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옥에 갇힌 혈충인 이아령은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생기라곤 하나도 없었다.누군가 다가오면, 고개를 들어 입을 벌린 채, 당장이라도 사람을 물어뜯을 듯 으르렁댔다.소우연이 도착했을 때, 용강한은 이미 한참 전부터 그곳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뜨거운 돼지 피와 양 피까지 준비해 아령의 입가에 갖다 댔지만, 그녀는 단 한 입도 대지 않았다. 그저 생기 잃은 눈, 마치 죽은 물고기 같은 눈동자로 용강한을 가만히 응시할 뿐이었다.소우연이 말했다.“오라버니, 더는 시험하지 마세요. 저 아이는 사람 피밖에 먹지 않는 것 같아요.”용강한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곤 몸을 돌려 찻잔을 하나 집어 들고, 손가락을 그어 피를 흘려 잔에 담았다.“오라버니, 대체 뭘 하시는 거예요?”소우연은 잔 안의 피를 보고 등골이 서늘해졌다. 함향은 눈조차 제대로 뜨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속이 울렁이는 기색이 역력했다.“저것에게 먹이려고 합니다.”용강한이 말을 마치자, 찻잔 가득한 생피가 이아령의 입가에 닿았다. 이아령은 혓바닥을 날름 내밀더니 순식간에 피를 핥아 마셨다.피를 들이킨 뒤, 이아령의 눈빛은 확연히 달라졌다. 숨결이 안정되고 기운도 차오른 듯, 쇠사슬을 잡아당기려는 힘까지 되살아났다.소우연은 반사적으로 용강한을 끌어 자기 뒤로 숨겼다.용강한은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마마, 저것은 저를 해치진 못합니다. 그러니 너무 긴장 마세요.”“긴장 말라니요? 제가 앞에 섰으면 오라버니께선 과연 긴장하지 않았을까요?”“긴장했겠지요.”“그러니까요. 저도 걱정돼서 그런 거예요. 저건… 너무 사람 같지 않잖아요.”사람 같지 않다, 그렇게 말은 했지만… 그것은 사람의 육신을 지배하고, 의지를 꺾고, 심지어 탈취까지 해낼 수 있는 존재였다. 말처럼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용강한은 그녀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었다.지금 생에는 인연이 없지만, 그녀는 그에게 있어 가족과 같은 벗이자,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이었다.소우연은 그제야 손을 놓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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