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그러면 다혜 언니가 된다는 사람이 왜 다섯 날째가 되어서야 보러온 거예요?”윤해준이 차갑게 웃었다.“아니면 그 언니라는 말이 그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용도인가요?”안소현은 날카로운 윤해준의 지적에 어떻게 반항해야 할지 몰랐다. 임원도 이 말을 듣고 이상하게 생각했다.“큰 아가씨, 어떻게 된 거예요?”임원이 다급하게 캐물었다.“작은 아가씨가 아픈 거 오늘 알았다면서요? 설마 진작 알고 있었던 거예요?”이 말에 안소현은 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임원을 여기로 데리고 온 게 살짝 후회되기도 했다. 도움이 되기는커녕 반대편에 서서 그녀를 공격하고 있으니 말이다.이렇게 생각한 안소현은 짜증이 치밀어올라 임원을 대하는 태도가 거칠어졌고 아예 무시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도움도 안 되는데 대꾸해 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윤해준은 그런 안소현이 너무 우스웠다.‘아직도 체면만 차리겠다, 이거지?’“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예요?”안소현이 멈칫하더니 웃었다.“오기 싫어서 안 온 게 아니라 다른 일이 있어서 못 온 거예요.”“게다가 회사에서 다혜 업무를 인수인계 받고 있었어요. 다혜가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거 엄마가 계속 숨기고 있었거든요...”안소현이 우물쭈물하며 말하자 꽤 그럴싸해 보였다. 이에 윤해준은 눈빛이 살짝 어두워지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진심이 아니니까 핑계만 늘어놓지. 하지만 중요하지 않아. 다혜 옆에는 나만 있으면 돼. 다른 사람은 그냥 스치는 바람일 뿐이야.’임원은 안소현의 말을 들으며 의문을 해소했다.‘오기 싫은 게 아니라 너무 바빠서 못 온 거구나. 하긴, 회장님이 알려주지 않았는데 어떻게 알까?’임원은 안소현을 오해했다고 생각해 죄책감 가득한 눈빛으로 안소현을 바라봤지만 안소현은 대수롭지 않은 듯한 표정으로 일관했다.옆에서 지켜보던 한문수와 한유라는 안소현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분명 입장이 딸리는데 안소현의 입만 거치면 더 트집을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문수와 한유라는 눈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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