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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굿바이 쓰레기: Chapter 591 - Chapter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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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1화

배서준은 사무실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었다.이설 그룹의 엉망진창인 상황이 그를 지치게 했고 그는 점점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과연 이설 그룹을 인수한 게 옳은 결정이었을까?’“천기준, 이설 그룹의 재무 상태 다시 꼼꼼히 확인해. 도대체 얼마나 적자가 났는지 정확히 알아야겠어.”배서준은 날카로운 어조로 말했다.천기준은 곧장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대표님. 바로 확인하겠습니다.”배서준은 이마를 짚으며 깊은 피로를 느꼈다.“기술팀은? 전부 나갔다고?”인사팀장이 조심스럽게 그의 책상 앞에 서 있었다. 식은땀이 이마를 타고 흘렀다.“네, 배 대표님. 한 명도 안 남기고 모두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배서준은 분노에 찬 채 책상 위 서류를 바닥에 내던졌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사무실이 긴장감으로 얼어붙었다.“무능하군. 다들 무능해! 이렇게 큰 회사에서 사람 하나 못 붙잡아?”인사팀장은 꼼짝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프로젝트는? 프로젝트는 어쩌고! 누가 맡아?”배서준은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고함쳤다.“전부... 전부 멈췄습니다.” 인사팀장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배서준은 눈앞이 캄캄해지며 휘청거렸다.“대표님! 괜찮으세요?” 천기준이 급히 달려와 부축했다.그는 떨리는 손으로 휴대전화를 꺼내 남설아에게 전화를 걸었다.몇 번 울리자 전화가 연결되었고 남설아의 차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배 대표님, 안녕하세요.”배서준은 깊이 숨을 들이쉰 뒤, 감정을 누르며 최대한 평온한 어조로 말했다.“설아야, 이설 그룹 상황, 너도 대충 들었지?”남설아는 여전히 온화한 목소리로, 그러나 어딘가 웃음기가 섞인 채 말했다.“들었어요. 무슨 일 있으신가요, 배 대표님? 곤란한 상황이신가 봐요?”배서준은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억누르며, 간절한 어조로 말했다.“설아야, 이런 부탁하는 거 실례인 거 나도 알아. 하지만 정말 방법이 없어. 기술팀은 네가 직접 키운 팀이잖아. 네가 나서서 한 번만 진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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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2화

배서준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문제없어! 당연하지! 고문이 뭐야, 네가 대표이사 자리를 원한다 해도 난 줄 수 있어!”남설아는 가볍게 웃으며 받아넘겼다.“배 대표님, 너무 과찬이세요. 대표라니요, 감히 그런 자리는 넘보지 않아요. 고문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럼 그렇게 하죠. 제가 곧 시간 내서 이설 그룹에 들르겠습니다.”남설아는 더 이상 말할 필요 없다는 듯 전화를 끊었고 배서준에게 말할 기회를 더 주지 않았다.배서준은 휴대전화를 내려놓으며 깊게 숨을 내쉬었다.그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안도의 미소가 떠올랐다.남설아가 도와주기로 했으니 이제 이설 그룹은 살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그 장면을 사무실 문밖에서 서유라가 모두 듣고 있었다.그녀는 두 주먹을 꽉 쥔 채 이를 악물었다.‘대체 왜? 왜 배서준은 저 여자 말만 저렇게 다 들어주는 거야? 왜 저 여자한테만 저렇게 낮은 자세를 취하는 건데?’며칠 후, 이설 그룹.남설아는 ‘고문’ 자격으로 이설 그룹에 공식 복귀했다.배서준은 직접 현관까지 나와 그녀를 맞이했고 태도는 거의 전직 대표이사에게 고개 숙이는 듯한 수준이었다.“설아야, 네가 돌아와 줘서 정말 다행이야. 이제 이설 그룹은 너한테 달려 있어.”배서준은 진심이 담긴 눈빛으로 말했다.남설아는 가볍게 웃으며 공손히 답했다.“배 대표님, 과찬이세요. 저는 그저 상황을 보고 조언만 드릴 뿐입니다.”배서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무슨 소리야. 네가 나서기만 하면 이설 그룹은 금방 다시 일어설 수 있어!”남설아는 더 이상 대답하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며 조심스럽게 물었다.“그런데 지금 이설 그룹 운영은 누가 주도하고 있나요?”배서준은 서유라를 불렀다.“유라야, 이분은 고문님이셔. 앞으로 이설 그룹 운영과 관련된 건 고문님 의견을 꼭 듣도록 해.”서유라는 굳은 표정으로 다가와 억지로 입을 열었다.“고문님.”남설아는 그녀의 적대적인 태도를 모르는 척하며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이후 며칠간 남설아는 고문으로서 사무실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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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3화

