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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굿바이 쓰레기: Chapter 321 - Chapter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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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1화

남설아는 차혜미의 말 속에 담긴 뉘앙스를 눈치챘다.차혜미가 전하려던 건 분명했다. 배서준과의 결별은 오히려 잘된 일이라는 것.남설아는 그 속뜻을 굳이 들추지 않았고 대신 진심 어린 목소리로 인사했다.“고마워요, 사모님. 정말 감사해요.”“설아 씨, 그렇게까지 예의 차릴 것 없어요.”차혜미는 웃으며 말했다.“앞으로 우리는 파트너잖아요. 자주 만나서 친해져야죠.”“네, 맞는 말씀이세요.”남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고마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그렇게 잠시 더 함께 둘러보다가 차혜미가 시계를 보고는 먼저 말을 꺼냈다.“설아 씨, 오늘은 이만할게요. 처리해야 할 일이 좀 있어서요.”“네, 사모님. 그럼 전 더는 방해 안 할게요.”“네.”차혜미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을 덧붙였다.“참, 아까 얘기한 협업 건은 제가 돌아가서 계약서 초안을 정리해볼게요. 나중에 확인해 보고 수정할 게 있으면 말해줘요.”“네, 기대하고 있을게요.”남설아는 환하게 웃었다.“사모님과 함께 일하게 돼서 정말 기뻐요.”“나도 기대돼요.”차혜미가 미소 지었다.“설아 씨는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이에요. 분명 좋은 결과 있을 거예요.”“칭찬 감사합니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요.”“그래요, 믿고 있어요.”차혜미는 이렇게 말한 뒤 자리를 떴다.“조심히 가세요, 사모님.”남설아는 차혜미를 백화점 입구까지 배웅한 뒤, 그녀가 차에 오르는 모습을 보고서야 발길을 돌렸다.그 순간, 서유라와 배서준이 다른 매장에서 나와 마침 두 사람의 작별 인사를 보게 됐다.차혜미와 웃으며 인사하는 남설아의 뒷모습을 보며 서유라의 눈빛이 매서워졌다.그녀는 배서준의 팔을 꽉 끼고는 질투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서준아, 설아 씨 좀 봐. 차혜미 같은 사람이랑 어울릴 줄이야.”배서준의 표정도 썩 좋지 않았다.남설아가 이렇게 빨리 차혜미와 친해질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나 혹시 뭐 잘못한 거 있어? 그래서 사모님이 나를 싫어하게 된 걸까?”서유라는 일부러 억울한 척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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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그러니까, 나도 이상하다고 느꼈어.”서유라는 입꼬리를 내리며 말했다.“설마 싶지만... 설아 씨, 혹시 처음부터 계획하고 사모님한테 접근한 거 아닐까? 우릴 견제하려고 일부러 그런 거면 어쩌지?”“충분히 가능성 있어.”배서준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생각할수록 남설아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우리가 너무 얕봤어.”“그럼 이제 어떡해?”서유라는 다급히 물었다.“지금 설아 씨는 사모님이라는 든든한 지원군까지 생겼잖아. 우린 완전히 불리해진 거 아냐?”“걱정 마.”배서준은 침착하게 말했다.“그 여자 내가 어떻게든 막을 방법이 있어.”한편, 쇼핑을 마친 남설아는 약속대로 강연찬과 만나기로 했다.강연찬은 일찌감치 백화점 입구에 도착해 차 옆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남설아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자 그의 얼굴엔 금세 환한 미소가 번졌다.“설아야!”강연찬이 반가운 듯 다가오며 물었다.“피곤하지는 않았어?”“괜찮아.”남설아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오래 기다렸어?”“아니, 나도 이제 막 도착했어.”강연찬은 부드럽게 웃었다.“자, 우리 집에 가자.”“응.”남설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함께 차에 올랐다.차는 천천히 백화점을 벗어나며 달리기 시작했다.운전대를 잡은 강연찬이 물었다.“사모님이랑 얘기는 잘 됐어?”“응, 아주 순조로웠어.”남설아가 대답했다.“조만간 계약서 초안도 준비해주겠다고 했어.”“진짜? 그거 정말 잘됐다!”강연찬은 기쁜 듯 외쳤다.“내가 뭐랬어, 넌 분명 해낼 줄 알았다니까.”“그건 다 선배 덕분이지.”남설아는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선배가 도와주지 않았으면 이렇게까지 잘 안 풀렸을 거야.”“우리 사이에 그런 말은 필요 없어.”강연찬은 웃으며 말했다.“이건 우리 둘이 함께 이룬 결과야.”“응.”남설아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얼굴에 행복한 웃음을 띠었다.목적지까지 차가 절반쯤 달렸을 때, 남설아가 갑자기 말했다.