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으면 다행이고.”안다혜가 미간을 찌푸렸다.“그러면 얌전히 앉아서 내가 무대로 올라가 하는 말을 들으면 되겠네.”서진우는 안다혜의 오만한 얼굴을 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빌어먹을 년이, 딱 기다려.’안다혜는 전혀 물러서지 않고 당당한 눈빛으로 서진우를 마주했다. 심서아가 서진우를 잡아당겨서야 그는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이에 안다혜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누군가 광대를 자처하는데 놀아주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았다.몸을 돌려 담당자에게로 향한 안다혜가 정중하게 낙찰 서류를 받아 들었다.“안다혜 씨, 축하드립니다. 앞으로 풍산 그룹과 태안 그룹의 원만한 협업을 기원하겠습니다.”안다혜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도 바라는 바입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연회장에 선 사람들을 내려다봤다. 그중에는 물론 약이 잔뜩 오른 서진우도 있었다. 정교한 입술에서 나온 감사의 말은 타고난 남다른 아우라가 느껴졌다.서진우가 인정하지 않아도 지금 이 순간 안다혜는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전에는 늘 청순한 옷차림만 고수했기에 그녀만이 갖고 있는 본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았다. 야망으로 가득한 그는 자유롭고 분방해야 했다.상황이 종결된 이상 서진우가 아무리 발악해 봤자 결과를 돌이킬 수는 없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풍산 그룹 임원에게 문자를 보내 따졌지만 이미 차단당한 상태였다. 이에 약이 잔뜩 오른 서진우가 이를 악물었다.“쓰레기 같은 것들. 촌에서 올라온 대학생 하나 처리 못 하는데 뭘 잘하겠어? 쓸모없는 것 이훈이랑 다를 거 없네.”...한편, 윤해준이 2층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는데 옆에 선 오정우가 이렇게 말했다.“투표지를 바꿔치기한 사람 서진우 씨네요.”“서진우 씨, 안다혜 씨와 만났던 사이 아닌가요? 그런데도 뒤에서 이런 추잡스러운 짓을 하다니, 이해가 안 되네요.”오정우가 비아냥댔다.만약 윤해준이 이 일을 제때 발견하지 못했다면 안다혜의 투표지는 그대로 묻혔을지 모른다. 그러면 프로젝트가 태안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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