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찬이 타이밍 좋게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은근한 위압감이 서려 있었다.“배 대표님, 저희가 오늘 이 자리에 온 목적은 단 하나입니다. 배 대표님의 인수 제안을 직접 들어보고 싶습니다. 저희에게 어떤 성의를 보여주실 건지 궁금하네요.”배서준은 그 말을 듣는 순간 속에서부터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억지로 참아내며 숨을 깊게 들이쉬더니 다시 억지 미소를 지었다.“물론이죠. 네, 물론입니다. 인수 조건이라면 제가 잘 준비해줬죠.”그는 고개를 돌려 변호인단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여러 문서가 담긴 두꺼운 서류철이 남설아의 앞으로 전달되었다.“남 대표, 이건 우리 배건 그룹이 이설 그룹을 위해 맞춤 설계해둔 인수 제안서야. 한 번 쭉 읽어 봐.”배서준의 목소리는 다시 자신감에 차 있었다. 마치 빼앗겼던 주도권을 되찾았다는 듯한 표정이었다.남설아는 문서를 받아들더니 몇 장을 툭툭 넘기다가 입꼬리에 비웃음 어린 미소를 지었다.“네, 배 대표님의 성의, 아주 잘 봤습니다.”남설아의 말투가 묘하게 의미심장했다.배서준은 그 말을 듣자마자 표정이 굳어졌다.마음속에서부터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화를 낼 수는 없었다.이런 자리에서 남설아와 강연찬의 앞에서 실수를 저지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강 대표님 말씀이 맞죠. 성의라면 저는 그 누구보다 자신 있습니다.”그는 다시 변호인단에게 눈짓했다.그러자 변호인들은 곧장 앞으로 나와 남설아에게 조리 있는 설명을 시작했다.“남 대표님, 이 제안서는 배건 그룹이 이설 그룹을 위해 정성껏 준비해둔 맞춤 인수안입니다.”“현재, 이설 그룹의 경영 상황과 발전 가능성을 고려해본 결과, 저희 배건 그룹에서는 최고의 조건을 제시해드리고자 합니다.”변호사는 조항 하나하나를 자세히 설명하며 모든 조항을 배서준의 아량과 베풂으로 포장했다.“인수 가격은 전문가들의 평가를 기반으로 주당 시가보다 10% 더 비싸게 책정한 가격입니다.”“현자 시장 상황에서 제시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금액으로서, 우리 배건 그룹의 진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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