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인, 아기 황자께 해가 될까 염려돼 감히 다 하지 못했습니다. 아니었더라면, 더 기쁘게 해드릴 수 있었을 텐데요.”이복이 아첨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이비는 억눌렀던 숨을 토하며 낮게 중얼거렸다.“그렇다면, 어디 한 번 제대로 해보거라. 이제 석 달도 지났으니… 이 몸, 방사를 해도 무방하다.”“헌데… 방금 폐하께…”이복이 머뭇거리자, 이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 늙은이는 이제 아무 쓸모도 없다.”그녀는 이복을 흘끗 바라보았다. 남자로서는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그의 손과 혀는 제법 쓸 만했다.이복은 이비의 반응에 은근한 만족을 느끼며 점차 자신감을 얻어갔다.‘마마만 잘 모시면, 반드시 입신양명할 수 있을 거야.’숨 가쁜 신음과 거친 숨소리. 향 한 자루도 다 타기 전에, 모든 것이 짧고 급하게 끝났다.이비의 눈가엔 묘한 만족이 어려 있었고, 이내 문 쪽으로 시선이 향했다.그 순간 문틈 너머, 누군가가 숨어 지켜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이복도 놀라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이비가 급히 그의 팔을 붙잡았다.괜히 소란을 피웠다간 더 큰 화를 자초할 수 있었기에, 조용히 처리해야 했다.그림자의 정체는… 혜주였다.‘감히… 엿들고 있었다니.’이비는 이복의 품에 안긴 채 속삭이듯 말했다.“저 개 같은 혜주는… 더는 남겨두지 않는 게 좋겠구나.”“혜주를요…?”이복은 마음속으로 되뇌었다.‘방금 그게 혜주였다고? 흠…’“저에게 맡겨주십시오. 내일 해 뜨기 전, 저 아이는 이 세상에 없을 것입니다.”그 아이가 얼마나 들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방금 나눈 대화와 일의 전모까지 모두 들었다면… 절대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일이었다.예전엔 벙어리였기에 위험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글도 읽고 쓸 줄 아는 몸. 절대로 살아 있게 둘 수 없었다.이복은 옷매무새를 다듬고 공손히 인사한 뒤 방을 나섰다.혜주는 방 안의 대화를 모두 들었다. 문은 닫혀 있었지만, 음성과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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