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난 이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Bab 961 - Bab 970

971 Bab

제961화

“소신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때 당시 이 혈충은 심지어 유리병까지 깨트릴 만큼 힘이 넘쳤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습니다. 용 대감님, 혹시 대감님께서 쓰신 부적과 연관이 있는 겁니까?”임세안이 용강한을 쳐다보며 물었고 이에 용강한이 대답했다.“제가 쓴 부적은 단지 혈충이 일정한 범위 내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할 수 있을 뿐입니다. 혈충을 완전히 억제하지는 못합니다. 더군다나 저 흑염소가 저렇게 멀쩡하게 살아있지 않습니까? 이걸로 보면 혈충은 동물의 피를 원하지 않는 겁니다.”“그럼 소신의 피를 혈충에게 먹여볼까요?”진우의 말에 진규가 화들짝 놀란 표정으로 제지했다.“미친 것이냐? 저 혈충이 정말 피로 사람을 가린다면 나중에 널 죽이려고 달려들 수도 있는 것이다!”이에 진우가 반박했다.“제가 힘없이 당할 사람도 아닌데 그렇게 쉽게 죽을 리가 있겠습니까?”말을 하던 진우는 고개를 돌려 이육진을 쳐다보며 한쪽 무릎을 털썩 꿇었다.“전하, 저 혈충은 실로 공포스러운 물건입니다. 한 시라도 빨리 저 물건의 약점을 알아내지 못하면 나중에 더 골치 아파질 수도 있습니다.”이육진도 당연히 이 점을 알고 있지만 진우가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을 희생하는 건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었기에 대답을 망설였다.이때, 용강한이 말했다.“이 일은 주 대인께서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한테도 다 계획이 있습니다.”용강한도 전에 진우와 같은 생각을 했었기에 일단 흑염소 한 마리를 아령과 함께 가둬 상황을 지켜본 것이다.그 결과, 혈충은 흑염소에게 전혀 공격을 보이지 않았다.“안전을 위해 여러분들도 먹는 음식에 최대한 조심하셔야 합니다. 입에 들어가는 음식은 반드시 뜨거운 물에 확실하게 데쳐서 드셔야 합니다.”용강한의 당부에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이육진이 옥졸 우두머리를 쳐다보며 큰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오광충.”이에 오광충은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는 황제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전하!”오광충은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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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2화

“조금 전에 간 내관에게 물어봤는데 진우가 전하께 다 얘기했다고 하더구나.”소우연의 말에 정연이 대꾸했다.“전 아무래도 느낌이 이상해서 그럽니다. 정말 누군가가 상연 그자를 찾아간 걸까요? 그런데 상연 그자는 안정적인 생활을 마다하고 왜 그런 위험한 일을 하려는 걸까요? 아령이 얼마나 위험한 사람인지 잘 알고 있을 텐데 말입니다. 아니면 혹시 다른 목적이 있어서 그러는 걸까요?”정연의 말에 소우연은 4년 전, 상연 자매에게 부군을 골라줬던 일이 떠올랐다.“상연 그자는 예전에도 그리 단순한 사람은 아니었다.”소우연이 담담하게 말하자 정연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런 것 같습니다. 그럼 혹시 염만 그자가 나이 어린 시녀들을 전부 사들인 일도 알고 계신 겁니까?”정연의 물음에 소우연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알고 있다.”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소우연이 다시 말을 보탰다.“정연아, 그 혈충은 더할 나위 없이 위험한 물건이다. 그러니 넌 최대한 이 일에서 멀어져야 한다. 절대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정연이 고개를 끄덕였다.“마마,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그녀는 입술을 살짝 오므리다가 결국 다시 말을 이어갔다.“마마께서도 조심하셔야 합니다. 혈충은 너무도 무서운 상대입니다. 혹시라도 잘못되면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으니 진우 등 사람들에게 맡기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소우연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자신을 걱정스럽게 쳐다보던 이육진과 용강한의 눈빛이 생각났다.소우연도 이 일을 최대한 관여하지 않을 생각이었다.이때, 정연이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전 어젯밤 한숨도 못 잤습니다. 날이 밝으면 바로 궁에 찾아와 마마께 이 사실을 전하려고 했는데 나중에 저도 모르게 잠이 들어서 조금 늦었습니다.”이에 소우연이 웃으며 대꾸했다.“그래서 오늘 안색이 평소보다 안 좋아 보이는 것이구나.”그렇게 간단한 담소를 나누던 중, 함향이 화차를 들고 방에 들어왔다.정연은 화차를 보자마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난 화차 말고 따듯한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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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화

