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의 모든 챕터: 챕터 491 - 챕터 500

620 챕터

제491화

허종혁은 그제야 반응하고 얼른 안소현을 잡으며 놓아주지 않으려 했다.“소현아, 왜 그래. 그런 뜻 아니라는 거 알잖아. 네가 있는데 왜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겠어.”허종혁이 설명을 덧붙였다.“그냥 늘 부드럽기만 하던 네가 이런 결단을 내렸다는 것에 놀랐을 뿐이야.”안소현이 턱을 살짝 들며 말했다.“이게 뭐가 어때서요? 내 앞길을 막는 사람은 다 죽어야 해요.”“안다혜가 깨어나지 않으면 내가 그 자리를 이어받을 수 있어요. 그러면 엄마가 원하지 않는다 해도 나는 유일한 후계자가 될 거예요.”안소현이 오만하게 허종혁을 내려다보며 우쭐거렸다.“그때가 되면 대표 자리뿐만 아니라 태안 그룹 전체가 내 손에 들어올 거라고요.”안소현이 허종혁의 턱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이런 여자와 결혼하면 더 성취감을 느끼지 않겠어요?”허종혁은 그제야 무슨 상황인지 알아챘다.‘그래. 소현이 말이 맞아. 태안 그룹을 혼수로 들고 오면 우리 허산 그룹이야 좋지. 협업은 따 놓은 당상이니까. 그러면 안다혜나 김미진의 눈치를 볼 것도 없이 안소현만 잘 달래면 되는 거잖아.’허종혁은 그제야 안소현의 선택이 참 탁월하다고 생각했다.“소현아. 너무 대단한데?”허종혁이 이렇게 말하며 키스하려는데 안소현이 손가락을 갖다 댔다.“잠깐만. 아직 해결하지 못한 일이 있어요. 내가 오늘 종혁 씨를 찾아온 이유기도 하죠.”“말해봐.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절대 망설이지 않을게.”“걱정하지 마요. 종혁 씨가 무조건 할 수 있는 일이에요.”안소현이 허종혁의 몸에 기댔다.“민성 의료계에 아는 사람이 많다는 거 다 알아요. 안다혜가 중심 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옮기지 못하게 해줘요.”“그래야 내 사람이 안다혜가 깨어나지 못하게 계속 약물을 투여할 수 있어요.”허종혁이 안소현의 말을 이어갔다.“안다혜가 깨어났을 때 너는 이미 태안 그룹은 장악했을 거고. 그때가 되면 안다혜가 깨어났다고 해도 늦은 거네. 아무 쓸모가 없겠네.”안소현이 웃으며 허종혁의 입가에 키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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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두 사람의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데 윤해준은 미칠 지경이었다. 하룻밤이 꼬박 지났는데도 안다혜를 찾지 못한 것이다.찾아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였지만 안다혜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이제 어디를 더 찾아야 할지 막막했다.오정우도 방향을 잡지 못해 윤해준의 전화를 받을 엄두도, 문자를 보낼 엄두도 나지 않았다. 윤해준이 어떤 성격인지 오정우도 잘 알았기 때문이다.하지만 계속 피하는 것도 방법은 아니었다. 윤해준의 전화를 계속 무시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피하는 것도 잠시일 뿐 윤해준을 영원히 만나지 않을 것도 아닌데 피한다고 될 일은 아니었다. 오정우는 어쩔 수 없이 먼저 윤해준에게 전화를 걸었다.“대표님, 죄송합니다...”이 말에 윤해준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랐다. 밤새 눈을 붙일 엄두가 나지 않아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안다혜가 갈만한 곳을 전부 뒤졌지만 행방이 여전히 묘연해 오정우의 사과를 듣고도 아무런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그러면 멍해서 있지 말고 빨리 찾아.”윤해준이 차갑게 말했다.“회사에 안다혜와 관련된 사람이 있다면 한 명도 빠짐없이 다 조사해.”윤해준은 이렇게 지시하고 전화를 끊었다. 전화해도 받는 사람이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윤해준은 희망을 버릴 수 없어 다시 안다혜에게 전화를 걸었다. 들려오는 말은 여전히 전화가 꺼져 있어 소리샘으로 연결되다는 알림뿐이었다. 아무 온도도 느껴지지 않는 말에 윤해준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랐다.