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Chapter 331 - Chapter 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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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1화

안다혜가 잠꼬대하며 미간을 찌푸렸다.윤해준은 그런 안다혜를 보며 단번에 그녀가 단잠을 이루지 못했음을 알아챘다.‘꿈에서 도대체 무슨 일을 겪고 있는 거야?’마음이 아팠던 윤해준은 침대맡에 앉아 부드럽게 다독였다.“괜찮아. 내가 있잖아. 다정아, 꿈에서 나온 거 믿지 마. 다 가짜야.”“다정아, 내가 지금처럼 늘 옆에 있을게. 나 아직 네 옆에 있어...”침대맡에 앉은 윤해준은 그렇게 조용히 안다혜 곁을 지키며 쉬지 않고 그녀를 달랬다. 그렇게 안다혜의 정서가 조금 안정되고 나서야 윤해준은 안다혜를 다시 부드럽게 침대에 눕혔다. 과정에 전혀 안다혜를 깨우려는 뜻은 없었다.윤해준은 안다혜를 보며 속으로 답답해했다.‘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두려워하는 거지?’윤해준은 안다혜의 정교한 얼굴을 내려다보며 너무 가여워 마음이 아팠다. 천천히 몸을 숙인 그는 얇은 입술로 안다혜의 예쁜 이마에 키스했다. 그 어떤 탐욕과 욕망이 섞이지 않은, 사랑이 잔뜩 묻어나는 그런 키스였다.“다정아, 내가 너 지켜줄게. 무서워하지 마. 무슨 일 있으면 알려줘...”윤해준이 안다혜의 손을 꼭 잡아 경건하게 이마에 가져다 댔다. 안다혜는 들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윤해준은 그래도 들려주고 싶었다. 안다혜가 들을 수 있든 없든 그가 한 약속은 변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안다혜의 정서가 완전히 진정되고 나서야 윤해준은 시름 놓고 샤워하러 갔다.‘다만...’윤해준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베란다로 나가 오정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최근 태안 그룹에서 어떤 움직임이 있었는지 알아봐.”윤해준이 잠깐 뜸을 들이더니 한마디 덧붙였다.“특히 프로젝트와 관련된 일은 하나도 빠짐없이 조사해.”“네. 지금 바로 조사하겠습니다.”오정우는 갑자기 이런 지시를 내리는 윤해준이 살짝 이상했지만 그래도 군말 없이 조사에 착수했다. 말투를 봐서는 매우 중요한 일 같았다.‘아무래도 사모님과 관련된 일 같은데.’오정우는 더 물어봤자 아무 결론이 안 날 거라는 걸 알고 일단 조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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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2화

안다혜는 늘 다른 사람에게 추월당할까 봐 걱정했고 그것보다 더 회사의 미래와 임원들의 시선을 걱정했다. 걱정이 많아지다 보니 안다혜는 이제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윤해준이 지금의 기분을 무슨 말로 설명해야 할지 몰라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안다혜에게 잘못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 어떤 휴식 시간도 주지 않고 달리기만 하니 몸이 배기지를 못하는 것이다.‘다만...’윤해준은 이상한 낌새를 알아채고 눈살을 찌푸렸다. 대부분 프로젝트는 이미 정해진 길로 나아가고 있어 더 준비할 건 없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개척한다 해도 일단 진행 중인 두 프로젝트부터 완성해야 준비할 수 있었다.‘그러면 지금은 도대체 뭐 때문에 힘들어하는 거지?’윤해준은 침대에 누운 안다혜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설마 그 두 프로젝트 때문에 힘들어하는 건가?’하지만 윤해준은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프로젝트 때문이 아니라면 다혜가 저런 표정을 지을 리가 없는데?’‘설마 협업 중인 프로젝트에 무슨 문제라도 생겼나?’윤해준이 이런저런 추측을 늘어놓는데 안다혜가 자세를 고쳐 누웠다. 그때 마침 오정우가 전화를 걸어왔다.윤해준이 화면에 뜬 이름을 힐끔 살피더니 통화하는 소리에 안다혜가 깰까 봐 걱정되어 밖으로 나왔다.“대표님, 조사하다가 발견한 게 있습니다.”“말해.”인내심이 고갈된 윤해준이 심드렁하게 말했다. 안다혜를 방에 혼자 두고 나왔기 때문이다. 