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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굿바이 쓰레기: Chapter 381 - Chapter 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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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1화

화승 그룹의 프로젝트 착수식이 수많은 이들의 이목을 받으며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입찰에서 선정된 대표 자격으로 무대에 오른 남설아는 날렵한 커리어 정장을 입고 단정한 올림머리로 이마를 드러낸 채 또렷하고 강단 있는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었다.“화승 그룹의 여러 임원분들, 그리고 관계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남설아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과 함께 화승 프로젝트의 역사적인 시작을 함께할 수 있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남설아의 맑고 또렷한 목소리가 회의장 안에 울려 퍼졌다.말의 속도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았고 한 글자 한 글자 또렷하게 발음하며 그녀의 뛰어난 전문성과 리더십을 자연스레 드러냈다.무대 아래에서 화승 그룹의 임원진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그들이 남설아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히 그녀의 제안서가 뛰어나서가 아니었다. 그보다는 그녀가 가진 매력과 리더로서의 강한 추진력이 그들을 사로잡았던 것이다.이 젊은 여성 대표라면 반드시 이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었다.“앞으로 우리는 화승 그룹과 더욱 긴밀히 협력하며 혁신, 협력, 상생이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화운 프로젝트를 업계의 모범 사례로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와 함께라면 반드시 더 찬란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남설아의 연설은 힘이 있었고 듣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그녀의 말이 끝나자 회의장 안은 뜨거운 박수로 가득 찼다.그 모습을 모니터를 통해 강연찬은 복잡한 심정으로 바라보았다.그녀는 이제 누구의 그늘에 기대지 않고 홀로 설 수 있는 당당한 비즈니스 리더가 되어 있었다.이제는 배서준조차 그녀를 다시 보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대표님, 오늘 연설 정말 멋지셨어요!”착수식이 끝난 뒤, 조용히 다가온 비서가 감탄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화승 그룹 임원들도 대표님에 대한 평이 아주 좋더라고요!”“고마워요.”남설아는 잔잔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이건 저 혼자만의 공이 아니에요. 우리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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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2화

“서준아, 너무 무리하지 마.”서유라는 다정하게 말했다.“무슨 일이 있든 난 항상 네 곁에 있을 거야.”서유라의 따뜻한 눈빛을 마주한 배서준은 순간 울컥한 감정이 밀려들었다.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응, 알아.”서유라는 조용히 미소 지으며 말했다.“서준아, 내가 커피 끓여놨어. 조금 마셔봐.”“그래.”배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가 건넨 커피를 받아들고 한 모금 조용히 마셨다.그 시각, 천기준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조용히 앉아 요즘 달라진 배서준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었다.