‘지금 쓰러지면 안 되지. 다혜를 찾기 전까지는 버텨야 해. 다정이가 기다리고 있는데.’‘밑도 끝도 없는 그 두 마디는 무슨 의미였을까?’윤해준은 안다혜의 상황이 걱정되기 시작했다.방 안에 있던 한유라는 윤해준이 화내는 소리를 듣고 너무 기뻐 표정 관리가 안 되었다.‘잘됐다. 하룻밤이 다 지났는데 아직도 소식이 없잖아.’‘이러면 내가 손대기도 전에 안다혜가 알아서 해준 오빠 앞에서 꺼지겠는데?’‘그러면 나도 이 집에 계속 남을 수 있겠네. 쫓아낼 사람이 없으니 있고 싶은 만큼 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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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화

유이현이 시야에 들어온 순간 오정우도 정신을 차렸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드디어 유이현을 만난 것이다.자료를 들고 안다혜를 보러 가려던 유이현은 갑자기 튀어나온 그림자에 화들짝 놀라 가슴을 움켜쥐었다.“깜짝이야. 어디서 튀어나온 거예요?”유이현은 많이 놀란 듯 보였다.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앞에 아무 사람이 없었는데 오정우가 갑자기 짠하고 나타났으니 그럴 만도 했다.오정우는 그런 유이현을 보고 머쓱했는지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죄송해요. 아까는 내가 너무 급해서 그랬어요.”“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라 여기서 기다린 거예요.”“나를요?”유이현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기 자신을 가리키자 오정우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 내가 찾는 사람 유 비서님이에요.”유이현은 잘 믿기지 않았지만 이런 일로 시간을 지체하기는 싫어 속전속결로 끝내고 빨리 병원으로 안다혜를 찾으러 가려고 했다. 어제저녁부터 지금까지 잠잠한 안다혜가 내심 걱정되었기 때문이다.오정우는 조급해 보이는 유이현을 보고 다른 일이 있다고 생각해 얼른 이렇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요. 다름이 아니라...”“안 대표님 어디 갔는지 확인하고 싶어서요. 혹시 알아요?”자리를 뜨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던 유이현은 이 말에 걸음이 느려지더니 경악을 금치 못하며 오정우를 바라봤다.“진심으로 묻는 거예요?”유이현이 되묻자 오정우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진심이죠. 안 대표님 어디 있는지 조사하느라 어젯밤 별로 자지도 못했어요. 다크서클이 턱밑까지 내려온 거 안 보여요?”유이현은 그런 오정우를 보며 코끝을 만지작거렸다. 뭐라도 하지 않으면 웃음이 터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나만 불쌍한 줄 알았는데 나보다 불쌍한 사람 여기 있네.’“그러니까 안 대표님 행방 알면 얼른 알려줘요. 우리 대표님 이러다 미쳐버릴지도 몰라요.”오정우는 이러다가 풍산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어딨는지 알아요. 걱정하지 마요.”유이현은 윤해준이 그래도 대표님의 남편이니 알아도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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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어느 병원인지 보내. 지금 당장 그쪽으로 갈 거야.”오정우가 군말 없이 병원 위치를 윤해준에게 보내주며 병실까지 알려줬다. 문자를 받고 나서야 윤해준은 마음을 짓누르던 돌이 내려진 것 같았다. 다만 안다혜가 혼자 아프다는 생각에 다시 마음이 조여오기 시작했다.‘그러면 내게 전화했을 때부터 위가 아팠던 거 아닌가?’모든 퍼즐이 맞춰진 윤해준은 정신이 번쩍 들었고 당장이라도 한유라를 손봐주고 싶었다. 한유라만 아니었다면 그 전화를 받았을 테고 그랬다면 이렇게 조급하게 찾아다닐 일도 없었을 것이다.문 뒤에 숨어 모든 걸 엿듣고 있던 한유라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미친. 안다혜 그년은 왜 그렇게 명이 질기지?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왜 아무 일 없이 멀쩡한 거야?’