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의 목소리가 또렷이 들려왔다.소우연과 이육진은 잠시 눈을 마주쳤다. 곧 이영과 심초운이 방으로 들어오자, 이육진이 두 아이를 바라보며 물었다.“너희 둘, 증광현문은 다 외웠느냐?”이영이 고개를 높이 들고 당당히 말했다.“다 외웠어요!”심초운도 두 손을 모아 공손히 아뢰었다.“폐하, 저도 모두 외웠습니다.”이육진은 뜻밖이라는 듯 소우연을 바라보았다. 소우연은 어깨를 으쓱하며 속삭이듯 말했다.“하루 종일 애들을 가르치시잖아요. 이영이는 벌써 신동 소리를 듣는답니다.”“흠, 그렇다면 이번엔 천자문을 외워보거라.”“아바마마!”“만약 천자문까지 외우면, 내 너희에게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 말이다.”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영은 눈을 반짝이며 심초운의 손을 끌었다.“가자! 아바마마와 어마마마는 또 우리 몰래 비밀 얘기하려고 해.”심초운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따라나섰다.아이들이 방을 빠져나가자, 소우연이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비밀 이야기라니요. 설마 예전에 제가 부군께 맞았던 일을 말하는 걸까요?”이육진은 난처한 듯 입꼬리를 올렸다.“그럴 수도 있지.”소우연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두 사람은 웃으며 함께 어전으로 향했다. 길목에 이르자, 이육진이 당안에게 명했다.“용강한을 어서 어전으로 데려오거라.”“예, 폐하.”당안이 흠천감으로 향하던 그 무렵, 소우연과 이육진은 어전 앞에 도착했다. 문 앞에는 주진우와, 철제 상자를 들고 선 호위무사 이진이 기다리고 있었다.진우는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아뢰었다.“폐하, 신의 불찰로 유리병이 깨지고 말았습니다.”“무엇이라?”이육진이 놀라 크게 외치자, 소우연도 그 말에 놀라 몸을 움찔했다.조용하던 철 상자에서 갑자기 ‘쾅, 쾅’ 소리가 터져 나왔다. 금속이 울리는 그 소리는 마치 심장을 정통으로 내리치는 것 같았다.소우연은 본능적으로 이육진의 팔을 꽉 잡았다. 그녀의 손끝에서 전해지는 떨림에, 이육진의 눈빛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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