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주사를 찔러넣으면 좀처럼 발견하기 힘들었다. 약액을 다 주사한 손건후는 간단히 정리하고 얼른 병실을 떠났다. 그러자 찌푸려졌던 안다혜의 미간이 단잠에 빠진 사람처럼 싹 펴졌다.손건후는 당직실로 들어와서야 곤두섰던 신경이 조금 풀리는 것 같았다. 그가 안다혜에게 투여한 약은 신경안정제였다. 정해진 양보다 많이 투여한 덕분에 두세 날은 깊은 잠에 빠져 깨어나지 못할 것이다.이 신경안정제는 손건후가 특별히 외국에서 밀수해 온 금지된 약품이라 성분은 전문적인 분석 기기로도 검출이 불가했다. 게다가 안다혜의 링거는 이미 다른 수면제 성분이 들어간 상태여서 더 검출이 어려웠다.모든 걸 끝낸 손건후가 안소현에게 문자를 보냈다.[투여했습니다. 양으로 따지면 3, 4일은 푹 잘 겁니다.]안소현은 그제야 한시름 놓았지만 3, 4일이라는 결과가 불만이었다.[왜 고작 3, 4일이에요? 다른 약 없어요?]문자를 본 손건후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문자를 보내면서도 안소현이 이걸 물고 늘어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으로써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현재 국내에는 그런 약이 없어요. 깨어나기 하루 전에 다시 투여할 생각입니다. 그동안 나도 다른 약을 찾아볼 테니 안소현 씨도 환자가 절대 다른 병원으로 옮기지 못하게 하세요. 아니면 나도 손 쓰기 어려워요.]안소현은 손건후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병원 교수가 능력이 있으면 얼마나 있다고 너무 큰 걸 바랄 수는 없었다.‘안다혜에게 손대려고 마음먹은 이상 혼자 싸울 수야 없지.’안소현은 바로 적합한 사람을 물색했다.이튿날.기분이 좋은 안소현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김미진은 그런 안소현을 보며 눈썹을 추켜세웠다.“소현아? 무슨 일 있어? 오늘따라 기분이 좋아 보인다?”안소현이 걸음을 멈추더니 김미진을 보며 싱긋 웃었다.“아, 종혁 씨랑 데이트하기로 해서요.”“오해가 풀려서 기분이 좋은 거예요. 엄마는 내가 기분이 좋아지는 게 싫어요?”안소현이 표정을 정리하더니 김미진 옆으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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