이설 그룹, 기술부 사무실.몇몇 익숙한 얼굴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하지만 예전과는 달리 사무실 분위기에는 어딘가 숨겨진 설렘이 감돌고 있었다.“유 과장님, 다시 돌아올 줄은 정말 몰랐어요.”한 젊은 기술자가 감탄하듯 말했다.유 과장은 과거 기술부의 핵심 인력이자 중간 관리자였다. 그는 웃으며 대답했다.“그래, 나도 몰랐지. 남 대표님이 정말 이런 방법까지 준비해두셨을 줄을 말이야.”그 옆의 다른 직원이 목소리를 낮추며 비꼬듯이 말했다.“‘고문’ 명함 하나로 우릴 다시 불러내다니 배서준 그 사람, 완전히 놀아나고 있는 거잖아요.”유 과장은 손짓으로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쉿, 듣는 귀가 많아. 배서준은 아직 우리가 돌아온 걸 모르고 있어. 방심은 금물이야.”“남 대표님 말씀 기억하지? 이번 복귀는 비밀작전이야. 모든 건 철저히 대표님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네, 과장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는 대표님 뜻대로만 움직일 겁니다.”젊은 기술자가 단호히 말했다.“그래요. 남 대표님께서 우리를 위해 여기까지 해주셨는데, 이번에는 우리가 배서준 그 사람을 무너뜨릴 차례죠.”다른 직원이 힘 있게 말했다.이설 그룹, 대표 사무실.남설아는 재무 보고서를 읽고 있었다. 그녀의 비서는 조심스럽게 보고를 이어갔다.“대표님, 자금 이체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 중입니다. 배건 그룹 쪽에선 아직 아무런 의심도 없습니다.”남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말했다.“좋아요. 계속 계획대로 진행하세요. 절대로 실수하지 말고 흔적도 남기지 마세요.”“네, 대표님.”비서는 고개를 숙이며 물러나려다 다시 입을 열었다.“그런데 화승 그룹 쪽 프로젝트 진행이 최근 조금 이상합니다.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어요.”남설아의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다.“느려졌다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요?”“정확한 건 아직 확인하고 있습니다만, 내부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습니다. 제 생각에는 화승 그룹이 자금 지원을 줄이려는 게 아닌가 싶어요.”남설아는 잠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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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4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남설아의 말을 경청했다.회의가 한창 진행되던 중, 회의실 문이 갑자기 열리며 한 명의 불청객이 모습을 드러냈다. 순간 회의실 분위기가 얼어붙었다.“이 대표님? 어쩐 일이세요?” 남설아는 약간 놀란 듯한 목소리로 물었고 그녀의 말투에는 의문이 담겨 있었다.화승 그룹의 이 대표님은 표정이 굳은 채 회의실로 들어왔고 뒤에는 화승 그룹의 간부 몇 명이 따르고 있었다.“남 대표님, 여러분, 실례합니다. 중요한 사항을 알려드리려 합니다.” 이용진의 목소리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남설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상황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이 대표님, 말씀해주세요.” 남설아는 차분한 어조로 이 대표님에게 계속하라고 손짓했다.이용진은 목을 가다듬고 회의실에 모인 사람들을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여러분, 화승 그룹의 신중한 검토 끝에 저희는 이설 그룹과 진행 중인 프로젝트 협력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이용진의 말은 마치 청천벽력과도 같았고 회의실은 쥐 죽은 듯한 침묵이 감돌았다.모두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협력 중단? 어떻게 이런 일이? 지금까지 화승 그룹은 이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왔는데 갑자기 협력을 끊겠다고?’남설아도 얼굴빛이 변했지만, 그래도 침착함을 유지했다. “이 대표님, 이유가 무엇입니까? 지금까지 협력은 원활히 진행됐고, 프로젝트도 순조로웠습니다. 갑자기 왜 협력을 중단하시는 건가요?”이용진은 애매모호하게 설명했다. “남 대표님, 대단히 죄송합니다. 이는 화승 그룹의 전략적 조정 때문이며,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전략적 조정?’이런 이유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남설아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용진을 바라보며 의문을 품은 듯한 말투로 물었다. “이 대표님, 귀 그룹의 전략 조정이 너무 갑작스럽지 않나요? 게다가 왜 하필 이 시점에 이설 그룹과의 협력을 중단하시는 겁니까? 이 프로젝트는 이설 그룹에게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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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5화

