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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581 - チャプター 590

596 チャプター

제581화

안채린이 옆에 있던 연진숙을 흘끗 쳐다보며 말했다.“반 대표님, 제가 사람을 통해 현민 도련님 실종에 관한 소식을 알아냈습니다.”반하준의 날카로운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 “뭐라고요?”안채린은 큰 결심을 한 듯 핸드백에서 휴대폰을 꺼내 흐릿한 스크린 캡처 몇 장을 보여주었다.“오늘 오후 놀이공원 근처에서 강씨 가문 운전기사가 목격됐다는 증언이 있어요. 시간대가... 현민이 실종 시점과 겹치는 부분이 있더군요.”잠시 멈칫하며 반하준과 연진숙의 급변하는 표정을 살피던 그녀는 불을 지피듯 덧붙였다.“제가 감히 조사해 봤는데 그 강씨 가문 운전기사는 강씨 가문에서 일하는 사람 중 강민아 씨와 꽤 친한 사이였어요.”안채린은 눈을 깜빡이며 덧붙였다.“강민아 씨는 반씨 가문, 특히 대표님과 여사님께 적지 않은 앙심을 품고 있어요. 듣기론 오늘 학교에서도 도련님을 망신시켰다고 하던데 혹시 그 여자가 순간적으로...”“내가 이럴 줄 알았어!”연진숙은 마침내 분노를 쏟아낼 곳을 찾은 듯 날카롭게 소리쳤다. 강민아가 눈앞에 있는 것처럼 떨리는 손가락으로 허공을 가리켰다.“그 악랄한 년 짓이 분명해. 걔는 우리 반씨 가문을 증오하고 하준이를 미워하잖아. 민이를 데려가지 못하니까 망가뜨리려는 거야. 감히 내 손자를 납치하다니! 하준아, 뭐 하고 있어? 당장 경찰 불러서 그년 잡아!”반하준은 안채린 휴대폰 속 흐릿해서 얼굴도 알아볼 수 없는 소위 ‘스크린샷’을 응시하며 눈빛이 음침하게 변했다.이성은 그에게 증거가 너무나 허술하고 안채린의 동기가 의심스럽다고 말해주었지만 아들을 잃은 초조함, 강민아의 무심한 태도에 대한 분노, 그리고 오랜 세월 쌓인 복잡한 앙금이 안채린의 교묘한 말에 때를 만난 듯 불붙었다.특히 조금 전 당당하게 쏘아붙이던 강민아의 모습을 떠올리자 가슴속에 분노가 마구 치밀어 올랐다.민이가 실종됐는데 기세등등하게 그에게 따져 묻고 있었다.“강민아는 어디 있어? 지금 어디 있냐고!”반하준이 갈라진 목소리로 외치며 사나운 기운을 풍겼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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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한 경호원이 강민아가 경찰을 부르려던 순간 재빠르게 손으로 그녀의 입을 막았다.그 손은 매우 컸고 가죽 장갑의 거친 감촉이 느껴졌으며 얼굴 하관 전체를 가려버렸다. 강민아가 내뱉으려던 비명은 목구멍으로 삼켜졌다.강렬한 질식감과 공포가 밀려왔지만 강민아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며 잡히지 않은 손으로 입을 막은 팔을 할퀴었다.발끝으로 차고 발버둥 쳐도 남녀의 힘 차이는 컸다. 강민아의 저항은 몇 명의 프로 경호원 앞에서는 무의미해 보였다.강민아는 반쯤 들린 채 끌려가며 옆에 세워진 검은색 리무진 쪽으로 빠르게 이동했다.주변에 경찰서를 막 나온 다른 사람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하지만 반씨 가문 경호원들은 체격이 우람했고 의도적이든 아니든 몸으로 사람들의 눈을 가렸다. 동작 또한 빠르고 깔끔해서 마치 한 무리의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격앙된 한 여성을 차에 ‘부축해 태우는' 것처럼 보였다.차량 뒷좌석에 거칠게 밀어 넣어지는 순간, 강민아의 입을 막고 있던 손이 살짝 틈을 벌리며 더 이상 큰 소리로 도움을 청할 수 없음을 확인하는 듯했다.이 순간 강민아의 머릿속이 빠르게 돌아갔다.저항은 무의미하고 도움 요청은 통하지 않으며 휴대폰은 빼앗겼다...그녀의 시선이 차 안을 빠르게 훑었다. 앞좌석 운전기사를 제외하면 좌우로 두 명의 경호원이 그녀를 꽉 붙들었고 양손은 모두 제압당한 상태였다.시선이 닿은 곳에 조금 전 몸부림치다 외투 주머니에서 빠져나간 뒤 좌석 틈새로 굴러간 휴대폰이 보였다.화면은 이미 그 전 조작으로 인해 켜져 있었고 최근 통화 기록에 멈춰 있었다. 맨 위에는 육성민의 연락처가 보였다.경호원은 강민아를 제압하는 데 집중하느라 아직 휴대폰을 처리할 여유가 없었다.