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하준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어떻게 왔어?”“심은호 아저씨가 대문까지 데려다주셨어요.” 정이가 간단히 대답했다.반하준이 묻고 싶었던 건 그게 아니라 정이가 왜 왔는지 알고 싶었다.그런데 듣기 싫은 이름이 나오자마자 반하준은 웃음이 터져 나왔다.정이는 두 걸음 앞으로 다가와 반하준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아저씨, 전 엄마를 찾으러 왔어요. 엄마랑 같이 집에 갈래요. 그래도 될까요?”직설적이고 솔직하며 빙빙 말을 돌리지도 않는 다섯 살 아이의 요구는 극도로 단순하면서도 날카로웠다.반하준은 무릎 위에 올려놓은 손을 살짝 움켜쥐었다.딸의 맑고 투명한, 지금 이 순간 고집과 걱정이 교차한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그 안에는 어린아이에게 흔히 있는 떼쓰는 모습 대신 순수한 집념만이 있었다.그 집념은 마치 거울 같아서 지금 그의 행동이 얼마나 터무니없고 추한지 비춰 보였다.꼭 잘못한 범죄자가 된 기분이었다.“아직은 돌아갈 수 없어.”반하준이 시선을 돌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빠가 아직 엄마에게 물어봐야 할 일이 좀 있어. 민이가 실종됐어. 이건 심각한 일이야.”“그래서 엄마를 가둬버린 거예요?”정이가 눈살을 찌푸리며 즉시 반문했다. 그 논리가 너무나도 명료해서 반하준의 가슴이 철렁했다.반하준은 무의식적으로 대답하려 했다. ‘왜, 그러면 안 돼?’강민아를 가둬둔 게 뭐가 문제란 말인가, 겨우 다섯 살짜리 꼬마가 감히 자신에게 따지고 있었다.“민이가 없어져서 모두 슬퍼해요, 엄마도요. 그런데 엄마를 가두면 민이가 돌아온대요? 아저씨, 민이 오빠를 못 찾으면 엄마를 계속 가둬둘 거예요?”아이의 질문은 종종 가장 깊숙한 본질을 찌른다.반하준은 그 질문에 잠시 말을 잃었다. 불안과 무력감에 휩싸인 남자의 폭력성이 딸의 순수한 시선 아래 어찌할 바를 몰랐다.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다른 방식으로 말하려 했다.“정아, 너는 아직 어려서 몰라. 세상엔 복잡한 일도 있는 거야. 여기서 좀 기다려. 아빠가 일을 해결할 때까지...”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