시간을 쪼개서 써도 모자란 윤해준은 조금이라도 시간이 나면 안다혜와 함께 쓰고 싶었다.“사모님이 접촉하던 그 외국 클라이언트 있잖아요. 과정이 순조롭지 않은 것 같아요.”오정우가 말을 이어갔다.“사실 이 일은 사모님을 탓할 게 아니에요. 부르는 게 값이라고 생각했는지 요한이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했거든요.”일의 자초지종을 듣고 나서야 윤해준은 어떻게 된 건지 이해할 수 있었다.“그래. 알았어.”윤해준이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요한이라는 사람 잘 조사해 봐.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겠어.”오정우는 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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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요즘 따라 윤해준은 안다혜의 침대에서 자는 걸 좋아했고 그때마다 안다혜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처음에는 안다혜도 불편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적응하면서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날씨도 점점 쌀쌀해지는데 천연 히터가 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윤해준은 출근하려는 안다혜를 보며 데려다주겠다고 했지만 안다혜가 거절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혼자 보냈다. 안다혜가 고집을 부리기 시작하면 꺾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게다가 안다혜와 오랜 시간 함께 하면서 윤해준도 어느 정도 눈치가 생겨 안다혜가 싫어하는 건 강요하지 않았다. 그럴 시간에 오히려 안다혜의 몸이나 챙기려고 한 것이다.“저녁에 들어오면 내가 요리해 줄게.”안다혜가 잠깐 뜸을 들이더니 알겠다고 대답했다. 따져보니 두 사람이 같이 밥을 먹은 지도 꽤 오래된 것 같았다. 지금까지 윤해준과 대치하면서 안다혜도 힘든 건 마찬가지였다.회사에 도착한 안다혜의 머릿속은 잘생긴 윤해준의 얼굴로 가득 차 한숨이 절로 나왔다.‘일하러 왔는데 생각이 이렇게 많아서야 되겠어?’자리에 앉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비서가 안으로 들어왔다.“대표님, 회장님이 찾으십니다.”안다혜는 머리가 지끈거려 동작을 그대로 멈췄다.“그래요. 알겠어요. 지금 바로 올라가죠.”비서는 피곤해 보이는 안다혜가 살짝 마음이 아팠다. 요새 안다혜가 잘 쉬지 못했다는 걸 비서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 김미진이 불러들인다는 건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질책일 게 뻔했다.“대표님, 제가 도울 수 있는 게 있으면 바로 말씀해 주세요.”“네. 걱정하지 마요. 난 괜찮아요.”안다혜는 자리에서 일어나 김미진의 사무실로 향했다. 계속 이렇게 피하는 것도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사무실 앞에 도착해 문을 두드린 안다혜는 들어오라는 소리를 들어서야 문을 열고 들어갔다. 사무실에는 김미진 외에 회사 임원 한 명이 더 있었다. 순간 안다혜는 김미진이 불러들인 이유를 대충 알 것 같았다.“회장님, 무슨 일로 부르셨나요?”임원이 콧방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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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화

“어떻게 해결하려고요? 이런 말 하면 기분 나쁠지 모르지만 우리 회사는 지배할 수 있는 현금이 그렇게 많지 않아요. 그건 안 대표도 알 거 아니에요.”임원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게다가 요한은 원래 안 대표가 데려온 고객이었잖아요. 갑자기 돌아섰으면 안 대표 스스로 반성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안다혜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그러면... 어떻게 반성하는 게 좋을까요?”안다혜도 이런 상황을 원하는 건 아닌데 마치 안다혜가 먼저 가격을 올린 것처럼 하나같이 달려와서 잘못을 물으려 했다.