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Bab 721 - Bab 730

831 Bab

제721화

용강한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마마,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전 이미 그 결과를 알고 있으며, 충분히 잘 보호할 수 있습니다. 쉽게 죽을 일은 없을 것입니다.”소우연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오히려 그가 더 태연해 보였다.그녀는 도리어 그를 대신해 조바심이 났다.소우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용강한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손을 내밀며 고충 단지를 달라고 했다.그러자 용강한이 말했다.“마마, 이 단지는 한쪽은 뜨겁고 한쪽은 차가워서 마마의 연약한 피부로는 감당하시기 어려우실 겁니다.”소우연은 잠시 멈춰 단지를 한참 들여다보았다.용강한이 물었다.“궁금하신 겁니까?”그는 단지를 열어 그녀가 마음껏 볼 수 있도록 했다.그러자 소우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이건 오라버니의 목숨과 직결된 물건인데, 어찌 남에게 함부로 보여줄 수 있겠어요?”“다른 사람이라면 감히 못 하겠지만, 마마 라면 전 두렵지 않습니다.”소우연은 그를 걱정할 뿐, 그의 고충을 해치거나 그의 목숨을 위태롭게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그녀는 미소를 지었다.그는 여전히 그녀를 한결같이 믿고 있었다.그 후, 용강한이 이천에 대해 물었다.소우연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천이는 장공 스님과 정 도사와 함께 사방을 떠돌고 있어요. 오라버니도 그 사실을 아시잖아요.”“저도 알고는 있습니다. 다만 저 때문에 폐하와 황후, 그리고 대황자께서 천륜의 낙을 누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더 큰 걱정은 만일 이천이 자라서 돌아오지 않겠다면…”설령 돌아온다 해도, 그는 한 번도 저군으로서의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다.순간 용강한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졌다.소우연이 그의 마음을 읽은 듯 말했다.“오라버니, 그런 걱정은 마세요. 지금의 상운국은 이미 백성은 부유하고 국력은 강성해져 이미 정해진 국면입니다. 큰 문제는 없을 거예요.”“아니요, 제가 그런 뜻으로 말씀드린 건 아닙니다.”“그럼요?”“제가 걱정되는 건 저군의 자리가...”소우연은 입을 열었다가 이내 닫았다.“천이가 돌아올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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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2화

소우연도 함께 일어나 배웅에 나섰다.용강한은 어찌 감히 그런 대접을 받겠냐고 했지만, 소우연의 고집을 꺾을 수 없어 결국 일행이 함께 문밖까지 나왔다.그때 어디선가 작은 그림자 하나가 쏜살같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이영아...”소우연이 깜짝 놀라 급히 아이를 멈춰 세우려 했다.하지만 이영은 멈추지 않고 그대로 용강한의 품으로 달려들었다.“아이고, 누가 나랑 부딪혔어?”이영은 머리를 감싸 쥐고 고개를 들었다.“어? 이 멋진 아저씨는 누구에요?”하얀 머리에 붉은 얼굴, 피곤해 보이긴 했지만 정말 잘생겨 보였다.이영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어머니, 이 사람은 누구예요?"그러더니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는 무언가 곰곰이 생각하는 듯했다.정태부께서 말씀하시길, 백발은 노인이고 피부에 주름이 생긴다고 했었다.그런데 눈앞의 이 사람은 머리만 하얗고 얼굴은 여전히 잘생겼다. 아버지처럼 잘생긴 남자였다.하지만 아버지처럼 무섭진 않고, 오히려 아주 온화하고 따뜻해 보였다.그가 웃을 때, 눈은 마치 초승달 같았다.이영은 몹시 신기한 듯 환하게 웃더니, 소우연 곁으로 가서 물었다.“어머니, 이 사람,,, 할아버지는 아니죠?”소우연이 급히 아이의 입을 막았다.“함부로 말하지 마라.”물론, 그가 할아버지일 리 없었다.그는 한때 소우연과 이영, 천이 모두를 살리기 위해 자기 자신을 희생하기로 결심했고, 그날 하룻밤 사이 머리가 모두 하얗게 변해버린 것이다.“괜찮습니다.”용강한이 몸을 굽혀 이영의 눈높이에 맞추며 말했다.“신이 맞혀볼까요?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아주 똑똑한 공주님… 이영 공주님 맞죠?”이영은 손뼉을 치며 깔깔 웃었다.“맞아 맞아!”그러고는 작은 입술을 삐죽 내밀고 웃으며 용강한을 바라보았다.“근데, 어떻게 알았어요?”“신은 흠천감 사람이거든요. 점을 잘 보지요.”용강한이 웃으며 대답했다.“흠천감...”이영이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정태부께서 그러셨는데, 흠천감은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곳이래요. 권력자들은 흠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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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3화

