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Kabanata 951 - Kabanata 960

978 Kabanata

제951화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혹 지원이 더 필요한 건 있느냐?”이육진이 심소균을 쳐다보며 묻자 심소균이 대답했다.“소신은 믿을 만한 부하들을 데리고 다녀올 예정이니 전하께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이에 이육진이 대꾸했다.“그럼 얼른 돌아가서 준비하거라. 부인과도 잘 상의해보고 밤이 깊었을 때 비밀리에 경성을 떠나야 한다.”“네, 전하.”이육진에게 인사를 올린 심소균은 옥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흑염소를 품에 꽉 끌어안고 여기저기 냄새를 맡고 있던 아령을 보게 되었다.잘린 눈덩이는 공포스러울 정도로 섬뜩했고 얼굴에 핏기도 전혀 없는 그녀는 분명 죽은 사람 같았다.하지만 아령의 사지는 여전히 움직이고 있었으며 심지어 흑염소가 꿈쩍도 못할 정도로 꽉 누르고 있었다.이때, 정중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장군님, 장군님 제발 소인을 살려주십시오…”아령과 똑같이 손발이 쇠사슬에 단단히 묶인 정중은 곧 죽을 사람처럼 허약하고 고통스러워 보였다.심소균은 그런 정중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했다.“용 대감을 배신한 네놈이 지금 감히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것이냐?”정중은 입술을 오므렸다.“용 대감께서 네놈을 직접 잡아서 폭실에 가뒀다고 들었다. 네놈이 정말 죄를 뉘우쳤다면 용 대감께서 원하는 답을 대답하면 용 대감께서도 네놈의 목숨은 살려둘 것이다.”심소균의 말에 정중은 안색이 허옇게 질려버렸다. 그는 이내 입을 열었다.“소인은 다 말할 수 있습니다. 소인은…”“뭐라고 하였느냐?”정중은 다시 입을 열어 말을 하려고 했지만 중요한 얘기가 나올 시점만 되면 누군가가 그의 목을 꽉 조이는 것처럼 숨이 턱 막혀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한편, 심소균은 괴이한 광경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소인이 일부러 말하지 않는 게 아니라 말을 할 수 없는 겁니다…”정중은 미칠 것만 같았다.“네 스승은 이 사실을 알고 있느냐?”심소균의 물음에 정중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스승께서는 이미 소인에게 크게 실망을 하였습니다. 장군님께서 소인의 스승과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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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2화

심소균의 뜻을 잘 알고 있는 진규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십시오.”이때, 조금 전에 본 아령의 모습이 떠오른 심소균이 말했다.“저번에 장군님께서 혈충에 지배된 그 놈을 잡으려고 할 때 그 놈은 스스로 팔을 잘라서 도망갔습니다. 하지만 아령은 저렇게 쇠사슬에 묶여 옥에 갇혀 있는 게 조금 이상하지 않습니까?”이에 진규가 대답했다.“아령은 이제 막 혈충에 지배된 자입니다. 그리고…”말을 하던 진규는 고개를 돌려 옥을 힐끔 쳐다보았다.“조금 전에도 보셨을 겁니다. 아령 저자의 몸에 용 대감의 부적이 붙어 있으니 그나마 억제 작용이 생긴 듯합니다.”생긴 듯한 게 아니라 억제 작용이 생긴 게 확실하다.심소균은 용강한의 능력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아직 살아있는 겁니까?”심소균이 물었다. 조금 전에 보았던 아령의 모습은 산송장이나 다름없었다.이에 진규가 고개를 저었다.“살아있는 시체일 뿐입니다.”그렇게 몇 마디 더 나누다가 심소균이 진규와 작별 인사를 했다.“이만 가보겠습니다.”“조심히 다녀오십시오.”고개를 끄덕인 심소균은 이내 옥을 떠났다. 한편, 떠나는 심소균의 뒷모습을 쳐다보던 진규는 돌아서서 옥 안으로 들어갔다.피와 살이 한데 엉킨 채 흑염소를 꽉 끌어안고 꿈쩍도 하지 않는 아령의 모습은 섬뜩할 정도로 괴이했다.아령은 왜 흑염소를 저렇게 꽉 안고 있는 걸까? 이때, 진규를 본 정중이 본능적으로 뒷걸음질을 치며 말했다.“스승님을 만나고 싶습니다. 스승님을 만나게 해주십시오…”“기다리거라.”진규는 용강한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정중은 절대 쉽게 자신의 죄를 뉘우칠 사람이 아니다. 심신이 완전히 무너졌을 때, 그에게 배후의 그자에 대해 물어야 확실하게 대답할 것이다.한편.궁을 나선 심소균은 멀리서 다가오던 용강한 저택의 마차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마차 옆에는 용강한이 뒷짐을 지고 서있었다.하인을 시켜 마차를 용강한에게 가까이 끌고 간 심소균은 이내 마차에서 뛰어내려 용강한에게 인사를 전했다.“용 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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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3화

