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설아가 집에 돌아오자 강연찬은 그녀를 위해 정성껏 저녁 식사를 준비해두고 있었다.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두 사람은 앞으로의 계획을 조용히 논의했다.그 무렵, 배건 그룹이 신청한 은행 대출은 단호하게 거절당했다.은행 측은 배건 그룹의 재무 상태가 심각하며 위험성이 너무 크다는 판단을 내렸다.대표 사무실 안, 배서준은 서류를 거칠게 책상 위에 내던졌다.무거운 침묵 속에 묵직한 소리가 울렸다.며칠째 이어지는 피로에 관자놀이를 누르며 버텨보려 했지만 모든 게 헛수고처럼 느껴졌다.그때, 서유라가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들고 들어왔다.연한 분홍빛 실내복 차림의 그녀는 한층 더 부드럽고 가정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서준아, 너무 무리하지 마. 이거 마시고 조금 쉬어.”그녀의 말투엔 은근한 걱정과 다정함이 묻어 있었다.배서준은 그 우유를 받아 한 모금 마셨다.따뜻한 온기가 마음속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듯했다.“유라야, 회사가 지금 너무 힘들어.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그가 깊은 한숨을 쉬며 털어놓았다.곧 서유라는 그의 뒤로 다가가 조심스레 어깨를 주물러주었다.손끝에 위로와 진심을 담은 채 말이다.“서준아, 너무 걱정하지 마. 분명히 잘 풀릴 거야. 나는 언제나 서준이 널 믿어.”“유라야, 네가 이렇게 말해주니까... 정말 고맙다.”배서준은 그녀의 손을 꼭 쥐고 감정이 북받친 듯한 눈빛으로 말했다.“너만 곁에 있어 준다면 버틸 수 있을 것 같아.”서유라는 그의 품에 살며시 기대었다.입가엔 다정한 미소가 떠올랐지만 그 눈빛 깊은 곳엔 날카로움이 번뜩였다.지금처럼 약해진 배서준이야말로 그녀가 완전히 움켜쥘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였다.며칠 후, 서도현이 다시 배서준을 찾아왔다.그러나 이번엔 지난번과 달리, 비굴한 태도는 온데간데없고 뻔뻔할 정도로 당당한 얼굴이었다.그는 다리를 꼬고 앉아 여유롭게 말했다.“매형, 지난번에 말씀드린 건 좀 생각해보셨어요?”배서준은 눈앞의 그 오만한 얼굴을 쳐다보며 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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