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다는 건 참으로 간단하다.능지처참이라면 차라리 깔끔한 죽음일지도 모른다.하지만 그는 그녀가 끝까지 정신을 잃지 않은 채 혈충에게 피를 빨리고, 천천히 말라 죽어가는 모습을 스스로 지켜보길 원했다.진우는 등줄기에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는 온 몸에 소름이 돋은 듯했다.“저 자의 몸에 혈충을 넣겠다는 겁니까?”겉보기와 달리, 용강한이 이토록 잔혹한 인물일 줄은 몰랐다.혈충은 또 무엇인가?이아령은 용강한의 손에 들린 유리병을 쳐다보았다.이미 몇 차례 기절했다 깨어났고, 얼굴의 살점은 여기저기 베여나가 피가 주르르 흐르고 있었다.“너희들을 저주한다…! 너희 모두 절대로 평온한 죽음을 맞지 못할 것이다!”이아령은 끔찍한 혈충을 보고, 그리고 진우와 용강한의 대화를 들으며 그것이 이미 ‘좋은 것’이 아님을 본능적으로 느꼈다.“연약한 여자 하나를 이렇게까지 괴롭히다니! 너희 같은 놈들은 대가 끊겨야 마땅해! 소우연! 이육진! 그리고 그들이 낳은 그 잡놈 자식들까지… 모두! 다! 비명횡사할 거다! 아하하하하!”“너희들 전부, 더 비참하게 죽게 될 거다!!”그녀의 저주는 미쳐 날뛰는 듯 날카롭게 퍼졌다.진우가 냉랭하게 일갈했다.“방자하다. 폐하와 마마, 황자와 공주들까지 입에 담아 저주해? 저주가 효험이 있다면, 실컷 해보거라. 헌데… 그런 넌, 그깟 목숨 하나 걸고 경성까지 기어온 이유는 무엇이냐?”진우는 망나니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내 보기엔, 저 더러운 혀를 가장 먼저 잘라야 할 듯하다.”망나니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대인 말씀이 옳습니다.”그는 곧바로 이아령의 턱을 거칠게 움켜쥐고, 그 입안에서 혀를 단칼에 베어냈다.“아악! 아아아아!!!”이아령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고통에 그만 기절하고 말았지만, 망나니가 냉수 한 바가지를 끼얹자 곧 다시 깨어났다.“아아아악!”그녀가 비명을 지르는 건지, 욕을 하는 건지, 더 이상 누구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그때, 용강한이 조용히 유리병을 들고 다가왔다.뚜껑을 열자, 봉인됐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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