“선배, 우리 뭐 좀 먹고 갈래? 나 좀 배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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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강연찬?”서기찬이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물었다.“그 강씨 가문 아들 말이지?”“맞아요.”차혜미가 고개를 끄덕였다.“둘이 꽤 가까워 보이더라고요.”“그 녀석, 안목 하나는 괜찮네.”서기찬이 웃으며 말했다.“설아 씨 같은 여자는 진짜 아까운 사람이야. 잘 챙겨야 해.”“그러게 말이에요.”차혜미가 맞장구쳤다.“근데 내가 보기엔 설아 씨 사업할 땐 똑부러지는데 이런 감정 쪽은 좀 둔한 것 같더라고요. 아직도 강연찬 마음을 모르는 눈치예요.”“하하, 그건 말이지.”서기찬이 여유 있게 웃었다.“직접 겪는 사람은 잘 모르는 법이야. 보는 사람이 더 잘 알지.”“그게 무슨.”차혜미는 장난스럽게 짐짓 타박했다.“내가 보기엔 당신도 그냥 구경꾼처럼 재밌어하는 거 같은데요?”“내가 뭘 어쨌다고 그래.”서기찬이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그냥... 둘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그래.”“네,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차혜미는 진심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둘이 잘 되면 참 좋을 텐데.”“그런 건 마음 급하다고 되는 게 아니죠.”서기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놔두는 게 제일 좋아.”한편, 남설아와 강연찬은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차를 타고 있었다.차 안에는 따뜻한 조명이 켜져 있었고 은은한 불빛이 남설아의 옆얼굴을 감싸며 그 섬세한 이목구비를 더욱 따뜻하게 비췄다.남설아는 귀 옆으로 흐른 머리카락을 손끝으로 가만히 넘기더니 말했다.“선배, 만약 선배가 옆에 없었으면... 사모님이랑 그렇게 잘 얘기 나누는 건 아마 힘들었을 거야.”“바보 같은 소리.”강연찬은 앞을 바라보며 운전에 집중하고 있었지만 입꼬리는 조용히 올라갔다.“네가 기쁘다면 그걸로 됐어. 내가 뭐랬어, 언제나 네 편이라고 했잖아.”낮고 부드러운 그의 목소리는 마치 따뜻한 바람처럼 남설아의 마음을 살며시 어루만졌다.남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 한편에서 잔잔한 따스함이 피어오르는 걸 느꼈다.강연찬이 언제나 자신을 위해 묵묵히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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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소파에 앉은 강연찬은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았다.가슴 깊은 곳에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 밀려왔다.이 집의 주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 그 마음이 문득 올라왔다.하지만 그는 알고 있었다.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라는 걸.남설아의 마음엔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가 남아 있었고 그녀에게 부담을 줄 수는 없었다.그래서 그는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다.천천히, 조금씩 그녀의 마음으로 스며들기로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옷을 갈아입은 남설아가 방에서 나왔다.헐렁한 홈웨어에 긴 머리를 늘어뜨린 모습은 직장에서의 단정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조금은 나른하고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였다.강연찬은 그 모습에 한동안 넋을 잃고 말았다.“선배, 왜 그래?”남설아가 그의 시선을 느끼고는 민망한 듯 물었다.“아, 아니야.”강연찬은 정신을 차리며 급히 시선을 돌렸다.“그냥... 지금 모습이 참 예뻐서.”“그래?”남설아가 부끄럽게 웃으며 말했다.“고마워.”두 사람은 나란히 소파에 앉았다.잠깐의 정적이 흘렀고 묘한 기류가 감돌았다.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강연찬이 시계를 흘끗 보았다.생각보다 시간이 꽤 늦어 있었다.“설아야, 벌써 이렇게 늦었네. 나 이제 가볼게.”“응.”남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현관까지 배웅했다.“오늘 데려다줘서 고마워.”강연찬은 부드럽게 웃으며 남설아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얼른 들어가. 푹 쉬어.”“선배도 조심히 가. 길 조심하고.”남설아는 말했다.“응, 알겠어. 잘 자.”“잘 자.”남설아는 그렇게 손을 흔들며 인사한 뒤, 천천히 집 안으로 들어갔다.강연찬은 그녀의 뒷모습을 한참 바라보다가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었다.그러고는 바로 떠나지 않고 차에 앉아 조용히 기다렸다.