회의실은 순간 술렁이며 뒤집혔다.“대체 무슨 일이야? 화승 그룹이 갑자기 계약을 파기하다니?”“이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잘 진행되고 있지 않았나?”“끝났어, 이제 회사가 정말 끝장이야!”수군대는 목소리가 파도처럼 밀려와 배서준을 삼켰다.그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고 가슴은 격하게 들썩였으며 분노가 곧 터져 나올 것 같았다.이용진은 마치 이 소란스러운 소리를 듣지 못한 듯 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배서준은 벌떡 일어나 몇 걸음 나아가 이용진의 팔을 붙잡았다.“이 대표님! 제게 설명해주십시오!”배서준의 목소리는 분노로 인해 떨렸고 감정을 억누르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그가 이설 그룹을 인수한 것은 남설아를 정복하려는 것뿐만 아니라 남설아가 가지고 있는 화승 그룹과의 프로젝트 때문이기도 했다.‘그들은 왜 이렇게 큰 손해를 보면서까지 계약을 파기하는 걸까?’이용진은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서 무표정으로 배서준을 바라보았다.“배 대표님, 분명히 말씀드렸습니다. 이건 화승 그룹의 결정입니다.”“전략 조정? 그건 핑계에 불과합니다.”배서준은 더 이상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소리쳤다.이용진의 눈빛은 차가웠다.“배 대표님, 말씀 조심하십시오.”“내가 뭘 더 조심해야 한다는 겁니까?”배서준은 한 발짝 다가가며 날카로운 어조로 말했다.“화승 그룹은 계약을 마음대로 파기하면서 우리 배건 그룹을 뭐로 보는 겁니까? 저희가 장난감입니까?”이용진은 냉소를 흘렸다.“배 대표님, 비즈니스는 전장과 같습니다. 승자와 패자가 있는 건 영원한 법칙이죠. 귀사의 현재 상황은 배 대표님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화승 그룹이 협력을 중단한 것은 현명한 결정입니다.”“당신!”배서준은 몸을 부들부들 떨며 이용진에게 손가락질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 대표님은 배서준의 손을 뿌리치고 양복을 다듬으며 비아냥거리는 어조로 말했다.“배 대표님, 잘해보십시오.”말을 마치자 이 대표님은 화승 그룹 사람들을 데리고 당당하게 자리를 떠났다.회의실은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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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6화

“오늘은 여기까지 하죠. 다들 돌아가서 푹 쉬시고, 다시 힘내봅시다.”사람들은 자리에서 하나둘씩 몸을 일으켜 남설아에게 인사를 건넸다. 먹구름으로 가득 껴있던 그들의 표정에는 다시 희망찬 기대가 어렸다.조용히 사람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남설아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갑게 식더니 날카롭게 변했다.그 순간, 배서준이 문을 벌컥 열더니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새파랗게 질린 표정에 음울하게 가라앉은 눈빛에서는 할 말이 많아 보였다.책상 앞에 앉아 서류를 정리하던 남설아는 갑자기 들려오는 인기척에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표정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차분하기만 했다.“배 대표님, 여기까진 어쩐 일이세요? 안색이 안 좋아 보이시는데.”남설아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한 목소리로 물었다.“남설아!”배서준은 이를 꽉 깨문 채 악에 받쳐 소리쳤다. 이를 갈며 쥐어 짜낸 듯한 그의 목소리에는 형용할 수 없는 분노만 가득했다.“화승 그룹 계약 해지 건, 넌 진작 알고 있었던 거지?”남설아는 손에 들고 있던 펜을 내려놓더니 고개를 똑바로 들어 차갑고도 맑은 눈으로 배서준을 바라보았다.“배 대표님, 지금 무슨 소릴 하시는지 모르겠네요.”“모르겠다고?”배서준은 한 걸음 앞으로 다가오더니 거칠게 쏘아붙이기 시작했다.“시치미 떼지 말고 대답해! 화승 그룹이 아무 이유 없이 계약을 해지할 리가 없잖아!”“그리고 너, 남설아. 너랑 화승 그룹이 어떤 사이인데, 네가 이걸 몰랐다는 게 말이 돼?”그러자 남설아가 비웃듯 가볍게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배 대표님, 제가 뭐라고 그런 것까지 다 알겠어요? 저는 그냥 전임 대표에 불과한 사람인데, 무슨 힘으로 화승 그룹을 쥐고 흔든다는 거죠?”“그리고 계약 해지야 화승 그룹 쪽에서 내린 경영상의 판단일 뿐이지, 저랑은 아무 상관 없잖아요?”“경영상의 판단이라고?”배서준은 의심과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날카롭게 쏘아붙였다.“내가 네 말을 믿을 것 같아?”“남설아, 내가 널 모를 것 같아? 너랑 강연찬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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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7화