그 모습을 본 소우연은 깨달았다.자신과 용강한, 그리고 이영과 이천이 같은 이들은 애초에 하늘의 뜻을 거스른 존재들이었다.그런 사람들에게라면 흠천감도 가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소우연이 말했다.“오라버니, 나중에 편하실 때, 시간이 나시면 다시 이야기해요.”그러자 이영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지금은 시간 있으세요?”여전히 용강한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기대에 가득 차 있었다.마치 거절당하면 바로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은 표정이었다.용강한은 이미 소우연이 허락한 것을 보았다.그래서 이영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지금 공주마마께서 시간이 괜찮으실까요?”“괜찮아요!”이영은 뛰며 소리쳤다.“지금 바로 가고 싶어요, 삼촌! 지금 당장 데려가 주세요!”그러면서 용강한의 옷소매를 잡아당겼다.“지금 당장 가요, 삼촌!”하지만 그에게 가까이 다가간 순간, 뜨거운 느낌이 확 전해졌다.이영은 놀라 서둘러 옷소매를 놓고 말했다.“삼촌… 너무 뜨거워요.”용강한이 어깨를 으쓱하며 웃었다.“그렇습니다. 신이 아직 병중이라, 회복이 되면 그때 공주마마를 흠천감 구경에 꼭 모시러 오겠습니다. 괜찮으시겠어요?”이영이는 몹시 아쉬워했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삼촌, 절대 잊으면 안 돼요.”입술을 삐죽이며 소우연의 다리에 기대 시무룩해 있었다.그 모습에 용강한은 미소 지으며 확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잊지 않겠습니다.”“좋아요! 삼촌, 손 흔들어요!”이영이 양손을 흔들며 인사 했다.용강한도 따라 손을 흔들고, 소우연을 향해 고개 숙여 웃으며 말했다.“황후 마마, 여기서 실례하겠습니다.”“그래요.”소우연은 어쩔 수 없이 이영의 손을 잡고, 용강한이 가마로 향하는 모습을 배웅했다.그의 마른 몸은 걷는 것조차 힘들어 보였고, 가마에 오를 때도 경문이 부축을 해야 했다.가마가 천천히 멀어져 갔다.소우연의 눈이 다시 시큰거렸다.그녀는 멀어져 가는 가마를 향해 한동안 시선을 두었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 푸른 하늘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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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4화