남설아의 집 안에 불이 켜지는 걸 확인한 후에야 그는 시동을 걸고 천천히 자리를 떠났다.문을 닫고 방으로 돌아온 남설아는 곧장 서강 그룹과의 협업 관련 자료 정리에 들어갔다.한편, 배서준은 회사로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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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서준아, 아직도 회사 일 때문에 걱정해?”서유라는 배서준의 품에 기대어 조용히 물었다.걱정스러운 표정을 띠고 있었다.“응.”배서준은 심드렁하게 대답했지만 시선은 여전히 손에 든 서류에 머물러 있었다.그 어떤 글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다 내 탓이야.”서유라의 목소리엔 자책이 묻어 있었다.“나 때문에 사모님이 실망하신 거잖아. 네가 이렇게 곤란한 상황에 놓인 것도 다 나 때문이야. 미안해.”“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 너랑은 아무 상관없어.”배서준은 그녀의 말을 끊으며 단호하게 말했다.목소리엔 약간의 날이 서 있었다.그는 서유라에게 지금 자신이 얼마나 흔들리고 있는지 들키고 싶지 않았다.더구나 그 중심에 남설아가 있다는 건 절대 말하고 싶지 않았다.“근데...”서유라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요즘 설아 씨랑 강연찬이 많이 가까워졌다던데...”그녀는 슬쩍 배서준의 반응을 살폈다.“혹시 두 사람이 손잡고 서준이 너를 견제하려는 건 아닐까?”배서준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으며 싸늘하게 말했다.“감히?!”“화내지 마.”서유라는 급히 진정시키려 했다.“그냥... 걱정돼서 그래. 강씨 가문이 어떤 가문이야. 재계에서 영향력도 크고 그 둘이 진짜로 힘을 합치면 우리도 좀 위험할 수 있잖아.”“그래서 뭐?”배서준은 냉소적으로 웃었다.“내가 그깟 강씨 가문이 무서워서 피하겠어?”“그건 아니지만...”서유라는 뭔가 더 말하려다 말을 아꼈다.말끝을 흐리는 그 표정이 배서준의 신경을 자극했다.“말해.”배서준은 짜증 섞인 어조로 물었다.“무슨 말을 하려던 거야?”“그냥... 설아 씨 말이야.”서유라는 고개를 약간 숙인 채 말했다.“보통 사람 아니야. 머리도 비상하고 속도 꽤 깊어. 이번에 강연찬한테 접근한 것도... 혹시 일부러 강씨 가문 힘을 등에 업으려는 거면 어쩌려고?”“그래, 어디 두고 보자.”배서준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내 손에 약점 하나라도 걸리면 가만 안 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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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응, 알고 있어.”남설아가 고개를 끄덕였다.강연찬이 계산을 마치자 두 사람은 함께 식당을 나섰다.한편, 배서준은 본격적으로 남설아를 압박하기 시작했다.그는 자신이 가진 사업계 인맥을 동원해 남설아의 회사에 온갖 문제를 일으켰다.“천 비서, 안 대표님한테 연락 좀 해. 그쪽에다가...”배서준이 사무실에 앉아 천기준에게 지시했다.“대표님, 이렇게까지 하시는 건 좀 무리가 있지 않을까요?”천기준이 조심스레 말했다.“어쨌든 남 대표님은 서강 그룹이랑 협력 관계인데...”“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면 되지 말이 왜 이렇게 많아?”배서준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쏘아붙였다.“내 말대로 해.”“네, 알겠습니다.”천기준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숙이고 지시를 따랐다.그러나 사무실을 나선 직후, 그는 그 사실을 남설아에게 먼저 귀띔해주었다.곧이어 남설아의 회사는 연달아 문제에 부딪히기 시작했다.원자재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거래처가 갑자기 계약을 파기했으며 은행 대출 심사도 계속 미뤄졌다.“남 대표님,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조급한 얼굴로 비서 이승주가 물었다.“우리 회사 프로젝트가 왜 갑자기 진행이 안 되는 거죠?”“진정해요.”남설아는 속으로는 불안했지만 애써 침착하게 말했다.“방법을 좀 생각해볼게요.”이 모든 일의 배후엔 분명 배서준이 있다. 하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어 그를 바로 몰아세울 수도 없었다.“선배, 지금 통화 괜찮아?”남설아는 강연찬에게 전화를 걸었다.“부탁할 게 있어서.”“응, 괜찮아. 무슨 일이야?”강연찬은 다정한 어조로 말했다.“저기... 회사가 지금 큰 문제에 봉착했어.”남설아는 현재 상황을 설명한 뒤 조심스레 부탁했다.“도와줄 수 있어?”“걱정 마, 설아야.”강연찬은 따뜻하게 말했다.“내가 있잖아. 다 잘 해결될 거야.”“응.”남설아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며 가슴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그렇게 강연찬은 자신의 인맥과 영향력을 총동원해 남설아의 회사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주었다.