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2731 - Chapitre 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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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1화

사람들은 용강한에게 작별을 고한 뒤 저마다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육진 역시 그들과 함께 자리를 떠났고, 방 안에는 소우연과 누렁이, 경문만이 남았다.경문이 기침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되는 탕약을 올렸지만, 용강한은 약을 들이켜고도 기침을 쉽게 멈추지 못했다.결국 소우연이 은침을 꺼내 기침을 가라앉히는 혈자리에 침을 놓았다. 탕약과 침술이 함께 효험을 발휘하고 나서야 용강한의 거친 숨소리가 조금씩 잦아들었다.침상에 힘없이 누워 있던 용강한이 손을 살며시 들어 올리자, 소우연은 붉어진 두 눈으로 황급히 그의 손을 움켜쥐었다.“연아…”“네, 제가 여기 있어요.”“내게 남은 날이 그리 많지 않은 듯싶구나. 이제 정말 더는 버티기가 어렵겠어.”그는 제 몸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길어야 며칠을 넘기지 못할 터였다.소우연이 목이 메어 울먹였다. “저 때문에 오라버니가 너무 고통스러우신가 봐요. 죄송해요…”“아니다. 네 탓이 아니야. 그저 내가 차마 너를 놓아주지 못하는 것뿐이란다.”소우연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용강한을 억지로 이승에 붙들어 둘 수 없다는 사실만큼은 마음 깊이 알고 있었다.그녀는 더 이상 용강한이 이토록 모진 고통을 견디며 버티게 하고 싶지 않았다.소우연은 용강한을 조심스레 끌어안았다.“오라버니, 이제 제 걱정은 내려놓으셔요.”용강한의 입가에 은은하고 옅은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그녀를 어찌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전생과 이승을 통틀어, 그가 마음에 품은 단 하나의 집착이자 미련은 오직 소우연, 그녀뿐이었는데.“오라버니, 오늘 밤은 일찍 청하여 쉬세요.”소우연은 용강한에게 두툼한 이불을 꼼꼼히 덮어주고는, 그의 이마에 살포시 입을 맞추었다.용강한이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러마.”그는 소우연이 이제 이육진을 찾아가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질투나 시기 따위는 일지 않았다. 이미 소우연을 품에 안아 보았고, 그녀의 아낌없는 사랑을 온전히 누렸으니, 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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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2화

“연아, 연아, 컥…!”용강한은 소우연의 이름을 목이 터져라 부르며, 연신 왕궁 쪽을 바라본 채 미친 듯이 달렸다.누렁이도 그의 곁을 바짝 따라붙어 목청껏 짖어댔다. 용강한의 격앙된 감정을 느낀 것인지, 아니면 그의 몸 상태가 걱정되는 것인지, 다급하게 울부짖는 소리가 더없이 애처롭고 서글펐다.뒤늦게 쫓아 나온 경문은 흩날리는 백발을 휘날리며 미친 사람처럼 달려가는 용강한을 발견했다. 비틀거리는 그의 몸짓은 금방이라도 바닥에 고꾸라질 듯 위태로웠다.“어르신! 어르신, 대체 어찌 된 일이십니까? 지금 바람을 쐬시면 안 됩니다. 기침이 더 심해진단 말입니다!”“연아, 연이가 위험하다! 어서 나를 연이에게 데려다다오!”경문은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지금 당장 목숨이 위태로운 사람은 다름 아닌 어르신이 아니던가? 그런데 어찌하여 소우연을 구하러 가야 한다는 말씀이란 말인가.“마님께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입니까?”경문은 용강한의 몸을 바짝 부축하며 다급히 물었다.용강한은 핏발이 선 두 눈으로 경문의 팔을 움켜쥐었다.“연이가 위험해. 어서 가자, 어서!”“예, 예! 곧 모시겠습니다!”경문 역시 감히 지체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용강한을 부축한 채 왕궁을 향해 허겁지겁 달려갔다.왕궁 안.