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혜가 윤해준을 흘깃 노려보며 말했다.“뭐 하는 거예요? 예고도 없이.”윤해준은 그런 안다혜가 귀여워 웃음을 터트렸다.“키스할 때 미리 말하고 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그러면 분위기 다 깨지잖아.”안다혜가 콧방귀를 뀌더니 아예 등을 돌리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 윤해준이 몇 번이고 달래봤지만 안다혜의 태도는 좀처럼 바뀌지 않았다. 그럼에도 윤해준의 입가에는 줄곧 미소가 번져 있었다. 이번만큼은 안다혜의 화가 정말 풀렸음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게 아니라면 지금처럼 행동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이렇게 생각한 윤해준은 절로 마음이 들떠 밥을 먹다가 또다시 안다혜의 그릇에 반찬을 집어줬다. 이번에는 안다혜도 거절하지 않고 순순히 받아먹었다.이에 윤해준의 가슴은 성취감으로 벅차올랐다. 안다혜를 바라보는 눈빛은 애정으로 가득 차올랐고 참다못해 안다혜의 입가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깃털처럼 가볍고 부드러운 그런 입맞춤이었다.안다혜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두 사람을 감싼 분위기마저 핑크빛으로 물드는 것 같았다. 이로써 윤해준은 안다혜의 화가 완전히 풀렸고 둘 사이도 완전히 풀렸음을 확신했다. 그게 아니라면 윤해준이 입을 맞추게 놔둘 리가 없었다.식사를 마친 뒤, 두 사람은 함께 휴게실에 누워 잠시 쉬면서 짧은 평화를 만끽했다.그러나 같은 시간, 또 다른 한 사람은 전혀 평화롭지 못했다.안소현은 테이블에 놓인 액자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액자 속 어려 보이는 두 소녀가 서로에게 기대어 웃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더 화가 치밀어오르는 것 같았다.‘왜? 어릴 적에는 분명 똑같았는데 커서는 왜 이렇게 차별받은 건데?’안소현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안다혜, 네가 얼마나 더 잘난 척할 수 있는지 두고 보자.’험악했던 안소현의 표정이 점점 차분해졌다. 그러다 문득 안다혜 옆에 있는 남자를 떠올렸다. 왠지 모르게 그 남자가 보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윤해준이 뿜어내는 강력한 아우라에 엄마인 김미진조차도 두려워하는 걸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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