차는 이미 시동이 걸린 채 경찰서 구역을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었다.강민아는 애써 무의미한 몸부림을 멈췄다. 그건 체력만 소모하고 상대방의 경계심만 불러올 뿐이었다.그녀는 심장이 쿵쾅거리는데도 숨을 깊게 들이쉬고 제압당한 후 미약하고 타협하는 듯한 목소리로 옆에 있는 경호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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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심은호의 눈빛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반하준이 감히 진짜로 손을 댔어? 그것도 경찰서 앞에서?’분노가 두 눈 속에서 치솟았다. 잘생기고 차가운 얼굴에는 이미 서리가 내린 듯했다.심은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차 키를 움켜쥔 채 성큼성큼 밖으로 나가며 다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목소리는 칼날처럼 차갑고 날카로웠다.“실시간으로 반씨 가문 저택 감시하고 우리 쪽 사람들을 동원해 근처에서 대기하되 들키지 않도록 조심해. 그리고 그 여자 데려간 차량 실시간 경로와 최종 목적지를 조사해.”심은호의 말투는 단호했다.“그 여자가 있는 정확한 위치와 안전에 대해 알아야겠어.”심은호는 엘리베이터에 들어서던 순간 우뚝 멈춰 섰다.엘리베이터 문 앞에 정이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심은호가 입을 열려는 순간 어린 소녀의 부드럽고 앳된 목소리가 들려왔다.“저도 아저씨랑 같이 엄마 찾으러 가고 싶어요!”아이는 그래도 되는지 묻지도 않고 단호한 어투로 자신의 요구를 내세웠다.심은호는 아이의 말랑하고 귀여운 얼굴을 본 순간 마음 한편이 녹아내리는 듯했다.“그래. 들어오세요, 강 여사님. 우리 함께 엄마 찾으러 가자고.”심은호가 자신을 ‘강 여사님’이라고 부르는 말에 정이는 흠칫 놀랐다. 포도알처럼 까맣고 반짝이는 눈동자가 살짝 떨렸다.이내 아이는 곧게 허리를 폈다.심은호는 전혀 애 취급하지 않았다. 거절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동등한 어른처럼 대했다.이 순간 아이는 심은호에게 짐이 아니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우는 조력자가 된 기분이었다.정이는 단호한 발걸음으로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섰다....심은호가 운전석에 앉고 정이는 조수석에 앉았다. 은색 스포츠카가 어둠 속의 표범처럼 조용히 차고에서 미끄러져 나왔다.순간 그는 육성민을 떠올렸다.강민아가 연락했든 안 했든 육성민은 반드시 이 상황을 알아야 했다.심은호는 재빨리 육성민에게 강민아가 반하준 쪽 사람들에게 강제로 붙잡혀 반씨 가문 저택으로 끌려가는 중이고 현재 상태가 불분명하며 자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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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반씨 가문.무거운 철문이 뒤에서 닫히며 자물쇠가 잠기는 소리가 강민아의 심장을 때렸다.그녀는 두 명의 경호원에게 붙잡힌 채 익숙한 본가로 들어섰다.눈을 감고도 걸어 다닐 수 있을 만큼 익숙한 곳이었다.그날 정이의 손을 잡고 반씨 가문을 떠난 후, 다시는 이곳에 돌아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그 생각을 하자 강민아의 얼굴에 비웃음이 스쳤다....지하 창고에는 희미한 백색 조명 하나만이 비추고 있었고, 차갑고 습한 공기는 먼지와 곰팡내로 가득했다.손목에 거친 밧줄이 감겼던 자리가 화끈거리며 아팠다.입에 물린 천 덩어리가 빼내진 후, 강민아는 목구멍이 메말라 저도 모르게 기침을 여러 번 했다.그녀는 차가운 벽에 기대앉아 생각을 정리하려 애썼다.추위에 무뎌지니 더 깊은 분노가 밀려오고 터무니없을 정도로 차분해졌다.반하준과 연진숙은 경찰서 앞에서 사람을 직접 납치하는 미친 짓까지 하고 있었다. 강민아가 예상했던 최악보다 더 선을 넘는 사람들이었다.