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Kabanata 201 - Kabanata 210

315 Kabanata

제201화

가슴이 철렁한 안다혜는 고개를 번쩍 들고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김미진을 바라봤다.‘또 나를 이렇게 버리는 건가? 이제 내가 필요 없다고?’김미진은 그런 안다혜의 눈빛을 아예 무시했다. 안다혜는 이미 회사 이미지와 명예를 크게 실추시켰기에 김미진이 모질게 대하지 않아도 주주들이 끌어내리려 할 것이다. 그럴 바엔 먼저 손을 써두는 게 나을 것 같았다.“회장님.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울먹이는 안다혜의 목소리에서 그녀의 정서가 별로 좋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옆에서 지켜보는 안소현은 당장이라도 웃음이 터질 것 같았다.‘안다혜, 너도 이런 날이 있을 줄이야. 엄마가 편애한다는 이유로 기고만장하더니 쌤통이다. 앞으로 어떻게 우쭐대나 지켜볼 거야.’분위기가 이상하지 않았다면 안소현은 크게 웃었을지 모른다. 그때 김미진이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무슨 말이긴. 내가 너에게 그 자리를 준 건 앞으로 회사의 발전에 힘이 되라는 거지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준 게 아니야.”“아니에요. 회장님. 나도 서진우가 왜 저러는지 모르겠어요. 평소에 연락해 본 적도 없다고요.”칭찬만 하던 예전과는 달리 김미진이 모질게 말했다.“그건 네 사정이고. 회사에 영향을 끼쳤는데 나도 두고 볼 수만은 없어.”“하지만 나는...”안다혜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안소현이 끼어들었다.“다혜야, 엄마가 말하면 좀 들어.”안소현이 김미진의 등을 쓸어내리며 관심했다.“안 그래도 요즘 건강이 별로 좋지 않은데 왜 그렇게 속을 썩이는 거야?”“게다가 엄마 말씀이 틀린 것도 아니잖아. 혼자 회사를 이끄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안다혜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런 일은 언니가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알아요.”지금 이 시점에 안소현이 끼어들어서 이런 말을 하는 저의가 뭔지 안다혜가 모를 리가 없었다. 바보가 아닌 이상 그 이간질에 놀아날 리가 없었던 안다혜는 드물게 안소현의 말을 반박하지 않았다.“엄마 건강은 나도 걱정해요.”안소현이 계속 김미진의 어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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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안소현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김미진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소현이 네가 제일이다. 네 말이 맞아.”김미진이 미간을 찌푸리고 안다혜를 바라봤다.“이 사달을 낸 사람은 너니까 네가 직접 해결해야지.”“네가 지금 이러고 있으니까 애초에 풍산 그룹 프로젝트를 네게 맡긴 게 맞는 선택인지 의심하게 되는구나.”“회장님, 이 일로 그동안 했던 모든 노력을 부정해서는 안 되죠.”안다혜는 너무 억울해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동안 해온 노력이 얼만데 안소현이 한 말에 다 없었던 일이 되는 걸 두고 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풍산 그룹 프로젝트는 시작부터 끝까지 그녀가 책임져야만 했다.김미진은 고집스러운 안다혜의 표정에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봐라. 소현이는 그래도 나를 관심할 줄은 아는데 너는? 그 프로젝트를 소현이에게 맡겼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구나.”“지금까지 보여준 게 너의 능력이라면 프로젝트를 제대로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이 말에 안다혜가 뒷걸음질 치며 멍한 표정으로 김미진을 바라봤다. 평소 김미진이 아무리 엄격하게 나와도 어머니라 이해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모성애라고 믿었던 것이 오직 엄격함과 각박함으로 변질된 것 같았다.