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웃고 떠드는 모습은 윤해준에게 가족처럼 보였다. 마음속에서 솟구쳐 올라오는 분노를 참느라 눈시울이 빨개진 그는 어떻게든 진정하며 안다혜를 믿어보려 했지만 레스토랑에 앉아 있는 세 사람을 보면 미칠 것 같았다. 잘생긴 남자에 예쁜 여자, 그리고 귀여운 여자애까지, 그 모습은 아무리 봐도 가족 같았기 때문이다.윤해준은 질투가 부글부글 끓어올라 씩씩거리다가 결국 자리를 떠났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아직 안다혜네 회사 앞이었기에 업무적인 자리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가 아는 안다혜라면 이런 상황을 두고 오해하지 않게 무조건 설명할 것이다....한편, 서진우는 집에서 조급하게 왔다 갔다 하며 힘없이 머리를 부여잡았다. 잘생긴 얼굴은 어느새 수염이 올라와 어딘가 나태해 보이기도 했다.저번에 태안 그룹 파티에서 쫓겨난 뒤로 서진우는 집에서 나가지 않고 숨어서 알 수 없는 말만 계속 중얼거렸다. 심서아가 다가와도 예전처럼 좋아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서진우의 끼니를 챙기러 올라왔던 심서아는 참담한 그의 모습이 징그러운 듯 째려보더니 이내 표정을 정리하고 이렇게 말했다.“진우야, 밥 먹자.”“아주머니가 오늘 네가 좋아하는 요리 했어. 내려와서 먹어봐.”심서아를 보는 서진우의 눈빛에서 원망이 느껴졌다.‘심서아만 아니었다면 안다혜와 헤어질 일도 없었을 텐데.’안다혜는 태안 그룹 둘째 아가씨였고 가문의 자산은 서림 그룹보다 몇 배는 더 되었다. 심서아만 아니었다면 서진우가 그런 돈방석을 제 발로 걷어찰 일은 없었을 것이다.숨을 크게 들이마신 심서아의 눈빛이 점점 더 표독스러워졌다. 그제야 두려움을 느낀 심서아는 뒷걸음질 치며 이렇게 말했다.“진우야, 너 왜 그래?”서진우가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괜찮아. 가서 씻고 올게.”세면대를 마주하고 선 서진우는 얼굴에 난 수염을 문지르다 눈이 번쩍 뜨였다.‘그래. 한번 좋아하면 두 번 좋아할 수도 있는 거지.’서진우는 여자를 외모만 보는 동물이라 생각했기에 그가 조금만 꾸며도 얌전히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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