‘무식한 미치광이 같으니라고,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저것들과 엮인 건지.’시간은 정적 속에서 흘러갔고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밖에서 발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쇠사슬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강민아는 고개를 들자 반하준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그는 낮에 입었던 정장을 벗고 어두운색 셔츠만 걸치고 있었는데 깃이 살짝 열려 있었다. 몸에서 풍기는 팽팽한 살기는 이전보다 더 심했다.남자의 얼굴은 끔찍할 정도로 어두웠고 눈동자에는 핏발이 섰다. 지난 몇 시간 동안 그 역시 고통스러웠지만 그 고통이 지금 눈앞의 여자에게 향한 분노와 화풀이로 변해 있었다.“강민아.”반하준의 목소리는 심판하려는 것처럼 들렸다.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는 희미한 불빛 아래 그의 커다란 그림자가 압도적인 위압감을 풍겼다.“마지막으로 물을게. 민이는 어디 있어?”강민아는 벽을 짚고 천천히 일어섰다. 손목이 아프고 추위와 조금 전 몸부림으로 힘이 빠져 몸이 살짝 떨렸지만 허리를 곧게 펴고 남자의 살벌한 시선을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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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반하준은 휙 손을 놓았다. 마치 불에 덴 듯이 한 걸음 뒤로 물러서기까지 했다.목을 옭아매던 족쇄가 사라지자 강민아는 즉시 격렬하게 기침하며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셨다. 그녀의 하얀 목덜미에 소름 끼칠 정도로 선명한 손자국이 남았다.반하준은 그 자리에 서서 가슴을 들썩이며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그는 강민아가 격하게 기침하느라 눈가마저 붉어졌음에도 여전히 고집스럽게 자신을 노려보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조금 전 손끝에 남아 있던 촉감과 마음속에 갑자기 솟구치던, 이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이상한 두근거림이 반하준에게 전례 없는 수치심과 당혹감을 안겼다.‘어떻게 이럴 수가...’강민아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순간조차 그런... 있어서는 안 될 감정이 생겨났다.특히 지금 아들의 생사가 불분명하고 이 모든 일의 주범일지도 모르는 여자인데...남자는 이를 악물었다. 목구멍으로 비릿한 피 맛이 밀려오자 혈관이 팽팽해졌다.스스로 깨달은 이 감정이 강민아의 비난보다 훨씬 견디기 힘들었다.분노는 가시지 않았지만 자기혐오와 그보다 더 깊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당황스러움이 반하준의 가슴에 밀려왔다.그는 감히 강민아를 다시 쳐다보지 못했다. 한 번이라도 더 보면 자신의 내면에 숨겨둔 추악한 동요가 드러날 것 같았다.“반현민이 무사하기를 빌어.”반하준이 으르렁거리듯 이 말을 내뱉을 때 목소리에는 미묘한 떨림이 묻어났다. 살벌한 위협이 아니라 서툴게 무언가를 감추려는 모습이었다.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급히 몸을 돌려 도망치듯 창고를 뛰쳐나갔다.더 이상 강민아를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를 계속 마주하고 있으면 몸속에 숨겨둔 모든 것이 드러날 것 같았다.무거운 철문이 반하준 뒤에서 세차게 닫히며 자물쇠 소리가 이전보다 더 다급하고 크게 울렸다.강민아는 미끄러지듯 바닥에 주저앉아 목의 통증과 숨 막힘이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은 채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거렸다.그녀는 방금 또렷하게 보았다. 반하준의 눈동자에 스쳐 지나간 혼란스러움과... 수치심, 분노가 뒤섞인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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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6화