심소균과 용강한은 몇 마디 담소를 더 나누고는 각자의 길로 헤어졌다.심소균은 자신의 저택으로 돌아갔고 용강한은 흠천감으로 향했다.한편, 장안의 거리에서.상연은 요 며칠동안 극심한 복통 때문에 너무 괴로웠다.그녀는 여기저기 약방을 여러 군데나 다녔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약사와 의원들은 그녀가 아무런 병도 없다고 하면서 그녀를 쫓아냈다.장안거리에 있는 만안당을 빤히 쳐다보던 상연은 입술을 꽉 깨물더니 안으로 들어갔다.상연을 위해 진맥을 한 임곽수는 이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안색이 창백한 걸 보니 많이 괴로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진맥으로는 아무런 이상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딱히 치료할 방법도 없네요.”임곽수의 말에 상연이 애원했다.“그럼 혹시 통증을 없애는 약이라도 처방해주실 수 있습니까?”“그렇게 하겠습니다.”임곽수는 이내 그리 독하지 않은 약을 상연에게 처방해주었다. 처방전을 힐끔 보던 상연은 주머니에 넣어둔 처방전을 꺼내 임곽수에게 건넸다.“혹 이 처방전과 같은 약을 처방해주신 겁니까?”처방전을 확인한 임곽수가 고개를 끄덕였고 이에 상연이 말했다.“전 이 처방전대로 약을 먹어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말을 하던 상연은 식은땀을 줄줄 흘리기 시작했다.“그럼 내가 여의서에 있는 이 태의에게 여쭤보는 건 어떻겠습니까?”몇 년 전, 임곽수는 가끔 이 태의와 이 원사 두 사람과 만나 얘기를 나눈 적이 있기에 고통을 호소하는 상연을 위해 두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고 싶었다.하지만 상연은 태의라는 말을 듣자마자 혹시라도 소우연을 만나게 될까 봐 단번에 거절했다.“아, 아닙니다.”그리고는 빠르게 만안당을 떠났다.임곽수는 그런 상연을 불러 세우고 싶었지만 그녀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단호하게 떠나는 모습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한편, 만안당을 나선 상연은 모든 희망을 잃은 채 망연자실했다.그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도, 금성이라는 사람을 어디에 가서 찾아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그러다가 귓가에 이명이 들리더니 갑자기 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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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4화

