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Chapter 291 - Chapter 300

315 Chapters

제291화

분명 얼마 전까지만 해도 좋았는데 상황이 급격하게 나빠진 게 이상했다. 마치 큰 병에 걸린 사람처럼 반응할 새도 없이 그대로 쓰러졌기 때문이다.하나둘 태도를 바꾼 것도 모자라 어떤 사람은 아예 문전박대했다. 오랫동안 봐온 친구도 이러는데 다른 사람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서동욱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크게 실망했지만 상대도 어쩌면 말하지 못할 사정이 있을지 모른다. 아무리 캐물어봤자 상대가 입을 다물기로 마음먹으면 헛수고였다. 강박이 모든 일에 통하는 건 아니었다.서동욱도 이 도리를 모를 리 없었기에 더는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사태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서진우가 생각을 바꿔야만 진정한 성공이었다.“그래. 고마워. 무슨 말인지 잘 알았어. 그 뒤는 내가 알아서 할게.”친구는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진우 같은 아들을 둔 서동욱과 도무지 친하게 지낼 마음이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들을 잘 단속하면 모를까, 아니면 그룹 전체가 망하고도 남았다. 척진 사람이 수두룩한데 그 사람들의 마음을 전부 돌리기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친구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더는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 걱정도 서동욱이 해야 맞았다. 집안을 잘 다스리지 못해 일어난 일이니 알아서 감당해야 했다.한편, 친구를 만나고 나온 서동욱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여러 사람을 만났는데 이유를 모르는 게 더 이상했다. 분명 서진우가 또 무슨 일을 저지른 게 틀림없었다. 아니면 잘만 운영되던 프로젝트가 무산될 이유가 뭐가 있을까.“서진우, 이 빌어먹을 자식. 집에 가만히 있으라고 했는데 그새를 못 참고 나가서 사고를 쳐? 내가 쪽팔려서 살 수가 있어야지.”집으로 돌아간 서동욱이 곧장 서진우의 방으로 향했다. 텅 빈 방을 본 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솟아오르는 게 느껴졌다.뒤따라온 서진우의 어머니가 살벌한 분위기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여보,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어쩌다 이렇게 빨리 들어온 거예요? 혹시 무슨 일 있어요?”“그래. 마침 잘 왔네. 서진우 이 자식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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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아들도 다 회사를 위해서 그런 건데 왜 그렇게 화를 내는 거예요?”“회사를 위해서 그래? 회사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알기나 해? 좀 보고 말해.”서동욱이 씩씩거리며 거실로 나가 서진우가 오기를 기다렸다. 이에 서진우의 어머니도 걱정되기 시작했다. 서동욱이 이 정도로 화낸 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아들아, 이번에는 나도 도움이 안 될 것 같구나.’그러면서도 아들이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남편이 이렇게 화가 난 건지 궁금했다.‘회사는 왜 나와? 나는 들어도 모르겠네. 고작 여자 하나 데려오는 것뿐인데 회사랑 무슨 상관이 있다고.’서동욱은 불안한 마음에 이리저리 움직이는 아내를 보며 화가 치밀어올랐다. 서진우를 내보내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말이다.“이미애. 도대체 아들을 어떻게 키운 거야? 얼마나 오냐오냐했으면 이러냐고.”“나는...”반박하려던 이미애는 서동욱이 이름까지 부르며 화낸 걸 생각해 일단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일단 화풀이하게 놔두는 게 좋겠네.’한편, 서진우는 안간힘을 써서야 심서아를 달래는 데 성공했다. 안다혜에게 고백한 건 돈과 인맥이 욕심나서지 사랑하는 사람은 여전히 그녀라고 살살 구슬린 것이다.이 말에 심서아는 겉으로 아무 티도 내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콧방귀를 뀌었다. 