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서준은 남설아의 따뜻함을 떠올렸다.그녀의 다정함, 그녀의 세심한 배려, 이 집을 위해 모든 걸 아끼지 않던 모습을.그러다 갑자기 배서준은 벌떡 몸을 일으켰다.더 이상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곁을 돌아본 순간 텅 빈 침대가 눈에 들어왔다.남설아는 이제 이곳에 없다는 사실을 그는 그제야 실감한 것이다.하여 배서준은 힘없이 다시 침대에 쓰러졌다. 눈물이 눈가를 따라 흘러내렸고 한순간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졌다.남설아를 밀어낸 것도, 스스로 이 결말을 만든 것도 결국 자신이었다.‘이제 와서 무슨 자격으로 다시 잡겠어...’한편, 남설아는 부엌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새로운 요리법을 연구하며 강연찬에게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주고 싶었다.강연찬은 부엌문에 기대어 남설아의 바쁜 모습을 바라보았다.그러자 가슴 깊은 곳까지 따스함이 번져왔다.“설아야, 뭐 하고 있어?”강연찬이 부드럽게 물었다.“새 요리법 연구하고 있어.”남설아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대답했다.“선배한테 맛있는 거 해주고 싶어서.”“그렇게까지 애쓸 필요 없잖아.”강연찬은 남설아 옆으로 다가가 품에 안으려다 말고 손을 거둬들였다.“난 아무거나 대충 먹어도 돼.”“안 돼.”남설아는 단호하게 말했다.“지금은 환자인데 영양 보충 제대로 해야지.”“넌 나만 너무 과하게 챙긴다니까.”강연찬은 웃으며 말했다.“선배 그렇게 챙기는 게 좋아서 그래.”남설아는 환하게 미소 지으며 답했다.“이 바보.”강연찬은 흐뭇하게 웃었고 남설아는 다시 분주히 요리를 이어갔다.그런 남설아의 옆모습을 바라보자 강연찬의 마음속은 사랑으로 가득 찼다.그는 생각했다.이렇게 곁에서 지켜보고 도와주고 보호해줄 수 있으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얼마 뒤, 남설아는 드디어 음식을 완성했다.강연찬은 식탁으로 음식을 옮기는 것을 도왔고 두 사람은 함께 자리에 앉아 식사를 시작했다.“설아야, 요리 실력이 점점 더 좋아지는 것 같아.”식사를 하던 강연찬이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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