소우연도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맞이하러 나섰다.이육진은 달려오는 그녀를 보며, 원래 다소 무겁던 얼굴에 환한 웃음이 번졌다.그는 재빨리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오늘은 웬일로 이런 환대까지 받는 거지? 연아가 이렇게 기뻐하며 날 맞이해준 건 정말 오랜만이구나.”소우연이 농담하듯 말했다.“부군께서 제가 마중 나오길 바라셨다고요? 예전엔 부군께서 '마중 안 나와도 된다, 편하게 있으라' 하지 않으셨어요?”이육진이 잠시 멈칫하더니, 곧 후회가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그랬던가... 그런 말도 했었지.”하지만 이렇게 돌아올 때마다 소우연이 웃는 얼굴로 자신을 맞아주는 걸 보면, 그는 세상 무엇보다 특별한 삶을 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소우연이 말했다.“앞으로는 매일 부군을 마중 나오는 건 어떨까요?”“그럴 것까지야 있겠느냐. 다만 네가 나를 그리워하다 참지 못하게 된다면, 그땐 몇 걸음 더 나와서 마중 나와도 좋겠다.”두 사람은 이야기하며 눈빛을 주고받았고, 정다운 분위기가 감돌았다.소우연이 그의 팔을 가볍게 쳤다.“폐하께서 요즘 지루하셔서 즐거움을 찾고 계신 건가요?”“그게 무슨 말이냐?”그렇게 말하면서도 이육진은 불현듯 떠올랐다.그가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태자부까지 달려가 그녀와 함께 정해에 빠졌던 순간들.정말 신선하고, 마음속 응어리들도 확 풀리는 시간들이었다.그는 다시 한 번 소우연을 찬찬히 바라보았다.궁 안에서의 그녀는 늘 우아하고 위엄있는 옷차림에 행동거지도 품위 있었고, 말투와 표정도 항상 예의에 맞아 가벼운 농담이나 노골적인 말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의 앞에서조차 함부로 정담을 나누거나 노골적인 말을 하는 일이 극히 드물었다.하지만 태자부에서는 달랐다.그녀는 다양한 역할을 기꺼이 연기해주었다.그가 패왕이 되어 억지로 덮치기도 하고, 방탕한 사내가 되어 양가의 규수를 유혹하거나 괴롭히기도 했고, 혹은 갓 사랑을 나눈 서툰 남녀처럼 금단의 열매를 맛보기도 했다.그 모든 상황은 정해진 형식이 없었고, 그야말로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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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5화

이 왕조를 통틀어 이육진처럼 여인을 존중하는 남자가 또 있을까?문득 소우연은 이곳이 원래 소설 속 세계이며, 모든 것이 허구라는 사실을 떠올렸다.원작에서 이민수가 소우희에게 베풀던 총애도 이정도 였다.하지만 이육진이 자신에게 보여주는 모습은… 정말로, 매 순간 그녀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그녀는 이 모든 것이 너무나 좋았다.“가짜가 아니야. 내가 너를 사랑하는 마음은 진짜고, 우리가 함께 겪는 희로애락과 일상 모두가 전부 진짜다.”이육진의 말에, 소우연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진짜였다.그들의 감정, 모든 슬픔과 기쁨, 행복과 죄책감, 가족을 향한 정과 우정, 나라를 향한 마음까지… 그 모든 것은 분명히 살아 있는 감정이었다.그녀는 조용히 그의 품에 몸을 기댔다.“왠지 아령은 다시는 경성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그건 그 자의 선택이죠.”그가 부드럽게 달래듯 말했다.“설령 아령 같은 위험이 사라진다 해도, 네가 궁을 떠날 수 있는 날이 오면 나가야 해.”이 삼사 년 동안 그도 가만히 있던 것은 아니었다.경성 곳곳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암위들이 숨어 있었다.언젠가 그녀가 궁을 나설 그날, 위험을 피하거나 뜻밖의 상황에 놓이더라도 안전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해두고 있었던 것이다.“그때가 되면 정태부에게 태자부로 오라고 해서, 거기서 수업하게 하자.”이육진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소우연이 그의 머리를 마사지해주며 농담을 던졌다.“그럼 정태부가 폐하를 욕하지 않겠어요?”“감히 그럴 순 없겠지만, 원망은 좀 하겠지.”“사람을 괜히 고생시켜 이리저리 불러대니, 우리가 잘못한 건 맞죠. 그냥 참으셔야죠.”이육진은 소리 내어 웃었다.“그 말이 맞다.”다음 날 아침.소우연은 정말로 이영을 데리고 궁을 나섰다.마차 안에서 이영은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손발을 휘저으며 소우연의 뺨에 입맞춤을 해댔다.“어마마마 짱! 어마마마 만세!”정연이 옆에서 웃으며 말했다.“마마께서는 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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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6화

