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Kabanata 281 - Kabanata 290

626 Kabanata

제281화

서진우의 어머니는 앞으로 안다혜를 어떻게 휘두를지 다 생각해 둔 상태였다.사무실에서 업무를 처리하던 안다혜는 갑작스러운 재채기에 기분이 언짢아졌다. 자꾸만 마음이 불안한 게 곧 무슨 일이 터질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안다혜는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생각을 지워버리려 머리를 가볍게 흔들었다. 쓸데없는 걱정에 사로잡혀 시간을 낭비하기는 싫었기 때문이다. 지금 그녀의 머리는 프로젝트를 키워서 태안 그룹의 규모를 확장하는 것에 써도 모자랄 판이라 다른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정신을 가다듬은 안다혜는 시선을 다시 프로젝트 문서로 돌렸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눈썹이 자꾸만 뛰었고 불안감도 점점 커졌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더는 서류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안다혜는 아예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가 바깥을 내다봤다. 그제야 마음에 평화가 깃드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내가 괜한 걱정을 한건가...’안다혜가 자리로 돌아가 결재를 이어가려는데 비서가 갑자기 사무실 문을 열었다. 가슴이 철렁한 안다혜는 불안이 극에 치달은 걸 느꼈다.“들어와.”조급한 표정으로 들어온 비서는 안다혜를 본 순간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몰랐다. 안다혜가 미간을 찌푸리더니 볼펜을 내려놓으며 재촉했다.“괜찮아요. 무슨 일 있으면 그냥 얘기해요.”이에 비서도 더는 우물쭈물하지 않고 일어난 일을 그대로 안다혜에게 보고했다.“대표님, 일 층에 어떤 남자가 현수막을 걸어 놓고 밴드까지 데려와서는 큰소리로 대표님께 고백하고 있습니다.”안다혜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나한테 고백하는 거 확실해요?”비서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현수막에 대표님의 직함과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그저 동명이인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안다혜는 불안함에 미간을 찌푸렸다.‘설마 서진우일까?’정말 그런 거라면 이해할 수가 없었다.‘전에 그런 수모를 당하고도 정신을 못 차렸다고?’“알겠어요. 내려가서 어떻게 된 일인지 확인하고 올게요.”안다혜가 자리에서 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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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화

아래로 내려온 안다혜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조금 전 비서가 왜 속 시원히 말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했는지 이해가 가는 장면이었다.서진우는 참 보면 볼수록 점잖은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관종이었다. 현장에는 대포 카메라를 들고 태안 그룹 찍어대는 기자들도 보였다. 서진우는 심지어 안다혜의 사진으로 만든 스탠드와 현수막까지 준비했다.[평생 너 하나만 사랑한다. 내게는 오직 너뿐이야.]현수막에 적힌 글 외에 풍선과 꽃다발도 보였고 스피커로 노래 너를 위해서가 재생되었다. 만약 진심으로 고백한다면 이런 물건에 설렜을 테지만 아쉽게도 고백 상대는 다른 사람이 아닌 안다혜였다.서진우가 준비한 것들은 안다혜의 보기에 성추행이나 다름없어 그저 역겨울 따름이었다. 서진우에게 편견이 많은 안다혜는 그가 무엇을 하든 곱게 보일 리가 없었다.“도대체 뭐 하자는 거야?”이 말에 눈빛이 초롱초롱해진 서진우가 기자에게 눈치를 주자 후자가 바로 알아채고 카메라를 들이댔다. 어떤 기자는 서진우가 굳이 눈치를 주지 않아도 기삿거리를 건졌다는 생각에 바로 달려들었다.“다혜야, 다른 뜻은 없어. 전에 3년 만났을 때는 네가 나를 쫓아다녔잖아.”