한유라는 안다혜가 밖에서 확 죽어버려 영원히 돌아오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잠깐 고민하던 한유라가 방에서 나갔다.윤해준은 원래 못 본 척하고 차를 운전해 별장을 떠나려 했지만 이성을 잃은 한유라가 두 팔을 벌리고 차 앞을 막아섰다.이에 어쩔 수 없이 차를 세운 윤해준이 날카롭게 쏘아붙였다.“죽고 싶어서 환장했어?”정말 죽고 싶다면 윤해준의 차보다는 다른 사람의 차를 막아서는 게 맞았다.한유라는 빨간 입술을 오므리고 초롱초롱한 눈동자로 윤해준을 바라봤다.“해준 오빠, 전화하는 거 들었어.”“그래서?”윤해준은 한유라에게 쓸 인내심 따위는 없었고 한시라도 빨리 안다혜를 만나러 가고 싶었다. 밤새 함께하지 못했는데 위장염까지 걸렸으니 지금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었다.한유라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새언니가 걱정돼서 그래. 나 때문이라면 더더욱 가봐야 하지 않겠어?”“내 책임이기도 하잖아.”윤해준이 한유라를 흘겨봤다.“너도 잘 아네?”한유라는 보고도 못 본 척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해준 오빠, 나 꼴 보기 싫어하는 거 알아. 하지만 방법이 없잖아. 지금 제일 중요한 건 새언니를 찾아내는 거 아니야?”“우리 둘 사이는 일단 신경 쓰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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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윤해준과 함께 병원으로 가려는 것도 그 목적이 제일 컸다. 한유라는 밤새 집으로 돌아오지 않은 안다혜가 무엇을 했는지 알고 싶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가는 길에 윤해준은 한유라를 데리고 병원으로 가는 게 맞는지 고민에 빠졌다.‘다혜가 보면 기분 잡치지 않을까?’망설이던 윤해준이 결국 길가에 차를 세우며 이렇게 말했다.“너 아무래도 내리는 게 좋겠다.”한유라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절반 넘게 왔잖아. 왜 그래? 설마 나를 여기 버려두고 가겠다는 거야?”“차 잡고 돌아가. 지금 당장.”이 말에 한유라는 윤해준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라 넋을 잃었다.‘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빨리 변하지?’“그래도 어떻게 중도에 내려? 나보고 어디 가라고...”한유라가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갑자기 변해버린 윤해준을 이해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게다가 나도 새언니가 걱정돼서 가는 거잖아. 놀러 가는 게 아니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얌전히 있을게.”이 말에 원래도 흔들리던 윤해준의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한유라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중도에 내리면 어딜 가든 애매했고 차도 잘 잡히지 않았다. 게다가 한유라는 한문수의 친동생인데 중도에 버리고 가는 건 적절한 처사가 아니었다.윤해준이 앞으로 일어날 일을 머릿속으로 빠르게 굴리더니 결국 이렇게 말했다.“그러면 같이 가자.”“도착해서 다혜 기분이 이상하면 너는 바로 떠나는 거야.”“그래. 걱정하지 마.”한유라는 주먹을 불끈 쥔 채 웃으며 대답했다.‘괜찮아. 그 빌어먹을 년이 어떤 상황인지 확인할 수만 있다면 이 정도 수모는 껌이지. 결과만 좋다면 과정은 얼마든지 참을 수 있어.’큰일을 할 사람이라면 사소한 것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한유라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나서야 겨우 꽉 막힌 가슴을 조금 풀 수 있었다. 윤해준의 성격에 정말 화나면 얼마든지 중간에서 내리라고 할 수도 있다. 윤해준이 지금 웃음을 보인 것도 다 한문수의 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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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한유라는 앞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몰랐다.