“그럼 혹시 태아한테 좋은 약도 먹어야 하는 겁니까?”정연의 물음에 소우연이 대답했다.“정연이 너는 몸이 튼튼해서 약까지 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나중에 태아가 조금 더 크면 그때 영양가 있는 약을 조금 처방해서 먹어도 될 것 같다. 하지만 너무 과하게 보충해서도 안 된다. 안 그러면 네 몸에 안 좋은 영향이 생길 수도 있어.”“네, 감사합니다, 마마. 제 뱃속에 아이가 생겼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을 마마께서 제일 먼저 알게 되셨다는 게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말을 하던 정연은 고개를 돌려 함향을 쳐다보았다.“물론 함향 자네도 말일세.”이에 함향이 웃으면서 대답했다.“소인의 영광입니다.”그렇게 몇 마디 더 나눈 뒤, 소우연은 함향에게 다과를 준비해오라고 했다.하지만 정연은 몇 입 먹고는 바로 다과를 내려놓았다.“마마께서 회임하셨을 때에는 이렇게까지 큰 반응이 없으셨던 것 같은데… 그리고 그때 당시 전하께서 마마보다 더 큰 반응을 보이셨지요.”예전 기억이 떠오른 소우연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맞아.”“전에는 음식들 맛이 변해서 싫어진 거라고 생각했는데 뱃속에 아이가 생겼다는 걸 알고 나니 헛구역질이 더욱 심해진 것 같습니다. 먹을수록 속이 울렁거리고 구역질이 납니다.”말을 하던 정연은 미간을 더욱 깊이 찌푸렸다.예전에 황후가 회임을 했을 때, 황제가 황후를 많이 아끼고 사랑하여 회임 반응까지 황제가 대신 하게 된 것이다.그때 당시 다들 황제가 황후를 너무 많이 사랑하여 그런 현상이 나타난 거라고 했다.이제 정연도 뱃속에 아이가 생겨 속이 울렁거리고 괴로운데 진우는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이때, 밖에서 전하가 납셨다는 내관의 목소리가 들렸다.정연은 이육진을 보자마자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올렸다.“전하께 인사를 올립니다.”“정연이가 왔구나. 그리 예를 차릴 필요 없다. 편하게 앉거라.”말을 하며 자리에 앉는 이육진을 보며 정연은 고개를 살짝 숙였다.“감사합니다, 전하.”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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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연아, 그날 정중 그자가 준 차를 정말 한 모금도 마시지 않은 게 확실하지?”이육진이 조심스럽게 묻자 소우연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네, 전하. 전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습니다.”이육진은 그제야 마음이 조금 놓였다.한편, 곁에 있던 정연도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가슴을 부여잡았다.“저도 그때 당시 너무 놀랐습니다. 그러고보니 이제 물이든 뭐든 반드시 팔팔 끓여서 마시는 게 안전할 것 같습니다.”“맞는 말이다. 하지만 용 대감이 한 말이 있었다. 혈충도 결코 흔하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그자들은 함부로 여기저기 낭비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만사 조심하는 게 좋으니 이제부터 먹는 음식에 더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명심하겠습니다, 전하.”정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소우연에게 인사를 하고 이만 궁을 떠나려고 할 때, 창밖에 나타난 진우를 보게 되었다.진우는 이내 방 안으로 들어왔다.눈치 빠른 정연이 자리를 피해주려고 하자 이육진이 손을 내두르며 말했다.“진우에게서 들었는데 정연이 네가 상연 그자의 수상한 점을 발견하고 염만이 어린 소녀들을 사들인 사실까지 알아냈다고 하더구나. 그리 비밀스러운 나랏일은 아니니 정연이 네가 곁에서 들어도 무방하다.”“감사합니다, 전하.”허리를 숙여 인사를 올린 정연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이때, 진우가 고개를 살짝 숙이고는 보고를 올렸다.“전하, 소신이 오광충 저택에 찾아갔는데 상란은 언니 상연이 어젯밤부터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고 하였습니다. 지금까지도 그자를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원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연이 원진에게 상연을 따라가보라고 했는데 그 뒤로 원진은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단서도 전혀 찾을 수 없습니다.”말을 하던 진우가 정연을 힐끔 쳐다보자 잔뜩 긴장한 정연은 옷자락을 꽉 잡고는 황제와 황후를 조심스럽게 쳐다보았다.이육진과 소우연은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사람을 더 시켜서 샅샅이 찾아보거라. 그리고 성내의 순찰도 강화해야 한다. 반드시 백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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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5화

