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문은 황후마마가 이런 질문을 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마마, 궁중에서 준비한 음식이 아닙니다.”이에 소우연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지금까지 궁중 수라간에서 흠천감의 식사를 준비하지 않았느냐?”“근래부터는 아니었습니다. 대감께서 궁중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으시다고, 간단한 식자재들로 간단하게 요리한 게 입맛에 맞으시다고 하셨습니다.”간단한 식자재로 한 요리가 입맛에 맞다는 말을 소우연은 당연히 믿을 리가 없었다.오늘 용강한의 모습으로 보면 그는 기름진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게 확실하다.“그래, 알겠다. 용 대감께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얼른 대감께 식사를 가져다 드리거라.”“네, 마마.”허리를 숙여 인사를 올린 경문은 왠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경문이 떠나고 난 뒤, 소우연이 이육진에게 말했다.“전하께서도 조금 전에 오라버니의 모습을 보셨지요.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다.”두 사람은 그렇게 돌아가며 한 마디씩 나눴다.그러다가 이육진은 침묵했다. 그도 마음속에 걱정과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한편으로는 용강한의 희생이 너무 큰 것 같아서 안쓰러웠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과 소우연이 어떻게든 용강한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혈충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완전히 통제를 잃을 수도 있다.고개를 들어 하늘을 힐끔 쳐다보던 이육진이 말했다.“용 대감의 몸상태는 우리도 다 알고 있지만 어쩔 수가 없는 일이지. 이 태의와 이 원사, 그리고 태의원의 모든 어의를 불러 용 대감을 위해 치료해줄 수 있지만 문제는 치료 방법이 없다는 것이지. 연이 너도 방법이 없지 않느냐?”이육진은 소우연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부군께서 절 너무 대단하게 생각하고 계십니다. 제가 부군의 얼굴과 다리를 치료해줄 수 있었던 건, 마침 제가 오라버니의 스승께서 남기신 의서들을 공부하였기 때문이지요. 또 마침 그 의서들은 외상 치료에 관한 의서들이었습니다.”이육진은 이내 소우연의 얼굴을 감싸 쥐며 말했다.“내 여인은 그런 겸손 따위 필요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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