“회장님, 잊지 마세요. 이 프로젝트를 따낸 사람은 나예요.”이 말은 김미진이 배은망덕하다는 거나 다름없었다. 지금 이 시점에 안소현이 프로젝트에 합류하면 모든 성과를 안소현에게 돌리라는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안다혜는 다 차린 밥에 안소현이 숟가락을 올리는 걸 절대 두고 볼 수가 없었다.하지만 김미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안다혜, 내가 그동안 너무 오냐오냐했지?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회장님, 무슨 뜻으로 하는 말씀인지 알아요. 저는 그냥 사실을 얘기했을 뿐이에요. 이 일을 잊지 말았으면 해서요.”“허. 나도 잊지 않았어.”김미진은 앞에 선 딸이 낯설게 느껴졌다. 자리까지 줬는데 더 원하는 안다혜와는 달리 안소현은 가진 게 아무것도 없으면서 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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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엄마는 모를 거예요. 엄마가 힘들어하는 거 보면서 얼마나 자책했는지. 그럴 때마다 쓸모없는 내가 너무 미웠어요.”김미진은 그런 안소현이 너무 마음 아팠다.“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몸이 어디 네 마음대로 되니.”“다만...”김미진이 잠깐 멈칫하더니 옆에 선 안다혜를 보며 마음을 모질게 먹었다.“권리는 능력 있는 사람에게 쥐어지는 거야. 내가 잘 고민해 보마.”“왜 그래야 하는데요?”보다 못한 안다혜가 이렇게 물었다. 김미진이 안소현을 편애하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편파적일 줄은 몰랐다. 이 정도면 편애한다는 걸 숨길 생각도 없이 그대로 알려준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제 적응할 때도 됐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정말 참을 수 없는 화가 치밀어올랐다.“뭐가 왜야? 능력 있는 사람이 더 많이 하는 거지. 이런 사태를 만들었는데 내가 어떻게 시름 놓고 회사를 너에게 맡기겠어?”김미진은 고집스러운 안다혜를 보고 화가 치밀어올랐다.안다혜는 어떻게 회사를 너에게 맡기겠냐는 말에 심장이 철렁했고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눈이 휘둥그레서 김미진을 바라봤다.‘안소현에게 회사를 맡길 셈인가? 그러면 나는? 이렇게 웃음거리로 남으라고?’안다혜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아니. 절대 안 되지. 안소현이 무슨 자격으로 회사를 맡아? 회사는 내 것이어야 해. 안되면 최소 절반씩이라도 나눠 가져야지.’안다혜는 마음이 너무 착잡했다.“고작 이런 일로 실망하신 거예요?”“그동안의 노력은 하나도 고려하지 않고 바로 이렇게 내치시는 거예요?”“너 정말...”김미진은 목에 핏대를 세우고 대드는 안다혜를 보며 혈압이 올랐다. 안다혜가 이렇게 고집스러운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김미진이 다시 입을 열려는데 안소현이 끼어들었다.“다혜야,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안소현은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엄마잖아. 꼭 그렇게 회장님이라고 부르면서 거리를 둬야겠어?”“그리고 내치다니, 왜 말을 그렇게 해.”겉으로만 보면 안소현은 오로지 김미진을 위해 나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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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안소현이 말을 흐렸지만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무슨 뜻인지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김미진이 콧방귀를 뀌더니 언짢은 표정으로 안다혜를 바라봤다.“무슨 말인지 안다. 다혜가 한 방안이 미흡했던 건가?”김미진은 마음의 저울을 어디로 치우쳐야 할지 고민이었다.“그만해요.”안다혜가 입을 열었다.“내가 친 사고는 내가 수습할게요.”“그래서?”김미진이 증거를 내밀었다.“네가 친 사고가 어디 한두 개야? 