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2711 - Chapitre 2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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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1화

이천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의정전 안. 경장명, 방 대인, 조신철, 왕 대인 등 일행은 속내를 꿰뚫어 보면서도 굳이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상운국과 남국은 모두 이씨 가문의 나라가 아니던가! 그들 모두 한 가족이나 다름없으니, 상운국의 식량과 은전이 남국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남국의 백성들도 상운국의 백성들처럼 좋은 시절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조회가 끝난 후. 소우연 일행은 곧장 침전 쪽으로 향했다.침전 밖은 햇살이 눈부시게 밝았지만, 따갑지는 않았다. 주익선, 정연, 문형우, 령이 등은 이미 탁자와 의자를 모두 마당으로 옮겨 놓았다. 마당에 심은 꽃들이 다투어 피어나 벌과 나비들을 불러 모으고 있었다.“대왕 일행이 모두 왔으니, 수라를 내오거라.”이육진이 령이에게 분부하자, 령이는 가볍게 몸을 굽혀 예를 표하고는 수라를 내오러 갔다.화가 앞에 앉은 용강한은 붓과 먹을 진작에 준비해 두고, 모든 사람이 모이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할 참이었다.“할마마마…”소유와 소록이 소우연을 향해 날아갈 듯 달려왔다. 오늘 아침, 어머니가 아이들에게 앞으로 할마마마와 할바마마, 그리고 용 대인에게 아주아주 잘해드려야 한다고 단단히 일러두었기 때문이다. 만약 잘해드리지 않으면, 나중에 뵙고 싶어도 만에 하나 뵙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면서 말이다. 어쨌든 아이들은 그저 할마마마 품에 파고들고만 싶었다. 그러면 어머니가 아주 많고 예쁜 옷들을 지어줄 테니까.소우연은 몸을 숙여 두 꼬마 녀석에게 각각 입을 맞추고는, 아이들의 손을 이끌고 자리에 앉았다.“어마마마, 어마마마와 아바마마께서 가운데에 앉으시지요.”이천이 말했다.“오른쪽 자리는 네 외삼촌을 위해 남겨두마.”소우연이 그렇게 말하며 용강한을 바라보았다. “이따가 그림을 그릴 때 오라버니 자리도 꼭 남겨두어야 해요.”용강한은 미소를 머금고 고개를 끄덕였다.이윽고 령이가 궁인들을 데리고 식당으로 식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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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2화

“멍멍멍!”누렁이는 용강한을 향해 두어 번 짖더니, 소유를 안고 있는 소우연 앞에 가만히 앉았다.용강한이 고개를 들어 미소를 지었다. “너도 그림에 들어가고 싶은 게냐?”“멍멍!”소우연이 손을 뻗어 누렁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오라버니, 누렁이도 같이 그려 넣어 주세요.”용강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마.”누렁이는 신이 나서 몸을 흔들더니 소우연에게 조금 더 다가갔다. 녀석은 소우연 앞에 앉아 세상 사람들을 연민하는 듯한 우수에 찬 눈빛을 하고 입을 굳게 다물었는데, 그 모습이 평소보다 훨씬 늠름하고 당당해 보였다.두 시진 후.용강한은 기진맥진한 듯 탁자를 짚고 섰고, 터져 나오는 기침 소리는 좀처럼 멎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누렁이가 가장 먼저 용강한 곁으로 달려가 낑낑거리며 걱정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다.소우연도 단숨에 용강한 곁으로 다가갔다. “괜찮으세요? 더 버틸 수 있으시겠어요? 아무래도 내일 다시 그리거나, 다른 사람에게 붓을 맡기는 게 좋을 듯 해요.”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그의 등을 두드려 숨을 고르게 해주었다.용강한이 고개를 저었다. “난 괜찮다.”이육진 일행이 다가가려 하자, 용강한이 다급히 손을 들어 제지했다. “오지 마십시오. 조금밖에 안 남았으니, 지금 움직이면 도로묵이 되고 말 겁니다.”“알겠습니다.”이육진이 대답한 후, 나머지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 “다들 움직이지 말거라.”