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혜가 앞에 놓인 컴퓨터를 들여다보며 머릿속으로 방안과 아이디어를 빠르게 검열했다. 그리고 안다혜가 선보인 방안과 임유정 사건은 그대로 안소현과 김미진의 귀에 들어갔다.한편, 안씨 가문.김미진은 요 며칠 회사로 나가지 않고 안소현과 집에 있었다. 허종혁과 있었던 일로 안소현이 집을 나간 뒤로 김미진과 단독으로 시간을 보낸 건 이번이 처음이었기에 살짝 민망하기도 했다.안소현은 관리가 잘된 김미진을 물끄러미 바라봤지만 그녀는 커피를 마시며 책만 내려다볼 뿐 아무 말도 없었다. 이에 안소현은 자기도 모르게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저번 일은 허종혁이 이미 해명했고 그녀도 별다른 얘기가 없었지만 안소현은 관계를 다시 회복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안다혜가 녹음까지 들고 있어 해명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엄마, 내가 듣기로는 다혜가 임유정이라는 사람을 해고했다던데요?”이 말에 커피를 마시던 김미진이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려 안소현을 바라봤다. 그러자 김미진의 안경에 달려있던 체인도 좌우로 흔들렸다.“왜? 나도 그 소식은 들어서 알고 있어.”김미진은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안소현을 바라봤다.“엄마가 알고 있다니 더 설명하지 않을게요.”안소현이 하려던 말을 삼키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자 김미진이 흥미를 보였다.“괜찮아. 소현아, 무슨 일 있으면 그냥 얘기해.”김미진은 명실상부 커리어우먼이었고 이 바닥에 오랫동안 있으면서 수도 없이 많은 사람을 만나왔기에 안소현이 무슨 꿍꿍이로 이러는지 알고 있었지만 그녀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다 하라고 했다. 그러자 안소현이 변함없는 표정으로 말했다.“엄마, 나는 다혜의 일 처리가 너무 매정하다고 생각해요.”“그래도 안씨 가문 둘째 아가씨인데 너무 세게 나가면 다른 사람들이 우리 안씨 가문을 갑질한다고 나무랄 것 같아서요.”김미진은 이 말을 듣고도 바로 맞장구를 치지는 않았다. 안소현이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지 알고 있었지만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면 이 일이 안다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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