기사를 올린 매체들 업계에서도 알아주는 매체들인데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이야.”안소현이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회사 명예에 금이 갔는데 다른 악영향을 끼치진 않을지 걱정이에요...”겁에 질린 안소현의 표정은 정말로 김미진을 걱정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김미진이 미간을 찌푸렸다. 무엇보다 회사의 이익이 우선이었기에 김미진은 함부로 결정을 내릴 수가 없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 있는 안다혜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이젠 김미진도 무슨 느낌인지 명확히 알 수가 없었다.“됐어.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김미진이 손을 저었다.“아무튼 그쪽 문제는 빨리 해결해. 더는 부정적인 기사 보고 싶지 않다.”안다혜가 대답만 하고는 아무 말도 없이 사무실을 나섰다. 무슨 기분인지는 그녀 자신도 설명할 길이 없었다. 사실 오기 전부터 결과를 알고 있었지만 마음이 아픈 건 어쩔 수 없었다.안소현은 그런 안다혜의 뒷모습을 보며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안다혜, 아직 시작도 안 했어. 앞으로 너에 대한 엄마의 믿음을 조금씩 무너트릴 거야. 그때가 되면 대표 자리는 온전히 내 것이 되겠지.’안소현이 김미진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엄마, 너무 화내지 마요. 다혜는 아직 어려서 엄마의 깊은 뜻을 모를 거예요.”“괜찮아. 알기를 바라지도 않아.”김미진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회사가 잘 굴러가기만 한다면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적어도 상관없어.”안소현이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사무실에서 나온 안다혜는 바로 지하실로 가서 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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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민초연이 섹시한 차림으로 서 있는 걸 보고 안다혜는 바로 달려가 안았다.“아이고, 내 새끼.”민초연이 안다혜를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왜 그래? 누가 괴롭혔길래 오늘따라 이렇게 안기는 거야?”민초연의 얼굴에 웃음이 피어올랐다. 안다혜가 너무 좋았지만 한편으로 안다혜의 기분이 썩 좋지 않아 보여 걱정이었다.‘무슨 일 있었나?’안다혜는 내면이 강한 사람이라 큰일이 아니면 절대 이럴 리가 없었다.“알잖아. 늘 우리 엄마 때문인 거.”안다혜가 민초연의 어깨에 얼굴을 비비더니 향기롭고 말캉한 친구에게 기대 술을 마셨다.“이번에는 뭐라고 하셨는데? 여전히 편파적이야?”안다혜가 씁쓸하게 웃으며 민초연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해 줬다. 이제 민초연이 아니면 하소연할 사람도 없었다.“늘 그렇지. 이젠 회사에서 안소현이 보고 있는데 그러더라.”민초연은 그런 안다혜가 마음 아팠다.“내가 현장에 있었으면 너 억울하게 당하는 거 보고만 있지는 않았을 거야.”“그리고 이 프로젝트는 네가 따낸 거잖아. 아줌마 도대체 무슨 생각하는 거야. 이번 처사는 너무 이해가 안 된다.”안다혜가 고개를 저었다.“나도 몰라.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내가 이 프로젝트에 얼마나 많은 심혈을 기울였는데.”안다혜가 고개를 저었다.“사실 다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 그냥 일부러 저러는 걸 수도...”안다혜가 이렇게 말하며 독한 술을 그대로 입에 들이붓자 민초연이 옆에서 몸을 파르르 떨었다. 절제를 모르고 먹는 안다혜가 살짝 안쓰러웠기 때문이다.“다혜야, 너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아.”안다혜가 미간을 찌푸리고 민초연에게 머리를 들이밀었다.“뭐라고?”“아니야.”민초연은 그런 안다혜가 마음 아팠지만 일단은 맞장구를 쳐줄 수밖에 없었다.“다정아, 아줌마가 그런 건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민초연이 안다혜의 어깨를 끌어와 몸에 기대게 했지만 안다혜는 아무 말도 없이 앞에 놓인 술만 마셨다. 