“너!”연진숙은 강민아의 태도에 발끈했다. 특히 ‘교양’이라는 말을 듣자 더욱 화가 치밀었다.이 두 단어는 그녀가 강민아에게 가장 자주 했던 말이다.그걸 지금 강민아가 똑같이 되돌려주니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있나.‘이게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이런 말을!’망할 강민아는 지금 그녀의 손아귀에 잡혀 갇힌 신세가 되었는데도 건방지게 굴고 있었다.연진숙은 손에 쥔 교도봉을 들어 강민아를 내리치려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이년이 입만 살아서는, 혼쭐이 나 봐야 정신을 차리지? 오늘 내가 네 부모님 대신 제대로 혼내주마!”가늘고 긴 교도봉이 바람 소리를 내며 휘둘러졌다. 강민아의 동공이 움츠러들며 무의식적으로 피하려 했지만 두 손이 묶여 있어 움직임을 제한했다. 당장이라도 매를 맞기 일보 직전이었다.바로 그때, 밖에서 희미하게 다급한 발소리와 시끄러운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누군가 반씨 가문 저택에 강제로 침입해 지하실 쪽으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듯했다.손을 휘두르던 연진숙도 행동을 멈추고 놀란 눈으로 철문 쪽을 바라보았다.강민아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오빠인가? 아니면 경찰이 온 건가?’...반씨 가문 저택은 불빛이 환했지만 숨 막히는 저기압이 감돌고 있었다.집사는 굳은 표정으로 두꺼운 카펫이 깔린 복도를 빠르게 가로질러 거실로 향했다.반하준은 통유리창 앞에 서서 경직된 뒷모습만 보이고 있었다. 옆에는 이미 타버린 담배꽁초가 수두룩했다.“대표님.”집사가 낮은 목소리로 보고했다. “정이 아가씨께서 왔습니다. 대표님을 만나고 싶답니다.”원래대로면 정이가 돌아왔으니 반씨 가문에서 한껏 기뻐해야 마땅했다.하지만 지금 민이가 실종된 상황에서 강민아가 정이를 데리고 돌아와 반하준과 화해한다고 해도 반씨 가문 사람들은 기뻐할 수 없었다.반하준의 몸이 멈칫하더니 그대로 천천히 돌아섰다. 미간에는 사라지지 않은 암울함과 피로, 그리고 약간의 놀라움이 묻어났다. “누가 데려왔어, 육성민?”그의 목소리에는 경멸 섞인 비웃음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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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반하준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어떻게 왔어?”“심은호 아저씨가 대문까지 데려다주셨어요.” 정이가 간단히 대답했다.반하준이 묻고 싶었던 건 그게 아니라 정이가 왜 왔는지 알고 싶었다.그런데 듣기 싫은 이름이 나오자마자 반하준은 웃음이 터져 나왔다.정이는 두 걸음 앞으로 다가와 반하준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아저씨, 전 엄마를 찾으러 왔어요. 엄마랑 같이 집에 갈래요. 그래도 될까요?”직설적이고 솔직하며 빙빙 말을 돌리지도 않는 다섯 살 아이의 요구는 극도로 단순하면서도 날카로웠다.반하준은 무릎 위에 올려놓은 손을 살짝 움켜쥐었다.딸의 맑고 투명한, 지금 이 순간 고집과 걱정이 교차한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그 안에는 어린아이에게 흔히 있는 떼쓰는 모습 대신 순수한 집념만이 있었다.그 집념은 마치 거울 같아서 지금 그의 행동이 얼마나 터무니없고 추한지 비춰 보였다.꼭 잘못한 범죄자가 된 기분이었다.“아직은 돌아갈 수 없어.”반하준이 시선을 돌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빠가 아직 엄마에게 물어봐야 할 일이 좀 있어. 민이가 실종됐어. 이건 심각한 일이야.”“그래서 엄마를 가둬버린 거예요?”정이가 눈살을 찌푸리며 즉시 반문했다. 그 논리가 너무나도 명료해서 반하준의 가슴이 철렁했다.