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얼마 전까지만 해도 좋았는데 상황이 급격하게 나빠진 게 이상했다. 마치 큰 병에 걸린 사람처럼 반응할 새도 없이 그대로 쓰러졌기 때문이다.하나둘 태도를 바꾼 것도 모자라 어떤 사람은 아예 문전박대했다. 오랫동안 봐온 친구도 이러는데 다른 사람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서동욱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크게 실망했지만 상대도 어쩌면 말하지 못할 사정이 있을지 모른다. 아무리 캐물어봤자 상대가 입을 다물기로 마음먹으면 헛수고였다. 강박이 모든 일에 통하는 건 아니었다.서동욱도 이 도리를 모를 리 없었기에 더는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사태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서진우가 생각을 바꿔야만 진정한 성공이었다.“그래. 고마워. 무슨 말인지 잘 알았어. 그 뒤는 내가 알아서 할게.”친구는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진우 같은 아들을 둔 서동욱과 도무지 친하게 지낼 마음이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들을 잘 단속하면 모를까, 아니면 그룹 전체가 망하고도 남았다. 척진 사람이 수두룩한데 그 사람들의 마음을 전부 돌리기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친구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더는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 걱정도 서동욱이 해야 맞았다. 집안을 잘 다스리지 못해 일어난 일이니 알아서 감당해야 했다.한편, 친구를 만나고 나온 서동욱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여러 사람을 만났는데 이유를 모르는 게 더 이상했다. 분명 서진우가 또 무슨 일을 저지른 게 틀림없었다. 아니면 잘만 운영되던 프로젝트가 무산될 이유가 뭐가 있을까.“서진우, 이 빌어먹을 자식. 집에 가만히 있으라고 했는데 그새를 못 참고 나가서 사고를 쳐? 내가 쪽팔려서 살 수가 있어야지.”집으로 돌아간 서동욱이 곧장 서진우의 방으로 향했다. 텅 빈 방을 본 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솟아오르는 게 느껴졌다.뒤따라온 서진우의 어머니가 살벌한 분위기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여보,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어쩌다 이렇게 빨리 들어온 거예요? 혹시 무슨 일 있어요?”“그래. 마침 잘 왔네. 서진우 이 자식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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