물건을 한 아름 들고 있던 이모건은 윤해준이 여자와 함께 나타나자 안색이 어두워졌다.“도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이모건이 빠른 걸음으로 윤해준에게 다가가더니 멱살을 잡고 캐물었다.“잘 챙기겠다더니 이 지경으로 챙긴 거예요?”“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여기 혼자 둔 거예요?”이모건의 질책에 윤해준은 힘이 빠져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본인도 이번 건은 변명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윤해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이모건을 지나쳐 침대로 향했지만 이모건이 이를 막아서며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이러고도 다혜에게 어울리는 남자라고 할 수 있어요?”“다혜를 이렇게 던져둔 사람이 무슨 자격이 있다고 와요?”화가 난 윤해준이 이모건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지금 저기 누워있는 사람 내 아내예요. 그러는 이모건 씨는 무슨 자격으로 내게 이런 말을 하는 거죠?”“내가 어떤 신분이 됐든 윤해준 씨보다는 자격 있어요.”두 사람은 문 앞에 서서 한마디씩 주고받으며 싸우기 시작했다. 중간에 낀 한유라는 이런 상황이 어이없으면서도 질투가 나기 시작했다.‘왜 나를 위해서 싸워주는 남자들은 없는 거야?’질투와 부러움에 사로잡힌 한유라는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그... 두 사람 일단 진정하는 게 어때요?”이 말에 윤해준과 이모건이 동시에 한유라를 돌아보며 이구동성으로 말했다.“가만히 있어.”“가만히 있어요.”한유라는 단합력이 좋은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갑자기 왜 이래? 아까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욕하더니 이 단합력은 또 뭐야?’윤해준이 눈살을 찌푸리고 아니꼬운 표정으로 이모건을 바라봤다.“무슨 자격으로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거예요?”한유라는 윤해준이 자기편을 든다고 생각해 표정이 밝아졌다. 이모건도 어딘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긴 했지만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왜요? 윤해준 씨랑 같이 왔는데 좋은 사람일 리가 없잖아요. 한마디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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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7화

간호사와 의사는 원래 말리려다가 두 사람의 얼굴을 보고는 망설이기 시작했다. 두 사람 다 병원에서 얼굴을 알린 사람이었기 때문이다.유이현은 바깥에서 싸우는 소리를 듣고 마음이 착잡해졌다.‘대표님 아직 깨어나기 전인데 누가 복도에서 이렇게 떠드는 거야? 이 병원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유이현이 문을 벌컥 열고 한마디 하려다가 눈앞에 벌어진 광경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어떻게 된 거야. 윤 대표님이 왜 이모건 씨와 싸우고 있는 거지?’‘이 두 사람은 또 어떻게 알고...’유이현이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두 사람 지금 뭐 하는 거예요?”“여기 병원이에요. 여기서 싸우면 어떡해요?”윤해준은 병실에서 나온 유이현을 보고 주먹질을 멈췄다. 이모건도 유이현의 말에 더는 싸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병원이라 다른 사람의 기분도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안다혜의 비서인 유이현의 체면도 어느 정도 봐줘야 했다.“다혜 어때요?”윤해준이 앞으로 성큼 다가가며 무슨 상황인지 알아보려 했다.오는 내내 안다혜를 걱정했는데 만나기는커녕 어떻게 된 일인지도 파악하지 못했으니 조급할 수밖에 없었다.병원에 온 지도 꽤 됐는데 이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가 안다혜를 만나러 가는 걸 방해하고 있었다. 