반하준은 무의식적으로 대답하려 했다. ‘왜, 그러면 안 돼?’강민아를 가둬둔 게 뭐가 문제란 말인가, 겨우 다섯 살짜리 꼬마가 감히 자신에게 따지고 있었다.“민이가 없어져서 모두 슬퍼해요, 엄마도요. 그런데 엄마를 가두면 민이가 돌아온대요? 아저씨, 민이 오빠를 못 찾으면 엄마를 계속 가둬둘 거예요?”아이의 질문은 종종 가장 깊숙한 본질을 찌른다.반하준은 그 질문에 잠시 말을 잃었다. 불안과 무력감에 휩싸인 남자의 폭력성이 딸의 순수한 시선 아래 어찌할 바를 몰랐다.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다른 방식으로 말하려 했다.“정아, 너는 아직 어려서 몰라. 세상엔 복잡한 일도 있는 거야. 여기서 좀 기다려. 아빠가 일을 해결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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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반하준은 아버지의 방식으로 아이에게 다가가며 딸을 붙잡으려 했다. 마치 그렇게 하면 그들 사이에 아직도 혈육의 유대가 남아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 것처럼.그러나 정이는 그가 내민 손을 바라보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두려움의 회피가 아니라 선을 긋는 거절이었다.정이가 자신을 밀어내는 걸 느끼자 무너지는 듯한 감정이 반하준의 가슴을 덮쳤다.정이는 고개를 저으며 목소리는 작았지만 유난히 선명하고 단호하게 말했다.“배 안 고파요. 장난감도 필요 없어요.”아이가 반하준을 바라보았다. 강민아를 꼭 닮은 그 눈동자에는 조금 전까지 이치로 설득하려던 진지함은 사라지고 오직 차분한 무심함만이 남아 있었다.반하준은 온몸이 굳었다. ‘강민아가 아이를 이렇게 잘 키웠다고?’이 순간 정이는 다섯 살짜리 아이 같지 않았다. 오히려 혼자서도 잘 해낼 수 있는 어른 같았다.그리고 바로 이런 아이가 반씨 가문이 추구하는, 반씨 가문의 후계자가 가져야 할 모습이었다.“저는 엄마가 무사히 집에 돌아오기만 하면 돼요. 아저씨, 제발 엄마를 풀어주세요.”아이가 다시 한번 강조했다.“만약 풀어주지 않으시면 저는 여기서 계속 기다릴 거예요. 아저씨가 풀어줄 때까지요!”이 말은 반하준이 마지막까지 유지하려 했던 가식적인 따스함의 가면을 완전히 산산조각 냈다.그가 내민 손은 공중에 굳어 있었다. 거두는 것도, 계속 내미는 것도 더 우스꽝스러울 뿐이었다.반하준은 정이의 평온하지만 차갑게 밀어내는 작은 얼굴을 바라보며 뚜렷하게 인식할 수 있었다. 딸에게 그는 더 이상 ‘아빠’가 아니었고 심지어 믿을 만한 ‘아저씨’조차 아니었다.반하준은 정이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을 해친 ‘나쁜 사람’이자 냉정한 협상, 심지어 ‘대치’로 맞서야 할 ‘적수’였다.이 깨달음이 가져온 찌르는 듯한 아픔은 분노보다 훨씬 컸다. 목이 메어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정이는 말을 마친 뒤 조용히 옆에 있던 1인용 소파로 걸어갔다. 앉지 않고 그저 서서 등을 곧게 편 채 나무처럼 고집스럽게, 침묵 속에서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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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9화

화면 속 강민아가 살짝 움직였다. 손목 통증을 덜기 위해 자세를 바꾸려는 듯했다.그녀는 가볍게 숨을 들이쉬고 눈썹을 찌푸렸지만 입술을 깨물며 애써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심은호는 시선을 강민아에게 고정한 채 손가락이 무의식적으로 화면 가장자리를 문지르고 있었다. 차가운 유리를 사이에 두고 그녀를 만지려는 듯했다.이 순간 기억이 밀물처럼 밀려와 그를 5년 전 그날 밤으로 끌어당겼다.당시 심은호는 반씨 가문 저택에 열리는 파티에 참석했다. 술잔이 오가고 떠들썩한 가운데 자리를 벗어나 뒷마당으로 걸어갔다.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이려는 순간 강민아가 혼자 정원에 서 있는 모습을 보았다.맑은 하늘색 드레스를 입고 달빛 아래 서 있는 뒷모습이 가냘프고 쓸쓸했다.