소우연은 왕궁 경내에 들어선 순간부터 가슴을 비틀어 쥐어짜는 듯한 복통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이를 악문 채 고통을 참아 내며 침전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문형우는 소우연과 마주치자 그녀의 낯빛이 유난히 창백한 것을 보고 깜짝 놀라 물었다.“대왕 전하, 안색이 몹시 좋지 않으십니다. 소인이 의원을 불러올까요?”“됐다. 너는 어서 심씨 가문 저택으로 가서 사람들을 모두 이리로 데려오너라.”“폐하 일행을 말씀이십니까?”소우연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문형우는 이상하다 여겼으나 지체하지 않고 곧장 심씨 가문 저택을 향해 뛰어갔다.소우연이 침전에 들어서자, 안은 적막할 정도로 텅 비어 있었다. 그녀는 침상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아니나 다를까, 침상 위에는 깊은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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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3화

“연아…”용강한이 소우연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목구멍에서 핏물이 울컥 치밀어 올랐다.그는 피를 토하며 경문의 부축을 받아 침상 끝에 비틀거리며 앉았다. 이육진과 용강한, 두 사내는 소우연의 양옆에서 그녀를 바짝 끌어안았다.소우연은 떨리는 손을 뻗어 용강한의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주었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 나직이 속삭였다.“오라버니, 더는 억지로 버티지 마셔요. 제가 먼저 길을 터놓을 테니…”“연아, 어찌 이런 무모한 짓을…”“그럼 오라버니는 어찌 이토록 모질게 고통을 견디시는 건가요?”용강한은 밀려드는 자책감에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진정으로 그녀를 놓아줄 수 없었기에, 그 모든 것을 도저히 내려놓지 못했던 것이다.깨어나지 못할까 두려웠다. 설령 다시 눈을 뜬다 해도, 더는 예전의 자신이 아닐까 두려웠던 것이다.눈물로 얼룩진 얼굴로, 세 사람은 서로를 꼭 끌어안았다.소우연은 이육진을 바라보며 나직이 물었다.“부군, 이번 생에 당신은 단 한 번도 저를 저버리지 않으셨지요. 저와 오라버니를 원망하지는 않으시나요?”“어찌 원망하겠느냐. 만약 다음 생이 있다면…”‘다음 생이 있다면, 우리 세 사람 그 누구도 빠짐없이 다시 만나기를.’이육진은 차마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하지만 세 사람은 서로의 눈빛만으로도 가슴 깊이 품은 간절한 바람을 똑똑히 읽어낼 수 있었다.경문은 서로를 꼭 끌어안은 세 사람을 바라보다 끝내 참지 못하고 눈물을 쏟아냈다. 누렁이는 불안한 듯 침전 안을 이리저리 오가며 애처롭게 낑낑거릴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이내 문밖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울리더니 이천 일행이 연달아 들이닥쳤다.“어마마마!”“아바마마, 어마마마와 외삼촌께 무슨 일이 생긴 것입니까?”“어마마마, 어찌 된 일입니까? 외삼촌!”소우연과 용강한의 입가에 묻은 피를 본 아이들은 경악했다. 그러나 밀려드는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도 그 무엇 하나 할 수 없었다.소우연은 아이들을 향해 조용히 손을 내밀었다.이천 일행이 황급히 다가오자, 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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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4화