이에 윤해준이 주먹을 불끈 쥐고 이모건과 한유라를 바라봤지만 일단 병원이라 참을 수밖에 없었다.‘지금 제일 중요한 사람은 다혜야. 다른 건 다 필요 없어.’유이현이 윤해준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데 이모건이 한마디 보탰다.“그동안 뭐 한 거예요? 와이프라면서 깨어났는지 아닌지도 모르고. 남자가 그래서 쓰겠어요?”“얘기 중인데 좀 가만히 있을래요?”윤해준이 무시무시한 아우라를 뿜어내며 더는 말을 꺼내지 못하게 했다. 깜짝 놀란 유이현이 속으로 감탄했다.‘대표님 남편, 정말 일반인 맞아? 저런 아우라는 회장님에게서도 본 적이 없는데?’이모건도 놀라긴 마찬가지라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윤해준이 평소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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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윤해준은 올 때부터 멀쩡하던 사람이 왜 갑자기 위장염에 걸렸는지 의문이었다. 뒤에 의사에게 확인해 보니 큰 문제는 아니고 앞으로 밥을 제때 잘 챙겨 먹으면 괜찮아질 거라고 했다.‘의사는 분명 큰 문제 아닐 거라고 했는데.’윤해준이 유이현을 밀어내며 말했다.“들어갈게요.”유이현은 안다혜의 남편인 윤해준이 들어가도 별로 상관은 없다고 생각했다.“그래요. 들어가세요.”아침 일찍 도시락을 가져왔지만 안다혜는 아직 깨어나기 전이었다. 유이현도 처음에는 안다혜가 늦잠을 잔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답답해지기 시작했다.윤해준이 안에 들어갔을 때 안다혜는 미동 없이 눈을 감은 채 잠들어 있었다. 하지만 평소 곤히 잘 때와는 달리 오늘은 입술마저 하얀 게 병적인 모습이었다.‘평소와는 다른데.’윤해준은 그런 안다혜를 보며 마음이 아팠다.‘다 나 때문이야. 다혜가 이상하다는 걸 진작 알았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윤해준이 의자를 가져와 침대맡에 앉으며 안다혜의 손을 잡고 얼굴에 가져다 대더니 죄책감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봤다.이를 지켜보는 한유라와 이모건은 마음이 씁쓸해졌다.한유라도 이렇게 나약한 윤해준은 처음이었다. 늘 강하기만 하던 그가 처음으로 약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던 윤해준도 안다혜 앞에서만큼은 비굴하기 그지없었다.한유라는 그런 윤해준을 보고 있기 힘들었고 보고 싶지도 않았다. 평소 한문수도 윤해준을 대할 때는 조심스러운 편이라 이런 모습은 상상도 해본 적이 없었다.‘안다혜. 네가 뭔데?’‘여기 누워있는 것도 평소 지은 죄가 커서 그런 거 아니야.’한유라는 속으로 기뻐하며 안다혜가 영원히 깨어나지 말기를 바랐다.혼수상태인 안다혜도 그저 위장염에 걸렸을 뿐인데 이렇게 많은 사람의 표적이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그중엔 그녀가 영원히 깨어나지 말기를 바라는 사람도 여럿 있었다. 한유라는 둘째치고 친언니인 안소현도 그랬다.윤해준이 물었다.“다혜야,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위장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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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그다음은요?”윤해준은 다른 사람이 유이현의 말을 끊는 게 싫었다. 그냥 한시라도 빨리 안다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듣고 싶었다.유이현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이모건을 쳐다보더니 말을 이어갔다.“그 뒤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은데요. 사실 요즘 대표님 엄청 피곤한 상태였어요.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밥도 제때 챙겨 먹지 않았거든요. 그날 제가 사무실로 찾아갔을 때는 의자에 쓰러져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였어요.”이 말에 윤해준은 가슴이 아파 숨이 올라오지 않았다.