남설아가 끝없이 몰아붙이자 배서준도 한동안 말문이 막혔다. 마음속에 굳게 자리 잡고 있던 의심의 불꽃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듣고 보니 맞는 말이었다. 정말로 배건 그룹을 해치려는 의도로 접근했다면 굳이 이런 복잡한 일에 다시 발을 들일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그럼 화승 그룹은 왜 갑자기 우리랑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나선 건데?”배서준은 조금 전보다 누그러진 목소리로 물었다. 하지만 여전히 의심은 거두지 못한 듯 보였다.그러자 남설아가 어깨를 으쓱이며 무심하게 대답했다.“그걸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어쩌면 화승 그룹 쪽에서도 전략적인 조정을 한 걸지도 모르죠. 이런 비즈니스 적인 결정은 그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법이니까요.”“저한테 이렇게 따져 묻지 마시고, 지금 이설 그룹의 위기를 어떻게 이겨내고 회사를 살릴 수 있을지부터 고민하는 게 낫지 않아요?”남설아의 말에 배서준도 더 따질 수 없었다. 더 캐물어봤자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들을 수는 없을 것 같았다.“흥.”배서준은 코웃음을 치며 입을 열었다.“남설아, 나한테 거짓말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방금 한 말 중에 조금의 거짓이라도 있었다간 절대 가만 안 둘 거니까.”그는 이내 성큼성큼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그렇게 사무실에는 다시 남설아만 남겨졌다.배서준이 자리를 뜨자 남설아는 곧장 휴대폰을 들어 강연찬에게 전화를 걸었다.“연찬 오빠, 화승 그룹에서 갑자기 계약 해지한 거, 알고 있었어?”단도직입적으로 묻는 그녀의 목소리가 꽤 심각했다.수화기 너머의 강연찬이 의아하다는 듯한 목소리로 되물었다.“계약 해지? 무슨 해지? 난 처음 듣는 소린데?”“화승 그룹에서 이설 그룹과의 협업을 일방적으로 종료해버렸어. 방금 이 대표님이 직접 와서 얘기하고 갔다고.”남설아가 걱정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뭐?”강연찬도 순식간에 언성을 높이더니 놀란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그게 무슨 소리야? 난 전혀 모르는 일인데?”“오빠, 정말 몰랐어?”남설아가 의심 섞인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그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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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8화

둘은 그렇게 몇 마디 더 나누다가 전화를 끊었다.그 후, 강연찬은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었다.다행히 들키지는 않은 모양이었다.만약 남설아가 화승 그룹이 그녀를 돕기 위해 얼마나 큰 손해를 감수했는지 알게 된다면 성격상 이 호의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전화를 끊은 남설아는 통유리창으로 걸어가 밤하늘 아래, 불빛으로 가득한 도시의 야경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에는 말할 수도 없이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강연찬의 말은 충분히 그럴듯하게 들렸다. 하지만 그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굴수록 남설아의 의심은 더욱 짙어져만 갔다.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느낌이 자꾸만 엄습해왔지만 이렇다 할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어쩌면 내가 너무 예민하게 구는 걸까?’‘화승 그룹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 통보가 정말 단순한 우연이었던 걸까?’남설아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미간을 주물렀다. 다시 평정심을 되찾고 어떻게 해야 할지부터 생각해야 했다.같은 시각, 배건 그룹 대표이사실.배서준은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수년간의 비즈니스 전쟁을 거치며 그 어떤 큰일 앞에서도 흔들림 없는 냉정함을 유지해온 그였지만 지금은 달랐다.이설 그룹 인수는 그가 치밀하게 준비해온 회심의 일격이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이설 그룹의 거대 자본을 삼키는 동시에, 제멋대로인 남설아라는 여자를 자신의 앞에 무릎 꿇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모든 게 자신의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을 거라 확신했지만 화승 그룹의 갑작스러운 계약 해지가 마른하늘에 날벼락 수준으로 그의 뒤통수를 강타했다.그때, 누군가가 사무실의 문을 두드렸다.“들어오세요.”배서준의 차가운 음성에는 짙은 분노가 배어 있었다.문이 열리자 서유라가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의 손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 한 잔이 들려 있었다.어지러운 사무실을 발견한 그녀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배서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서준아, 괜찮아?”서유라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조심스레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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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9화