민초연은 그런 안다혜를 보며 한숨을 푹 내쉬더니 이렇게 말했다.“같이 마셔. 술은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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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순간 윤해준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사실 민초연이 보낸 문자를 봤을 때 윤해준은 두 사람이 아직 화해하기 전이라는 게 생각나 살짝 망설였다. 안다혜와의 애매한 관계를 아직 명확하게 정리하지 못해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 술이 떡이 되어 센터에서 남자들의 눈빛을 즐기는 두 사람을 본 순간 윤해준은 왜 이렇게 늦게 왔는지 후회하기 시작했다. 성큼성큼 무대로 올라간 윤해준은 한 손에 한 명씩 잡고 밖으로 끌어냈다. 민초연은 처음에 갑작스러운 손길에 크게 반항하기도 했다.“누구야. 한창 재밌게 놀고 있는데 누가 흥을 깨는 거야?”안다혜도 이 말에 반응을 보였다.‘감히 누가 내 친구를 건드려. 나한테 물어는 봤어?’순간 눈빛이 또렷해진 안다혜가 몸부림치기 시작했다.“벌건 대낮에 이게 뭐 하는 거예요. 얼른 놔요...”얼굴을 알아본 순간 안다혜의 목소리가 확 낮아졌지만 민초연은 아직도 눈을 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다혜야, 너 정말 나 많이 사랑하는구나. 감동이야.”“걱정하지 마. 나 절대 이 사람이 너 데려가지 못하게 보호해 줄게.”안다혜는 머리가 어지러운 데다 민초연이 한 말이 뚝뚝 끊기면서 머리에 비집고 들어오는 바람에 앞에 선 사람이 정말 윤해준인지 아닌지 헷갈리기 시작했다.주변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아니, 이 사람 누구야?”“그러게. 두 사람 재밌게 놀고 있는데 갑자기 쳐들어와서는 어쩌자는 거야?”“나쁜 사람은 아니겠지? 요즘 나쁜 사람들이 이렇게 당당해?”“조폭 같은데? 아우라가 남다르잖아.”윤해준은 주변 사람들이 수군대는 소리에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 뭐라고 수군대는지 모른다면 그나마 괜찮은데 너무 잘 들려서 더 머물러 있다가는 누구라도 쑤시고 싶을 것 같았다.“비켜.”이 말에 주변 사람들과 몸부림치던 민초연이 순간 얌전해졌다. 특히 민초연은 한결 또렷해진 눈빛으로 안다혜에게 물었다.“다혜야. 나... 우리 오빠 목소리 들은 것 같은데?”안다혜는 이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그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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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결국에는 사실대로 부는 수밖에 없었다.곁눈질로 민초연의 표정을 확인한 안다혜는 이내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참 쓸모없다고 생각했다. 민초연이 스파이짓을 할 줄 알았다면 절대 불러내지 않았을 텐데 잘못된 선택을 한 것에 후회했다.차에 탄 세 사람은 서로의 눈치만 살폈다. 안다혜는 아직 윤해준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 상태였다.그때 민초연이 먼저 입을 열어 난감한 상황을 풀어보려 했다.“오빠, 나 좀 데려다줘요.”윤해준이 입을 열려는데 민초연이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오빠, 내가 이렇게 빌게요. 제발 아빠, 엄마한테는 얘기하지 말아줘요.”“앞으로 무슨 일이든 다 오빠가 말하는 대로 할게요. 그러니까 제발. 살려줘요.”민초연은 한 번만 더 술집에서 발견되면 다리를 분질러 버리고 용돈도 끊겠다고 했던 부모님의 말씀이 떠올라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번에도 발각되면 용돈이 그대로 날아가는데 누구든 무서울 것이다.윤해준이 안다혜를 힐끔 쳐다보더니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누가 너희 새언니 이런데 데려오래?”“혼자 가는 것도 모자라 새언니까지 끌어들였으니 반드시 엄벌해야지.”윤해준의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를 리가 없는 민초연이 두 눈을 부릅뜨더니 안다혜의 팔을 끌어안고 마구 흔들었다.“부탁이야. 다혜야. 내 사랑 다혜야. 너도 알잖아. 나 오늘 나올 생각 없었던 거. 다 사랑하는 친구를 위해서 나를 희생한 거지.”