서진우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설명했다.“그때는 내가 낭만을 모른다고 나무랐는데 이제는 나도 노력해 보려고.”“멋있다.”주변에 둘러선 사람들이 일제히 환호하며 분위기를 띄우려고 손뼉을 치기 시작했다. 이에 안다혜는 머리가 윙 해났지만 지켜보는 사람이 많아 정서를 그대로 드러낼 수는 없어 화를 꾹꾹 눌러 담았다.서진우는 그런 안다혜를 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잘됐다. 일이 생각보다 더 쉽게 풀리겠는걸? 그래. 이래야 맞지. 다혜가 외압을 이기지 못하고 내게로 돌아올 일만 남았네.’안다혜는 너무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날 지경이었다.‘이 자식은 왜 부끄러운 줄 모를까? 이제 첫사랑인 심서아는 필요 없다는 건가?’‘그래. 심서아가 있었지.’안다혜의 눈빛이 살짝 변하더니 덤덤한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너 누구야?”이 말에 현장의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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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화

“아니. 그냥 갑자기 떠올라서. 네가 그 짝퉁을 선물한 전 남자 친구였지? 그것도 모자라 헤어지고 나서는 그걸 다 돌려달라고 했고.”안다혜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고 보니까 네가 누군지 생각난다.”“너...”서진우는 안다혜를 손가락질하며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 일은 서진우도 퍽 난감했다. 돈에 눈이 먼 친구가 가짜를 선물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이 빌어먹을 년이. 보는 사람도 많은데 그 얘기를 꺼내면 어떡해? 내 체면은 어떡하라고.’안다혜의 말에 사람들의 시선이 서진우에게로 향했다. 겉보기에는 통이 커 보이는 사람이 뒤에서는 짝퉁을 선물한 것도 모자라 다시 돌려달라고 했을 줄이야, 역시 사람은 겉모습만 봐서는 절대 알 수 없다.서진우도 주변 사람들의 야유를 알아채지 못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들에게 화를 낼 수는 없는 일이었다. 기자도 있는데 인터넷에 뿌려지기라도 하면 이미지가 나락으로 가는 건 한순간이었다.‘그러면 아버지가 또 야단을 치실텐데...’안다혜는 눈썹을 추켜세우며 서진우가 어떻게 대응할지 기다렸다.“다혜야, 전에는 나도 친구에게 속았어. 내게 거짓말을 한 것도 모자라 돈까지 꿀꺽했거든.”서진우가 진심을 담아 해명했다.“너도 알잖아. 내가 쇼핑에는 서툰 거. 그래서 친구에게 부탁하고 돈을 준 거야. 채팅 기록도 있어. 못 믿겠으면 보여줄게.”진심이 느껴지는 말투와 표정에 지켜보던 사람들의 마음이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서진우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친구가 이런 데서 떼먹을 줄은 나도 몰랐어. 그랬다는 걸 알고는 바로 연락을 끊었다니까.”눈시울마저 빨개진 서진우는 몹시 불쌍해 보였다.“그... 남자의 표정에서 진심이 뚝뚝 떨어지는데요? 아마 모르고 있었던 것 같아요.”“그러게요. 이 일은 친구가 잘못한 거죠. 친구가 그럴 줄 누가 알았겠어요.”“이미 발견했으니 다행이에요. 연락을 끊었으면 된 거지.”구경꾼들이 너도나도 한마디 보태자 서진우의 잘못은 그렇게 무마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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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익숙한 여자의 목소리에 안다혜의 눈빛이 밝아졌다.‘드디어 왔네.’서진우도 그 목소리를 듣고 척추에서부터 전해진 한기에 어깨를 파르르 떨었다.지켜보던 사람들이 일제히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길가에 핀 하얀 들꽃 같은 여자의 모습에 순간 마음이 철렁했다. 전에는 서진우가 그래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그것도 아니었다.서진우가 티 나지 않게 안다혜를 째려봤지만 후자는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쳐다보고 있었다. 