“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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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배서준의 얼굴은 무섭게 어두워져 있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서유라를 껴안았다. 마치 그녀를 자신의 몸속에 파묻기라도 하려는 듯 힘껏 끌어안았다.“서준아, 화내지 마.”서유라는 배서준이 말이 없는 걸 보고 속으로 기뻐하면서 계속 말을 이었다.“사실 설아 씨도 좀 안됐긴 해. 여자가 혼자서 회사까지 운영하려면 쉽지 않잖아.”“흥, 안됐다니.”배서준이 비웃으며 냉소적인 어조로 말했다.“정말 안됐으면 그런 짓까지는 안 했겠지.”“서준아, 그렇게까지 말하지 마.”서유라는 조심스럽게 말했다.“설아 씨도 순간적으로 판단을 잘못했을 수도 있잖아. 그래도 나은이 엄마인데... 난 설아 씨가 그렇게까지 못된 사람은 아니라고 믿어.”배서준은 남설아를 상대로 훨씬 더 극단적인 수를 쓰기로 결심했다.“유라야, 너 예전부터 내가 복수 도와주겠다고 했던 거 기억하지?”배서준이 갑자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지금이 바로 그 기회야.”“어떻게 하려고?”서유라는 설레는 듯한 말투로 물었다.“난 남설아를 철저히 무너뜨릴 거야. 명예도 재산도 전부 없애버릴 거야.”배서준의 눈빛에는 섬뜩한 살기가 서려 있었다.“난 서준이 널 믿어.”서유라는 존경과 동경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근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건데?”“그날 파티에서 네가 충격받아서 우울증이 재발한 일, 우리가 아직 제대로 계산 안 했잖아.”배서준은 서유라를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렸다.“그게 우리한테 가장 좋은 무기가 될 거야.”“우울증?”서유라는 잠시 멈칫했지만 곧 그의 뜻을 이해했다.“서준아, 설마 그 말은...”“그래.”배서준은 단호하게 말했다.“남설아가 얼마나 독한 여자인지 모든 사람들이 알게 만들 거야. 자기 이익을 위해 전 남편의 여자친구까지 정신병 걸리게 만든 여자로.”“좋아.”서유라는 고개를 끄덕였다.“난 서준이 네 말 다 따를게.”그렇게 서유라는 복수를 위해 자신의 ‘우울증’을 이용하기로 결심했다.그녀는 남설아에게 ‘정신적으로 몰아붙인 가해자’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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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좋아, 그렇게 해.”서유라는 말했다.“명심해, 꼭 티 안 나게 깔끔하게 처리해. 어떤 증거도 남기지 말고.”“걱정 마, 누나.”서도현이 대답했다.“절대 실망시키지 않을게.”그 시각, 남설아는 평소처럼 카페에 들렀다.창가 자리에 앉아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노트북을 꺼내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잠시 후, 직원이 커피를 들고 다가왔다.“손님, 주문하신 커피 나왔습니다.”“감사합니다.”남설아는 인사하고 다시 자리에 집중하려다 찻잔 밑에 깔린 종이쪽지를 발견했다.의아한 표정으로 쪽지를 집어 든 그녀는 내용을 확인하곤 그대로 얼어붙었다.그건 다름 아닌 서유라의 ‘유서’였다.종이 위엔 배서준에 대한 애틋한 사랑과 남설아에 대한 원망, 그리고 우울증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는 내용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남설아는 읽는 내내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이게 뭐야? 서유라가 왜 이런 편지를 쓴 거지?”그녀는 중얼거리며 주위를 살폈다.“이렇게 딱 내가 앉은 자리에 있던 것도 너무 이상하잖아...”무언가 불길한 느낌이 들어 그녀는 자리를 정리하고 카페를 빠져나가려 했다.바로 그때 갑자기 한 대의 차량이 그녀를 향해 돌진해왔다.“위험해!”어디선가 강연찬이 달려와 그녀를 밀쳐냈고 대신 차량에 정통으로 부딪혔다.쿵!강연찬은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졌다.“선배!”남설아는 비명을 지르며 달려가 그를 끌어안았다.“괜찮아? 제발 눈 좀 떠봐!”“나... 난 괜찮아...”강연찬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너... 너만 무사하면 됐어...”사고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고 서도현은 혼란을 틈타 조용히 자리를 빠져나갔다.남설아는 곧바로 119에 신고했고 강연찬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었다.소식을 들은 배서준은 병원으로 달려왔다.그는 강연찬의 부상 소식을 듣고 속으론 통쾌해했지만 겉으로는 걱정하는 척하며 병실에 들어섰다.“괜찮으세요?”그는 위선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괜찮습니다.”강연찬은 힘겹게 대답했다.뒤이어 배서준은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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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서유라는 자신의 계획이 실패했다는 소식을 듣고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다.