심지어 회임한 소우연에게 바로 달려갈 수도 없었던 이육진은 일단 이 원사를 태자부에 보내 소우연의 상황을 살필 수밖에 없었다.한편, 얼굴이 빨개진 정연은 진우를 몇 번이나 힐끔 쳐다보았다.“네, 전하, 소신 지금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진우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며칠 전에도 아이를 갖고 싶다고 얘기했는데 이렇게 소중한 생명이 바로 두 사람을 찾아올 줄은 몰랐다.“전하, 소신… 너무 죄송하지만 소신 이만 정연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진우가 잔뜩 들뜬 목소리로 청했다. 그는 궁에 남아 식사를 하고 싶지 않았다. 황제 그리고 황후와 식사를 하는 동안 어쩔 수 없이 긴장해야 하고 예를 지켜야 하는데 진우는 지금 도무지 그럴 정신이 없었다.진우는 이 경사를 한 시라도 빨리 진규와 임세안에게 전하고 싶었다.한편, 진우의 말에 이육진이 반박하려던 그때, 소우연이 그를 제지했다.“그래, 얼른 가보거라.”“감사합니다, 마마.”인사를 올린 진우는 정연의 손을 잡고 빠르게 영화궁을 떠났다.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이육진이 피식 웃었다.“짐은 단지 저 두 사람과 식사를 함께 하고 싶었을 뿐이다. 잡아먹겠다는 것도 아닌데 어찌 저리 급하게 떠난단 말이냐?”“부부에게 이 기쁨을 나눌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큰 경사가 생겼는데 당연히 둘이서 축하하고 싶겠지요.”말을 하던 소우연은 고개를 돌려 이육진을 쳐다보며 물었다.“전하, 그때 당시 제가 회임했다는 소식을 듣고 조금도 들뜨지 않으셨습니까?”이에 이육진이 대답했다.“당연히 기분이 너무 좋았지. 하지만 그때 당시 궁에서 일어난 정변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안팎이 엉망진창이라 그걸 처리하기도 바빴지…”“잠깐만요.”소우연이 이육진의 말을 잘랐다.“그럼 그때 당시 제가 회임한 걸 알고도 정녕 조금도 기쁘거나 들뜨지 않았단 말입니까?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는 건데 희열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까?”입술을 삐죽 내민 소우연은 잔뜩 토라진 표정이었고 이에 이육진이 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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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6화

