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안소현은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느닷없이 입을 열었다.“엄마, 차라리 여기서 끝장을 봐요. 방금 일은 다들 똑똑히 봤잖아요. 이제 와서 숨긴다고 숨길 수 있겠어요?”안소현의 말에 사람들은 다시 술렁였다.“맞아, 남의 남편을 탐해놓고도 할 말이 있어? 이렇게 많은 사람이 다 봤는데 책임은 져야지.”특히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더 목소리를 높였다.“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이런 년들이야. 젊고 예쁘게 생겨서 뭐든 할 수 있을 텐데, 왜 꼭 남의 가정을 파괴하려고 하는 거야?”말을 이어가던 그녀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신발을 벗어 안다혜 얼굴에 던지려는 기세였다.그 모습을 본 민초연은 속이 뒤집혔다.“이 미친 여자가, 온종일 뭔 헛소리에요!”“미친 여자?” 여자가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좋아요. 그쪽이 날 미쳤다고 한다면 미친 걸로 하죠.”이제는 잃을 게 없었다. 설령 업계에서 쫓겨난다 해도 두렵지 않았다.김미진은 원래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했지만, 분위기는 점점 더 격해졌다.심지어 거래처 사람들과 눈이 마주쳤을 때, 그녀는 이 일이 결국 사람들 앞에서 결론이 나야 한다는 걸 직감했다.마음을 굳힌 김미진은 곧장 안소현을 노려보았다.만약 안소현만 없었다면, 안다혜를 조용히 데리고 나가 상황을 수습할 수 있었을 것이다. 굳이 이런 자리에서 서둘러 결론을 내릴 일은 없었을 터였다.하지만 이미 이렇게 된 이상, 더는 피할 수 없었다.안소현은 엄마의 매서운 눈빛을 알아챘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안다혜만 끌어내릴 수 있다면 어떤 대가라도 감수할 수 있었다.김미진은 크게 숨을 고르고 굳은 얼굴로 안다혜를 바라봤다.“다혜야, 솔직히 말해. 정말 그런 짓을 한 거야?”‘형부를 탐했다니... 형부라면 결국 다 안소현의 남편 얘기가 아닌가?’“엄마, 설마... 엄마도 날 안 믿는 거예요?”김미진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네 말을 못 믿는 게 아니야.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무조건 네 편만 들 수는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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