그때 달빛이 그녀의 어깨에 스치는 장면이 예고 없이 심은호를 강타했다.그 여자에게 다가가 묻고 싶었다. 왜 결혼을 선택했는지, 결혼한 지금이 경기장에서 질주하던 때보다 더 행복한지.심은호가 다가서려는 순간 반하준이 나타났다.그는 그림자 속으로 숨었고 그렇게 6년을 숨어 지냈다.유부녀 강민아에 대한 감정은 억눌렀지만 마음 속 악마는 숨길 수 없었다.그래서 미친 결정을 내렸다.반씨 가문과의 협력 관계를 이용해 장비 점검하던 때를 노려 ‘보안 업그레이드'라는 명목으로 저택의 몇몇 중요한 위치에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했다.지하 창고도 포함됐다. 당시 심은호는 그곳이 사각지대라 무슨 일이 생기면 감시 보완용으로 쓸 수 있겠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그런데 정말로 사용할 일이 생길 줄이야.만일을 대비해 그런 거라고 스스로 되뇌었지만 마음 깊은 곳에 감춰진 비열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생각을 잘 알고 있었다.강민아가 반씨 가문에서 잘 지내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그녀가 드나드는 뒷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우연히 그녀의 모습을 포착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속에 박힌 가시의 통증을 덜어내 줄 수 있었다.긴 시간 동안 심은호는 어둠 속에 숨은 유령처럼 한밤중에 부엌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강민아를 몰래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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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화면 속 강민아는 무언가를 감지한 듯 갑자기 고개를 들어 카메라 쪽을 바라보았다.눈동자는 어두운 화면 속에서 유난히 밝게 빛나고 있었는데 마치 어둠 속 두 개의 별 같았다.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그곳만 응시했다. 차가운 렌즈를 사이에 두고 시공간을 넘어 심은호와 마주 보는 듯했다.남자의 심장이 거세게 요동치며 입술이 굳게 다물어졌다.강민아가 자신을 볼 수 없다는 걸, 그곳에 몰래 설치한 카메라를 알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 순간 모조리 들킨 듯한 착각에 사로잡혔다.조심스럽게 접근했던 것, 여태 겉으로는 태연하게 드러내지 않았지만 뒤에서 미친 듯이 자라난 광기까지.심은호가 눈을 질끈 감았다가 다시 떴을 때 눈빛에는 차가운 결의만이 남아 있었다.그는 태블릿을 내려놓고 차 문을 연 다음 성큼성큼 반씨 가문 저택을 향해 걸어갔다.밤바람이 옷깃으로 스며들었지만 온몸에 밴 살기와 아픈 마음까지 날려 보내진 못했다.6년이라는 시간 동안 항상 어둠 속에서 강민아를 몰래 지켜보며 비굴하게 선을 지키고 있었다.오늘엔 더 이상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거실 안의 공기는 마치 굳어버린 듯 무겁게 눌려 있었다.연진숙은 소파 앞에 서서 앞에 있는 조그마한 형체를 내려다보며 분노에 얼굴마저 뒤틀려졌다.도우미가 들뜬 마음으로 달려와 정이가 돌아왔다고 알렸지만 그녀는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돌아오다니!반씨 가문을 배신하고 강민아 성까지 따른 계집애에게 반씨 가문은 더 이상 그녀의 집이 아니었다.“너 혼자 여기 와서 뭐 하는 거야?”연진숙의 목소리는 날카로웠다. 오랫동안 강민아에게 쌓아둔 원한을 이 무고한 아이에게 퍼붓고 있었다.“네 엄마가 민이를 해쳤는데 어딜 감히 반씨 가문에 와? 너도 네 엄마처럼 수작 부리려는 거지?”앞에 선 정이는 작은 등을 곧게 펴고 있었지만 살짝 떨리는 속눈썹에 긴장한 기색이 드러났다.아이는 어릴 때부터 연진숙을 두려워했고 할머니를 좋아하지 않았다.그런데 지금 물러서지도 울지도 않은 채 입술만 굳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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