“당연히 프로젝트를 다시 끌어오고 가격을 원점으로 돌려야죠.”김미진도 임원의 말에 맞춰서 말하며 눈빛으로 일단 성질을 부리지 말고 자세를 숙일 것을 요구했다.안다혜는 마치 짠 것처럼 죽이 맞는 두 사람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오늘 이 자리는 안다혜에게 면박을 주기 위해 만든 자리임이 분명했다.“들어올 때부터 이미 말씀드렸어요. LC 그룹 일은 제가 알아서 해결할 테니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된다고요.”이 말에 임원의 표정이 다시 일그러지더니 지팡이로 바닥을 두드리며 버럭 화를 냈다.“알아서 잘 해결한다고요? 혹시 잊은 건 아니죠? 지금 가진 거 다 태안 그룹이 준 거예요. 안 대표 아직 태안 그룹 사람이고 태안 그룹의 대표에요.”임원의 언성이 점점 높아졌다.“대표 자리에 올랐다 해도 나가면 우리 회사를 대표한다는 걸 잊지 말아요.”안다혜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었다. 그녀도 절대 이 회사를 외면하고자 했던 적은 없었다.“제 뜻은 분명히 전했다고 생각합니다. 일은 제가 잘 처리해서 해결하겠습니다. 다른 건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안다혜는 이제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가끔은 말보다 행동으로 증명해 보이는 게 훨씬 효과적이었다.임원은 안다혜가 강하게 나오자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래요. 생각이 있다면야 늙은이가 여기서 더 이래라저래라 할 건 없지.”안다혜가 고개를 저었다.“회장님, 황 이사님, 뭘 걱정하는지 잘 압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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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5화

다른 건 몰라도 프로젝트를 이미 절반이나 진행했는데 나머지 자금을 준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사무실로 돌아온 안다혜는 LC 그룹 자료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앉아서 마냥 기다리기보다는 선제공격이 답이었다. 게다가 임원들마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으니 더더욱 증명해 보여야 했다. 그녀를 믿는 사람이 없다고 해도 일단 길을 개척해 나갈 생각이었다.안다혜는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리며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비서가 안으로 들어왔다가 그런 안다혜를 보고는 조용히 물러갔다. 이런 상황에서는 안다혜가 자신의 절주에 맞춰 일하게 방해하지 않는 편이 더 나았다.자료를 열심히 찾은 덕분에 수확은 조금 있었다. 요한이 이렇게 급하게 밀어붙이는 건 다른 이유가 있어서라고 생각했는데 그 추측이 맞았다. 알고 보니 LC 그룹에서 결정권을 가진 사람은 요한뿐만이 아니었고 요한이 이번에 급하게 가격을 올린 것도 다 회사 고위층에게 잘 보이기 위함이었다.안다혜는 요한이 제시한 가격을 떠올리며 속으로 조롱했다.‘이게 요한의 목적이었단 말이지?’프로젝트의 이익을 위해서 이러는 거라면 LC 그룹에서도 이 프로젝트를 원한다는 의미였다. 그게 아니면 요한이 갑자기 가격을 올릴 일도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요한도 안다혜가 이 프로젝트를 포기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더 당당하게 나왔다.안다혜는 입술을 꽉 앙다물었다.‘내가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할 거라고 생각하나?’안다혜는 그런 요한이 너무 우스웠다. 이 세상에 누구를 떠난다 해서 단박에 무너질 사람은 없었다. 게다가 협업할 수 있는 상대가 LC 그룹만 있는 것도 아닌데 무슨 근거로 이렇게 자신감이 넘치는지 의문이었다.이번에는 안다혜도 더는 망설이지 않고 비서에게 LC 그룹의 다른 고위층인 마이크에게 연락하라고 했다. 비서는 갑자기 이런 지시를 내리는 안다혜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대표님, 마이크는 무슨 일로 연락하시는 거예요?”비서는 요한의 태도만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올랐다.“설마 LC 그룹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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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6화