“연이 너만 내 곁에 있다면 난 그런 걸 전혀 개의치 않아.”소우연의 마음속에 이육진 한 사람만 있다는 걸 확신할 수만 있다면 이육진은 불안하거나 초조할 리가 없다.이육진도 남자로써 누군가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마음에 품고 있다는 걸 알고 절대 용납할 수 없지만 용강한 그자는 용납할 수밖에 없다.만약 용강한이 없었다면 이육진은 소우연과 함께 할 수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연이가 전에 얘기했던 것처럼 그녀는 진작 소씨 가문 사람들 때문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한편, 지하 밀실에서.차가운 물을 듬뿍 맞은 원진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자신이 기둥에 꽁꽁 묶여 꿈쩍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주위를 쓱 살피다가 곁에 자신과 똑같이 기둥에 묶여 있는 상연을 보게 되었다.그리고 눈앞에는 안색이 창백하고 괴이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는 한 남자가 서있었다.이 남자 곁에는 시체 마냥 서늘한 몰골을 한, 가면을 쓴 호위무사가 있었다. 밖에 드러난 호위무사의 두 눈은 초점을 잃은 채 회색빛을 띄고 있었고 마치 죽은 사람의 눈동자 같았다.이에 원진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이 사람들… 원홍이 형이 얘기했던 혈충에 지배된 사람들과 형태가 똑같아.’한편, 상연도 겁을 잔뜩 먹은 표정으로 몸을 덜덜 떨며 울부짖었다.“금성 씨! 금성 당신 날 당장 풀어줘요. 여기가 대체 어디예요?”상연도 조금 전에 혼절 상태에서 막 깨어난 것이다.이에 금성이 피식 웃으며 여유롭게 대꾸했다.“이곳은 인간 지옥이야.”“인, 인간 지옥…”상연은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고개를 돌려 확인해보니 이곳에는 창문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피비린내와 악취가 진동하는 환경에 잔뜩 겁을 먹은 상연은 엉엉 울면서 애원했다.“제가 뭐든 하겠습니다. 제발 이곳에서 꺼내 주세요.”이에 금성은 담담하게 말했다.“네가 참 쓸데가 없어서 말이야. 옥에 찾아가서 새끼 고충을 내 아들에게 먹이라고 했는데 그것도 실패하고.”“당신 아들이요? 당신은 아령 그자에게 약을 먹이라고 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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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7화

상연은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이내 눈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나타난 사람은 다름아닌 내시 강이였다.상연은 막힌 입으로 웅얼거리면서 강이에게 말을 걸려고 시도했다.이에 금성이 미간을 찌푸리다가 강이가 다가오자 물었다.“네 년이 혹시 강 도령을 알고 있는 것이냐?”강이의 본명은 강원보였다. 강원보는 상연을 힐끔 쳐다보다가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전 모르는 사람입니다.”이에 더욱 흥분한 상연은 살려달라는 표정으로 발버둥을 쳤다.금성이 상연의 입에 쑤셔 넣은 걸레를 확 빼 버리자 상연이 다급하게 외쳤다.“강 내관님, 살려주세요! 제발 절 좀 살려주십시오…”이런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낯익은 사람을 마주친 강이는 화들짝 놀랐다가 이내 다시 차분해졌다. 어차피 이곳에 잡혀온 사람들은 살아서 이곳을 나갈 수 없기에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강 도령, 혹 이자와 아는 사이입니까?”금성의 물음에 강원보가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전혀 모르는 사람입니다.”강원보는 이내 걸레를 다시 상연 입에 쑤셔 넣으려고 했지만 상연이 미친듯이 발버둥치며 외쳤다.“강 내관님, 내관님께서는 저를 모를 수 있지만 전 내관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예전에 제가 궁에 있을 때 내관님을 몇 번이나 뵌 적이 있습니다.”강원보는 언짢다는 듯이 상연을 힐끗 흘겨보았다. 이에 상연은 다시 금성을 쳐다보며 애원했다.“금성 씨, 제 뱃속에는 당신 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저한테 이럴 수 있는 겁니까?”“뱃속에 내 아들을 품은 여자는 네 년 말고도 많아. 넌 그저 그 중의 한 명일 뿐이야.”말을 하던 금성은 조금 전에 호위무사가 끌고 온 소녀를 쳐다보며 말을 이어갔다.“저 여자도 뱃속에 내 아이를 품었는데 그럼 내 아이를 품은 여자들은 다 풀어줘야 한다는 거야?”금성에게 언급된 소녀는 겁에 질린 눈빛으로 금성을 쳐다보며 절망스럽게 눈물을 줄줄 흘렀다.그리고 상연은 이 순간, 모든 희망을 잃게 되었다. 그녀는 금성이 왜 자신을 이렇게 망가트리려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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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8화

