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집에 돌아오자 분위기는 한결 부드러워졌다.거실 소파에 앉아 있던 한유라는 간식을 먹으며 무심하게 그들을 맞이했다.함께 들어오는 모습은 이제 익숙했고 자신이 막을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하지만 곧 그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안다혜가 곧장 안방으로 향한 것이다.늘 게스트룸으로 들어가던 그녀가, 오늘은 왜?한유라는 본능적으로 윤해준에게 묻고 싶었지만, 그의 눈빛 속에 스친 뜨거운 기운을 보고는 끝내 입을 다물었다.괜히 분위기를 깨는 말로 자리를 더 어색하게 만드는 건 결국 자기 손해일 뿐이었다.역시나, 윤해준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곧 그녀의 뒤를 따라 안방으로 들어갔다.한유라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시선은 자꾸만 닫힌 방문에 머물렀다.이 집에 오래 머물렀지만, 이제는 자신이 투명 인간처럼 취급받고 있다는 사실이 뼈저리게 느껴졌다.그런데도 그녀는 속으로 자신을 스스로 달랬다.‘그래, 조금만 참으면 돼. 오늘은 저 여자 차지라 해도, 결국 평생 오빠 곁에 남을 사람은 나일 거야.’그렇게 합리화했지만, 마음 깊은 곳의 불편함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어린 시절부터 곁을 지켜온 사람이 자신인데, 왜 저 여자를 선택하는 걸까.억눌린 감정을 삼키며, 한유라는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머릿속은 이미 다음 수를 어떻게 둘지 계산하기 시작했다.반면 안방에 들어온 안다혜는 더 이상 한유라를 의식하지 않았다.이만큼 지내보니 그녀가 단순하고 별다른 능력도 없는, 그저 순진한 척하는 사람에 불과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세수를 마친 뒤 침대에 누운 안다혜는 이제 윤해준과 같은 침대를 쓰는 게 전혀 낯설지 않았다.합법적인 부부인데, 굳이 피할 이유도 없었다.그렇게 생각하자 마음이 훨씬 편해졌다.윤해준의 다정한 손길을 받아들이며 두 사람은 점점 더 가까워졌다.그의 눈빛에는 예전보다 한층 더 따뜻한 기운이 어려 있었다.‘이제 다혜가 날 조금은 용서해준 걸까?’그런 생각이 스치자 그는 더욱 열정을 담아 그녀를 안아주었다.안다혜는 편안한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