뭔가 마음에 걸리는 게 분명한데 배서준은 그것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다.“혹시... 남 대표님 때문인가?”천기준은 조용히 혼잣말을 중얼댔다.그의 머릿속에는 며칠 전 입찰회 때, 배서준이 남설아를 마주했던 그 순간이 떠올랐다.그때 그의 눈빛엔 당혹과 분노, 그리고 어쩔 수 없는 미련이 뒤섞여 있었다.“아무래도 배 대표님은 아직 남 대표님을 완전히 놓지 못한 것 같군.”천기준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혼잣말을 되뇌었다.한편 서유라의 집, 거실에서는 서도현이 소파에 앉아 남설아에 대한 뉴스 보도를 보고 있었다.“누나, 이것 좀 봐. 저 남설아라는 여자 진짜 대단하네!”서도현은 TV를 가리키며 말했다.“화승 그룹 프로젝트도 다 따내고 완전 잘나가잖아?”화면 속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당당하게 인터뷰하는 남설아를 보자 서유라의 마음속에는 질투와 불편함이 밀려들었다.그녀는 콧방귀를 뀌듯 차갑게 말했다.“대단하긴 뭐가 대단해. 남자들 덕 좀 본 거겠지.”“누나, 그런 말 하지 마.”서도현은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남설아, 만만한 사람 아니야. 지금 배서준한테는 아예 목에 걸린 가시야. 뽑자니 아프고 삼키자니 걸리는 그런 존재지.”“그게 뭐 어때서?”서유라는 비웃듯 말했다.“지금 배서준이 사랑하는 사람은 나야. 그런 여자는 이제 아무 소용도 없어.”“누나, 안일하게 생각하지 마.”서도현은 진지한 눈빛으로 누나를 바라보며 말했다.“사실 지금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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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화

“갑자기 무슨 일이야?”송우민이 물었다.“우민아, 너 재계 쪽 사람들 많이 알지?”남설아가 조심스레 물었다.“응, 알지. 왜?”송우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내가 원래 사람들 만나는 걸 좋아하잖아. 그쪽 사람들하고는 인맥이 좀 있어.”“그럼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들 좀 소개해줄 수 있어?”남설아가 물었다.“같이 이야기해보고 싶은 게 있어.”“물론이지.”송우민은 흔쾌히 답했다.“누구 만나고 싶은데? 내가 연락해볼게.”“여기 명단 있어.”남설아는 손에 들고 있던 명단을 건넸다.송우민은 명단을 받아들고 훑어본 뒤 말했다.“여기 있는 사람들 대부분 알아. 연락해서 자리 만드는 건 어렵지 않을 거야. 근데 갑자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려 하다니... 무슨 일인데?”“그게...”남설아는 잠시 망설이다 조용히 말했다.“배건 그룹 좀... 흔들어보려고.”“응?”송우민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흥미로운 듯 물었다.“어떻게?”“내가 지금 구상 중인 계획이 하나 있어.”남설아는 목소리를 낮추고 자신이 준비한 계획을 자세히 설명했다.말을 다 들은 송우민의 눈빛에는 흥미로움과 짜릿함이 섞인 빛이 스쳤다.“진짜 대단하다. 이건 완전 통쾌한 한 방인데? 걱정 마. 내가 확실하게 도와줄게.”“잘 부탁해, 우민아.”남설아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맡은 일은 책임지고 끝까지 해줄게!”송우민은 가슴을 툭툭 치며 힘 있게 말했다.그 시각, 배서준의 별장.그는 서재에 앉아 노트북 화면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화면엔 남설아에 대한 최신 뉴스 보도가 떠 있었다.책상 위에 올린 손가락이 리듬감 있게 책상을 두드리고 있었고 그의 표정은 복잡했다.“남설아... 대체 뭘 하려는 거지?”배서준은 혼잣말을 내뱉었다.그녀의 최근 움직임은 뭔가 달랐다.화승 그룹 프로젝트를 따낸 것도 모자라 언론에 노출되는 빈도도 부쩍 늘었다.걸음 하나하나가 치밀했고 분명 뭔가 큰 걸 준비하고 있는 듯했다.그때, 방문이 열리며 서유라가 들어왔다.“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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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4화

