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안다혜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인데 이제는 풍산 그룹 프로젝트까지 따냈으니 다른 건 더 도전할 의미가 없어 새로운 업무를 확장하려 한 것이다.그때 비서가 다가와 물었다.“대표님, 회의하자고 부를까요?”“네. 10시에 회의실에서 보자고 해요.”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겼으니 여기서 멈추지 않고 길을 넓힐 생각이었다.회의실로 불려 온 직원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안다혜가 부른 이유를 추측했다.김미진의 표정도 살짝 어두웠다. 회의를 소집하기 전에 김미진과 상의한 적이 없으니 김미진도 안다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저번에 사무실로 불렀지만 나타나지 않은 것에 화가 난 상태였다.안소현이 얌전한 모습으로 김미진의 옆에 앉아 입을 열었다.“엄마, 요즘 집에 있는 게 너무 답답해서 견식도 넓히고 바람도 쐴 겸 회사로 나왔어요.”“화내지 마세요. 너무 집에 있어서 심심해서 나온 거예요.”김미진이 위로했다.“화내긴. 심심할 때 회사 좀 나와보는 게 어때서.”김미진은 언변에 능한 사람이 아니었기에 사람을 위로할 때도 늘 그 몇 마디뿐이었다. 안소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고맙다고 말하자 대화는 그렇게 끝나버렸다.안소현은 다리 위에 올려둔 손을 꽉 움켜쥐었다.‘안다혜, 또 무슨 꿍꿍이인 거야? 대표가 된 지 얼마나 됐다고 주주들 앞에서 설치는 거지? 주제도 모르고 말이야.’안다혜는 이 능구렁이 같은 양반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수 있지만 안소현은 참 잘 알았다. 고집불통이라 자기주장이 분명했고 다른 사람의 말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안다혜, 꼴이 얼마나 우스워지는지 한번 보자고.’안소현이 생각에 잠겨있는데 안다혜가 마침 비서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왔다. 오피스룩을 갖춰 입은 안다혜는 몸매가 그대로 드러났고 옅은 화장이 원래도 정교한 얼굴을 더 돋보이게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그 자리에 서 있기만 해도 자연스럽게 시선이 간다는 말이 여기서 나온 것 같았다.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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