“다혜야. 아니. 새언니. 내 편 좀 들어줘 봐.”안다혜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호기심과 기대에 찬 윤해준의 눈빛과 민초연의 빨개진 눈시울을 번갈아보던 안다혜는 결국 현실을 받아들이고 윤해준에게 말했다.“초연이 그만 놀리고 초연이 부모님에게도 알리지 마요. 이번이 마지막일 거예요.”윤해준이 눈썹을 추켜세우더니 한결 좋아진 말투로 말했다.“이 일은 누가 약속할 수 있지?”“민씨 가문의 유일한 딸인데 무슨 일이라도 나면 나도 책임을 회피하긴 힘들어서 말이야.”이 말에 민초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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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민초연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걱정하지 마요. 오빠. 절대 새언니 실망하게 하지 않는다니까요.”그러더니 차에서 내려 껑충껑충 집으로 뛰어갔다. 민초연이 나가자 차 안은 다시 정적이 흘렀다. 두 사람만 남기도 했고 요즘 같은 상황까지 겹치자 분위기는 답답하면서도 어색했다.윤해준이 어떻게든 분위기를 살려보려 했다.“에헴. 이제 뒤에 사람도 없는데 조수석에 타는 건 어때?”“아니요. 뒤에 앉는 것도 나쁠 건 없죠.”안다혜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단칼에 거절했다. 윤해준이 한유라와 한방에 있는 걸 본 후로 윤해준을 향한 감정이 너무 복잡했고 윤해준만 보면 자연스럽게 한유라가 떠올랐다. 마치 그녀가 제삼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안다혜는 이제 그 장면을 떠올리면 그저 우스웠다.윤해준이 핸들을 꽉 움켜쥐더니 나지막하면서도 매혹적인 목소리로 말했다.“조수석의 풍경이 뒷좌석보다는 훨씬 좋을 거야.”윤해준이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지 모를 리가 없는 안다혜가 덤덤하게 말했다.“조수석이 뒷좌석보다 위험한 것도 사실이잖아요.”윤해준은 더 할 말이 없었다. 안다혜는 평소 대화의 흐름을 깨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윤해준과 대화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안다혜가 큰 흥미를 보이지 않자 윤해준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만 운전했다.한유라는 두 사람이 함께 들어오는 걸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두 사람이 왜 함께 들어오지? 설마 화해한 건가?’한유라가 떠보듯 물었다.“새언니, 이렇게 늦었는데 해준 오빠랑 어디 있다가 들어오는 거예요?”“왜요? 사사건건 보고해야 해요?”안다혜는 궁금해하는 한유라가 너무 우스웠다.‘이젠 첫사랑이 우리의 생활까지 염탐하는데 가만히 있는 건가?’한유라가 멍한 표정으로 입을 열며 설명했다.“해준 오빠, 나는 그런 뜻으로 한 말 아니야. 시간이 늦어서 걱정됐을 뿐이야.”“나는 새언니가 왜 나를 이렇게 싫어하는지 모르겠어. 오빠가 잘 좀 설명해 줘 봐. 나 그런 뜻 아닌 거 알잖아.”한유라가 서럽다는 표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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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재밌네.’안다혜가 예쁜 눈동자를 굴려 윤해준을 바라봤다.“그만해요. 이제 동생과 할 얘기 끝났죠?”“끝났으면 방으로 들어가요. 하루 종일 출근했더니 온몸이 너무 쑤셔요. 좀 주물러줘요.”안다혜가 허리를 짚으며 윤해준을 째려보더니 방으로 걸어갔다. 이에 윤해준의 눈빛이 초롱초롱해졌다. 교태를 부리는 안다혜의 모습이 너무 매혹적이라 뼈까지 녹아내리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서서 뭐 해요? 주물러주기 싫어요?”안다혜가 일부러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했다.“싫으면 됐어요. 나 먼저 들어갈게요.”한유라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평소 생글생글 웃기만 하던 눈동자는 어느새 화로 가득 차올랐고 윤해준을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다.‘아니. 오빠는 절대 들어갈 리 없어.’하지만 그 기대는 이내 차가운 현실로 다가왔다.“아니야. 