한편 서도현의 집.그는 소파에 앉아 남설아에 대한 뉴스 보도를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입가엔 흥미롭다는 듯한 웃음이 떠올랐다.“남설아, 갈수록 흥미로워지는군.”서도현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이번엔 또 어떤 수를 보여줄 건지 지켜보자고.”그는 곧장 핸드폰을 들어 어떤 번호를 눌렀다.“여보세요. 남설아의 최근 동향 좀 알아봐.”전화기 너머에서 낮고 침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네, 도련님. 바로 확인해보겠습니다.”서도현은 전화를 끊고 핸드폰을 옆으로 던지듯 내려놓은 뒤 다시 TV로 시선을 돌렸다.그의 눈빛은 어느새 한층 더 깊어져 속을 짐작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그 시각, 배서준은 침대에 누운 채 잠 못 이루고 뒤척이고 있었다.눈을 감으려 해도 자꾸만 떠오르는 얼굴이 있었다.자신감 넘치는 눈빛, 단호한 말투...바로 남설아였다.“남설아...”그는 낮게, 그리고 애써 억누른 듯한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그 안에는 미련처럼 남아 있는 아련함이 섞여 있었다.눈을 꼭 감고 잊으려 애썼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오히려 남설아의 모습은 더욱 선명하게 떠올랐다.그때, 옆에서 잠들어 있던 서유라가 그의 뒤척임에 잠에서 깼다.“서준아, 왜 그래?”그녀는 살짝 몸을 일으키며 조심스레 물었다.“악몽이라도 꾼 거야?”“나...”배서준은 입을 열었다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말끝을 흐렸다.서유라는 망설이다가 조심스레 물었다.“서준아, 아직도... 남설아 씨 생각하고 있는 거야?”그 말에 배서준의 몸이 아주 미세하게 굳었다.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러나 그 침묵은 곧 서유라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서유라는 가슴 깊숙한 곳이 찌릿하게 저려오는 것 같았다.그녀는 알고 있었다.아무리 노력해도 배서준의 마음속에서 남설아를 완전히 지워낼 수는 없다는 걸.“서준아, 그냥 푹 쉬어.”서유라는 그 쓰라린 감정을 억누르며 부드럽게 말했다.“난 언제나 곁에 있을 테니까.”배서준은 아무 말 없이 눈을 감았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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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화

배서준은 사무실에 앉아 노트북 화면을 응시하고 있었다.화면에는 남설아에 대한 뉴스 보도가 떠 있었다.그때, 서유라가 커피 잔을 들고 문을 열고 들어왔다.“서준아, 뭐 보고 있어?”서유라는 배서준이 화면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걸 보고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배서준은 당황한 듯 재빨리 화면을 껐다.그러고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뉴스 좀 보던 중이야.”“그래?”서유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배서준 곁으로 다가와 조심스럽게 그를 안았다.“서준아, 아직도 입찰회 일로 마음 쓰고 있는 거 아니야?”“그런 거 아니야.”배서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냥... 네가 끓인 커피 맛이 좋아서.”“정말?”서유라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마음에 들면 매일 널 위해 끓여줄게.”“그래.”배서준은 고개를 끄덕이고 커피를 한 모금에 다 마셨다.잠시 후, 서유라가 조심스럽게 말했다.“서준아, 나도... 예전에 설아 씨 부르던 것처럼 나도 그렇게 불러줄 수 있어요?”그 말에 배서준은 순간 눈을 크게 떴다.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에는 놀람과 당혹감이 담겨 있었다.뭐라 답해야 할지 몰랐다.서유라가 그런 말을 꺼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난 그냥... 한 번만 그렇게 불러줬으면 해서.”서유라의 눈에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한 눈물이 맺혀 있었다.“내가 설아 씨만큼은 안 되는 거 알아. 그래도... 난 진심으로 널 사랑해요. 뭐든 할 수 있어.”그녀의 간절한 눈빛을 마주한 배서준은 마음이 아려왔다.조용히 한숨을 내쉰 그는 말했다.“유라야, 그러지 마. 