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설 그룹, 협상 사무실.배건 그룹의 법무팀이 또다시 강경한 태도로 나타났다.“송예진 씨,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귀사는 도대체 언제까지 고민하실 겁니까?”선임 변호사가 강한 어조로 몰아붙였다.이설 그룹 영업본부장 송예진은 차분한 표정으로, 여전히 느긋한 말투로 대응했다.“변호사님, 인수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남 대표님께서 신중하게 결정하셔야죠. 양측 모두를 위한 일 아닙니까?”“신중하게?”변호사는 비웃듯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이설 그룹이 지금 상황에서 신중할 여유가 있습니까? 자금줄이 끊기고 운영도 어려운데, 배건 그룹의 인수를 받아들이는 게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송예진의 눈빛이 차가워졌고 말투에도 단호함이 더해졌다.“이설 그룹의 사정을 당신이 평가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판단합니다. 인수에 대해선 당연히 성의가 있습니다. 하지만 귀사에서 제안한 일부 조건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재논의가 필요합니다.”변호사의 표정이 굳어졌고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송예진 씨, 귀사는 계속해서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습니다. 혹시 배건 그룹을 포기하게 만들려는 의도입니까?”송예진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변호사님, 그건 과한 말씀이시죠. 이설 그룹은 배건 그룹과의 협력을 매우 소중히 여기고 있습니다. 다만, 상호 존중과 호혜의 원칙에 따라 합의점을 찾고 싶은 것뿐입니다. 그렇게 급하시다면 핵심 조항부터 다시 논의해보는 건 어떨까요?”송예진은 조용히 서류 하나를 변호사 앞에 내밀며, 평온한 어조로 말했지만 묘한 도발을 담은 눈빛을 보냈다.배건 그룹 법무팀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송예진이 또다시 시간 끌기를 시도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배서준의 지시로 인해 빠른 마무리가 필요했기에 억지로 협상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협상은 다시 교착 상태에 빠졌고 양측 변호사는 조항 하나하나를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이어갔다.이설 그룹, 대표이사실.남설아는 피곤한 척하며 이마를 문지르더니 임원진을 향해 나지막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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