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을 들은 윤해준은 퍽 의외였다.이런 상황에 안다혜가 김미진의 곁을 지키지 않고 다른 곳에 갔다면 이유는 김미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 모르거나, 그런 일이 일어난 게 안다혜 때문이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윤해준이 어두운 눈빛으로 핸드폰을 내려다봤다. 어떤 이유든 그가 원하는 건 지금 당장 안다혜를 만나는 것이다. 안다혜에게는 지금 그가 필요했고 그녀 혼자 이 모든 걸 짊어지게 하고 싶지 않았다.이렇게 생각한 윤해준은 곧장 안다혜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한참 기다려도 안다혜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렇게 자동으로 통화가 끊기자 윤해준의 심장도 따라서 철렁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리가 없었던 윤해준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차 준비해. 태안으로 간다.”“네.”오정우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난 윤해준을 보며 놀랐다가 이내 반응했다. 막는다 해서 그만둘 윤해준이 아니었기에 차라리 순종하기로 한 것이다. 미적거리다가 일을 그르치기보다는 빠른 대처가 서로에게 좋았다.“대표님, 함께 갈까요?”윤해준이 걸음을 멈추고 잠깐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아니. 다혜가 너를 알아봐.”이 말에 오정우는 윤해준을 따라나설 생각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네. 대표님, 혼자 안전에 유의하세요.”“응.”간단한 대답을 뒤로 윤해준은 성큼성큼 사무실을 나섰다. 안다혜가 혼자 돌아다니는 게 걱정되지만 어딨는지 찾을 수 없으니 일단 태안에라도 가볼 생각이었다.게다가 안다혜가 이 일을 알게 된다면 제일 먼저 향할 곳도 태안이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윤해준은 이 일에 이상하리만치 자신감이 넘쳤다.한편, 안다혜가 윤해준의 전화를 받지 못한 건 이모건과 통화하고 난 뒤로 머리가 하얘져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다른 건 일단 둘째치고 김미진이 정말 그녀 때문에 화가 나서 입원까지 한 거라면 안다혜도 자기 자신을 용서하지 못할 것이다.누가 뭐래도 김미진은 피를 나눈 어머니인데 이런 짓을 저지르고도 끄떡없다면 사람이 아닌 짐승이었다. 이렇게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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