넌 지금 그대로도 충분히 좋아. 굳이 누구를 따라할 필요 없어.”“하지만 난...”서유라가 뭔가 더 말하려다 말고 말을 잇지 못했다.뒤이어 배서준이 그녀의 손을 조용히 잡으며 진지하게 말했다.“유라야, 내 말 들어봐. 그래, 나 예전에 남설아 사랑했어. 하지만 그건 다 지난 일이야. 지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너야. 나는 너랑 함께하고 싶어.”“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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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화

남설아는 파일을 건네받아 진지하게 들여다보기 시작했다.이따금 미간을 찌푸리기도 하고 이내 펴지기도 하며 손가락 끝으로 책상을 일정한 리듬으로 두드렸다.“이 부분 더 개선할 수 있겠어요.”남설아는 화면 속의 한 모듈을 가리키며 말했다.“사용자 경험을 고려해야 해요. 이 작업 흐름은 좀 더 단순화할 수 있어요.”“네, 대표님. 바로 수정하겠습니다.”이승주가 서둘러 답했다.몇 시간에 걸친 긴박한 작업 끝에 수정된 최종안이 마침내 완성됐다.남설아는 다시 테스트를 진행했고 문제가 없는 걸 확인한 뒤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다들 수고했어요.”남설아는 노트북을 덮으며 말했다.“내일, 화승 그룹에 최종안을 제출합니다.”“와, 드디어!”사무실엔 환호성이 터졌고 직원들은 서로 하이파이브하며 기쁨과 뿌듯함이 얼굴에 가득했다.한편, 배건 그룹 회의실의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대표님, 괜찮으세요?”천기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멍하니 앉아 있는 배서준의 모습에 걱정이 가득해졌다.“괜찮아.”배서준은 고개를 저으며 정신을 차리는 듯 말했다.“계속 회의하죠.”회의는 이어졌지만 배서준은 계속 딴생각에 빠졌고 발언 도중엔 실수까지 했다.“설아야, 이 문서 복사 좀 해줘.”그 순간 회의실은 정적에 휩싸였다.모두가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 듯했다.“대표님, 저 부르신 건가요?”천기준이 잠시 얼이 빠진 얼굴로 묻고는 이내 정신을 차렸다.“네, 바로 복사해오겠습니다.”그제야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배서준은 곧바로 사과했다.“죄송합니다, 방금 잠깐 딴생각을 하느라고.”회의가 끝난 후, 배서준은 혼자 사무실로 돌아갔다.의자에 앉아 눈을 감자 자꾸만 남설아의 모습이 머릿속을 맴돌았다.도대체 왜 지금, 왜 회의 중에 갑자기 그녀가 떠오른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그것도 직원들 앞에서 비서 이름을 헷갈릴 정도로 말이다.같은 시각, 배건 그룹에서는 긴급 이사회의가 열리고 있었다.“요즘 배서준 대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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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분주히 움직이는 남설아의 모습을 바라보자 강연찬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동정심이 밀려왔다.요즘 남설아는 화승 그룹 프로젝트 때문에 온 힘을 다 쏟으며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있었다.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강연찬은 안쓰럽고 마음이 아팠다.“설아야, 요즘 너무 무리했잖아. 우리 바람 좀 쐬러 갈까?”강연찬은 남설아 곁으로 다가가 부드럽게 말했다.“비행기 표 두 장 끊어놨어. 우리 고즈넉한 고성에 다녀오자.”남설아는 고개를 들어, 걱정 가득한 강연찬의 눈빛을 마주 보았다. 그 순간 마음이 따뜻해졌다.일정을 살펴보니 다행히 급한 일은 없어 보였다.“좋아, 선배.”남설아는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그럼 언제 출발해?”“내일.”강연찬이 말했다.“항공권이랑 숙소는 다 예약해뒀어.”“선배는 늘 이렇게 세심하네.”남설아는 고마운 마음에 말했다.“나한테 뭘 그렇게까지 고맙단 말을 해.”강연찬은 다정하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었다.“넌 너무 열심히 해. 일도 좋지만 쉴 줄도 알아야지.”“알겠어, 선배.”