마음이 조급해진 서진우는 얼른 심서아 앞으로 다가가 작지만 빠르게 말했다.“네가 여기는 어쩐 일이야.”“내가 못 올 데라도 왔어?”심서아가 되물으며 뒤에 선 안다혜를 비꼬기 시작했다.“내가 오지 않았더라면 이 여자와 다시 만났을지도 모르겠네?”서진우가 낮은 소리로 호통쳤다.“무슨 헛소리야? 내가 평소에 너를 어떻게 대하는지 알잖아.”“혹시 누가 무슨 소리 했어? 그래서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거야?”심서아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서진우가 말을 이어갔다.“말 듣고 일단 돌아가. 어떻게 된 일인지는 내가 다 설명할게. 내가 사랑하는 건 너야. 그러니까 다른 생각은 하지 마.”서진우는 심서아가 여기 있는 게 싫어 얼른 밀어냈다. 심장이 요동치는 게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네가 한 말 다 사실이야?”심서아가 순진한 척하며 묻긴 했지만 서진우가 오로지 이익만 좇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조금 전 그런 말을 한 것도 다 시간을 끌기 위해서였다.두 사람이 실랑이를 벌이자 지켜보던 사람들은 시선을 어디에다 둬야 할지 몰랐다. 처음에는 그저 누군가 고백한다고 생각해 구경하러 온 건데 일이 이상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사자인 남자는 어떻게 된 거고, 뒤에 나타난 여자와는 무슨 사이인지, 오히려 이 두 사람이 더 한 쌍 같았다.안다혜는 시종일관 덤덤한 표정이었고 정교한 얼굴에 잔잔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다만 그 미소는 눈동자까지 번지지 못했다. 안다혜를 잘 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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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이 사람 내가 알던 서진우 맞아?’안다혜는 잘못 본 게 아닌지 눈을 의심하기 시작했다.“다혜야, 내 말 좀 들어봐...”서진우가 안다혜의 손을 잡으려는데 후자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깔끔하게 업어치기 했다. 이에 현장이 술렁이기 시작했고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심서아도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안다혜를 바라봤다.‘전에는 서진우를 몹시 좋아했던 것 같은데? 서진우가 아프면 걱정하면서 손수 밥까지 해다 나르던 사람이 지금은 왜...’심서아가 침을 꿀꺽 삼키며 예전과는 다른 낯선 눈빛으로 안다혜를 바라봤다.서진우는 눈앞에 보이는 파란 하늘을 멍하니 쳐다봤다. 사실 바닥에 눕는 순간까지도 무슨 일을 당했는지 반응하지 못했다가 사람들이 웃음을 터트려서야 여자에 의해 바닥에 널브러졌음을 알고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것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말이다.“이제 얌전해질 마음이 좀 들어?”안다혜가 입꼬리를 올리며 서진우를 쓰레기 보듯 쳐다봤다.“옛 정인이 찾으러 왔는데 여기서 나한테 고백이나 하고 말이야. 쪽팔리지도 않아?”“아니면 시대가 발전했다고 일부다처제라도 하게?”안다혜를 보는 주변 사람들의 눈빛에서 존경이 묻어났다. 얼굴이 예쁜 것도 모자라 말까지 술술 잘하니 그럴 만도 했다.바닥에 누운 서진우는 배터리가 없는 핸드폰처럼 버려진 채 안다혜가 하는 말을 듣고만 있었다. 보다 못한 기자들이 서진우를 일으키며 물었다.“괜찮아요?”월급이 서진우의 손에 달려있는데 무슨 일이 생기면 어쩌나 걱정이었다. 부축을 받고 일어난 서진우는 그제야 얼굴의 열기가 좀 가시는 걸 느끼고 괜찮다는 의미로 손을 저었다.“다혜야, 괜찮아. 이럼으로써 화가 풀린다면야 나는 다 좋지.”서진우가 앞으로 다가서며 말했다.“다혜야, 아까 그 여자 때문에 화난 거라면 계속 해도 좋아. 나는 얼마든지 받아줄 수 있어.”계속 들러붙는 서진우를 보며 안다혜는 처음으로 마음이 조급해졌다. 서진우의 말에 지켜보던 사람들도 태도를 바꾸기 시작했다.“아니, 이 남자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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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화