소우연은 미소를 머금고 작은 이영에게 다가갔다.“정태부께서 너에게 학문을 가르쳐주시는 건, 매우 고되면서도 참으로 위대한 일이란다.”이영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아바마마가 황제가 되신 것만큼 위대한 거예요?”표정은 매우 진지했다.소우연은 웃음을 머금은 채 말을 이었다.“폐하께서도 정태부께 배움을 받으셨단다. 그러니 너는 더욱더 공경심을 갖고 열심히 배워야 해. 그래야 폐하께 당당할 수 있고, 너를 가르치려 애쓰시는 연로하신 정태부의 깊은 뜻에 보답할 수 있지.”“폐하께서 글을 아시니까 상소문을 검토하실 수 있는 거고, 천하를 다스리며 모든 백성을 돌볼 수 있는 거야.”소우연은 이영의 손을 잡고 뜰 안으로 걸어 들어가며 말했다.“책을 읽는다는 건 지혜를 밝히는 일이고, 인생의 가치와 관점을 세워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기초란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푸른 하늘을 바라보게 했다.“심지어 독서는 하나의 세계를 다시 만들어낼 수 있단다.”“세계를 다시 만든다고요?”이영은 손가락을 입에 살짝 물며 신기한 눈빛으로 되물었다.푸른 하늘, 흰 구름, 따사로운 햇살.그녀가 진지한 눈빛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자, 이영도 그녀의 시선을 따라 뜰 안의 나무와 꽃, 그리고 태자부 대문 밖의 넓은 대로를 바라보았다.“그래. 책은 하나의 세계를 창조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어. 이 세계 역시, 누군가가 써 내려간 글에서 비롯된 세계지.”소우연은 이영의 손을 꼭 잡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그 뒤를 따라오던 정연이 감탄하며 말했다.“마마께서 독서로 세계를 창조할 수 있다고 말씀하시니 정말 신기하네요.”소우연은 그녀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당연한 일이지. 너의 학식은 너로 하여금 사물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게 해줄 거야.”“네가 지금 보는 것도 일면이고, 네가 생각하는 것도 또 다른 일면이란다.”“그리고 네가 보지 못하고 놓친 것 역시, 또 한일 면이지.”정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곱씹듯 되뇌었다.한편, 시장 거리에서는… 조윤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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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7화

’아령이란 자는 대체 누구일까…’조윤은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물었다.“경성을 이리 잘 아는 거 보니, 사막 가기 전부터 여기 있었던 거구나?”아령이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예, 그렇습니다.”“그럼, 네 처소에서 차를 한 잔 할 수 있겠느냐?”그의 말에 아령은 미소를 머금고 답했다.“그렇다면 절 따라 이쪽으로 오십시오.”조윤은 주저 없이 그녀를 따라 객실 안으로 들어섰다.분명 그녀의 방이었다.차를 따르는 소리가 유독 귀에 거슬리게 울렸다.“장군, 녹차입니다. 드십시오.”아령이 손짓하며 찻잔을 권했다.두 사람은 원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조윤은 찻잔을 들고 천천히 돌리며 한참을 바라보다가, 한 모금 마셨다.그리고 나직하게 말했다.“이지윤과 네가 섣달그믐날에 함께 죽었다는 소문이 있더구나. 그 이후로 그들에 대한 소식은 전혀 없었고.”그는 아령을 곧게 바라보았다.더는 의심을 감추지 못하는 눈빛이었다.아령은 담담하게 웃었다.“죽었다면 당연히 소식이 없겠지요.”“근데 넌 왜 나에게 이지윤 얘기를 그렇게 다 털어놓는 것이냐?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지?”아령이 천천히 시선을 들며 말했다.“장군,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장군께서 굳이 그 분의 일을 신경 쓰고 싶지 않으시다면, 제 말을 믿지 않으셔도 됩니다.”조윤은 찻잔을 꽉 움켜쥐었다.하지만 믿지 않을 수 없었다.며칠 전 평춘왕비와 나눴던 밤이 계속 떠올랐다.그녀는 분명 자신과의 관계를 통해 아이를 가지려 했고, 동시에 평춘왕에게 복수하려 했으며… 임신한 뒤엔 자신을 쫓아냈다.“그래, 인정하지.”“나와 평춘왕비는 어릴 적부터 이웃이었다. 난 어릴 때부터 그 분을 참 좋아했었다.”“그래서 그 분이 나를 찾아왔을 때… 유혹이란 걸 뻔히 알면서도 그냥 낚였지.”조윤의 말에 아령은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그가 이런 이야기를 꺼내리라곤 예상하지 못했다.조윤이 그렇게 설명하자, 아령은 비로소 평춘왕비가 임신 후 조윤을 쫓아낸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분명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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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8화