이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심서아는 잘 알았다. 이익을 위해서라면 포기하지 못할 게 없는 지극히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이제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을 논하는 것 자체가 아무 쓸모 없는 일이었다.다만 돈이 필요한 심서아는 이런 일로 서진우의 심기를 건드리긴 싫었다.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알았어. 진우야. 네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뿐이라는 걸 알아.”심서아가 얌전하게 서진우의 넓은 어깨에 기댔다. 그 모습이 마치 금술 좋은 부부처럼 너무 알콩달콩했다. 다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내부는 이미 완전히 썩어버렸다는 걸 알 수 있었다.이제 서진우의 민낯을 알아버린 이상 심서아가 가식을 떠는 목적은 단 하나, 서진우의 돈을 원해서였다.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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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서진우는 아버지가 무섭긴 했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욕먹는 건 싫었다. 서동욱은 아직도 교활하게 빠져나가려는 서진우를 보며 더 화가 났다.“회사가 이 지경이 된 건 다 너 때문이야. 이미 다 듣고 왔는데 인정 안 하겠다는 거야?”“회사가 어떻게 됐는데요?”서진우도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지금 유일하게 내세울 수 있는 카드가 서림 그룹이었기 때문이다. 도련님이라는 신분도 다 서림 그룹이 있어서 가능했기에 절대 문제가 생겨서는 안 된다. 게다가 안다혜도 아직 손에 넣지 못했는데 회사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다면 겉보기에 번지르르한 서림 그룹 도련님 신분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아버지, 빨리 알려주세요. 회사가 어떻게 됐는데요?”서진우는 점점 마음이 다급해졌다. 이미애도 회사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궁금해 서동욱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서동욱의 표정이 들어올 때부터 별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서동욱은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서진우의 표정을 보며 오해한 게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다만 오랜 친구가 그렇게 말했는데 오해일 리가 없었다.“우리 회사 프로젝트를 누군가 다 끊어버렸어. 회사에서 밀고 나가던 큰 프로젝트들이 죄다 중단된 상태야.”힘이 쭉 빠진 서동욱이 소파에 털썩 주저앉으며 말했다.“단기간 내에 끊어져 나간 인맥을 되돌리지 못한다면 회사는 예전처럼 돌아가기 어려울 거야.”예전의 서림 그룹은 그래도 태안 그룹과 맞먹을 정도였는데 이 일이 있고 난 후로 하늘과 땅차이가 되었다. 태안 그룹이 지금의 위치까지 오른 건 안다혜가 큰 프로젝트를 두 개나 따내고 해외 시장까지 개척한 덕분이었다.이것만 생각하면 서동욱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다 같은 자식인데 왜 저놈은 저렇게 못난 거야? 얌전히 있어도 모자랄 판에 사고만 치고 있으니 원.’서동욱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아버지, 이제 어떡해요?”서진우도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서림 그룹만 믿고 설쳤는데 망하기라도 하면 큰일이었다. 지금도 충분히 우스워졌는데 회사가 무너지면 끝까지 웃음거리로 남을 수밖에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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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아들아. 일단 아버지 말씀 듣고 더는 나가지 마.”이미애가 당부했다.“걱정하지 마. 집에 가만히 있어도 맛있는 건 얼마든지 해줄 테니까. 아줌마한테도 이렇게 말해 놓을게.”이미애가 이 말만 남기고 얼른 위층으로 올라가 문을 닫았다. 혼자 남은 서진우는 사고를 쳤다는 말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내가 무슨 사고를 쳤다는 거야. 