이때, 강원보가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무리 봐도 산파라도 한 명 모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이에 금성이 호탕하게 웃으며 손가락으로 강원보를 가리켰다.“강 도령이 제일 나쁩니다.”“에이, 도령도 만만치 않습니다!”한편, 소녀의 고통스러운 비명이 미실 안을 가득 채웠고 이에 상연은 겁에 질린 채 온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원진도 미간을 확 찌푸렸다. 그는 이 일이 절대 단순한 일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아니나 다를까 소녀의 비명소리가 절정에 이르던 그때, 소녀의 몸에서 피가 줄줄 새어 나오기 시작했고 이내 동그란 살덩어리 하나가 소녀의 치맛자락 밑에서 툭 튀어나왔다.이 살덩어리는 한눈에 봐도 평범한 태아의 형태가 아니었다.이때, 가면을 쓴 호위무사가 청년의 피가 묻은 검으로 살덩어리를 확 터트렸다. 그 순간, 연한 분홍색을 띈 유충들이 쏟아져 나왔고 미친듯이 꿈틀거리는 그 광경은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그러다가 회색빛으로 변하더니 꿈틀거리던 유충들이 활력을 잃은 채 움직임을 멈추었다.이 광경을 목격한 소녀는 너무 놀라서 그대로 숨이 멎은 채 죽어버렸다.소녀의 육체는 눈에 보일 정도로 빠르게 말라가더니 결국 뼈만 앙상하게 남은 시신이 되어버렸다.한편, 겁에 질린 상연은 심지어 소리조차 지르지 못한 채 핏기를 완전히 잃은 얼굴로 기절해 버렸다.의자에 앉아 이를 지켜보고 있던 강원보는 몸이 살짝 굳어버렸으며 안색도 마냥 편하지만은 않았다. 이런 광경을 처음 본 건 아니지만 여전히 충격적이었다.“염 도령, 혹시 저 여자 뱃속에 있는 유충들은 한 마리도 살아남지 못한 겁니까?”강원보의 물음에 금성이 웃으며 대답했다.“강 도령, 다시 한번 자세하게 보십시오.”금성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새빨간 몸통 색깔을 지닌 한 혈충이 죽어버린 유충들 사이로 유유히 기어 나오고 있었다.머리카락만큼이나 가늘고 얇은 이 혈충은 새빨간 몸통 색깔이 아니었다면 쉽게 발견되지도 못했을 것이다.다음 순간, 이 혈충은 머리를 살짝 들더니 방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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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9화