“처음에는 제가 평춘왕을 무너뜨릴 수 있도록 계획을 짜줬어요. 그가 새 평춘왕이 되면, 제 복수를 도와달라고 했죠.”아령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말 한마디마다 감정이 짙게 배어 있었다. 단단히 다잡은 듯한 말투였지만, 그 속에는 되돌릴 수 없는 시간과 감정의 무게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기회가 왔을 때, 저희는 망설임 없이 복수의 길에 나섰습니다. 제가 평서왕부에 들어간 것도, 다시 궁으로 입궐하게 된 것도… 전부 다 계획된 수순이었어요.”그녀는 숨김 없이 과거를 풀어냈다. 조윤 앞이라서일까, 아니면 더는 감출 이유가 없다고 여긴 것일까.이지윤의 이름이 입에서 나올 때마다 아령의 목은 점점 메어왔다.그동안은 상처를 감춰두고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할 수 있었지만, 다시 꺼내어 말하자니 눈물이 저절로 차올랐다.무엇보다, 자신에게 세상에서 가장 따뜻했던 사람을 잃은 상실감과 뒤늦은 후회가 그녀의 마음 깊은 곳을 아프게 찔러댔다.“모든 게 잘 풀렸어요. 그 분은 결국 새로운 평춘왕이 되었고… 전, 그때 그 분의 아이를 품고 있었죠.”그녀는 조용히 눈을 내리깔았고, 눈가엔 맑은 이슬이 맺혔다.“평춘왕부 출신이 황태자가 될 수 없다는 법은 없잖아요?”그리고 아령은 조심스럽지만 단호하게 말을 이었다.“이육진과 소우연만 아니었다면… 저희 계획은 이미 성공했을 겁니다. 명이가 지금처럼 한낱 농가에서 숨어 지낼 이유도 없었을 테고요.”조윤의 주먹이 천천히, 하지만 단단히 쥐어졌다.그가 처음부터 평춘왕의 위세에 주눅 들지 않고, 제대로 무과에 응시해 경성에서 자리를 잡았더라면… 어쩌면 이지윤이 그런 비극적인 길로 빠지는 일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조윤은 잠시 침묵하다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근데 말이다… 사람들 말로는 이비와 이지윤 둘 다 자결했다고 하더구나. 심장에 칼을 맞았다고 들었는데, 대체 어떻게 살아 있을 수가 있지?”아령은 슬며시 웃음을 머금었다. 그리고는 지워지지 않는, 그날의 기억을 떠올렸다.자신을 가위로 찌르던 어머니, 울며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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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9화

