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도현이 떠난 후, 남설아는 그가 예상했던 것처럼 당황하거나 불안해하지 않았다.그저 조용히 의자에 앉아 조금 전 서도현이 앉았던 소파를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천 비서님.” 남설아는 내선을 눌렀다.“남 대표님, 말씀하세요.” 천기준의 목소리가 곧바로 들려왔다.“서도현, 그리고 서도현이 말한 형님이라는 사람을 조사해봐요. 최대한 자세하게.”남설아의 어조는 평온했지만 단호했다.“네, 바로 착수하겠습니다.” 천기준은 주저하지 않고 응답했다.전화를 끊은 후, 남설아는 미간을 주무르며 숨을 내쉬었다.서도현의 등장은 이미 긴장되어 있던 그녀의 신경을 더욱 곤두서게 했다.직감적으로 이번에 서도현이 돌아온 건 결코 단순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똑똑.”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그녀의 생각을 끊었다.“들어오세요.” 고개를 든 남설아는 문을 열고 들어오는 강연찬을 보았다.“설아야, 서도현이 무슨 말을 했어?”강연찬은 책상 앞으로 걸어오며 걱정스러운 어조로 물었다.남설아는 강연찬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손짓한 후, 서도현의 방문 목적과 이른바 협력, 그리고 그가 말한 형님이라는 사람에 관한 내용을 빠짐없이 전달했다.“협력? 그건 뭐, 황소개구리가 닭 안부 묻는 격이네. 뻔히 수상한 속셈이지.”강연찬은 듣고 나서 비웃듯 말했다.“나도 그렇게 생각했어.”남설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서도현이란 사람, 손해 보고 움직일 인간이 아니야. 진심으로 협력하고 싶었다면 저렇게 갑작스레 나타났을 리 없지. 게다가 형님이라는 사람을 운운한 것도 오히려 더 수상해.”남설아가 덧붙였다.강연찬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서도현의 누나, 서유라가 배씨 가문에서 쫓겨나 힘겹게 살고 있다지. 이번에 돌아온 건, 누나의 복수를 위해서일 가능성이 커. 말하는 협력도 겉보기일 뿐, 그 뒤에는 더 큰 음모가 있을 거야.”강연찬의 목소리는 무거웠다.“설아야, 넌 어떻게 할 생각이야?”그는 듬직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그게 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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