그래도 오정우는 경악을 금치 못하며 사무실을 이리저리 맴돌았다.“대표님, 어떻게 그렇게 기가 막히게 예견하는 거예요?”윤해준이 가볍게 웃었다.“다 너처럼 멍청한 줄 알아?”이 말에 오정우의 미소가 그대로 굳었지만 이내 생각을 바꿨다.‘괜찮아. 내가 제일 존경하는 대표님이잖아. 대표님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면야 이런 욕은 얼마든지 들을 수 있지.’“사모님이 마이크를 연락할 거라는 건 어떻게 아셨어요?”“간단하지. 적의 적은 친구라는 말이 있잖아. 돌파구를 찾으려면 이게 제일 좋은 방법이야.”윤해준을 바라보는 오정우의 눈빛이 점점 더 초롱초롱해졌다.“정말 전생에 나라를 구해야만 대표님을 모실 수 있는 것 같아요.”윤해준은 은하수가 담긴 오정우의 눈동자를 보고 속이 메슥거리며 소름이 돋았다.“나가서 일 봐.”윤해준이 재차 당부했다.“내가 마이크 연락하라고 한 거 다혜는 절대 알면 안 돼.”“마이크더러 직접 찾아가라고 해. 티 나게 힘주지는 말라고 하고.”이 말에 오정우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네. 대표님.”아무래도 부부 사이의 또 다른 취미인 것 같았다. 분명 서로를 위하면서 상대는 몰랐으면 하니 말이다. 이것만 생각하면 오정우는 웃음이 터질 것 같았다.‘부부란 바로 이런 건가?’오정우가 고개를 저었다.‘됐어. 솔로인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데 생각해서는 뭐해. 일단은 마이크 입단속이나 잘해야지.’윤해준은 앞에 놓은 자료를 들여다봤지만 한참 지나도 페이지는 넘어가지 않았다. 그는 안다혜가 얼마나 독립적인 사람인지 잘 알았다. 이 상황을 돌파하려면 마이크에게 연락해야 한다는 걸 윤해준이 생각해 냈다면 안다혜도 무조건 생각해 냈을 것이다. 하여 오정우에게 먼저 마이크를 연락하라고 했다. 게다가 안다혜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윤해준도 안다혜를 믿어보기로 한 것이다. 지금 윤해준이 할 수 있는 건 바로 안다혜가 나아가는 길에 장애물이 없게 치워주는 것이다.윤해준이 미소를 지으며 핸드폰 비망록을 내려다봤다.“하여튼 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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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7화

안다혜는 사이트를 열어 LC 그룹의 내부 상황을 더 알아보려 했다. 조회하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은 마이크가 LC 그룹 대표 자리를 두고 요한과 경쟁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하여 관리자들도 두 사람이 불화를 겪는 걸 알고 절대 두 사람을 한곳에 묶지 않았다. 가끔은 회사에서도 두 사람을 잘 컨트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 사람은 일뿐만 아니라 다른 사소한 일로도 자주 크게 다툰다고 알려져 있었다.이 사실을 알게 된 안다혜는 그저 우스웠다. 요한이 회사에서 이런 이미지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돌파구를 찾으려면 마이크와 친해져야겠네.’요한과 원수지간인 마이크만 잘 잡는다면 얼마든지 요한의 얼굴을 납작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 것 같았다.모든 상황을 파악한 안다혜가 고개를 살짝 들었다. 앞으로 더 협업할 생각이 없으니 체면을 봐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게다가 요한도 이런 결정을 할 때 안다혜의 체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생각을 마친 안다혜의 눈빛이 매서워졌다.‘내일의 만남이 기대되는데? 요한이 어떤 표정을 할지 궁금하군.’이튿날 오후.안다혜는 비서와 약속한 장소에 도착했다. 마이크를 본 순간 안다혜는 이 사람이 요한보다 인상이 훨씬 좋다는 걸 느꼈다.두 사람은 아예 다른 사람이었다. 요한은 얍삽하게 생겼지만 마이크는 매우 자애로웠고 말하는 목소리도 매우 부드러웠다. 그래서인지 안다혜도 마이크에 대한 인상이 매우 좋았고 마이크를 본 순간 기분이 좋았다. 이런 사람과 협업할 수 있다면 요한과는 다른 국면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두 사람은 간단히 악수하고 자리에 앉았지만 비서들은 옆에 계속 서 있었다.