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해준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옆에 선 이모건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이모건은 윤해준이 무슨 뜻으로 그러는지 알고 아무 거리낌도 없이 돈봉투를 받아서 들었다.한유라는 그런 두 사람을 이해할 수가 없어 눈이 휘둥그레졌다.세 사람이 안다혜가 아직도 깨어나지 않은 이유를 토론하는데 오직 윤해준만이 멍한 표정으로 깊은 잠이 든 안다혜를 바라봤다.‘그 전화가 살려달라는 전화였는데 내가 못 들은 거구나.’윤해준이 숨을 깊게 들이마시더니 한유라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깜짝 놀란 한유라가 바로 소리를 질렀다.“아, 해준 오빠, 뭐 하는 거예요?”“이거 놔요. 새언니가 안에 있는데 뭐 하는 거예요.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이 말에 이모건이 그쪽을 노려보며 이렇게 중얼거렸다.“눈 뜨고 못 봐주겠네.”유이현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다.‘대표님 남편, 이런 사람이었나? 언제 깨어날지도 모르는 와이프 놔두고 다른 여자랑 저런 짓거리나 하고 있고. 올 때부터 다른 여자를 데리고 오지 않나.’유이현이 이모건과 눈빛을 주고받았다.‘이쪽이 훨씬 낫네. 대표님과도 잘 어울리는 것 같고.’윤해준은 한유라가 제멋대로 소리를 지르자 화가 치밀어올랐다.“너 이리 와.”한유라는 윤해준이 화내자 어쩔 수 없이 표정을 싹 바꾸며 정색했다.“왜 그래. 오빠. 그냥 놀라서 그래. 나는 왜 끌고 나온 거야?”“꺼져. 당장 꺼져.”윤해준은 관자놀이가 툭툭 튀는 걸 느꼈다. 평소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뿜어내던 윤해준과는 완전 딴판이었다.한유라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말했다.“왜 나가라는 거야?”“새언니 아직 깨어나기 전인데 걱정된단 말이야. 안가. 못가.”한유라가 고집을 부리며 뽀로통한 표정으로 벤치에 앉았다. 이러면 윤해준의 기분을 되돌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윤해준은 한유라가 이러는 걸 보고 오히려 가식적이라고 생각했다.“지금 당장 꺼지라고.”윤해준이 병원 밖을 가리키며 말했다.“그리고 빠른 시일내에 이사 나가. 아니면 내가 직접 너희 오빠에게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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