심서아도 잘 달랬고. 굳이 꼽자면 다혜에게 고백 실패한 것밖에 없는데. 이것도 사고 친 건가?’서진우는 더더욱 안다혜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의지를 불태웠다.“얌전히 집에 있으라고?”서진우가 콧방귀를 뀌었다.“그건 절대 안 되지. 안다혜를 손에 넣기 전에는 절대 가만히 못 있지.”서진우는 부모님이 지금은 이렇게 나오지만 앞으로 돈을 가져다주면 태도가 완전히 달라질 거라고 믿었다.방으로 돌아간 서진우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지만 딱히 떠오르는 방법이 없었다. 안다혜는 예전과 달리 고집이 만만치 않았기에 한번 결정한 일을 바꾸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안다혜를 손에 넣는 일은 조금 더 고민해 봐야겠는걸?’이렇게 생각한 서진우는 마음이 조금 차분해졌다. 어차피 서동욱도 그가 뭘 하는지 아는데 더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한번 나갔는데 두 번이라고 못 나겠어?’굳게 다짐한 서진우는 부모님이 반대해도 듣지 않을 생각이었다....허종혁에게 미행당한 뒤로 안다혜는 모든 사람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다만 아직 증거를 잡지 못해 바로 드러낼 수도 없어 머리가 아팠다.게다가 오늘은 서진우마저 말썽이었다.모든 고민을 씻어내리고 싶었던 안다혜는 샤워기를 틀었다. 다른 건 몰라도 일단 이 일을 머릿속에서 떨쳐버리고 싶었다.샤워를 마친 안다혜는 습관처럼 게스트룸으로 향했다. 요즘 한유라도 딱히 기승을 부리지는 않았다.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갑자기 조용해진 한유라는 별다른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가끔 기분이 좋을 때는 안다혜에게 인사를 건네기도 했지만 기분이 나쁜 날에는 안다혜를 아예 공기 취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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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다만 안다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그건 내 자유에요.”“결혼했다고 해서 내 자아를 잃은 건 아니잖아요.”윤해준이 말을 돌렸다.“다정아, 난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어.”“왜 계속 그렇게 딱딱하게 구는 거야? 대화로 풀어나가면 안 돼?”이런 상황이 지속된 지 너무 오래돼서 윤해준도 더는 싸우고 싶지 않았다. 다른 건 몰라도 두 사람의 결혼은 의심할 여지 없는 사실이었다. 게다가 오늘 서진우가 찾아가서 찝쩍댔다는 걸 알고 더 참을 수가 없었다.대화로 풀어나가자는 말에도 안다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더 할 얘기 없어요.”사실 안다혜는 이런 상황이 가져다준 조용함이 좋았기에 더 할 말이 없었다. 잠깐 고민하던 안다혜가 결국 입을 열었다.“그냐 지금 같은 상황을 유지해요. 굳이 변화를 줄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한유라 때문에 그래?”참다못한 윤해준이 물었다. 사실 윤해준도 이미 한문수에게 연락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동생이 컸으니 이제 좌지우지할 수 없다는 말이었다. 게다가 한유라도 나갈 생각이 전혀 없었다.꽉 막힌 상황에 윤해준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한문수와는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 당장 바꿀 수 있는 건 없었다. 게다가 윤해준도 한문수가 난감해지는 건 싫었다. 다만 한유라가 계속 여기 있으면 안다혜와는 절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이런저런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지는데 안다혜가 고개를 저었다.“한유라 씨 때문에 그러는 거 아니니까 난감해할 필요 없어요.”요즘 한집에서 지내면서 안다혜도 한유라에 관한 일을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안다혜는 이미 해탈의 경지에 올랐고 더는 한유라를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 해도 혼자만의 공간은 필요했다.애초에 윤해준과 혼인 신고한 것도 다 태안 그룹에 들어가기 위해서였는데 이제 목적을 이뤘으니 이 결혼에 만족하지 못할 것도 없었다. 