안다혜의 말투가 점점 거만해졌다. 서진우는 밟고 있는 땅이 물컹해지는 듯한 느낌에 갑자기 바쁜 척했다.“그게... 오늘은 내가 일이 있어서. 내가 다음에 다시 올게... 아니다. 너 시간 날 때 다시 올게.”안다혜의 협박이 담긴 눈빛을 읽어낸 서진우가 바로 말을 고치며 찾아오겠다는 말을 못 했다. 안다혜는 그제야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심서아를 데리고 떠났다.이에 주변 사람들이 안다혜를 보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안다혜가 들고 있다는 리스트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떤 리스트길래 서진우가 이렇게 드러나는 걸 두려워하는지 의문이었다.특히 현장에 있는 엔터테인먼트 기자들이 마이크를 들고 질문을 던졌다.“안다혜 씨, 리스트 내용을 공개해 주실 수 있나요?”“기회가 된다면 꼭 공개하겠습니다.”안다혜는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거절했다. 그 리스트로 서진우를 구워삶아야 하는데 지금 공개해 버리면 잡고 있을 약점이 없어진다.기자가 더 질문하려 했지만 안다혜는 기회를 주지 않고 그를 지나쳐 차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뒤따라가려던 기자는 안다혜의 뒷모습을 보고 결국 포기했다. 여기서 안다혜를 다그치기보다는 서진우를 찾아가 수고비를 달라고 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오늘 이렇게 나왔는데 헛수고할 수는 없었다. 아무 소식도 얻지 못한 데다가 돈까지 잃는 건 그들도 원하지 않았다.돈 생각에 마음이 급해진 기자들은 얼른 서진우를 찾아갔다. 조금이라도 더 지체했다가 돈이 그대로 날아가 버릴 것 같아 걱정이었다.지켜보던 사람들도 천천히 빠져나갔지만 구석에 점잖은 벤트리 하나가 서 있는 건 발견하지 못했다.벤트리의 창문이 서서히 내려오자 안다혜를 주시하는 한 남자가 보였다. 예전 모습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안다혜가 재밌다는 표정이었다.“안다혜. 너희 언니보다 네가 더 재밌는데?”그랬다. 차에 앉은 사람은 다름 아닌 허종혁이었다.그날 안소현과 파티에서 안 좋게 끝난 후로 안소현을 대하는 허종혁의 태도도 예전처럼 열정적이지 않았고 슬슬 안소현이 거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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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이에 안다혜는 뒤차가 미행 중이라는 걸 알고 눈썹을 추켜세웠다.‘왜 나를 미행하는 거지? 비즈니스 라이벌인가?’안다혜는 그 차가 눈에 매우 익었지만 도무지 생각나지 않았다. 몇 번이고 차선을 바꾸며 꼬리를 떼려 했지만 뒷차가 계속 따라오자 안다혜의 눈빛이 어두워졌다.한참 고민하던 안다혜는 집으로 돌아가려던 생각을 접었다. 집이 어딘지 들키기는 싫었기 때문이다.‘설마 목적이 우리 집인가?’상황을 알아챈 안다혜는 집으로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집이 어딘지 알면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그렇게 빙빙 돌면서 꼬리를 떼어낸 안다혜는 뒤차가 시야에 사라지고 나서야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그래도 완전히 시름을 놓을 수 없어 비서에게 전화해 그 사람이 누군지 알아내려 했다.전화를 받은 비서는 처음에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퇴근 시간인데 왜 전화하신 거지?’전화를 받은 순간 비서는 그 전화를 질책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요새 잘못한 게 없는지 생각하는데 안다혜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차량 번호 하나 조회해 줘요.”“차종은 신상 벤트리고 시간은 조금 전, 회사에서 출발했어요.”이 말에 비서가 허리를 꼿꼿이 폈다.‘설마 대표님께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건가?’“대표님, 괜찮으세요?”안다혜가 평소 꽤 잘해준 편이라 비서는 그녀가 아무 일 없이 무사하길 바랐다. 관심 어린 비서의 말에 안다혜가 고개를 저었다.“걱정하지 말아요. 나는 아무 일도 없어요. 