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초운이 고개를 갸웃했다.“그럼 아직 어리면 괜찮은 건가요?”우옥명이 웃으며 답했다.“아니, 이 어미하고는 내외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란다.”“그럼, 공주마마는요?”“공주마마는 안 되지. 공주마마와는 반드시 내외를 해야 해. 또한 공주마마를 괴롭히면 아니 된다. 알겠느냐?”심초운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사실 이영이 자기를 괴롭히는 쪽이 더 맞는 말 같았다.그날 이영은 무척 기뻐하며 자기 얼굴을 붙잡고 입맞춤까지 하였다. 어머니인 우옥명도 기쁠 때면 자신의 볼에 입맞춤을 했으니, 이영이 자신에게 입맞춤을 한 것은 정말로 기뻐서 한 것임에 분명했다.“왜 그러느냐?”우옥명은 아이의 반응이 이상해 물었다.심초운은 재빨리 고개를 저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어차피 자기도 공주의 입맞춤이 싫지 않았으니, 굳이 어머니에게 말할 필요는 없었다.……세수를 마친 뒤, 우옥명은 아들을 품에 안고 아들의 침상에 함께 누웠다.두툼한 이불에 폭신한 침상, 모든 것이 잘 손질되어 있었다.이윽고 우옥명은 이영의 또렷하면서도 사근사근한 눈매를 떠올렸다.그 모습이 문득 마음에 아로새겨지더니, 문득 생각이 들었다.‘초운이가 공주마마의 친구가 되는 것도… 나쁘진 않아.’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리 나쁜 일은 아닐 터였다.……영화궁.소우연이 이영을 데리고 돌아왔을 무렵, 이육진은 책을 펼쳐든 채 그들을 눈길로 좇고 있었다.겉으론 독서를 하는 척했지만, 시선은 오롯이 모녀에게 향해 있었다.두 사람이 세수를 마치고, 심지어 잠자리에 들기까지 아무 말도 걸지 않자, 괜히 마음이 언짢아졌고 질투가 치밀었다.잠자리에 든 후, 이영이 베개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어마마마께선 여기 주무시고, 저는 가운데서 자고, 아바마마께서는 맨 끝에서 주무셔요.”이육진은 책을 내려놓고 자리로 다가와 옷을 벗었다.자신의 자리는 어찌나 좁고 구석인지, 소우연의 반대쪽 공간보다 훨씬 더 좁아 보였다.그는 내심 서운해졌다. 막 항의하려던 순간, 소우연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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