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서아는 회사에서 팀장직을 맡고 있는 서진우가 평소 이렇게 일할 줄은 몰랐다. 사무실에 앉아 있기만 하면 직원들이 방안과 자료를 만들어 앞에 가져다줬고 서진우는 그저 결제만 하면 되었다.눈앞에 펼쳐진 장면에 심서아는 자기도 모르게 눈썹을 추켜세웠다. 서진우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안목을 의심할 정도였다.‘이 남자, 정말 내가 직접 고른 남자가 맞나? 서림 그룹 도련님이라는 신분 빼고 볼 게 뭐가 있지?’도시락을 들고 문 앞에 서 있는 심서아를 발견한 서진우가 얼른 바른 자세로 앉더니 정색하며 말했다.“서아야, 왔으면 들어오지 왜 밖에 그렇게 서 있어?”“다음엔 그냥 들어오면 돼. 여긴 언제든 열려있어.”서진우의 말에 직원들이 눈치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 심서아는 그런 서진우를 보며 싱긋 웃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어제 많이 초조해하는 것 같아서 네가 제일 즐겨 먹는 삼계탕 끓여왔어. 몸보신 좀 해.”도시락을 건네받은 서진우의 얼굴에 웃음이 번지기 시작했다.“역시. 나를 챙겨주는 사람은 너밖에 없다니까.”심서아가 애교를 부리며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남자가 어떤 여자를 좋아하는지 잘 아는 심서아는 이런 말을 아주 쉽게 내뱉었다.가부장적인 서진우는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심서아가 체면을 살려주자 큰 만족감을 느꼈다.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라 난감했던 직원들은 가끔 회사에서 눈알을 찔러 잠깐 실명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심서아가 바닥에 던져진 서류를 주어 올리며 말했다.“너무 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하자.”“이 자료들 뒤에 쓰일지도 모르잖아.”서진우가 미간을 찌푸렸다.“아니. 이미 다 확인했어.”“쓸모가 있었다면 이렇게 초조하지도 않았겠지.”심서아는 회사 일을 잘 몰랐지만 서진우가 뭘 초조해하는지는 잘 알았다. 서류를 들어 아무렇게나 읽어본 심서아는 테이블 한쪽에 올려두고 다른 서류를 오른쪽에 놓으며 분류하더니 결국 한 회사를 정리해 냈다.“진우야, 이 회사는 어때?”“뭐?”심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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