그저 나를 미행한 사람의 신분을 알고 싶을 뿐이에요. 누군가 저녁에 차로 내 뒤를 쫓았거든요.”“네,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조사하겠습니다.”“그래요.”안다혜가 별다른 말 없이 바로 전화를 끊었지만 앞에 난 길을 보며 고민에 빠졌다. 그 사람의 의도를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단순히 우리 집 주소를 알고 싶었던 건가? 혹시 다른 의도라도...’최근 사업을 하면서 척을 진 사람이 적지 않았다. 어려운 프로젝트를 두 개나 따냈는데 두 손이 깨끗하긴 어려웠다.풍산 그룹 프로젝트는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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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만약 라이벌이라면 상황이 더 나아질지 모른다. 하나를 다스리는 것으로 백을 다스리는 게 직방이니 말이다.누가 안다혜가 데리고 다니는 사람이 아니랄까 봐 어쩜 안다혜랑 생각하는 게 똑같았다. 비서도 시범 케이스 하나로 다른 번거로운 일을 한꺼번에 해결하고 싶어 했다.다만 조사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이 사람 어디서 본 것 같은데?’비서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조사 결과를 확인했다.‘이름이 더 익숙한데? 태안 그룹 큰 아가씨의 남자 친구 아닌가? 약혼했다고 들었는데 왜 우리 대표님을 미행하는 거지?’관계로만 따지면 안다혜가 이 사람을 형부라고 불러야 했다.‘근데 지금은 뭐 하자는 거지?’비서가 입꼬리를 당기며 이 일을 안다혜에게 알릴지 말지 고민했다.‘정말 알리면 대표님이 어떻게 생각할까? 미행한 사람이 누군지 알면 나처럼 놀라실 것 같은데?’안다혜의 말투를 봐서는 이 사람이 누군지 모르는 것 같았다. 아니면 그렇게 급하게 조사하라고 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기대와는 달리 조사 결과가 이상하게 나왔지만 말이다.비서는 한참 고민해도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았다. 기다리다 못한 안다혜가 재촉하기 시작했다.[찾았어요?]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안다혜가 미간을 찌푸렸다. 이 시간이면 회사에서 상세한 정보를 알아내고도 남았을 텐데 왜 바로 알리지 않고 이렇게 미적거리는지 의문이었다.심지어 번호판까지 알려줬고 자세한 시간대와 차종까지 알려줬는데 그동안 봐온 비서의 능력이라면 10분 만에 결과를 알려줘야 정상이지만 반 시간이 지나도 연락이 없으니 이상한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이건 비서의 능력과는 한참 차이 나는 상황이었다.이 상황을 굳이 이해해 보자면 비서도 믿기 힘든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안다혜가 문자로 재촉하자 비서가 한참 망설이다가 결국 이 소식을 알리기로 했다.[대표님, 그 사람이 누군지 알아냈습니다.]운전석에 앉은 안다혜가 몸을 일으키더니 얼른 문자를 보냈다.[누굽니까?][대표님도 아는 분입니다. 아니. 익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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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안다혜는 허종혁이 그녀에게 무슨 마음을 품었는지 궁금했다. 불순한 의도라면 언니 안소현은 어떻게 보려고 그러는지 의문이었다.숨을 크게 들이마신 안다혜가 마지막으로 비서에게 답장했다.[알겠어요. 이 일은 그 누구에게도 알리지 마요.][대표님, 괜찮으세요?]이 말에 안다혜는 어떻게 답장해야 할지 몰라 시트에 몸을 기댄 채 마음을 가라앉히며 결국 답장하지 않았다.비서는 안다혜가 답장하지 않자 걱정되기 시작했다. 평소 같으면 절대 문자를 읽고 그대로 넘기지 않았을 것이다.사실 누구든 이런 일을 당하면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자신을 미행한 사람이 언니의 약혼자라니, 막장 드라마나 다름없는 일이었다.비서는 한참 고민하다가 안다혜도 혼자 소화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연락하지 않았다.큰 충격에 잠겨있던 안다혜는 허종혁의 카톡을 클릭해 한참 들여다봤다.