이에 금성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지더니 말했다.“살려달라고 애원해서 살 수 있었다면 내 아버지도 당연히 그랬겠지. 하지만 아무도 내 아버지를 살려주지 않았어…”“아버지요?”상연은 금성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금성은 더 이상 아무 설명도 하지 않았다.이에 상연은 최선을 다해 추측을 할 수밖에 없었다.“저한테 아령 그자를 찾아가라고 얘기한 당신은 대체 아령 그자와 어떤 사이인 겁니까? 전하와 황후 마마께서 아령과 숙적이라고 들었는데 그럼 당신도 전하와 황후 마마께 원한이 있는 겁니까?”“알고 싶어?”상연의 물음에 금성이 허허 웃으면서 말을 이어갔다.“넌 아직 이 도련님의 일에 대해 물어볼 자격이 없어.”금성은 한 손으로 상연의 턱을 확 잡고는 자신의 두 눈을 쳐다보게 고개를 돌렸다.금성의 반짝이는 두 눈은 괴물이나 다름없었다.화들짝 놀란 상연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 갑자기 복통이 더욱 심각해졌다.극심한 통증에 상연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고 이때, 금성이 그녀를 끌고 거울 앞으로 다가갔다.“잘 봐 봐. 넌 나를 괴물로 여기면서 무서워하는 동시에 네 모습도 어느새 괴물이 되어가고 있잖아.”“아악!”비명을 지르는 상연을 보며 금성은 호탕하게 웃었다. 그리고는 상연의 목을 꽉 조이며 말했다.“살고 싶으면 내 말을 잘 들어야 할 거야.”어느새 눈물을 줄줄 흘리고 있던 상연은 겨우 정신을 차리고 조심스럽게 물었다.“제, 제가 뭘 하면 되는 겁니까?”금성은 주머니에서 작은 유리병 하나를 꺼냈다.“이걸 아령에게 먹이거라.”상연은 떨리는 손으로 유리병을 받았다. 안에는 조금 전 금성이 먹은 것과 똑같은 새빨간 보석이 들어 있었다.말을 하던 금성은 보석 한 알을 꺼내 강제로 상연에게 먹였다.“먹어. 우리 아이들도 좋아할 거야.”상연은 몸을 흠칫 떨었다. 우리 아이들?그러나 그녀 몸에 태기조차 느껴지지 않았거늘, 더군다나 두 사람이 몰래 만난 건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바로 잉태를 할 수 있단 말인가?착각인지는 모르지만 상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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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5화

“그쪽은…”“상연입니다. 예전에 태자부에서 만난 적이 있습니다.”상연의 말에 정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연은 전에 진우에게서 옥에서 상연과 상란 자매를 본 적이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당시 진우는 상란이 진규에게 시집을 가지 않은 걸 후회하지는 않는지 장난으로 얘기하기도 했다.“어디로 가시는 겁니까?”정연의 물음에 상연이 고개를 연신 저었다.“아, 아닙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말을 하던 상연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빠르게 떠났다.그때 당시 정연도 한낱 시녀에 불과했는데 이제는 주 대인의 부인이 되었으니 상연은 질투가 나기도 하고 탄식도 금치 못했다.한편, 정연은 그런 상연의 뒷모습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참 사람의 운명이란…“마님, 왜 그러시는 겁니까?”곁에 있던 시녀가 묻자 정연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아무것도 아니다. 그저 옛 생각이 조금 났을 뿐이야.”그렇게 정연은 시녀를 데리고 관아로 향했다.진우가 저택에 일손이 부족하다고 하면서 정연에게 하인을 두어 명 더 사들이라고 한 것이다.거간꾼은 정연을 보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다가왔다.“마님, 어떤 자를 원하시는 겁니까?”안으로 들어선 정연은 작은 옥에 갇혀 있는 수많은 남녀들을 보게 되었다. 그녀는 이내 미간을 확 찌푸린 채 예전의 자신이 떠올랐다.어쩌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운명이 이렇게 다르단 말인가?“나이가 어리고 가르치기 쉬운 자로 골라주게.”말을 하던 정연은 머뭇거리다가 다시 말을 보탰다.“너무 어릴 필요는 없네. 열두 살 정도면 괜찮네.”정연의 말에 거간꾼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마님, 너무 죄송하지만 그 나이 때 노비는 없습니다.”“없다고?”정연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그럼 열일곱 살 정도도 괜찮네.”말을 하던 정연은 앞으로 조금 더 걸어갔지만 여자 노비는 잘 보이지 않았다.“그 정도 나이 때도 없습니다.”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거간꾼을 보며 정연이 피식 웃었다.“그럼 어떤 나이 때가 있는 것이오?”“시집을 간 적이 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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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6화