“으앙!”“할바마마, 할마마마!”“으앙앙!”어린아이들이 일제히 목놓아 울부짖기 시작했다. 정연의 품에 안긴 어린 담이마저 자지러지게 울어 댔다.아이들의 서글픈 울음소리에 이천과 이영 등 어른들 역시 참았던 눈물을 주르륵 쏟아냈다.소우연이 아이들을 향해 손을 내밀자, 아이들은 다투어 소우연과 이육진, 용강한의 품으로 파고들며 더욱 크게 목놓아 울었다.“울지들 마라.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 이런 날을 맞이하는 법이란다.”소우연은 가슴을 비틀어 쥐어짜는 듯한 고통을 참아내며 아이들에게 나직하게 속삭였다.아이들의 통통한 뺨을 하나하나 쓸어내린 그녀는 이내 정연을 향해 손을 뻗었다.정연은 황급히 어린 담이를 품에 안은 채 소우연에게 다가갔다. “마마…”소우연은 어린 담이의 고운 뺨을 가만히 어루만졌다.“우리 담이가 앞으로도 부디 평안하고 건강하게 자라나길 바란다.”이영은 끝내 참지 못하고 통곡을 터뜨렸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이토록 가슴이 찢어질 듯한 슬픔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어마마마, 제발 그런 말씀 마셔요! 오라버니, 어서 어마마마를 구해줘요. 어서!”이천이라고 어찌 어마마마를 구하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어마마마의 상태는 이미 손쓸 수 있는 범위를 한참이나 넘어선 뒤였다. 조금이라도 살릴 가망이 있었다면 용강한이 진작 손을 썼을 터였다!“정연아, 령이야. 아이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거라.”정연은 치밀어 오르는 오열을 참지 못했다. 소우연은 어린 담이를 안고 있는 정연의 손등을 가볍게 토닥였다.“어서 가거라.”정연은 눈물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듯 잠시 머뭇거리다가, 결국 어쩔 수 없이 돌아서서 방을 나갔다.이제 방 안에는 이천과 이영, 이진을 비롯해 심초운과 심연희, 주익선 등 몇 사람만 남았다.이영과 이진은 소우연을 끌어안고 목놓아 울었다. 그러나 소우연의 기력은 이미 바닥나고 있었고, 생명마저 서서히 꺼져가고 있었다. 입가에서는 붉은 피가 끊임없이 조금씩 흘러나왔다.“어마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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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5화

“아바마마, 어마마마, 외삼촌…”이영은 기력이 다할 때까지 오열했다.심초운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그녀를 꼭 끌어안고 마음을 가라앉히라며 달랬다.지금 산후조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평생 병을 달고 살 수도 있었다. 어마마마께서도 그 사실을 아신다면 분명 가장 가슴 아파하실 터였다.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이영이 어찌 슬픔을 억누를 수 있겠는가.이진은 어마마마를 끌어안았다가 아바마마를 부여잡고, 다시 외삼촌의 손을 만져보았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그저 무력하게 눈물만 흘릴 뿐이었다.이천은 세 사람이 나란히 영면에 든 모습을 바라보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심연희는 그런 그를 조용히 끌어안아 주었다.심소균과 위진규, 진호범 등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세 사람의 마지막 길을 정중히 배웅했다.태상황과 태후, 그리고 용강한이 같은 날 세상을 떠났다.이천 일행은 이육진이 남긴 유언에 따라 황릉을 조성했다. 세 사람의 관을 나란히 배치해 하나의 묘실에 함께 안장했다.유품을 정리하던 중, 이영은 어마마마가 남긴 편지를 발견했다. 그것은 마치 한 권의 긴 이야기책과도 같았다.책 속 인물들의 삶은 어마마마의 인생과 무척이나 닮아 있었다. 이야기는 여주인공이 스스로 죽음을 택하고, 두 부군이 그녀와 함께 영성대륙으로 향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영기가 충만해 선도를 닦을 수 있는 세계인 그곳에서 세 사람은 마침내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아간다는 내용이었다.이영은 자신이 발견한 편지를 이천에게 건넸다.“이건…”이천 역시 외삼촌의 유품을 정리하다 외삼촌이 남긴 편지를 발견한 적이 있었다. 그 내용 또한 이영이 건넨 편지와 무척이나 비슷했다. 이천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편지를 꺼내 두 편지를 서로 바꾸어 읽어 보았다.그때, 이진과 주익선이 급히 뛰어왔다. “아바마마의 편지를 찾았어!”“뭐라고?”이영과 이천, 심초운, 심연희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사람들은 모두 함께 세 통의 편지를 살펴본 끝에, 세 사람이 남긴 이야기의 줄거리가 완전히 일치한다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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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6화