남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내일 봐.”“그래, 내일 봐.”강연찬은 웃으며 남설아의 사무실을 나섰다.다음 날, 두 사람은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고성에 도착했다.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남설아는 고성의 모습에 한눈에 매료됐다.고풍스러운 건물들과, 푸른 돌로 깔린 골목길, 맑게 흐르는 계곡물, 그리고 저 멀리 이어지는 설산이 어우러진 풍경은 그야말로 그림 같았다.두 사람은 전통미가 물씬 나는 고택 스타일의 여관에 머물렀고 창문을 열자 고성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남설아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이곳 특유의 정취를 느꼈다.그동안 쌓인 피로가 조금은 가시는 듯했다.“설아야, 우리 좀 걸어볼까?”강연찬이 제안했다.“좋아.”남설아는 기꺼이 고개를 끄덕였다.둘은 푸른 돌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작은 다리와 맑은 물줄기, 고요하고 평화로운 고성의 분위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줬다.거리 곳곳에는 전통 의상을 입은 관광객들과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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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설아야, 이거 한번 먹어봐. 이게 야헌족 전통 닭요리야.”강연찬이 닭고기 한 조각을 집어 남설아의 그릇에 놓아주었다.“고마워, 선배.”남설아는 조심스럽게 한 입 먹어보았다. 국물 맛이 진하고 고기의 식감도 독특했다.“음, 진짜 맛있어.”“맛있다니 다행이다.”강연찬은 흐뭇한 표정으로 웃으며 다른 반찬들도 하나씩 집어 그녀의 그릇에 놓아주었다.두 사람은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고 분위기는 한없이 편안하고 따뜻했다.남설아는 문득 강연찬과 함께 있을 때면 대학 시절로 돌아간 듯 마음이 가벼워진다는 걸 느꼈다.그 시절, 아무 걱정 없이 웃고 떠들던 그때처럼 말이다.“선배, 있잖아... 정말 고마워.”남설아가 조심스레 말했다.“그때 선배가 제공해준 자료들 없었으면 화승 프로젝트 안건 그렇게 빨리 못 만들었을 거야.”“바보 같긴.”강연찬이 웃으며 말했다.“그걸 가지고 뭘 그렇게까지 고마워해. 난 그냥 너한테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기뻤을 뿐이야. 그리고 너 정도면 자료 없어도 충분히 잘 해냈을 거야.”“선배는 늘 날 믿어주네.”남설아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감사를 전했다.“그럴 만한 사람이니까 믿는 거지.”강연찬은 진지한 눈빛으로 남설아를 바라보며 마음속 깊은 말을 꺼냈다.“설아야, 사랑해. 이 말 그냥 쉽게 하는 말 아니야. 정말 진심으로... 너랑 앞으로의 시간을 함께하고 싶어.”강연찬의 말에 남설아의 마음이 다시금 울렸다.그의 눈빛은 한 치의 거짓 없이 진심이 담겨 있었고,그 눈을 바라보는 순간 따스한 감정이 가슴 깊이 번져갔다.저녁 식사 후, 두 사람은 고성 거리를 천천히 걸으며 밤의 고요함을 즐겼다.고성의 거리는 불빛으로 환하게 물들어 있었고 사람들로 붐비는 와중에도 각양각색의 상점들은 그들만의 매력으로 시선을 끌었다.“설아야, 저기 옷가게 봐봐. 옷 정말 예쁘다.”강연찬이 한 전통 의상 전문점을 가리켰다.“우리 한번 들어가 보자.”“좋아.”남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함께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가게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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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화