사람들은 일제히 대답하며 앞다투어 용강한을 바라보았다.소우연은 용강한의 두꺼운 겉옷을 여며주었다. 그의 몸은 여느 때처럼 차가워서, 그녀는 곁에 다가가기만 해도 얼음덩어리에 닿은 듯한 한기를 느꼈다.“외삼촌, 정말 더 버티실 수 있으시겠어요?”이영이 걱정스레 물었다.이천과 이진 등도 걱정 가득한 얼굴이었다.용강한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습니다.”소우연이 그에게 차를 한 잔 따라 주었고, 용강한이 그것을 마시자 상태가 한결 나아졌다.그제야 그녀가 그의 그림을 보니, 그 안에는 모든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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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3화

소우연 일행도 그를 바라보았다.용강한은 살짝 난처한 기색이었다. 화폭 속에서 이육진은 소우연의 어깨를 감싸 안고 있었는데, 누가 봐도 무척이나 금슬이 좋아 보이는 모습이었다.그의 시선이 소우연에게서 이육진 일행 쪽으로 옮겨가자, 마음 한구석에서 억누를 수 없는 씁쓸함이 밀려왔다.소우연이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내 모습은 가장 마지막에 그려 넣을까 해서.”“예, 알겠습니다.”저녁 식사를 마친 후, 소우연과 이육진, 용강한 세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처소로 돌아갔다.용강한은 조용히 앉아 낮에 그리던 그림에 세세하게 선을 덧그리고 색을 칠했다.소우연과 이육진이 숯을 담은 화로를 그의 곁으로 가져갔다. 숯을 제법 많이 넣은 터라, 두 사람은 이미 열기에 땀을 송글송글 흘리고 있었다.“강한 오라버니 곁에 있으면 좀 시원하겠어요.”소우연이 말하며 의자를 옮겨 용강한 곁에 앉았다.“당연하지.”이육진이 대답하며, 역시 의자를 옮겨 용강한의 반대편에 앉았다.용강한은 붓을 든 손을 멈칫하며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 두 사람은 모두 화폭 속의 가족 초상화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비록 그림 솜씨는 용 대인만 못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다 그렸으니 이제 대인 자리도 붓을 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이육진이 화폭 위, 소우연의 오른편 자리를 가리키며 물었다.용강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그럼 얼른 그려 보세요. 저도 어떻게 나올지 기다리고 있답니다.”용강한은 입을 달싹였으나, 무언가 말하기 어려워하는 눈치였다.“왜 그러시는데요?”용강한이 말했다. “그림 속 우연이 네가 품에 소유를 안고 있는데…”소우연은 그림 속의 자신을 보았다. 자신이 소유를 안고 있었고, 이육진은 소록을 안은 채 한 손으로 자신의 어깨를 감싸 안고 있었다.“무슨 문제라도 있나요?”소우연과 이육진이 동시에 용강한을 바라보았다.용강한이 이육진을 보며 말했다. “문제는 없다만, 제 손을 우연이의 팔에 닿게 그려도 되겠습니까?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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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4화

이육진이 고개를 끄덕였다.소우연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누렁이도 따라 일어나 소우연과 함께 이육진을 배웅하러 나섰다.마당.밝은 달빛이 교교하게 비치고 있었다.소우연이 먼저 이육진의 손을 잡았다. 누렁이는 맞잡은 두 사람의 손을 보더니, 제 몸으로 소우연의 치맛자락을 한 번 비비적거리고는 앞장서서 길을 안내했다.이육진이 고개를 돌려 소우연을 보며 그녀의 손을 마주 잡았다. “누렁이가 아주 요물이 다 되었구나. 우리가 그림을 그리는 걸 알고 자기도 그리겠다고 하니 말이다.”소우연은 그저 미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육진이 계속해서 말했다. “네가 내 손을 잡은 걸 보고 몸을 비비적거리는 걸 보니, 네가 용강한을 잊을까 봐 저러는 모양이구나.”“개 한 마리를 두고 어찌 그런 생각을 다 하십니까?”“저 녀석은 평범한 개가 아니다. 요물이 다 되었어. 아주 영악하단 말이다.”“네, 누렁이가 확실히 사람을 잘 따르긴 합니다.”