“큰 아가씨…”하녀의 낯빛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그녀는 눈앞의 소우연을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큰 아가씨… 이, 이곳은 영도의 경기입니다. 큰 아가씨, 대체 어찌 된 일이십니까? 소인을 놀라게 하지 마셔요.”어린 하녀는 겁에 질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했다.“내가 누구냐?”소우연이 물었다. 이곳에서도 자신이 여전히 ‘소우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하녀가 대답했다.“큰 아가씨는 소 대장군부의 큰 아가씨이시옵니다. 존함은 소우연이시옵니다.”여전히 소우연이라는 이름이었다.하녀는 눈물을 닦아내며 말했다.“큰 아가씨께서 정신을 차리셨으니, 소인이 어서 대감마님께 가서 이 기쁜 소식을 말씀드려야겠어요.”소우연은 가만히 손을 내저었다.“가보거라.”하녀는 감히 지체하지 못하고, 기쁜 기색으로 들뜬 발걸음을 옮기며 처소 밖으로 달려 나갔다.소우연은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이곳은 과거 이육진과 함께 머물렀던 태자부보다도 훨씬 고풍스럽고 정교했다.하늘은 투명하리만치 푸르렀고, 흰 구름은 솜사탕처럼 몽글몽글 피어올라 있었다. 청량한 공기를 깊이 들이마시자 몸 안 깊숙히 맑은 기운이 스며들었다. 그저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상쾌해지는 기분이었다.소우연은 규방으로 돌아와 구리거울 앞에 섰다.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은 다름 아닌 아리따웠던 소녀 시절의 자신이었다.이육진에 대해서는 별다른 걱정이 없었다. 이미 작가가 구상해 둔 이야기의 흐름을 미리 알고 있었으니, 이육진은 틀림없이 자신을 따라 영성대륙으로 건너왔을 터였다.정작 그녀가 가장 가슴 졸이며 걱정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용강한이었다.잠시 후, 어린 하녀를 따라 수많은 사람이 처소 안으로 몰려들었다.소우연은 방 안을 가득 채운 이들을 바라보았다. 하나같이 낯선 얼굴이었지만, 그들은 저마다 자신이 그녀의 부친과 모친, 조모, 세 명의 오라버니, 그리고 여동생이라고 소개했다.소우연은 그들을 가만히 응시했다.상운국 시절 소씨 가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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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7화

소우연의 온몸에서는 자연스레 우러나오는 듯한 위엄이 느껴졌다.소우연은 자신감 넘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올렸다. 역시, 그녀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언니, 황태자 전하께서도 아직 혼수상태이신데, 궁에 들어가 보지 않겠어요?” 소영아가 웃으며 제안했다.소우연은 소영아를 바라보았다. 그녀에게 자신을 향한 악의가 없다는 것은 분명히 느껴졌다. 그런데도 왠지 모르게, 자꾸만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소영아는 슬며시 화가 났다. 자신은 세상에서 가장 착하고 사랑스러운, 부모님이 애지중지하며 키운 금지옥엽이었는데, 어째서 저런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것일까? 설마, 자신이 싫어진 건가? 대체 왜?소영아는 심경이 바스러질 지경이었다. 꿈에도 몰랐다. 그저 소설을 썼을 뿐인데, 느닷없이 소설 속 세계로 끌려 들어오게 될 줄이야!이 세계로 완전히 끌려오기 전, 그녀는 스스로 현세로 돌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두었다. 바로 여주인공 소우연과 남주인공 이육진이 이 세계에서 혼례를 올리는 날이었다. 하늘의 문이 열리고 기이한 빛이 쏟아져 나오는 그 찬란한 순간, 현세로 돌아갈 수 있다는 설정이었다.하지만 시간이 촉박했던 탓에 더 많은 내용들을 배치할 새도 없었고, 심지어 혼례를 올릴 날짜조차 정해두지 못했다.그러니 언제 돌아갈 수 있는가는 전적으로 두 사람이 언제 결혼하느냐에 달려 있었다.어쨌든 소영아는 두 사람이 석 달, 다섯 달 혹은 일 년쯤 뒤에 결혼해도 좋다고 생각했다. 