회사의 규모를 확장하는 것만 해도 충분히 힘들었기 때문이다.“윤해준 씨, 사람의 정력은 한계가 있잖아요. 회사 일을 더 잘 처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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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윤해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기껏해야 서림 그룹인데 그가 모를 리가 없었다.“그래서?”의심을 감출 수가 없었던 안다혜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이 남자 도대체 정체가 뭐지?’윤해준이 되묻자 안다혜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됐어요. 이제 잘래요.”안다혜가 자리를 뜨려 하자 윤해준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많은 얘기를 했는데 아직도 게스트룸에서 자겠다는 안다혜를 이해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다정아, 내 옆에 있어 줘.”윤해준의 눈빛은 억울하면서도 비굴했다. 회사에서는 거침없는 윤해준이 안다혜 앞에서만 서면 세상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거기에 잘생긴 얼굴까지 더해지자 안다혜의 얼굴이 빨개졌다.‘아니, 요물 같게 생겨서 이렇게 말하면 반칙이지.’윤해준은 안다혜가 살짝 흔들리자 계속 밀어붙였다.“진짜야. 다혜야. 네가 필요해. 내 곁에 있어 줘.”“그래요...”결국 안다혜는 타협하고 말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윤해준의 눈동자가 희열에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순간 안다혜는 후회했지만 물러설 곳이 없었다.‘아, 왜 또 마음이 약해져서는 그런 말을 한 거야.’분명 거절해도 되는데 윤해준의 얼굴만 보면 거절하기 힘들었다.윤해준은 안다혜가 도망가련다는 걸 눈치채고 성큼 다가서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했다.“이미 대답했으니까 후회는 안 돼.”윤해준은 안다혜에게 그 어떤 후회와 도망의 기회도 주지 않을 생각이었다. 한숨을 푹 내쉰 안다혜는 어쩔 수 없이 침대로 돌아갔다. 이에 윤해준의 입꼬리가 티 나게 올라갔다.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윤해준은 안다혜에게 이 방법이 아주 잘 먹힌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뒤로 이 방법만을 고수했다. 상대를 이길 수만 있다면 그 방법이 새롭든 낡았든 딱히 상관은 없었다.“다정아, 잠깐만 기다려. 샤워하고 올게.”윤해준이 잽싸게 말하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안다혜는 더 말하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여기 남기로 한 뒤로 줄곧 머리가 하얘진 상태였고 윤해준이 다시 침대 위로 올라와서야 정신을 조금 차릴 수 있었다.안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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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오만가지 생각을 다 했지만 윤해준은 그저 안다혜를 안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이에 오히려 마음이 싱숭생숭해진 안다혜는 이상한 생각을 떨쳐내려 고개를 마구 저었다.안다혜가 다시 잠에 들었다가 깨어났지만 윤해준은 아직 꿈속이었다. 두 눈을 꼭 감은 윤해준의 얼굴은 그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었다. 평소 보이던 날카로운 모습보다는 부드러움이 더 많았다.안다혜가 손을 들어 남자의 윤곽을 그려나갔다. 깊숙한 눈매와 오뚝한 콧날, 그리고 섹시한 입술까지, 남자의 오관은 말 그대로 안다혜의 이상형이었다. 윤해준은 꿈에서까지 남자의 매력을 마구 발산하고 있었다.안다혜는 그런 윤해준을 보며 속으로 질투했다.‘도대체 하느님은 이 남자에게 주지 않은 게 뭘까?’안다혜가 손으로 윤해준의 얼굴을 살살 어루만졌다. 남자가 깊은 잠이 들었다고 생각해 겁이 없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내 큰손 하나가 안다혜의 손을 덮쳤다.“그렇게 예뻐?”곧이어 들려온 건 나지막하면서도 섹시한 남자의 목소리였다. 금방 잠에서 깬 탓인지 어딘가 나른해 보이기도 했다.나쁜 짓을 하다가 걸린 안다혜는 너무 민망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예... 