그렇게 말하며 소우연은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오늘 밤은 달빛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이육진이 고개를 돌려 달을 바라보는 그녀를 쳐다보았다.“그래, 참으로 아름답구나.”그는 그녀를 보며 웃어 보였다.소우연은 무언가 느낀 듯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얽혔다. 그녀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이육진이 웃으며 그녀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 “연아, 너는 언제나 가장 아름답다. 난 널 원망한 적도, 용 대인을 원망한 적도 없다. 그저 우리 두 사람이 널 사랑하니 연이 너는 더 행복할 게야.”소우연은 입술을 비죽이더니 고개를 숙이고는 이육진과 함께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경문은 곁채 창문 앞에 서서 이육진과 소우연이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왠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착잡해졌다.대감의 이번 생은 참으로 고달프고 험난하구나.누렁이와 소우연이 돌아오고 나서야 경문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나마 이육진과 소우연 두 사람이 대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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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5화

“그럼 이제 덜 춥게 느껴지시나요?”용강한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말씀해 보세요.”용강한이 얼굴을 붉히며 ‘응’ 하고 대답했다. “확실히 덜 춥구나.”소우연은 허리를 굽혀 그의 얼굴을 감싸 쥐고는 이마에 입을 맞췄다.그의 심장은 쉴 새 없이 쿵쾅거렸다. 예전에는 늘 그녀가 잠든 후에야 그가 몰래 이마에 입을 맞추곤 했었다. 그런데 오늘 밤, 이렇게 장난스럽게 자신의 이마에 입을 맞추는 그녀의 두 눈은 마치 갈고리라도 달린 것처럼 그의 마음을 간지럽게 옭아맸다.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용강한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연아, 날 놀리지 마라.”소우연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다시 그의 얼굴을 감싸 쥐고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제 남자가 되겠다고 하지 않았나요? 어찌 이리 부끄러워하십니까.”그는… 확실히 부끄러웠다.용강한은 서둘러 그녀의 발을 씻겨주고는 안아서 침상에 눕혔다. 하지만 그가 몸을 일으키려 할 때, 소우연은 그의 목을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았다.“낭군… 어디로 도망가시려고요?” 그녀가 웃으며 물었다.용강한의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 그는 무의식중에 그녀의 진맥을 짚어보았으나, 연이는 딱히 약에 당한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오늘 밤엔 술을 마시지도 않았다.소우연이 말했다. “제가 누구한테 약이라도 당했을까 봐 의심하시는 겁니까?”용강한은 어색하게 웃었다. 오늘 밤 그녀는 평소와 조금 달랐다. “먼저 씻고 오마.”“그럼 기다릴게요.”“그래.”소우연은 그제야 용강한을 놓아주었다.용강한의 심장은 무척이나 빠르게 뛰고 있었다. 그 순간, 그는 자신이 더 이상 춥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온몸이 따뜻한 기운으로 가득 차오르는 듯했다. 심지어… 방금 연이에게 입맞춤을 받고, 그녀가 목을 끌어안으며 낭군이라 불렀을 때, 그의 머릿속에는 차마 입에 담기 민망한 장면들이 스쳐 지나갔다. 환상 속에서 그녀와 함께했던 그 시간들이었다.용강한은 씻고 나온 뒤 방 안의 촛불을 모두 껐다. 그가 침상으로 다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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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6화