“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 편히 앉으세요.”마이크의 비서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저요. 그래도 될까요?”안다혜가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 같이 식사하는 건데요.”안다혜가 더 권하기도 전에 데리고 온 비서가 먼저 자리에 앉자 안다혜가 따끔하게 혼냈다.“손님도 앉기 전인데 먼저 앉으면 어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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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안다혜가 싱긋 웃으며 손을 들어 머리칼을 쓸어 넘겼다.“이 일은 걱정하지 마세요. 요한 쪽은 제가 잘 얘기하겠습니다.”안다혜가 턱을 치켜들며 자신감 있게 말했다.“이미 신뢰를 저버렸는데 제가 왜 그와 계속 협력해야 하죠?”“게다가 이제는 마이크 씨가 있잖아요. 신뢰를 저버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꽤 오랫동안 협업을 이어갈 수 있을 거예요.”그 말의 의미는, 바보가 아닌 이상 누구라도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안다혜는 준비해 온 계약서를 마이크에게 건넸다.“마이크 씨, 이건 우리가 준비한 계약서예요. 확인해 보시고 문제없으면 바로 사인하면 됩니다.”마이크가 비서에게 눈짓을 보냈다. 비서는 눈치 빠르게 계약서를 받아 꼼꼼히 살펴보더니 문제가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안다혜도 자세를 조금 고쳐 앉았다. 사실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 능구렁이 같은 요한이 겁도 없이 가격을 올린 안다혜가 이 프로젝트를 포기하지 못할 거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라는 걸 말이다.그렇다면 굳이 한 나무에 매달릴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더구나 그 나무가 삐뚤어진 나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마이크를 보는 안다혜의 표정이 더 밝았고 미소도 점점 더 짙어졌다.역시 눈앞의 이 선택이 가장 매력적이었고 괜히 다른 걸 고려할 필요가 없었다.마이크도 다시 한번 당부했다.“안다혜 씨, 우리 둘 다 똑똑한 사람이잖아요. 나와 협력하겠다고 했으니 요한과는 확실히 끊어야 할 거예요.”“그리고 외부에 알리는 것도 필요해요. 우리가 새로운 협력 관계를 맺었고 태안 그룹은 이것을 계기로 한단계 더 성장할 거라고요.”그 말에 안다혜가 고개를 끄덕였다.“물론이죠. 마이크 씨. 말씀하신 건 다 이해했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차질 없이 잘 진행하겠습니다.”안다혜의 대답을 들은 마이크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계약서에 통쾌하게 서명했다. 이어 마이크는 안다혜에게 손을 내밀었다.“앞으로의 협업을 기대하겠습니다.”“그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안다혜도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손을 맞잡은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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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9화

옆에서 지켜보던 비서는 차마 앞으로 나서지 못하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요한, 화내지 말아요. 무슨 일이 생긴 거예요?”비서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요한의 이성이 서서히 돌아왔다.“안다혜 이 빌어먹을 년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요한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어떻게 감히 이런 짓을 벌일 수가 있어?”요한은 생각하면 할수록 가슴이 답답했다.‘이 여자 처음에는 내 편이었는데. 왜 지금은 다른 사람과 손을 잡은 거지?’핸드폰을 꺼내 오늘 뉴스 헤드라인을 확인한 비서는 보고도 두 눈을 의심했다. 