예뻐요.”안다혜를 놀릴 생각이었던 윤해준은 그녀가 정말 대답할 줄은 몰라 넋을 잃었다가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예쁘면 됐어. 다정이 건데 당연히 예뻐야지.”이 말에 안다혜의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다.‘아니 이 남자는 왜 부끄러운 게 뭔지 몰라?’자리에서 일어난 안다혜는 더 말하기 낯간지러워 얼른 씻으러 들어갔다. 남자가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도망치듯 달려가는 안다혜를 바라봤다. 요즘의 안다혜에게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었기 때문이다.윤해준이 소리 내어 당부했다.“됐어. 그만 놀릴 테니까 천천히 가.”윤해준은 혹시나 안다혜가 조금 이따 속도 내어 운전할까 봐 걱정되었다. 안다혜는 대답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얼른 이곳을 벗어나려 했다.회사에 도착해서야 요동치던 심장이 겨우 진정되었지만 허종혁이 떠올라 다시 고민에 빠졌다.‘어떡해야 하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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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보통 사람 같았으면 진작 반격하고도 남았을 것이다.한편, 허종혁도 처음에는 걱정하다가 점점 마음이 안정되었다. 심지어 안다혜를 불러낼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지금이 허종혁에겐 기회 같았기 때문이다. 서진우는 실패한 틈을 타 파고들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안다혜의 사업이 상승세를 보일 때 손에 넣고 싶었다. 그때가 되어 사람도 돈도 손에 넣으면 허씨 가문에서의 입지가 조금이라도 나아질지 모른다. 그러면서도 안소현과 사이를 유지하는 건 다 부모님을 생각해서였다.핸들을 꼭 잡은 허종혁은 원하는 게 뭔지 점점 분명해졌다. 사실 안다혜의 아름다운 외모만 보더라도 마음이 들뜨는 그였다. 안다혜는 외모만으로도 안소현을 거뜬히 이길 수 있었다.‘분명 같은 배에서 나왔는데 왜 안다혜만 점점 예뻐지는 거지? 가시 돋친 장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잖아.’하지만 이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안다혜를 손에 넣는 것이다. 생각을 굳힌 허종혁이 안다혜에게 문자를 보내 밥을 살 테니 취선각에서 만나자고 했다.안다혜는 요한과 프로젝트를 구체적으로 논하다가 문자를 확인했다. 문자 내용은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허종혁의 이름이 뜨자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왜 이때 갑자기 문자 보낸 거지?’‘미행한 사람이 누군지 알아냈다는 거 허종혁이 과연 알까?’안다혜는 일단 요한에게 잠시 쉬다가 시작하자고 하고는 허종혁이 보낸 문자를 꼼꼼히 확인했다.‘그날 있었던 일을 설명하려는 건가?’안다혜는 아직도 그날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랐다. 그냥 넘어간다면 그 일은 가시처럼 안다혜의 마음을 이리저리 후벼팔 것이다.문자 내용을 확인한 안다혜는 일단 거부감이 들었다가 이내 이상하게 생각했다.‘이 사람 도대체 뭐 하자는 거지?’요한은 안다혜의 안색이 어두워지자 무슨 일이 일어난 거라고 생각해 이렇게 관심했다.“왜 그래요? 안다혜 씨. 혹시 무슨 일 있어요?”안다혜가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일이 있어서 나가봐야 할 것 같은데 나머지는 다음에 토론해요.”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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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취선각.오늘 특별히 차려입은 허종혁은 룸까지 잡았다. 원래도 요물 같은 생김새가 옷이 받쳐주니 더 정교해 보였고 힘을 준 티가 팍팍 났다.약속 장소에 도착한 안다혜도 이를 발견했고 의도가 선명한 눈빛에 얼른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다.‘허종혁, 뭔가 이상해.’안다혜는 약속 장소에 혼자 나온 것마저 후회했지만 허종혁이 초롱초롱한 눈빛을 하고는 말했다.“다혜야, 왔어?”희열이 느껴지는 말투는 안다혜의 신경을 자극했다.“네. 무슨 일로 찾은 거예요?”안다혜가 부자연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밥 먹자고 불렀지.”