“설아야, 너 민요 좋아해?”강연찬이 조심스레 물었다.“민요, 좋아해.”남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포크송 가사는 늘 담백하고 진심이 느껴져서 듣는 사람 마음을 울리잖아.”“맞아.”강연찬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방금 그 노래 가사처럼... 난 여전히 그댈 좋아하오. 바람이 팔천 리를 떠나도 돌아올 날 묻지 않는 것처럼... 그런 노래들이 마음을 건드리더라.”그 가사를 듣는 순간 남설아의 마음이 살짝 흔들렸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강연찬을 바라보며 물었다.“선배, 그 노래... 아직도 기억해?”“그럼 당연히 기억하지.”강연찬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우리가 대학 시절에 제일 좋아하던 노래잖아.”“맞아.”남설아의 눈빛엔 그리움이 스쳤다.“그땐 선배랑 같이 자주 민요 들으러 다니고 여행도 다니고... 정말 많은 걸 함께 했지.”“설아야, 그 시절의 소중한 추억들 난 절대 잊지 않을 거야.”강연찬은 진심을 담아 말했다.“앞으로는 우리 둘이 더 많은 추억을 함께 만들었으면 좋겠어.”남설아는 그 말을 들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그 웃음은 더욱 따뜻하고 부드러웠다.하지만 도시의 반대편, 배서준의 저택 안은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서준아, 왔어?”문 여는 소리를 들은 서유라가 황급히 방에서 나왔다.그런데 그 뒤로 배서준의 어머니 윤화진이 함께 들어오고 있었다.“엄마, 어쩐 일이세요?”배서준은 예상치 못한 방문에 놀라 물었다.“그냥 네 얼굴 좀 보려고 왔다.”그러나 윤화진의 시선은 곧 서유라에게로 옮겨졌다.그녀는 서유라의 복장을 보는 순간 눈살을 찌푸렸다.오늘 서유라는 흰 원피스를 입고 머리를 길게 늘어뜨렸으며 은은한 메이크업까지 하고 있었다.그 모습은 마치 남설아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했다.“너... 남설아니?”윤화진은 당혹스러운 얼굴로 물었다.“아주머니, 저 유라예요. 설아 아니고요.”서유라는 급히 손사래를 치며 해명했다.“유라?”윤화진은 순간 멈칫했다가 곧 정색하며 말했다.“아니, 그런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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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네 선택을 존중하라고?”윤화진은 온몸을 떨며 소리쳤다.“지금 네 꼴 좀 봐! 배씨 가문 사람답긴 하니? 그 여자 하나 때문에 회사도 손 놓고 이제 뭘 더 포기하려는 거야?”“회사는 제가 알아서 할 테니까 엄마는 신경 쓰지 마세요.”배서준의 목소리에도 단단함이 묻어났다.“이건 제 사생활이에요. 제발 더 이상 간섭하지 마세요.”“좋아, 좋아, 좋아!”윤화진은 연달아 ‘좋아’를 세 번 되뇌며 차갑게 웃었다.“서준이 너 이제 다 컸다고 내 통제에서 벗어난 것 같아? 그래, 좋다. 나 간다. 앞으로 네 일에는 절대 간섭 안 할 거야.”그 말과 함께 윤화진은 그대로 돌아서서 나가려 했다.배서준이 막으려 하자 서유라가 그를 붙잡았다.“서준아, 어머니 그냥 보내드려.”서유라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다 내 잘못이야. 내가 어머니 속상하게 해드렸어. 얼른 따라가서 사과드려. 어머니 마음 다치게 하지 마.”“유라야, 그렇게 말하지 마.”배서준은 안타까운 마음에 서유라를 끌어안으며 말했다.“이건 네 잘못 아니야. 우리 엄마가... 너무 완고하신 거야.”“하지만...”서유라가 무언가 더 말하려 했지만 배서준이 말을 잘랐다.“됐어, 그만 얘기하자.”배서준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너는 방에 들어가서 좀 쉬어. 난 엄마 좀 따라가 볼게.”“응.”서유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얌전히 방 안으로 들어갔다.그녀의 억울한 표정을 떠올리자 마음이 아려왔지만 배서준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한편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서유라의 얼굴에 있던 눈물 자국은 순식간에 사라졌다.그 자리를 대신한 건 서늘하고 매서운 웃음이었다.“여편네... 딱 기다려.”서유라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언젠가는 반드시 값을 치르게 해줄 테니까.”한편, 배서준은 별장 밖으로 나섰다.밤은 이미 깊었고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살을 파고들었다.가로등 불빛 아래 윤화진의 뒷모습은 외롭고 완고하게 서 있었다.“엄마!”배서준은 서둘러 다가가 그녀의 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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