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른 주무십시오.”소우연은 이내 이육진 품에 기대었다. 너무 졸려서 눈꺼풀이 스르르 내려오던 그때, 두 손으로 자신의 뒤통수를 감싸고 있는 이육진이 한참 지나도 그녀의 허리를 안아주지 않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게 되었다.‘이제 내가 싫증난 건 아닐까?’이런 생각에 조금 걱정이 됐지만 마음을 차분하게 먹고 생각해보면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았다. 그녀는 이육진을 믿었다. 조금 전까지 그렇게 달콤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는데 벌써 싫증났을 리가 없다.소우연은 이내 이육진의 가슴팍에 대고 얼굴을 살짝 비볐지만 상대방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개를 들어보니 이육진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뭔가 생각에 잠긴 듯했다. 소우연은 그의 턱을 만지작거리며 물었다.“부군, 아직도 주무시지 않고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하고 있는 겁니까?”그제야 정신을 번쩍 차린 이육진이 소우연을 감싸안으며 대꾸했다.“연아, 오늘 조정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이비궁의 내관이 이민수 그자를 찾아가는 걸 우연히 목격했는데 그 내관의 모습이 오늘 나와 부딪쳤던 내관의 모습과 꽤 많이 닮은 것 같았다.”“부군 말씀은 아령 곁을 지키는 내관이 부군을 일부러 치고 갔다는 뜻입니까?”이육진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소우연이 말을 이어갔다.“음모가 확실합니다. 어쩌면 부군의 염낭도 그자가 몰래 훔쳐갔을 가능성이 큽니다.”이육진도 그 생각에 쉽게 잠이 들지 못했던 것이다. 잠시 뒤척이던 그는 이내 침대에서 일어나 외투를 입은 뒤, 밖에 있는 정연을 불렀다.“간석은 돌아왔느냐?”방으로 들어온 정연은 허리를 숙여 인사를 올린 뒤, 바로 대답했다.“저하, 간 태감께서 조금 전에 돌아오셨습니다. 지금쯤 아마 목욕을 하고 계실 겁니다.”“씻고 나면 이리로 오라고 전하거라.”“네, 저하.”정연은 바로 돌아서서 방을 나섰다.소우연도 침대에서 일어나 외투를 걸친 뒤, 의자에 앉아 이육진과 함께 간석을 기다렸다.“아무래도 간 태감이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한 듯합니다.”소우연은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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