사랑스러운 여주인공, 남주인공과 조금이라도 더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었으니까... 어차피 이 또한 아주 드물고 소중한 여행 같은 시간일 테니 말이다.그리고 용강한도 있었다.애초에 그녀는 현대 사회의 일부일처제를 고수하고자, 용강한을 남주의 전생 중 한 생의 기억으로만 남겨두려 했다. 누가 알았으랴. 용강한의 능력이 그토록 대단할 줄이야! 세 사람은 순순히 따르는 척 자신이 정해둔 결말을 향해 나아가는 듯하더니, 마지막 순간에 그녀의 뒤통수를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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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8화

“우선 이것부터 놓고 말하렴.”소우연은 제 다리를 꽉 붙든 소영아를 내려다보며 골치가 아파졌다. 상황이 도무지 자신의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었다.다만 소영아의 이런 행동은 문득 상운국에 두고 온 진이를 떠올리게 했다. 진이도 어릴 적에는 곧잘 이렇게 어리광을 부리곤 했었다.“언니가 저한테 화를 풀지 않으시면 절대 안 놓을 거예요! 저한테는 정말 아무것도 없고, 오직 언니뿐이란 말이에요.”말을 마친 소영아의 눈시울이 붉어졌다.여주인공이 사랑을 독차지하는 총애 캐릭터가 되도록, 여동생마저 일부러 언니에게 졸졸 매달리는 성격으로 설정했던 터라 정작 자신에게는 아무런 특혜도 없었다.물론, 자신이 정말 이 책 속으로 끌려 들어올 줄 미리 알았더라면, 무조건 자기 역할에게 온갖 신통한 능력부터 부여했을 테지만 말이다!소우연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괜찮다. 나 역시 너에게 준비한 선물이 없으니, 이걸로 서로 퉁친 셈 치자구나.”다른 건 몰라도, 소영아의 생김새만큼은 정말이지 진이와 똑 닮아 있었다.“역시 우리 여주… 흠흠, 언니는 정말 착하다니까요!”소영아는 하마터면 속마음을 입 밖으로 털어놓을 뻔했다.어찌 되었든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맛있는 것을 얻어먹으며 책 속 세계를 실컷 구경하다가, 두 사람이 혼례만 올리면 곧바로 현실 세계로 돌아갈 수 있었다.“이곳이 영성대륙인가요?”소우연은 세 오라버니를 바라보며 은근슬쩍 물었다.“그래. 우리가 있는 곳은 영성대륙의 중심부에 자리한 운환천조란다.”첫째 오라버니 소명남이 대답했다. 넷째 누이가 기억을 잃었으니, 하루빨리 기억을 되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당연했다.“이곳에서는 신선이 되기 위해 수련할 수 있나요?”소우연의 질문에 가족들은 서로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소우연이 정말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모양이었다.둘째 오라버니 소명옥이 대신 대답했다.“그렇단다. 영적인 자질을 타고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수련을 통해 신선이 될 수 있지. 그런 자질이 없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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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39화

그들은 감히 상대할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인물이었다.소우연이 소명남을 가볍게 밀쳐 내자, 용강한은 어느새 두 팔을 벌린 채 형제들 뒤에 서 있는 소우연을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강한 오라버니…”소우연은 망설임 없이 용강한의 품에 와락 안겼다. 이렇게 용강한을 눈앞에서 직접 만나게 되다니,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용강한이 넓은 소매를 크게 한 번 휘두르자, 온 방 안이 순식간에 금은보화로 가득 찼다. 그중에서도 수정석이 가장 많았고, 온갖 영약과 법기까지 빼곡하게 쌓여 있었다.“이것들은 모두 납채 예물입니다.”“뭐라고요?”“상선께서는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소명남은 미간을 찌푸린 채 경악을 금치 못했다.“상선, 이는 당치도 않은 일입니다! 저희 넷째 누이는 이미 혼례를 약속한 정인이 있습니다. 운환 황실의 이육진 태자 전하와 약혼한 사이입니다.”