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회장님께서 복이 많으세요. 막내 따님이 이 프로젝트를 따낸 덕분에 앞으로 저희도 많은 도움을 받게 될 것 같습니다.”“아유, 뭘요.”김미진은 겸손하게 답했다.그날 밤, 이와 비슷한 칭찬은 끊임없이 쏟아졌다.하지만 김미진 앞에서 안다혜와 서진우의 일에 대해 꺼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괜히 심기를 건드릴 필요는 없으니까.연회에서 안다혜와 서진우의 관계가 틀어진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다만 서림 그룹과 태안 그룹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한지는 다들 훤히 꿰뚫고 있었다.그러니 그럴 시간에 김미진에게 잘 보여서 얼굴이라도 익혀두는 게 이득이었다. 그래야 나중에 사업 파트너가 될 기회가 생길지도 모르니까.안소현은 시선을 거두고 탁한 숨을 내쉬었다.‘이제 엄마의 마음은 완전히 기울었어. 내가 더 노력하지 않으면 안 씨 가문에서 내 자리는 없어질 거야. 안다혜, 너 지금 엄청 기고만장하겠지.’이런 생각에 안소현은 술을 들고 서 있는 웨이터들을 바라보며 그중 한 명을 불렀다.웨이터는 공손하게 다가왔다.“아가씨, 술 필요하세요?”안소현은 잔을 하나 받아 들고 허종혁이 한눈판 사이에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웨이터는 망설이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가씨, 그건 좀...”“뭘 걱정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돼. 남은 돈도 끝나면 보내줄게.”안소현은 그를 흘겨보았다.‘요즘 사람들은 왜 이렇게 겁이 많은 거야. 고작 이런 일도 제대로 못 해?’웨이터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승낙했다.어쩔 수 없었다. 안소현이 준 돈이 상당했으니 거절하기도 애매했던 것이다.게다가,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먼저 가보겠습니다.”“그래.”안소현은 짧게 대답하고 그를 돌려보냈다.그녀는 허종혁에게 말하고 잔을 들고 안다혜에게 다가갔다.허종혁은 안소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아까 그녀가 웨이터와 조용히 속삭이는 것을 봤을 때, 무슨 꿍꿍이가 있을 거라 어렴풋이 짐작했지만 굳이 나서서 막지는 않았다.그는 안다혜와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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