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이육진도 있었다.한때 소우연을 사랑하지 않았던 그 황태자 전하마저 장형선산까지 쫓아와서는, 소우연에게 지극한 정을 바치는 모양새였다.이것은 진정 골치 아픈 일이었지만, 당사자들은 도무지 그리 느끼지 않는 듯했다.“연아, 진정 오라버니가 돕지 않아도 되겠느냐…?”“괜찮습니다. 이육진이 무슨 짓을 하지는 않을 거예요.”소명옥과 소려는 입을 꾹 다물었다.그 어조는 마치 오늘 밤은 달이 밝고 별이 예쁘다고 말하는 것처럼 너무나 무심했다. 조금의 두려움조차 담겨 있지 않았다.그녀가 예전에 가장 좋아했던 사람은 이육진이 아니었던가?헌데 지금 장형상선을 데리고 정인을 만나러 가겠다고?세상에… 소명옥은 머리를 짚었다. 당장에라도 하늘이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지만, 소우연도, 장형상선도, 심지어 방금 보았던 이육진조차 너무나 평온했다.“이 조용한 호수 아래에 엄청나게 큰 파도가 넘실대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소명옥이 소려에게 물었다.소려는 문천각으로 걸어가는 소우연과 용강한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쩐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뭐라고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요.”“그렇지? 너도 그런 느낌이 들지?”“네, 그 느낌이 너무 강합니다.”소명옥이 소려의 어깨를 두드렸다. “침착해라, 침착해. 오늘 밤은 달빛이 진정으로 좋으니, 우리는 달 구경이나 하자구나.”“……”용강한과 소우연이 문천각에 다가가자, 용강한이 소매를 살짝 흔들었고 커다란 문이 스르륵 열렸다.두 사람은 손을 맞잡고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소영아는 고개를 돌렸다가 두 사람이 맞잡은 손을 보고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비록 소설 속 이야기일 뿐이라지만, 설마 두… 아니, 아니다. 소우연이 이육진과 혼례를 올리지 않으면 자신은 돌아갈 수 없었다. 그녀에게는 여전히 자신을 사랑해 주는 가족이 있었다.사랑하는 여인이 다른 사내와 손을 잡고 나타난다면, 이육진은 대체 어떤 반응을 보일까?소영아는 이육진을 돌아보았다.평상 위에 정좌해 있는 그는 눈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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