안다혜가 이렇게 빨리 다른 협력 상대를 찾았을 줄은 몰랐다.‘그러면 LC 그룹은 어떻게 되는 거지?’사실 비서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애초에 사장님이 먼저 안다혜 씨를 밀어냈으니 안다혜 씨가 다른 사람을 찾아 협력해도 이상할 건 없다고 말이다. 지금 이렇게 발악하는 것도 결국 스스로 마음이 편치 않아서인 것 같았다.‘내가 안다혜 씨였어도 아마 우리가 정신이 나갔다고 생각했을 거야.’하지만 이런 생각은 그저 속으로만 할 뿐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요한은 그런 비서를 힐끔 쳐다보더니 물건을 집어 던졌다.“당장 나가. 문 닫고 나가.”“네...”비서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대답하고 방을 나섰지만 밖으로 나오자마자 곧바로 눈을 흘기며 속으로 욕했다.‘미친놈 같으니라고.’요한은 문이 닫히고 나서야 다시 핸드폰을 꺼내 확인했다. 다만 눈에 들어오는 건 안다혜가 그의 숙적인 마이크와 손을 잡았다는 뉴스뿐이었다.‘마이크 이 자식. 정말 틈새를 잘 노리는군.’요한이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좋아. 안다혜. 네가 나와의 협력을 원치 않는다면, 나도 더 이상 체면을 봐줄 생각은 없어. 내가 돈을 못 벌게 된다면 너희도 다 잘 될 생각하지 마.”요한이 아직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기도 전에 본사에서 이번 주 회의가 있다는 연락이 왔다. 그 회의는 마지막으로 대표 자리를 누가 차지할지 결정하는 자리였다. 물론 이 소식은 요한이 내부적으로 얻어낸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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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0화

‘허, 참 잘도 갈아타는군.’요한이 이를 악물며 중얼거렸다.‘내가 말한 지 얼마나 됐다고 바로 마이크를 찾아가. 속된 말로 진작 새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었던 거 아니냐고.’요한이 일그러진 표정으로 핸들을 꽉 부여잡았다.곧이어 요한은 태안 그룹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다. 요한은 이미 사람을 시켜 확인해 둔 상태였다. 오늘 안다혜는 차를 타고 왔으니 분명 지하 주차장을 지나갈 것이다. 하여 여기서 기다리면 딱 맞닥트릴 수 있었다.차에서 내린 요한은 주차장을 서성이며 안다혜의 차를 찾았다. 마침내 그 차를 찾아낸 요한은 몰래 안다혜의 차 뒤에 몸을 숨겼다. 그리고 이 장면은 안다혜를 만나러 온 윤해준이 고스란히 목격했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고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이내 경멸에 찬 웃음을 터트렸다.윤해준은 요한이 숨어 있는 차가 바로 안다혜의 차라는 걸 단번에 알아봤다. 덤덤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꺼내 든 그는 오정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사람 데리고 태안 그룹 주차장으로 와. 쓰레기 하나 처리해야겠다.”“네.”오정우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움직였다. 수화기 너머로도 윤해준이 기분이 별로라는 걸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누군가 또 윤해준의 심기를 건드린 것 같았다.‘곧 누구 하나 죽어 나가겠네.’한편, 요한은 여전히 차 뒤에 숨어 있었다. 틈틈이 손목에 찬 시계를 확인하며 안다혜가 퇴근하기만을 기다렸다. 만나기만 하면 바로 붙잡아서 따져 물을 생각이었다.‘빌어먹을 년, 도대체 의도가 뭐야?’‘가격을 조금 올린 것뿐인데 거래를 못 하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무슨 고집을 부리는 거야. 그냥 순순히 따르면 될 것을.’요한은 손에 쥔 단검을 꽉 움켜쥐며 속으로 다짐했다.‘이번엔 반드시 본때를 보여줄 거야.’다시 시계를 보려는 순간 눈앞이 갑자기 캄캄해졌다. 머리에 포댓자루가 씌워진 것이다.요한은 본능적으로 욕설을 내뱉었지만 말이 채 나오기도 전에 된통 얻어맞고 눈을 뒤집으며 그대로 쓰러졌다.오정우는 요한을 처리하고 윤해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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