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 저와 배서준 씨 사이는 이미 끝났습니다. 우리 사이에 어떤 가능성도 없어요.”남설아는 차갑게 말했다.“그러니 앞으로 다시는 저를 찾지 마세요.”“설아야, 네가 어떻게 이렇게 매정할 수가 있니?”윤화진은 가슴을 부여잡으며 안타깝게 말했다.“정말로 눈 뜨고 배씨 가문이 무너지는 걸 보겠다는 거야?”“무너진다고요?”남설아는 냉소를 흘렸다.“그건 서준 씨가 스스로 택한 길입니다. 저랑은 아무 상관없어요.”이렇게 말한 뒤, 남설아는 미련 없이 돌아섰고 윤화진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눈물만 흘렸다.“대표님, 괜찮으세요?”비서 이승주가 다가와 걱정스럽게 물었다.“괜찮아요.”남설아는 담담하게 답했다.“가요.”“대표님, 아까 그분은 누구세요?”이승주는 조심스럽게 물었다.“배 대표님 어머니 같던데요?”“네.”남설아는 고개만 끄덕이고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이승주는 분위기를 눈치채고 더 이상 묻지 않은 채 그저 조용히 그녀를 따라 걸었다.그날 이후, 윤화진은 자주 남설아를 찾아왔다.거듭되는 방문에 남설아는 점점 지쳐갔다.결국 그녀는 이승주에게 윤화진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라고 지시했다.이후 윤화진이 어떤 방식으로든 연락을 시도해도 모두 차단되었다.윤화진은 별수 없이 배서준에게 기대를 걸었다.남설아를 설득해 다시 돌아오게 하라고 말이다.하지만 배서준의 마음은 온통 서유라에게 가 있었고 윤화진의 말은 더 이상 그에게 들리지 않았다.그날, 남설아가 잔뜩 기분이 가라앉은 걸 본 강연찬은 그녀를 데리고 바람이라도 쐬자며 제안했다.“설아야, 하루 종일 사무실에만 틀어박혀 있으면 곰팡이 펴.”그는 웃으며 말했다.“자, 나랑 바람 좀 쐬러 가자.”강연찬의 다정한 미소에 남설아는 어느새 우울한 마음이 걷히는 걸 느꼈다.“그래. 어디 가는데?”“나만 따라와.”강연찬은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손을 끌고 사무실을 나섰다.그렇게 두 사람은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갔고 강연찬은 고급 스포츠카 문을 열더니 그녀를 향해 손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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