지금 바로 갈게.”윤해준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어두운 눈빛으로 한유라를 바라봤다.“여기서 뭐 해? 얼른 방으로 들어가지 않고.”안다혜가 한 말만 생각하면 윤해준은 마음이 너무 간질간질했다. 한유라가 온 뒤로 안다혜가 이런 모습을 보인 건 처음이라 갑작스러운 태도 전환이 살짝 의아하기도 했다.한유라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오빠, 나한테 정말 이럴 거야?”“우리 오빠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 안 나?”이 말에 윤해준의 눈빛이 차가워졌다.“너를 잘 챙기라는 말은 했어도 와이프까지 제쳐두고 네 옆을 지키라는 말은 없었어. 분수를 좀 지켜.”한유라는 차가운 윤해준의 옆모습이 너무 낯설었다. 오늘 처음 본 사람이라도 이렇게 거리감이 느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안다혜도 윤해준이 이렇게 차갑게 나올 줄은 몰랐기에 살짝 놀랐다.‘첫사랑에게 왜 이렇게 차갑지? 내가 있다고 그러나? 설마 일부러 연기하는 건가?’다만 한유라가 실망한 걸 봐서는 전혀 연기 같지 않았다.“알았어. 오빠. 가면 되잖아.”이 말을 하는 한유라는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이게 다 저 빌어먹을 년 때문이야. 해준 오빠를 손에 넣은 것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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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화

윤해준은 안다혜가 한 말에 몸이 후끈 달아올랐지만 안다혜는 자기가 원하는 게 뭔지 잘 알았다. 더는 참기 힘들었던 윤해준은 안다혜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먼저 입을 열었다.“다정아, 우리 언제 시작할까?”“요즘 수고 많았어.”윤해준의 말에는 다른 뜻이 숨겨져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안다혜가 몸을 돌렸을 때는 조금 전 밖에서 봤던 웃음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후였다.“아까는 농담이었어요.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마요.”안다혜가 앞으로 팔짱을 낀 채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윤해준이 화낼 게 뻔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오만한 한유라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농담”이라는 안다혜의 말에 윤해준은 바로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챘다.“그러니까 한유라를 약 올리기 위해서라는 거지?”이 말을 하는 윤해준은 온몸으로 차가운 기운을 뿜어냈고 독수리와도 같은 눈매로 안다혜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마치 안다혜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덮쳐서 물어뜯을 것처럼 말이다.안다혜가 두 팔을 벌리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알고 있으면 되지 뭘 굳이 얘기해요. 샤워하러 갈게요.”한유라를 약 올리기 위해 안다혜도 많은 희생을 무릅썼다. 안방에서 윤해준과 함께 자야 하니 말이다. 이제 안다혜는 어떻게 윤해준의 얼굴을 마주해야 할지 몰랐다. 이렇게 하는 게 도덕적이진 않지만 카멜레온 같던 한유라의 얼굴만 생각하면 속이 다 후련했다. 그래서 그런지 샤워하러 향하는 안다혜의 걸음이 매우 가벼웠다.안다혜가 떠난 자리에 덩그러니 남은 윤해준은 뒷모습이 어딘가 외로워 보였지만 안다혜는 그런 것 따위 신경 쓰지 않았고 샤워를 마치면 소파에서 잘 생각이었다.윤해준은 그런 안다혜를 한참 동안 물끄러미 쳐다보다 결국 협조하기로 했다. 와이프니까 하자는 대로 해줄 수밖에 없었다.침대맡에 앉아 자료를 조금 훑어보던 윤해준은 안다혜가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자리에서 일어났다.“샤워하러 갈게.”“소파에서 자지 말고 침대에서 자.”윤해준은 남은 말을 하기가 싫었는지 잠깐 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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