아령은 조윤의 의심을 눈치챈 듯, 곧바로 맑은 물 한 동이를 가져왔다.그녀는 조심스럽게 약수까지 곁들여 내놓았다.조윤은 눈을 크게 뜨고, 눈앞의 여인이 농염한 화장을 하나씩 지워가며 청아한 본래의 얼굴로 변해가는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았다.그 눈썹, 그 눈매… 맑고 단정한 미인의 형상이었다.화장 전후의 모습은 확연히 달랐지만, 모두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이런 수단이 있었으니, 단기간에 사막 태자의 총애를 받았던 것도 이해가 갔다.태자가 그녀를 사막으로 데려가겠다고 고집했던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장군께서는 이제, 제가 어떻게 죽음의 문턱을 넘을 수 있었는지 아시겠지요.”“알겠다.”조윤은 어떤 말로 지금 이 충격을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제가 유일하게 후회하는 건 그분이에요.”“그 분이 저보다 먼저 죽을 줄은 몰랐어요. 미리 알았더라면 꼭 말해줬을 텐데요.”“살아 있기만 하면 기회는 있다고… 잘 살아야 한다고…”조윤은 조용히 침을 삼켰다. 두 손은 저도 모르게 꽉 쥐어졌다.“근데, 넌 어떻게 이런 큰 비밀을 나한테 털어놓을 수가 있지? 내가 널 배신하거나, 해치면 어쩌려고?”아령은 담담하게, 그러나 진심 어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장군께서는 제게 아무것도 숨기지 않으셨고, 그분을 그렇게까지 아껴주시며, 심지어 저와 그분의 아이까지 걱정해주시잖아요. 그런 분이라면, 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라면 저를 해치시진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사실, 살아 있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웠다.아들을 볼 수 없었고, 꿈에서는 늘 어머니가 가위를 들고 나타나 자신을 죽이려 했다.‘왜 아직 임씨 가문의 사람들을 모두 없애지 않았느냐.’‘왜 아직 지옥에 내려와 사죄하지 않느냐.’꿈속에서 어머니는 그렇게 매정하게 소리쳤다.조윤이 쓴웃음을 지었다.“넌 참 똑똑하구나.”아령은 입을 다문 채 아무말도 없었다.사막에서 경성으로 오는 동안, 그녀는 조윤에 대한 이야기를 무수히 들어왔다.전쟁터에선 항상 선봉에 서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던 대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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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0화

조윤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사막에서 대패를 당해 손실이 컸지. 그렇지 않았다면 굳이 화친을 청하고, 공주까지 화친녀로 보내는 일은 없었을 거다.”아령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그러니 백부님께서는 더더욱 태자에게 전해주셔야 합니다.”“저를 반드시 구하러 오라고요. 1년이든, 2년이든, 3년이든… 언제가 되었든요.”조윤이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후필돈… 그놈이 정말 널 구하러 올 거라고 믿는 거냐?”“확신하진 않아요. 하지만 사막이 상운국을 노린 게 하루 이틀 일이 아니잖아요.”“공주께서 여기서 존중받지 못하고, 짐승보다 못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만 전해주세요. 그렇게만 하신다면, 후필돈은 마음속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분명히 알게 될 거예요.”흉노들이 화친녀들을 어떻게 다뤄왔는지, 그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비록 후희진이 여기서 비교적 평온하게 지내고 있다 하더라도, 후필돈과 그 측근들은 희진이 고초를 겪고 있다고 확신할 것이다.조윤의 손이 꽉 쥐어졌다.한참을 말없이 있다가, 낮게 입을 열었다.“너무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 같구나.”“너 혼자 힘으로 이 왕조를 뒤엎겠다는 건,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야.”아령은 잠시 쓸쓸하게 웃었다.“어려운 일이란 건 알아요.”그녀의 속마음은 차디찼다.아무리 어려워도 해야만 한다.그렇지 않으면, 어머니가 자신을 지옥으로 끌고 가 끝없이 고문할 것이다.조윤은 그 깊은 집착을 이해할 수 없었다.그러자 아령이 다시 입을 열었다.“황후께서 지금 궁 밖에 나와 계시잖아요? 태자부에 머무시는 것도 저에게는 기회예요.”조윤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황후가 태자부에 있다는 건 사실이다.경비도 예전만큼 삼엄하지 않다.만약 치밀한 계획만 있다면, 분명 가능성은 있었다.방금 그녀의 말을 통해, 조윤은 명확히 느꼈다.아령의 이 모든 집착은 어머니를 향한 복수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그녀의 어머니는 아령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자, 벗어날 수 없는 그림자였다.아령은 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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