강연찬이 갑자기 나타나 남설아를 구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정말 남설아를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다는 거야?’“그년 진짜 끈질기네!”서유라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이 정도로도 안 죽다니!”“누나, 너무 화내지 마.”서도현이 진정시키듯 말했다.“아직 기회는 있어.”“기회?”서유라는 차갑게 되물었다.“강연찬이 지금 얼마나 남설아를 감싸고 있는데? 우린 이제 손 쓸 틈도 없다고!”“그럼 이제 그냥 포기하자는 거야?”서도현이 물었다.“포기? 그런 말 하지 마!”서유라는 눈을 부릅떴다.“난 반드시 남설아한테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한편, 배서준 역시 병원에서 강연찬과 남설아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며 질투와 분노로 속이 끓었다.병원 복도엔 소독약 냄새가 퍼져 있었고 분위기는 답답했다.서유라는 병실 앞 긴 벤치에 앉아 있었다.표정은 걱정스러운 듯했지만 속으로는 웃음이 멈추질 않았다.“서준아, 우리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까?”서유라는 배서준 품에 기대어 울먹이는 목소리로 물었다.“걱정 마.”배서준은 그녀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남설아를 처리할 방법이 있어.”“무슨 방법인데?”서유라는 그를 올려다보며 물었다.“지금은 말해줄 수 없어.”배서준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때가 되면 알게 될 거야.”“응.”서유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지만 속으론 의심이 가시질 않았다.그러면서도 다정하게 말했다.“무슨 일이 있어도 난 항상 네 곁에 있을 거야.”“바보 같긴.”배서준은 웃으며 그녀를 더 꼭 끌어안았다.“네가 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난 충분히 행운이야.”두 사람은 그렇게 잠시 조용히 서로를 의지한 채 시간을 보냈지만 그들은 알고 있었다.이 평온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걸.남설아는 병원에서 나와 무거운 마음으로 걸음을 옮겼다.그녀를 모함하기 위해 교통사고까지 조작하다니, 서유라가 그렇게까지 악랄하게 나올 줄은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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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안녕하세요, 저 남설아입니다.”남설아가 말했다.“그날 있었던 교통사고에 대해 몇 가지 여쭤보고 싶어서요.”“아... 안녕하세요.”직원은 다소 긴장한 듯 말했다.“무엇을 알고 싶으신가요?”“그날 제가 카페에서 한 통의 편지를 발견했어요.”남설아가 조심스럽게 말했다.“그 편지를 누가 두고 간 건지 알고 싶어요.”“편지요?”직원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되물었다.“무슨 편지 말씀이신지... 전 잘 모르겠어요.”“잘 좀 생각해보세요.”남설아가 간절히 말했다.“그 편지는 정말 중요해요. 저한테는 아주 중요한 단서일 수 있어요.”“정말 모르겠어요. 그날은 워낙 바빠서요. 누가 뭘 두고 갔는지는 전혀 본 기억이 없어요.”“그렇군요.”남설아는 실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카페를 나선 남설아의 얼굴엔 실망이 가득했다.직원에게서 뭔가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남 대표님,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비서가 조심스럽게 위로했다.“우리가 계속 조사하면 반드시 단서가 나올 거예요.”“네, 그래요. 절대 포기할 수는 없어요.”남설아는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그녀는 경찰서를 찾아가 사건을 정식으로 신고하기로 결심했다.경찰서에 도착한 그녀는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경찰관님, 이번 교통사고는 단순한 사고가 아닙니다.”남설아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누군가 일부러 저를 해치려 한 계획된 범행이에요. 꼭 진실을 밝혀주시길 바랍니다.”“알겠습니다. 정식으로 수사에 착수하겠습니다.”경찰은 신중한 태도로 답했다.하지만 사건은 곧 교착 상태에 빠졌다. 결정적인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었다.배서준은 경찰의 소환 조사를 받았지만 교통사고와의 관련성을 완강히 부인했다.“배 대표님, 당신이 이번 교통사고와 관련되어 있다는 의혹이 있습니다.”경찰이 말했다.“조사에 협조해주시기 바랍니다.”“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군요.”배서준은 냉정하게 말했다.“그 사고와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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