“저는 좋아요.”용강한이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소우연이 생긋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고는 무척 자연스럽게 용강한의 곁에 바짝 기대었다.“저는 오라버니에게 시집갈래요.”가족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였다.그때, 소영아가 소리쳤다.“안 돼, 안 돼, 안 돼요! 절대로 안 돼요!”여자 주인공이 용강한에게 시집가 버리면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주된 이야기가 완전히 틀어지는 게 아닌가! 그 두 사람이 혼례를 올리지 못하면, 자신은 영영 현실 세계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 아닌가!용강한이 고개를 돌려 소영아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매가 차갑게 가라앉았고, 단지 그 눈길 한 번에 소영아는 머리가 깨질 듯한 통증을 느꼈다. 소영아는 머리를 감싸 안고 소명남의 품으로 쏙 들어갔다.“큰 오라버니…”신수 백기린이 머리를 한번 내젓더니, 단 한 번의 포효만으로 지붕이 날아갈 듯한 위세를 내뿜었다.소명남은 급히 술법을 끌어올려 소영아를 보호하며 용강한에게 청했다.“부디 상선께서는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소우연이 거들었다.“강한 오라버니, 이분들은 나쁜 사람들이 아니에요.”“누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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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40화

“상선을 받들어 모십니다.”소명남과 소명옥, 소려 등도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상선을 받들어 모십니다…”소 대인 역시 황급히 허리를 숙이며 맞이했다. 상대는 다름 아닌 천기관의 장형상선 용강한이 아니던가!소영아는 다리가 굳어 도무지 무릎이 굽혀지지 않았다. 원래는 소우연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으려 했으나, 용강한이 보내온 싸늘한 눈빛 한 번에 꼿꼿하던 다리의 힘이 사르르 풀리며 매끄럽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어찌 된 일일까?소영아는 용강한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에서 적의를 느꼈다. 분명 자신이 직접 만들어 낸 가상의 인물이자 막강한 능력과 미모, 재능을 한 몸에 모아 놓은 완벽한 인물이었는데, 자기는 그를 그토록 사랑했건만 정작 그 남자는 자신을 증오하고 있다니!소영아는 깊게 숨을 내쉬며 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 감히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했다. 천기관이라니, 이곳 영성대륙 최정상의 선문이 아니던가.“상선께서 이처럼 걸음 하신 데에는 무슨 연유가 있으신지요?”소 대인이 전전긍긍하며 물었다.“나는 따님을 사모한 지 이미 오래되었소. 하여 오늘 특별히 납채를 하러 온 것이니, 소 대인께서 성원해 주시길 바라오.”소 대인은 할 말을 잃었다.이게 무슨 일인가… 딸아이가 대체 언제 상선과 아는 사이가 되었단 말인가?상선의 인정과 사랑을 받는 것은 분명 경사스러운 일이었으나, 우연이에게는 엄연히 황실 태자와의 혼약이 남아 있었다.소 대인이 두 손을 모아 올리며 말했다.“상선께 말씀드리자면, 딸아이는 황실의 이육진 태자와 어릴 적부터 맺은 혼약이 있습니다. 하여 이 일은 아무래도…”“관심할 것 없소. 그자와의 일은 내 직접 명확히 이야기를 나눌 터이니.”“허나…”용강한은 소 대인 일행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오직 소영아만을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드디어 만났군.’누구지? 용강한의 목소리인가?소영아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지만, 그는 방금 분명 입조차 벙긋하지 않았다. 환청이라도 들은 걸까?다음 순간, 용강한은 소우연의 손을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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