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서준은 사무실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었다.이설 그룹의 엉망진창인 상황이 그를 지치게 했고 그는 점점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과연 이설 그룹을 인수한 게 옳은 결정이었을까?’“천기준, 이설 그룹의 재무 상태 다시 꼼꼼히 확인해. 도대체 얼마나 적자가 났는지 정확히 알아야겠어.”배서준은 날카로운 어조로 말했다.천기준은 곧장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대표님. 바로 확인하겠습니다.”배서준은 이마를 짚으며 깊은 피로를 느꼈다.“기술팀은? 전부 나갔다고?”인사팀장이 조심스럽게 그의 책상 앞에 서 있었다. 식은땀이 이마를 타고 흘렀다.“네, 배 대표님. 한 명도 안 남기고 모두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배서준은 분노에 찬 채 책상 위 서류를 바닥에 내던졌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사무실이 긴장감으로 얼어붙었다.“무능하군. 다들 무능해! 이렇게 큰 회사에서 사람 하나 못 붙잡아?”인사팀장은 꼼짝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프로젝트는? 프로젝트는 어쩌고! 누가 맡아?”배서준은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고함쳤다.“전부... 전부 멈췄습니다.” 인사팀장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배서준은 눈앞이 캄캄해지며 휘청거렸다.“대표님! 괜찮으세요?” 천기준이 급히 달려와 부축했다.그는 떨리는 손으로 휴대전화를 꺼내 남설아에게 전화를 걸었다.몇 번 울리자 전화가 연결되었고 남설아의 차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배 대표님, 안녕하세요.”배서준은 깊이 숨을 들이쉰 뒤, 감정을 누르며 최대한 평온한 어조로 말했다.“설아야, 이설 그룹 상황, 너도 대충 들었지?”남설아는 여전히 온화한 목소리로, 그러나 어딘가 웃음기가 섞인 채 말했다.“들었어요. 무슨 일 있으신가요, 배 대표님? 곤란한 상황이신가 봐요?”배서준은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억누르며, 간절한 어조로 말했다.“설아야, 이런 부탁하는 거 실례인 거 나도 알아. 하지만 정말 방법이 없어. 기술팀은 네가 직접 키운 팀이잖아. 네가 나서서 한 번만 진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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