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손건후는 빠르게 움직였고 안다혜 침대 곁에서 불필요한 말을 늘어놓지도 않았다.단 몇 분이라도 늦었더라면, 아마 둘이 정면으로 마주쳤을 것이다.무사히 빠져나온 뒤, 손건후는 안소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방금 안다혜에게 다시 주사를 놓았습니다. 아마 며칠 동안은 계속 깨어나지 못할 겁니다.”그 메시지를 본 안소현은 입이 귓가에 걸렸다.그녀는 즉시 손건후에게 답장을 보냈다.[잘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돈은 곧 계좌로 보내 줄게요. 내가 비밀도 지켜 주고 돈까지 주고, 이렇게 좋은 일을 어디서 또 찾을 수 있겠어요?]메시지를 본 손건후은 헛웃음이 났다. 속으로는 안소현에 대한 원망이 더 깊어졌다.이토록 뻔뻔한 사람은 처음이었다. 분명 자신이 협박당해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인 걸 아는데도 안소현은 자신을 이득만 보는 사람으로 만들어버렸다.만약 안소현이 아니었다면, 그는 지금쯤 병원에서 작은 책임자 정도의 자리를 지키며 무난하게 살고 있었을 것이다.괜히 이런 일에 휘말릴 이유도 없었다.게다가 예전의 그 일도 안소현이 굳이 꺼내지 않았다면 이미 잊고 살던 참이었다.누구나 몇 가지 불명예스러운 과거쯤은 있는 법인데 왜 자신만 계속 끄집어내 당해야 하는지 억울했다.하지만 메시지를 본 이상, 손건후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상대방은 이미 약점을 쥐고 있고 자신은 돈까지 받는 처지이니, 그는 거절할 권리조차 없었다.결국 그는 착실히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그가 할 일은 안소현이 시키는 일을 차질 없이 해내는 것이고 그 외에는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비록 마음은 억울했지만, 돈을 제때 보내 주는 점 하나만큼은 마음에 들었다.충실히 시키는 대로 한다면 자신이 숨겨야 하는 비밀들도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그래서 손건후은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소현 씨 말이 맞습니다. 저도 확실하게 협조하겠습니다. 안다혜에게 정해진 대로 주사 놓겠습니다. 다만, 그 곁에 항상 있는 그 남자가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게다가 눈치도 빠른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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