이 많이 나빠졌다는 것을 알기라도 하는 듯, 그 역시 걱정스러운 기색이었다.용강한이 손을 뻗어 누렁이의 머리를 쓰다듬었지만, 누렁이는 그래도 참지 못하고 낑낑 울음소리를 냈다.그녀의 귀에 용강한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아달이가 곧 올 것이다. 그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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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8화

저녁 식사 자리.화랑과 령이 두 사람은 주방 사람들을 데리고 음식을 올린 뒤 곧장 물러났다.용강한은 두꺼운 솜옷을 걸치고, 곁에는 화로 두 개를 피워 놓고서야 겨우 허리를 곧게 펴고 앉을 수 있었다.소우연이 문득 자리에서 일어났다. “온 가족이 이렇게 영남에서 한자리에 모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거늘, 앞으로 다시 이처럼 모두 함께하는 날이 있을지는 모르겠구나.”그녀는 이천에게 다가가 음식을 집어 그릇에 덜어주었다. “천아, 이건 네가 좋아하는 것 아니었느냐?”이천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이영과 이진 등을 바라보았다. 그들 역시 의아한 기색이었다.“어마마마, 저는 본래 가리는 음식이 없습니다.”이천이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래.”소우연은 이천에게 음식을 다 덜어준 뒤, 몸을 굽혀 그를 품에 안았다.그 행동에 이천을 비롯한 아이들은 더욱 어리둥절해했다.이천의 마음속 어딘가에 늘 결핍되어 있던 모정이, 이 순간만큼은 도저히 버텨지지 않았다. 그는 어마마마를 마주 안으며 말했다. “어마마마, 오늘 제가 외삼촌께 무릎 꿇고 청을 올린 것은 결코 그런 뜻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하늘에 빌어, 외삼촌께서 신명의 가호를 받으시기를 바랐을 뿐입니다.”그 모습은 마치 잘못을 저지른 아이 같았다.소우연이 살짝 고개를 저었다. “너희 탓이 아니다. 내가 너무 조급했던 것이니, 이 어미를 탓하려무나.”“아닙니다, 어마마마 탓도 아닙니다.”이천을 비롯한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용강한이 말했다. “별일 아니다. 정말 그런 날이 온다 한들, 너희가 내 마지막을 지켜준다면 이번 생도 결코 헛되지 않았을 것이다.”“그런 말씀 마세요!”소우연이 즉시 용강한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찌 아이들 앞에서 그런 허튼소리를 하십니까.”용강한이 웃으며 말했다. “알겠다. 허튼소리는 하지 않으마.”소우연은 그제야 이천을 놓아주고, 심연희 곁에 앉아 그녀의 손을 잡았다. “앞으로 너와 천이는 반드시 한마음 한뜻으로, 평생토록 행복하게 지내야 한다.”“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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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9화

저녁 식사 자리.“우리 손주 이름은 생각해 두었느냐?”이는 이영에게도, 심초운에게도 묻는 말이었다.이영이 고개를 저었다.심초운 역시 고개를 저었다.소우연이 말했다. “아명은 담이라 하는 게 어떠냐?”“담이요?”“그래, 담이.”아이들을 그리워할 그녀가 늘 마음에 담아 잊지 않기를 바라는 뜻에서 지은 이름이었다.이영이 소우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마마마, 어찌 벌써부터 아이의 이름을 지어두시는 겁니까.”“아이의 이름이란 원래 미리 생각해 두는 법이다.”“그런가요?”“그래.”말을 마친 소우연이 이어 말했다. “너희도 천천히 생각해 보고, 정해지면 우리에게 알려주려무나.”“저, 아…”소우연이 웃으며 이영에게 음식을 집어주었다. “이건 네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란다. 어미가 늘 기억하고 있었지. 지금은 두 사람 몫을 먹어야 하니 아껴 먹어서는 안 된다. 어미에게 좋은 약방문이 있으니, 산후 회복도 금방일 것이야. 걱정하지 말거라.”“네.”이어 소우연이 심초운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와 영이는 소꿉친구가 아니더냐. 그 아이가 황제 노릇을 하는 것도 여간 고된 일이 아닐 터이니, 자잘한 일들은 네가 수고해 주어야겠구나.”“마마, 염려 마십시오. 폐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기꺼이 하겠습니다.”소우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심초운에게도 음식을 집어주었다.심초운은 그릇에 담긴 음식을 바라보며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처음에는 그저 어마마마가 오늘 조금 이상하다고만 여겼으나, 이제는 어마마마가 확실히 너무나 이상하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아바마마와 외삼촌 역시, 지금까지 이 모든 것에 조금도 이상함을 느끼지 못하는 듯한 모습이었다.소우연은 어느새 이진의 곁으로 다가가 있었다.이진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어마마마, 오, 오늘 왜 이러세요?”“나는 괜찮다.”그녀는 손을 뻗어 이진의 얼굴을 감쌌다. 막내딸인 이진은 외모도 그녀를 가장 많이 닮아 있었다.그녀는 이진과 주익선에게도 음식을 집어주며 말했다. “너희 둘도 티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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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0화

“전에 아바마마와 어마마마께서 저희더러 영남에서 며칠 더 놀다 오라 하셨는데, 오늘은 또 이러시니…”이영이 말끝을 흐리며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차마 뒷말을 잇지 못했다.이진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니에요, 아니에요. 어마마마께는 아무 일도 없으실 거예요. 오라버니, 점을 치실 줄 아시잖아요, 명성을 보실 줄도 아시잖아요? 아바마마와 어마마마의 명성을 좀 살펴봐 주세요.”이천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미 살펴보았다. 아바마마와 어마마마의 명성에는 확실히 쇠약해지는 기미가 보이더구나.”위잉…그 자리에 있던 모두의 귓가에 이명이 울렸다.심초운이 얼른 이영을 부축하며 말했다. “폐하, 진정하십시오. 분명 아무 일도 없으실 겁니다. 아바마마와 어마마마께서는 도술을 익히지 않으셨는데, 어찌 천도의 벌을 받으시겠습니까? 아무 일도 없으실 겁니다!”이영이 흐느끼며 말했다.“모르겠어, 너무 무섭구나.”그녀가 이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무섭습니다. 외삼촌도 구하지 못했는데, 그다음엔 아바마마와 어마마마마저 눈앞에서 사라지게 되는 건 아닐지…”이진이 다급하게 말했다. “아니에요, 아니에요! 아바마마와 어마마마마저 그렇게 되는 건 싫어요… 외삼촌 일만으로도 이미 받아들이기 너무 힘들단 말이예요… 오라버니, 오라버니…”이진이 두 손으로 이천의 옷소매를 붙잡았다. “오라버니, 도대체 방법이 있는 거예요, 없는 거예요?”이천이 주먹을 꽉 쥐었다. 그에게는 방법이 없었다.몇 년 전, 그는 이미 자신의 도술 대부분을 소진해 버린 터였다. 지금은 그저 흠천감 감정 직책을 겨우 감당할 수 있을 뿐이었다.심초운이 말했다. “어마마마께서 오늘 너무 티가 나셨습니다. 분명 저희에게 숨기시는 일이 있으실 겁니다. 다들 같은 생각이시지요?”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이천이 숨을 깊게 들이쉬고 말을 이었다. “어마마마께서 오늘 하신 말씀의 뜻은, 우리더러 남으라는 것이었다…”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 차마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든 말이었다.이영이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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