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설명할 필요 없어요.”안다혜가 두 사람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남자의 웅장한 체격과 여자의 가녀린 몸집이 그토록 잘 어울릴 수 없었다.순간 안다혜는 가슴에 구멍이라도 난 것처럼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따라 나온 한유라가 안다혜의 미모를 보고 질투에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가 이내 정상으로 돌아왔다.“새언니, 왔어요?”“오해하지 말아요. 해준 오빠랑 나는 아무 사이 아니에요. 어릴 적부터 같이 자라서 집으로 데려왔다 해도 전혀 신경 쓸 거 없어요.”한유라가 윤해준의 팔짱을 끼고 해명하라고 눈치를 줬다.“오빠, 뭐라고 좀 해봐. 새언니 화가 단단히 난 것 같은데?”“어릴 적부터 알고 지냈다고요?”한유라가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래요. 설마 오빠가 한 번도 얘기한 적 없어요?”이 말에 화가 치밀어오른 안다혜가 눈썹을 추켜세웠다.“그 해준 오빠가 내게 무슨 얘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요?”차분해진 안다혜는 평소 모습 그대로 돌아갔고 그것은 화가 단단히 났다는 징조였다. 함께한 시간은 얼마 되지 않지만 그는 안다혜가 차분해질수록 사태가 심각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새언니, 화내지 마요. 내가 여기 있는 게 싫으면 해준 오빠랑 상해 볼게요.”한유라가 눈시울을 붉히며 억울한 척하자 안다혜는 그제야 눈앞에 보이는 이 오만한 여자가 윤해준의 첫사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아니라면 윤해준이 이런 동생이 있다는 걸 숨길 리가 없었다.‘동생은 무슨, 애인이겠지. 다만...’안다혜가 하찮다는 표정으로 윤해준을 쓱 훑어봤다.‘여자 보는 눈은 별로네. 고작 이딴 년을 데려와서 나를 자극해?’“내가 언제 화냈어요?”안다혜는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우스웠다. 말로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데는 눈앞에 보이는 이 여자를 이길 사람이 없어 보였다.“새언니, 기분 나쁜 거 알아요. 하지만 오빠가 밖에서 혼자 지내는 게 위험하다고...”윤해준이 맞장구를 쳤다.“그래. 다혜야. 잠깐 지내다 갈 거야.”“아니요.”안다혜가 딱 잘라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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