달빛이 교교하게 쏟아져 내렸다.밤바람에 나뭇가지가 쉴 새 없이 흔들리듯 펄럭이던 침상의 휘장은 닭이 울 무렵에야 잦아들었다.목욕을 마치고 나니, 어느덧 동쪽 하늘이 물고기 배처럼 하얗게 밝아오고 있었다.소우연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침상 머리에 앉아 있는 용강한을 바라보았다. 혈색이 좋아진 그를 빤히 보던 그녀는 이내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용강한은 입을 벙긋거리더니 조금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소우연이 그의 턱을 들어 올리자, 용강한은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마주 보아야만 했다. 그는 전처럼 차갑지 않은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손을 맞잡았다.“더 장난치면 안 된다. 날이 다 밝았구나.”“그러게요. 제가 조회에 가야 하는 것만 아니었다면…”용강한은 깊은 숨을 내쉬며 더없이 다정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소우연이 웃으며 말했다. “기다리세요.”말을 마친 그녀는 몸을 일으켜 청동 거울을 가져오더니 용강한의 눈앞에 들이밀었다.“무엇이냐?”“보세요.”용강한이 청동 거울을 받아 들었다. 거울 속 그의 얼굴은 꽤나 혈색이 돌아 정상인처럼 보였다.“음양의 조화라는 게 정말이네요.”소우연이 웃으며 말했다. “다만 지금 오라버니 몸이 조금 허약해서 혹여나 견디지 못하실까 봐 걱정이었어요.”“연아…”용강한이 그녀의 손을 꽉 쥐며 짐짓 진지하게 물었다. “내가 약하다고?”그의 악력은 이런 순간에도 엄청났다!소우연은 고개를 저었다. “지금 몸 상태가 허약하다는 거지, 그쪽이 약하다는 게 아니에요…”용강한은 미간을 찌푸렸다. 연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를 리 없었다.억지로라도 곁에 남고 싶었지만, 그의 영혼을 육체에서 끌어내려는 알 수 없는 힘은 여전히 끈질기게 존재했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그는 곧장 이 세상을 떠나게 될 것이었다.“왜 그러세요? 걱정하지 마세요. 어차피 우리는 영원히 한마음이니까 절대 헤어지지 않을 거예요!”소우연이 다급하게 덧붙여 설명했다. “우린 절대 헤어지지 않아요.”그녀는 달려들어 용강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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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7화

작가가 오라버니에게 부여한 능력은 결코 작지 않다. 진 도사도 그 옛날 그림으로 결계를 쳤었으니, 이번엔 오라버니도 적의 계략을 역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소우연이 그의 옷깃을 단정히 여며주었다. “옷 좀 더 껴입으세요. 별일 없으면 밖으로 나가지 마시고요. 정무를 다 마치면 곧장 보러 올게요.”용강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다만…”“왜 그러세요?”“내가 추위를 심하게 타게 된 이후로 네가 줄곧 나를 돌보아주었지. 연아, 네가 훗날 혹시라도 나를 보지 못하게 될까 봐 두려워한다는 것을 안다.” 그렇게 말하며 그가 쓸쓸히 웃으며 소우연을 바라보았다. “연이 너와 함께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족하다. 내 병을 핑계 삼아 계속 내 곁에만 머물게 해서는 안 될 일이지.”“오라버니가 원해서 그런 게 아니에요. 저와, 폐하께서 함께 상의해서 결정한 일인걸요.”용강한은 입술을 달싹였으나, 한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소우연과 이육진, 두 사람은 자신들이 작가에게 맞설 수 없을 거라 생각하는 것이겠지. 결국 자신이 사라져 버릴 것이라 여기는 것이다.용강한은 발그레하게 달아오른 그 뺨을 바라보았다. 간밤의 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방 안을 덥히고 있는 화로 탓이 더 컸다. 그녀는 더우면서도 매일 밤 꾹 참고 자신과 함께해주고 있었다.용강한이 소우연의 손을 잡았다. “세상일이란 게 모두 우리가 생각한 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 법이다. 만물이 눈 깜짝할 사이에 변하는데, 다음 순간에 또 어떤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질지 그 누가 알겠느냐?”