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설아는 차혜미의 말 속에 담긴 뉘앙스를 눈치챘다.차혜미가 전하려던 건 분명했다. 배서준과의 결별은 오히려 잘된 일이라는 것.남설아는 그 속뜻을 굳이 들추지 않았고 대신 진심 어린 목소리로 인사했다.“고마워요, 사모님. 정말 감사해요.”“설아 씨, 그렇게까지 예의 차릴 것 없어요.”차혜미는 웃으며 말했다.“앞으로 우리는 파트너잖아요. 자주 만나서 친해져야죠.”“네, 맞는 말씀이세요.”남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고마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그렇게 잠시 더 함께 둘러보다가 차혜미가 시계를 보고는 먼저 말을 꺼냈다.“설아 씨, 오늘은 이만할게요. 처리해야 할 일이 좀 있어서요.”“네, 사모님. 그럼 전 더는 방해 안 할게요.”“네.”차혜미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을 덧붙였다.“참, 아까 얘기한 협업 건은 제가 돌아가서 계약서 초안을 정리해볼게요. 나중에 확인해 보고 수정할 게 있으면 말해줘요.”“네, 기대하고 있을게요.”남설아는 환하게 웃었다.“사모님과 함께 일하게 돼서 정말 기뻐요.”“나도 기대돼요.”차혜미가 미소 지었다.“설아 씨는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이에요. 분명 좋은 결과 있을 거예요.”“칭찬 감사합니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그래요, 믿고 있어요.”차혜미는 이렇게 말한 뒤 자리를 떴다.“조심히 가세요, 사모님.”남설아는 차혜미를 백화점 입구까지 배웅한 뒤, 그녀가 차에 오르는 모습을 보고서야 발길을 돌렸다.그 순간, 서유라와 배서준이 다른 매장에서 나와 마침 두 사람의 작별 인사를 보게 됐다.차혜미와 웃으며 인사하는 남설아의 뒷모습을 보며 서유라의 눈빛이 매서워졌다.그녀는 배서준의 팔을 꽉 끼고는 질투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서준아, 설아 씨 좀 봐. 차혜미 같은 사람이랑 어울릴 줄이야.”배서준의 표정도 썩 좋지 않았다.남설아가 이렇게 빨리 차혜미와 친해질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나 혹시 뭐 잘못한 거 있어? 그래서 사모님이 나를 싫어하게 된 걸까?”서유라는 일부러 억울한 척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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