“서준아...”배서준이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서유라는 조심스럽게 다시 한번 그의 이름을 불렀다. 아까보다 더 부드러워진 목소리에는 배서준을 떠보려는 듯한 느낌도 없지 않아 있었다.마침내 배서준이 반응을 보였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서유라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싸늘한 눈빛은 여전했지만 그 전처럼 분노에 가득 찬 눈빛은 아니었다.“그래서 할 말이 뭐야?”여전히 한껏 쉬어 있는 배서준의 목소리에는 아무런 감정도 묻어나지 않았다.배서준의 기분이 조금 풀린 것 같자 서유라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얼른 한 발자국 다가갔다.“서준아, 지금 네가 얼마나 힘들지 잘 알아. 화승 그룹에서 갑자기 계약을 철회했으니, 너한테도 피해가 컸겠지.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는 마. 난 항상 네 옆에 있을 거고 널 응원할 테니까.”서유라는 다시 한번 배서준에게 다가가 그를 끌어안으려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녀의 손길은 이내 배서준에 의해 가로막혔다.“건드리지 마.”그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섞여 있었다.싸늘한 그 음성에 서유라의 표정이 뻣뻣하게 굳더니 내밀었던 손도 허공에서 멈춰버렸다. 그녀는 잠시나마 상처 입은 눈을 하다가 애써 괜찮은 척 표정을 풀었다.“너 기분 안 좋은 거 나도 알아. 나 같은 사람은 꼴도 보기 싫겠지. 알겠어, 나도 더는 방해 안 할게. 푹 쉬어. 커피는 여기 두고 갈 테니까 꼭 마시고.”서유라는 최대한 무덤덤한 척 커피를 책상 위에 내려놓고는 몸을 돌려 사무실을 빠져나가려 했다.“거기 서.”배서준이 갑자기 입을 열어 서유라를 불러세웠다.잠시 걸음을 멈춘 서유라가 놀란 듯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녀의 눈빛에는 놀라움과 함께 옅은 기대가 담겨 있었다.“서준아, 너...”“이리 와.”배서준은 서유라와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낮게 말했다.그 말을 듣는 순간, 서유라도 기쁜 기색을 애써 감추며 서둘려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녀의 얼굴에는 다시금 환한 미소가 번지기 시작했다.“왜 그래, 서준아?”배서준은 고개를 들어 서유라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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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0화

그녀는 한 걸음 앞으로 더 다가가 배서준의 팔을 끌어안더니 그의 팔에 머리를 기댔다.배서준은 그런 서유라를 거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말에 반응해주지도 않았다. 그저 묵묵히 자리에 앉아 자신의 품으로 안기려 드는 서유라를 가만히 지켜보았다. 허공을 응시하는 텅 빈 눈에서는 아무런 감정도 읽어낼 수 없었다.서유라는 내심 그런 침묵을 즐겼다. 자신의 따뜻한 마음이 배서준을 안정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침묵을 무언의 동의로 받아들인 그녀는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했다.그녀는 더욱 열성적으로 ‘다정하고 배려 깊은 여자’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다정하고도 낮은 목소리로 배서준을 위로해주다가도 차를 따라주기도 하고, 물도 건네주더니 직접 그의 어깨를 주물러주기까지 했다. 이렇게라도 하면 배서준도 언젠가는 자신에게 마음을 제대로 열 거라는 굳은 믿음으로 애틋하게 사랑했다.배서준은 형식적으로 서유라의 위로를 받아주기 시작했다. 조금 전보다 어느 정도 진정된 그는 다시 냉정함을 되찾으며 어떻게 이설 그룹의 위기를 돌파하면 좋을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화승 그룹의 계약 해지는 이설 그룹에게 있어 치명적인 타격이었다. 빠른 시일 내에 다른 자금줄을 찾지 못한다면 이설 그룹은 얼마 못 가 파산신청을 해야만 했다.그리고 이설 그룹이 정말 무너진다면 배건 그룹 역시 연쇄적인 타격을 입고 막대한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이 상황을 뒤집기 위해 배서준은 모든 것을 걸기로 마음먹고 배건 그룹의 모든 자원을 동원해 이설 그룹의 적자를 메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그는 곧바로 배건 그룹 임원진들을 소집해 회의를 열어 자신의 결정을 모두에게 알렸다.“지금 이설 그룹은 심각한 자금난에 처해 있습니다. 화승 그룹의 갑작스러운 계약 해지로 저희 쪽 입장도 곤란해진 상태입니다.”배서준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하고 심각했다.“이설 그룹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우리 배건 그룹도 지키기 위해 저는 배건 그룹의 자금으로 이설 그룹의 운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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