“폐하도 좋은 사람이고, 연이 너도 가장 좋은 사람이란다. 내 결말은 차치하더라도, 너와 폐하가 상운국을 떠나 나중에 다시 만나게 된다 하더라도, 그게 지금 당장은 아닐지도 모른다.”그의 말을 듣자 소우연의 심장이 덜컥 멎는 듯하더니, 이내 거세게 뛰기 시작했다. 그랬다. 그녀는 아직 기억하고 있었다. 꿈속에서 작가가 그들에게 새로운 신분을 설정해 준 것 같다는 것을…“그럼 전…”용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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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8화

일각 후.이육진이 소우연을 품에 끌어안고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놀랐느냐?”“그럴 리가요.”부부 사이에 입맞춤 한 번에 놀랄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가 질투가 나서 기분이 썩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어젯밤, 소우연이 이육진을 용부 밖으로 배웅할 때 그에게 몇 마디 건넨 적이 있었다. 비록 노골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용강한과 진정으로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었다. 그녀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용강한이 스러지는 것을 뻔히 지켜보면서, 그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를 불확실한 미래에 도박을 걸고 싶지 않았다.만약 살아남지 못한다면. 적어도 용강한이 살아있는 동안의 시간을 소중히 여긴 셈이 될 테고.만약 살아남는다면. 그렇다면 세 사람은 계속 이렇게 어색하게 지내야 하는 걸까?소우연이 마주 안으며 고개를 들자, 이육진이 고개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맞댔다. 두 사람은 다정하게 이마를 부볐다.“질투하시는 건가요?”“아니…”이육진은 애초에 부인하려 했으나, 다음 순간 아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질투가 났다.”“그럼 제가 풀어 드릴게요.”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손을 들어 그의 가슴팍을 부드럽게 문질렀다. “이러면 조금 나아지시겠습니까?”이육진이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손을 쥐었다. “그래, 훨씬 편안해졌구나.”“그럼 앞으로도 이렇게 풀어 드릴게요.”“아니, 그것보단…”“그럼...”그녀가 눈을 들어 그를 바라보더니, 그의 목에 팔을 두르며 말했다. “이건 어떠신가요?”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발돋움을 해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그가 가만히 있었음에도, 소우연은 아주 진지하게 입을 맞췄다. 눈썹과 눈가, 뺨에서 턱선, 그리고 목젖까지 어느 한 곳도 빠뜨리지 않았다.“연아…”이육진은 기분이 좋아 참지 못하고 그녀를 불렀다. 소우연이 그제야 멈추고는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이제 괜찮으십니까?”“좋구나.”두 사람이 마주 보며 미소를 짓자, 이육진은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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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9화

저녁 식사 무렵.소우연과 이육진, 그리고 이천 일행은 예전처럼 용부로 건너가 식사를 했다. 다만 오늘 밤, 소우연은 왕궁의 침전으로 돌아오며 이육진을 함께 데리고 왔다.“이러면 내가 대왕의 수청을 드는 셈인 것이냐?”소우연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부군께서 그렇다고 하시면 그런 것이고, 아니라 하시면 아닌 것이지요.”“당연히 수청이지.”그렇게 말하며 옷을 벗기 시작한 이육진이 물었다. “그럼 목욕부터 하겠느냐?”“네.”두 사람은 함께 욕실로 들어갔다. 욕조 안에는 이미 따뜻한 물이 준비되어 있었다. 소우연이 욕조 안에 들어가 앉자, 이육진이 그녀의 몸을 씻겨주기 시작했다.이육진이 점차 달아오르는 욕정을 참기 어려워질 때쯤, 무심코 고개를 숙여보니 소우연은 이미 욕조 가장자리에 기댄 채 곤히 잠들어 있었다. 