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도가 한숨을 쉬었다.“배 대표가 요즘 서유라 일로 마음이 많이 분산돼 있고 소미란은 또 그런 틈을 잘 파고들어. 이사회에서도 이미 꽤 많은 사람이 소미란의 편에 섰어. 우리 같은 옛날 사람들은 이제 힘을 못 써.”강연찬은 서류를 내려놓고 문영도를 바라봤다.“선생님, 화승 그룹 산하에 새로 만든 광전자 기술연구원이 있는데 장비와 환경이 아주 좋습니다. 그린라이트의 기존 팀이 원한다면, 화승 그룹에서 새 연구실을 제공하고, 대우도 최고로 하며 연구 방향도 전적으로 그들에게 맡기겠습니다.”문영도는 순간 멈칫하더니 곧 강연찬의 뜻을 알아챘다.이건 소미란보다 한발 앞서 움직이는 것이자 배건 그룹에 경고하는 수였다.“강 대표의 뜻은...”“이설 그룹은 배건 그룹과 협력도 많고 그린라이트 기술에는 이설 그룹이 초기에 투자도 했습니다.” 강연찬은 느긋하게 말했다.“좋은 팀이 내부 싸움 때문에 흩어지는 건 보고 싶지 않고 이설 그룹의 이익도 지켜야죠. 화승 그룹이 돕는 건 그냥 돕는 게 아닙니다.”그는 몸을 약간 앞으로 기울이며 문영도를 똑바로 바라봤다.“배건 그룹 이사회에서 특히 소씨 가문과 관련된 협력 건이 나올 때는 선생님께서 이설 그룹 쪽 입장을 좀 더 말씀해 주셔야 합니다.”문영도는 강연찬을 바라보며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젊은이는 속도도 빠르고 수도 많았다.“강 대표, 안심해. 배건 그룹을 위해서, 또 어떤 사람 너무 기고만장하지 않게 하려면, 이 늙은이가 할 말은 할 거야.”배건 그룹의 휴게 공간, 남설아가 갓 따른 커피를 들고 돌아서는데 누군가와 정면으로 부딪쳤다.뜨거운 커피가 절반쯤 그녀의 아이보리색 소매 위로 쏟아졌다. 짙은 갈색 얼룩이 번졌다.“아이고, 남 대표님, 정말 죄송해요.”소미란이 입을 가렸지만, 눈빛은 전혀 미안해 보이지 않았다.“근데 남 대표님도 걸을 땐 좀 앞을 보고 다니셔야죠?”휴게 공간에 있던 몇몇 직원들의 시선이 이쪽으로 향했다.남설아는 휴지를 뽑아 느릿하게 소매를 닦았다. 얼룩 따위 신경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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