하지만 거간꾼이 끝까지 말하지 않아도 정연은 바로 알 수 있었다. 결국 정연은 주위를 쓱 훑어보다가 나이가 서른 중반 정도 되어 보이는 여인을 가리키며 물었다.“저 여인은 무슨 상황이오?”“전에 모시던 가문에서 잘못을 저질러 이곳에 팔려온 겁니다.”정연은 이내 그 여인에게 다가갔다.“넌 할 줄 아는 게 무엇이냐?”중년 여성은 황급히 허리를 푹 숙이고는 대답했다.“소인은 요리도 할 줄 알고 집청소도 할 줄 압니다. 그 외에도 할 줄 아는 게 많습니다.”“이자로 선택하겠소.”젊은 시녀는 충성심을 기르기 쉽지만 가르침의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정연은 그동안 많은 궁녀들을 가르쳤기에 이제 많이 힘들어진 것도 사실이다.요즘 따라 피로감을 가끔 느끼고 있는 정연은 차라리 성숙하고 차분한 시녀를 사들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렇게 노비계약을 마치고 관아를 나왔을 때, 날은 어느새 많이 어두워져 있었다.정연이 마차에 오르려던 그때, 도아가 갑자기 목청 높여 말했다.“어? 마님! 저기 저 사람, 이름이… 이름이 뭐였죠? 저 사람!”정연은 도아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상연이 어두운 안색으로 걸어가고 있었다.상연의 손에는 옥졸이 입는 것으로 보이는 옷이 들려 있었다.상연은 정연을 발견하지 못한 듯, 빠르게 지나치더니 손에 들고 있는 옥졸의 옷을 바닥에 홱 던지고는 발로 힘껏 짓밟기 시작했다.“늙은이 주제에!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늙은 놈이! 그저.좀 한눈 본다고 뭐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 왜 보지도 못하게 하는 건데!”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던 상연이 멀리 떠나고 나서야 정연이 다급하게 말했다.“원진아, 난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얼른 저자를 따라가 보거라.”원진은 진우가 정연 곁에 붙여준 호위병이었다. 그녀가 외출을 할 때 혹시라도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할까 봐 붙여준 것이다.한편, 원진은 표정이 난감했고 이에 정연이 말을 보탰다.“얼른 쫓아가거라. 절대 아무한테도 들켜서는 안 된다.”“알겠습니다.”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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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7화

흠칫하던 진우는 바로 정신을 차리고 나서 더욱 다정하게 웃으며 말했다.“아이처럼 뭘 그렇게 무서워하고 그러오?”정연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내가 조금 전에 왜 이렇게 과한 반응을 보였지? 내가 왜 진우를 끌어안고 울고 있었던 거지?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나약해진 거지?’진우의 장난기 가득한 웃음에 정연은 입을 삐죽 내밀고는 주먹으로 그의 가슴팍을 툭 쳤다.“조금 전에 정말 무서웠단 말입니다. 왜 이제야 온 신겁니까!”진우가 정연을 위로했다.“조금 전에 막 저택에 돌아갔는데 문지기가 얘기하길 부인이 아직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고 해서 찾으러 나온 거오. 그런데 원진이는?”말을 하던 진우가 주변을 이리저리 훑어보며 물었다.정연은 이내 진우를 마차 안으로 끌어들이고는 조금 전에 상연이 그녀의 부군 것으로 추측되는 옥졸 복장을 바닥에 던져 짓밟으며 했던 말을 구구절절 얘기했다.“아무래도 상연 그자가 좀 수상한 것 같습니다. 얼굴이 귀신 마냥 창백했거든요. 그래서 원진에게 따라가보라고 했습니다.”조용하게 듣고 있던 진우도 수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일단 집으로 돌아가서 사람을 시켜 원진을 찾아보도록 해야지.”“네.”정연이 고개를 끄덕였다.“저택으로 돌아가자.”진우가 밖을 향해 목청 높여 말했다.한편, 도아는 대인님과 마님이 마차 안에 함께 있는 모습에 어쩔 수 없이 밖으로 나와 진우의 호위병 원홍과 함께 마차 밖에 앉았다.마차가 이내 출발했다.마차 안에 앉은 진우는 정연의 허리를 감싸더니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말했다.“부인, 조금 전에 겁을 먹고 나한테 의지하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소. 다시 한번 내 앞에서 울어주면 안 되오?”이에 정연이 진우를 힐끔 흘겨보았다.“놀라서 죽을 뻔했는데 그런 장난이 나옵니까?”“난 부인에게서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소. 예전의 부인은 못하는 게 없어 보였거든. 하지만 조금 전에 본 부인의 모습은 의외였고 사랑스러웠소. 하마터면 간이고 쓸개고 다 빼 줄 뻔했소.”정연은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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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8화