이육진은 달아오른 제 꼴을 보며 참으로 어이가 없어 헛웃음만 나왔다.'얼마나 고단했으면 이리 금세 잠들었을꼬.'이육진은 하는 수 없이 일어나 자신의 몸을 대충 닦은 뒤, 욕조에서 소우연을 안아 들어 곧장 침상으로 향했다. 그는 정성스레 그녀의 몸에 남은 물기를 닦아주었다. 소우연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기만 할 뿐, 이내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는 침상 머리맡에 걸터앉아 한 팔로 그녀를 끌어안은 채 곤히 잠든 얼굴을 가만히 지켜보았다.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또 몇 달이 흘렀다. 스산한 늦가을이 찾아왔다.용강한은 이제 식당에 앉아 식사를 하는 것조차 힘겨워졌다. 소우연과 이육진의 몸 상태 역시 갈수록 나빠졌다. 몇 번이나 악몽 속에서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를 넘기면서도 두 사람은 꿋꿋하게 버티며 살아남았다. 소우연은 영이가 무사히 출산하는 모습만은 꼭 두 눈으로 보아야만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소우연, 이육진, 그리고 용강한 세 사람의 눈에 띄게 쇠약해진 모습을 보며 이천을 비롯한 사람들은 모두 뜨거운 솥 위의 개미처럼 안절부절못했다.입동이 찾아온 첫날. 마침내 이영의 해산일이 다가왔다.이날, 소우연은 모든 정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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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20화

“어마마마, 저 아기 안 낳을래요…!”“쓸데없는 소리 말고 힘이나 주거라!”산실 밖.심초운은 그 처절한 비명을 듣자 순식간에 혼비백산했다. “폐하! 괜찮으십니까?”이육진, 이천, 이진, 정연 등도 덩달아 바짝 긴장했다.여인의 출산은 귀문관을 드나드는 것과 같다. 특히 이진, 심연희, 정연은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잘 알기에 더더욱 안타까웠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시간이 조금씩 흐르고, 심초운은 이미 안절부절못하며 제자리걸음을 치고 있었다. 산실로 뛰어 들어가 이영의 상태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그녀가 산실에는 절대 들어오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던 터였다.이영은 자신이 사력을 다하느라 엉망이 된 꼴을 그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만약 기어이 들어온다면, 평생 그를 용서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기까지 했다!바로 그때, 누군가의 손이 심초운의 어깨에 얹혔다.“오라버니, 일단 진정하세요. 어마마마께서 계시잖아요. 어마마마께서 틀림없이 폐하를 잘 돌봐주실 테니, 폐하도 아이도 무사할 겁니다.”심초운이 고개를 돌려보니 심연희였다.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아무 말도 내뱉지 못했다.정연도 다가와 거들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마마께서 계시니, 폐하께선 절대 무탈하실 겁니다.”이진 역시 말했다. “언니는 워낙 대단한 사람이잖아요. 분명 저나 연희 언니보다 훨씬 꿋꿋하게 잘 버텨낼 거예요.”이영이 꿋꿋하다는 건 당연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출산의 고통은 그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끔찍할 터였다. 그렇지 않다면 이영이 저토록 처절하게 비명을 지를 리 없었다.이천이 말했다. “네놈이 하도 왔다 갔다 해서 아바마마께서 다 어지럽다 하시지 않느냐. 좀 진정하거라.”심초운이 근심 가득한 얼굴로 답했다. “어찌 진정할 수 있겠습니까.”생각해 보라. 당초 심연희가 아이를 낳을 때, 이천 역시 안절부절못하며 이성을 잃지 않았던가.이천은 입을 벙긋하다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심초운뿐만 아니라 그와 아바마마, 진이,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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