허종혁이 자연스럽게 안다혜의 손을 잡으려는데 후자가 잽싸게 피하며 경고의 의미로 허종혁을 노려봤다.“뭐 하자는 거예요?”허종혁이 난감한 표정으로 마른기침했다.“아니. 나는 그냥 자리 찾아주고 그랬지.”“내가 알아서 할게요.”그러더니 혼자 안으로 들어갔다.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기도 전에 하자는 대로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시간 낭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안다혜의 머리를 스쳤다.허종혁이 늠름한 표정을 지으며 분위기를 만회해 보려 했다.“됐어. 뭘 긴장하고 그래. 밥 먹고 싶어서 부른 거야. 우리 전에도 여러 번 같이 먹었잖아.”“예전이라는 거 형부도 아네요. 예전이랑 지금이랑 어떻게 같아요?”허종혁의 미소가 살짝 굳었다. 안다혜가 조금의 기회도 주지 않고 이렇게 직설적으로 거절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계속할 의미가 있을까?’하지만 망설임도 잠깐 허종혁이 다시 생각을 굳혔다. 안다혜가 가지고 있는 인맥, 벌어들인 돈과 따낸 프로젝트만 생각하더라도 더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허종혁은 그 어떤 것도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아직 안다혜의 도움이 필요했던 허종혁은 안다혜를 향해 부드럽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다혜야, 상황이야 어찌 됐든 우리가 알고 지낸 지도 몇 년이잖아. 이 정도로 거리 둘 필요가 있을까?”“하고 싶은 말 있으면 그냥 해요. 이런저런 겉도는 얘기 하지 말고.”안다혜의 목표는 명확했다.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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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안다혜가 차가운 목소리로 허종혁의 말을 잘라버렸다.“내가 오늘 나온 건 이런 얘기하고 싶어서가 아니라는 걸 형부도 잘 알 텐데요.”허종혁이 말을 돌리려 했지만 목적이 명확한 안다혜는 그 어떤 기회도 주지 않으려 했다. 난감했던 허종혁은 결국 사실대로 털어놓았다.“다혜야, 난 그저 너랑 다시 만나고 싶을 뿐이야. 이것도 잘못된 거야?”이 말에 안다혜는 순간 어이가 없었다.“일단 이 말이 잘못되고 아니고를 떠나서 형부는 아무ㄹ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요?”허종혁은 자신감이 넘쳤다.“내가 무슨 문제가 있다고 그래?”허종혁은 좋아하는 사람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이득을 얻고 싶을 뿐이었다. 사람이라면 이익만 보고 움직이기 마련인데 그걸 문제 삼을 수는 없었다.‘아니. 나는 아무 잘못이 없어.’이렇게 생각한 허종혁은 점점 자신감이 차올랐다. 안다혜는 그런 허종혁을 보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정말 구제 불능이네.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저렇게 당당하지?’“내가 왜 형부를 다시 만나야 하는데요?”안다혜가 비꼬자 허종혁은 넋을 잃은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왜라니.’허종혁은 안다혜가 안소현의 눈치를 본다고 생각해 이내 반응했다.“다혜야. 네가 뭘 걱정하는지 알아. 두려워할 거 없어. 무슨 생각이 그렇게 많아. 내게 맡기면 되는걸.”이 말에 안다혜는 머리가 점점 복잡해졌다.‘맡기라니 도대체 무슨 말이야?’안다혜는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나는 형부가 무슨 말을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어요.”안다혜는 허종혁이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지 대충 알 것 같았지만 그쪽으로는 생각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두 사람 사이에는 안소현이 있었기 때문이다.허종혁이 동의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다혜야, 너 누구보다 총명한 사람이잖아. 다 알아들었으면서 왜 그래.”허종혁이 퉁명스럽게 말했다.“계속 못 알아들은 척하면 재미없어.”“말 똑바로 해요.”안다혜의 표정도 좋을 건 없었다. 살짝 올라간 눈꼬리마저 차가움이 뚝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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