정연은 수줍은 표정으로 진우를 살짝 밀어냈지만 얼굴에 활짝 핀 행복한 미소는 그녀가 지금 이 순간 너무 행복해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한편, 그런 정연을 보며 진우도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고 어느새 일로 인한 우울한 기분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본채 방에 들어선 진우는 정연을 침상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으며 아쉬운 듯 말했다.“곧 돌아오겠고. 기다리고 있소.”진우의 말에 정연이 물었다.“원진을 찾으러 가는 겁니까? 아니면 원홍을 시켜 원진을 찾아오게 하려는 겁니까?”“원진을 찾긴 찾아야지. 하지만 이 일은 비밀 호위무사에게 맡겨야 하오.”“비밀 호위무사…”정연이 놀란 표정으로 진우를 쳐다보았고 이에 진우가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경성에서 어느 정도 지위가 있는 자들은 다들 비밀 호위무사를 두고 있소.”예전에 진우와 진규도 황제의 비밀 호위무사였다. 하지만 이제 황제를 지키는 비밀 호위무사가 누구인지 진우와 진규조차도 알지 못했다.“알겠습니다. 아무튼 조심해야 합니다.”진우가 떠나고 난 뒤, 정연은 꼬르륵거리는 배를 부여잡고 있다가 도아가 시녀들을 데리고 음식을 내오자 바로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한편.진우는 비밀 호위무사 두 명을 서재로 불렀다.“원진이 옥졸 우두머리 오광충의 부인을 쫓아갔는데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너희들은 원진을 찾아보거라.”“네, 대인님.”“그래, 지금 바로 찾으러 가거라.”호위무사가 저택을 떠나자 진우는 허리에 검을 꽂고는 원홍에게 말을 준비하라고 했다. 그는 이내 말을 타고 진규에게 찾아갔다.진규 장군의 저택에 도착하자 태감은 또 한번 진우를 서재로 안내했다.이내 진규를 만난 진우가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왜 또 서재에 계신 겁니까? 공주와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한 것입니까?”이에 진규가 몸에 걸치고 있던 외투를 정리하며 진우를 힐끗 흘겨보았다.“알면서 일부러 내 속을 긁으려고 묻는 것이냐?”‘이놈은 잠도 없나? 왜 자꾸 늦은 저녁에 찾아오고 난리지?’진우는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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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9화