“저자는 호위무사에 죽음까지 각오한 군사입니다. 무술 실력이 장난이 아니지요. 만약 저자가 우리에게 충성을 다할 수 있다면 우리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제가 하마터면 홧김에 어리석은 짓을 저지를 뻔했네요.”강원보의 분석에 금성은 이내 채찍을 거뒀다.한편, 곁에서 고통스럽게 신음소리를 내던 청년은 눈동자가 벌겋게 충혈되더니 결국 초점을 잃은 채 회색빛을 변해버렸다.그러다가 서서히 청년에게서 산 사람의 기운이 사라지고 있었다.금성은 바로 호위무사에게 명령했다.“끌고 가서 옥에 가두거라. 나중에 이자의 피가 전부 다 빨리면 동자 혈지에 보내 버려라.”호위무사는 한 마디 대답도 없이 바로 금성의 명을 행동에 옮겼다.한편, 원진은 이제 모든 걸 확실하게 알 것 같았다. 아이 실종사건과 황제가 찾고 있는 혈충을 배후에서 지배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눈앞에 있는 이 남자이다.그런데 이곳이 염씨 저택인가?“내가 네놈에게 생각할 시간을 딱 하루 주겠어. 내 뜻에 따르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네놈도 잘 알고 있을 거야.”말을 하던 금성은 고개를 돌려 기절한 상연을 쳐다보았다.“내 아들은 많아. 네놈이 죽어서 내 아들이 되고 싶지 않으면 판단 잘해야 할 거야.”이에 원진이 입술을 꽉 깨물며 말했다.“네놈이 조금 전에 언급한 동자혈 말이야… 그러니까 아이 실종사건의 배후가 바로 네놈이었어!”“아직도 사건을 조사하고 싶은 거야?”금성이 어이없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 이런 중요한 비밀을 알게 된 이상, 원진은 절대 살아서 이곳을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그래, 난 네놈에게 다 얘기해줄 수 있어. 하지만 네놈이 내 말을 네 주인에게 전달할 방법이 있기나 해? 넌 절대 못 해. 하지만 말이야. 네놈 주인이 누구인지 나한테 얘기해주면 난 네놈을 조금 덜 고통스럽게 죽여줄 수는 있어.”원진은 이를 악물었다. 이 두 사람 중 한 놈은 내시에 다른 한 놈은 미친 자가 확실한데 절대 이곳을 살아서 도망치지는 못할 것이다.원진이 사실대로 다 얘기한다고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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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0화

“살… 살려주세요…”겨우 정신을 차린 상연은 입에 물고 있던 걸레를 겨우 뱉으며 살려달라고 애원했다.밀실의 촛불이 거의 다 타들어가고 있었기에 밀실 안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원진은 상연을 쳐다보며 말했다.“살 수 없습니다. 저희는 이곳을 살아서 나갈 수 없습니다.”“안 돼요… 안 돼요…”상연은 잔뜩 갈라진 목소리로 중얼거리다가 원진을 쳐다보며 말했다.“당신은 방법이 있을 겁니다. 당신은 무조건 이곳을 살아서 도망칠 방법이 있을 겁니다.”원진도 아무런 방법이 없었다. 어제도 주 대인이 그를 찾지 못했는데 이제는 더더욱 그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가장 원통한 건, 원진이 이곳에 잡혀오면서 남긴 단서를 금성과 혈충에 지배된 자가 전부 지워버린 것이다.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한 상연을 보며 원진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가까이 와보십시오.”“네?”흠칫하던 상연은 몸을 꿈틀거렸지만 단단히 묶인 탓에 앞으로 이동할 수가 없었다.“머리라도 앞으로 내밀어 보십시오.”원진의 말에 상연은 일말의 희망이라도 잡는 심정으로 고분고분 머리를 내밀었다.원진도 상연을 향해 머리를 내밀다가 이내 상연 귀에 걸고 있던 옥 귀걸이를 확 물어뜯었다.이에 화들짝 놀란 상연이 큰소리로 외쳤다.“지,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귀걸이를 입에 문 원진이 말했다.“저희는 절대 살아서 이곳을 떠날 수 없습니다.”“아, 아니에요! 그럴 리가 없습니다.”“조금 전에 직접 보고도 믿지 못하는 겁니까? 배가 불룩했던 소녀가 무엇을 출산했는지 보지 못했습니까? 그건 사람이 아니라 혈충입니다.”너무 놀라서 몸을 흠칫 떨던 상연은 더듬거리며 원진에게 물었다.“조, 조금 전에 분명 소녀의 뱃속에 그자의 아들이 있다고 했습니다.”원진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죽더라도 상연의 귀걸이를 입안에 물고 죽을 각오가 되어 있었다. 그럼 나중에 시체가 발견되거나 결국 혈충에 지배된다고 해도 형이나 주 대인은 그가 물고 있는 귀걸이로 그가 죽기 전에 상연과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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