아직도 형부인 허종혁이 왜 그녀를 미행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다 핸드폰을 내려놓은 안다혜는 될 대로 되라고 생각하고 전화를 내려놓았다.이 일은 안다혜도 더는 상관할 수가 없었다. 허종혁이 그녀를 어떤 위치에 두고 생각하는지는 허종혁 본인이 아닌 이상 다른 사람은 알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저번 일로도 충분히 껄끄러운 사이가 되었는데 이런 일까지 저지를 줄은 몰랐다.안다혜를 쫓는 걸 포기한 허종혁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내가 지금 뭘 한 거지? 안다혜에게 들키면 뭐라고 해야 할까?’이런 상황에서 허종혁은 가만히 지켜보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다만 안다혜의 조건을 생각하면 자꾸만 아쉬워졌다. 애초에 안다혜를 만났다면 지금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 후회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건 없었다. 허종혁도 예전에는 안다혜가 이렇게 돈을 잘 벌 줄은 몰랐다. 일이 이 지경까지 된 이상 후회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안다혜의 마음을 움직일지가 관건이었다.안소현도 아직 쓸모는 있었다. 허종혁의 부모님이 안소현을 매우 좋아했기 때문이다.‘일단은 부모님부터 진정시키자.’허종혁이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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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허종혁은 점점 생각이 많아졌지만 지금으로서는 이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었다. 아니면 서진우처럼 온갖 망신을 다 당할지도 모른다.서진우가 고백했다는 소식은 그대로 윤해준의 귀에 들어갔다. 손에 들었던 볼펜을 그대로 부러트린 윤해준이 이렇게 말했다.“또 고백하러 갔다는 말이지?”오정우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대표님. 서진우가 이 정도로 담이 클 줄은 몰랐습니다. 죽음이 두렵지도 않나 봐요. 또 그렇게 고백하러 찾아간 걸 보면.”오정우도 서진우가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겁이 없는 건지, 아니면 무모한 건지, 참으로 한심했다. 전에 잘못 설쳤다가 경찰서에 끌려가 놓고 또 안다혜에게 찝쩍거리니 말이다.“서림 그룹의 영감은 뭐래?”윤해준도 이해가 안 간다는 표정으로 오정우에게 물었다. 아들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버지가 될 자격이 없었다.전에 서동욱과 거래까지 마친 상태였다. 윤해준에게 아들이 더는 나와서 사람을 귀찮게 하지 못하게 잘 관리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고작 얼마나 지났다고 이러는지 참 어이가 없었다.오정우가 고개를 저었다.“대표님, 일단 진정하세요. 저도 어떻게 된 일인지 몰라서 더 조사해 볼게요.”“근데 고작 며칠이나 지났다고 벌써 아들을 풀어준 건지. 예전에 보였던 태도와 너무 달라요.”서동욱과 거래하면서 느낀 건 그가 아들인 서진우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대답도 통쾌했고 또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하는 스타일이었다. 게다가 그 당시 아들을 잘 건사해서 더는 부끄러운 짓을 하지 못하게 단속하겠다고 약속까지 했는데 어쩌다 또 풀어줘서 태안 그룹까지 찾아가 안다혜에게 고백한 건지 의문이었다.“서림 그룹과의 협업은 전면 중단해.”윤해준은 이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오정우는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에 감탄하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서동욱도 이제 쉰이 넘었는데 아들이 저 모양이니 얼마나 머리가 아플까.’오정우는 서림 그룹과의 거래를 전면 중단하라는 윤해준의 지시를 그대로 아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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