말을 하던 진규는 주먹을 더욱 꽉 쥐었다.아침 조정에서.탐관오리들에 관한 사건들을 몇 개 처리한 이육진은 겨우 조정을 마치게 되었다.이에 진우와 진규는 한걸음에 황제를 찾으러 달려갔다. 그러다가 도중에 임세안을 만나게 되었고 임세안은 진우와 진규의 어깨를 감싸며 물었다.“혹시 뭐 중대한 발견이라도 한 게 있소?”“한 마디로 설명하기 힘든 일입니다. 우리와 같이 가지 않겠습니까?”진우의 말에 진규도 말을 보탰다.“임 장군도 같이 들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소. 어차피 나중에 임 장군도 이 사건을 맡아야 하니 말이오.”두 사람의 말에 임세안은 바로 아이 실종사건과 혈충 사건에 관련된 일이라는 사실을 눈치챘다. 그리고는 두 사람을 향해 엄지를 척 내둘렀다.임세안은 용강한의 지시대로 지금까지 계속 염만을 주의 깊게 지켜보았지만 수상한 점은 단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다.한편, 근정전에서 쉬고 있던 이육진이 상주서를 들고 영화궁으로 가려던 그때, 간석이 급하게 다가와 진우와 진규 그리고 임세안이 찾아왔다고 말을 전했다.“무슨 일이냐? 얘기해보거라.”담담한 이육진의 말에 진우가 진규를 힐끔 쳐다보았고 진규가 말했다.“진우 네가 얘기하는 게 맞아.”고개를 끄덕인 진우는 이내 자신과 진규가 밤새 관아를 돌아다니며 알아낸 소식까지 포함한 모든 사실을 이육진에게 구구절절 설명했다.이에 이육진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이는 절대 단순한 일이 아니다.”이육진은 전에 심소균이 했던 얘기가 떠올랐다. 염만 그자는 야랑국에 있을 때부터 첩들을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이 들였다는 소문이 파다했고 그 첩들은 결국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고 했다.염만은 경서에서 첩을 들이지는 않았지만 대신 나이 어린 소녀들을 시녀로 잔뜩 사들였다. 그는 그 소녀들로 뭘 하려고 그러는 것일까?“그리고 그 상… 상연? 짐은 그자에 대해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그자가 갑자기 수상한 행동을 보였다고? 그자가 혈충에 지배된 아령과 연관이 있든 없든 확실하게 잘 지켜보고 감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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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0화

“죽은 겁니까… 저 혈충들이 죽은 겁니까?”용기를 손에 든 옥졸이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연한 분홍색을 띄고 있던 혈충들은 순식간에 허옇게 변하더니 꿈쩍도 하지 않았다.그리고 정중의 육체는 며칠 전에 이미 사망한 것처럼 처참한 몰골이었다.조용하게 주문을 외운 용강한은 정중을 향해 손바닥을 획 날렸지만 어마어마한 기운에도 정중은 전혀 반응이 없었다.“그 용기에 혈충들을 조금 담아오거라.”용강한이 옥졸을 쳐다보며 말했다.옥졸은 혈충들이 징그러워서 구역질이 나올 지경이었지만 황제까지 쳐다보고 있으니 싫다고 거절할 수가 없었다.“조심해야 한다.”용강한이 당부했다. 그는 수많은 서적들을 찾아보았지만 이 혈충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는 조금도 알아내지 못했다.한편, 고개를 끄덕인 옥졸은 조심스럽게 더 이상 움직임이 없는 혈충들을 용기에 담았다.용기에 혈충들이 꽤 많이 담기자 용강한이 말했다.“그 정도면 되었다.”옥졸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지만 여전히 숨을 꾹 참고 있다가 정중에게서 최대한 멀리 떨어지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었다.“대감님, 여기 있습니다.”옥졸은 두 손으로 용기를 용강한에게 건넸다.미간을 살짝 찌푸린 용강한은 용기를 들고 자세하게 훑어보았다. 이 혈충들은 확실히 생명력을 잃은 듯했다.이때, 이육진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정중 저자의 몸에 왜 이런 혈충이 있는 건가? 이 혈충들은 아령의 몸을 지배하고 있는 혈충과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많이 다르네. 이 혈충들은 유충인 것 같네.”이육진의 말에 용강한이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유충이 맞습니다.”“이 혈충들은 피부가 매우 단단하지 않는가? 왜 이렇게 쉽게 죽은 것이지?”그뿐만 아니라 셀 수 없을 정도로 유충들이 득실거렸다. 만약 이렇게 많은 유충들이 전부 아령 체내에 있는 혈충처럼 크고 단단해진다면…이육진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았다.혈충들에게서 나는 피비린내가 심각하게 진동했기에 이육진은 구역질이 날 것만 같았다.이때, 용강한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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