‘갈 때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왜 이렇게 초췌한 모습이 된 거지?’윤해준은 그날 밤 한유라가 핸드폰을 빼앗아 갔을 때 안다혜가 전화를 걸어왔던 게 떠올랐다.‘그러면 그날 밤 내게 전화한 게 구조 요청이었던 거야?’윤해준이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매서운 눈빛으로 한유라를 노려보자 후자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아무 말도 못 했다.사실 한유라도 이미 눈치챘다. 그날 윤해준의 전화를 빼앗아 갔을 때 안다혜는 무조건 윤해준에게 전화를 걸었을 것이다.‘나 때문에 전화를 못 받은 거라고?’한유라는 기분이 좋으면서도 두려워 마음 놓고 웃을 수가 없었다.“해준 오빠, 나는...”“꺼져.”윤해준이 밖을 가리키며 음침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모건과 유이현은 그런 윤해준을 보고 깜짝 놀랐다. 두 사람 모두 윤해준이 갑자기 폭주할 줄은 몰랐던 것 같았다.한유라가 울음을 터트렸다.“해준 오빠, 우리 오빠를 잊은 건 아니지?”“오빠도 나 좋아하잖아. 왜 다른 사람을 위해 그 마음을 숨기려 드는 거야?”한유라의 슬픈 표정에서 다른 두 사람은 윤해준이 한유라를 전혀 마음에 두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윤해준도 한유라가 일부러 그런다고 생각했다.“잠이 덜 깬 거야?”아무 감정이 담겨있지 않은 윤해준의 말에 한유라는 큰 상처를 받았다. 그저 마음껏 한 사람을 사랑하고 싶을 뿐인데 왜 이렇게 어려운지 알 수 없었다. 게다가 보는 사람도 많은데 그렇게 노골적으로 얘기하면 더는 얼굴을 들고 다니기 힘들었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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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윤해준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옆에 선 이모건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이모건은 윤해준이 무슨 뜻으로 그러는지 알고 아무 거리낌도 없이 돈봉투를 받아서 들었다.한유라는 그런 두 사람을 이해할 수가 없어 눈이 휘둥그레졌다.세 사람이 안다혜가 아직도 깨어나지 않은 이유를 토론하는데 오직 윤해준만이 멍한 표정으로 깊은 잠이 든 안다혜를 바라봤다.‘그 전화가 살려달라는 전화였는데 내가 못 들은 거구나.’윤해준이 숨을 깊게 들이마시더니 한유라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 깜짝 놀란 한유라가 바로 소리를 질렀다.“아, 해준 오빠, 뭐 하는 거예요?”“이거 놔요. 새언니가 안에 있는데 뭐 하는 거예요.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이 말에 이모건이 그쪽을 노려보며 이렇게 중얼거렸다.“눈 뜨고 못 봐주겠네.”유이현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다.‘대표님 남편, 이런 사람이었나? 언제 깨어날지도 모르는 와이프 놔두고 다른 여자랑 저런 짓거리나 하고 있고. 올 때부터 다른 여자를 데리고 오지 않나.’유이현이 이모건과 눈빛을 주고받았다.‘이쪽이 훨씬 낫네. 대표님과도 잘 어울리는 것 같고.’윤해준은 한유라가 제멋대로 소리를 지르자 화가 치밀어올랐다.“너 이리 와.”한유라는 윤해준이 화내자 어쩔 수 없이 표정을 싹 바꾸며 정색했다.“왜 그래. 오빠. 그냥 놀라서 그래. 나는 왜 끌고 나온 거야?”“꺼져. 당장 꺼져.”윤해준은 관자놀이가 툭툭 튀는 걸 느꼈다. 평소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뿜어내던 윤해준과는 완전 딴판이었다.한유라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말했다.“왜 나가라는 거야?”“새언니 아직 깨어나기 전인데 걱정된단 말이야. 안가. 못가.”한유라가 고집을 부리며 뽀로통한 표정으로 벤치에 앉았다. 이러면 윤해준의 기분을 되돌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윤해준은 한유라가 이러는 걸 보고 오히려 가식적이라고 생각했다.“지금 당장 꺼지라고.”윤해준이 병원 밖을 가리키며 말했다.“그리고 빠른 시일내에 이사 나가. 아니면 내가 직접 너희 오빠에게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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